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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8화

Author: 손이영
여름의 소나기는 매섭게 쏟아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화창해졌다.

임정아가 자리를 옮겼던 나무는 오래된 큰 소나무라 몸이 반쯤 젖었다. 다만 온몸으로 비를 맞은 송지원은 마른 곳이 보이지 않았다.

아침 일찍부터 정성을 들여 정리한 머리도 힘없이 이마와 얼굴에 달라붙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 몰골에 처량해 보이겠지만 송지원은 여전히 무서울 정도로 그 기세가 강했다.

눈가는 빨갛고 시선은 날카로웠으며 젖은 몸 위로 셔츠가 달라붙어 큼지막한 몸집이 그대로 드러났다.

송지원은 말없이 임정아를 바라봤고 임정아는 시선으로 제 몸이 뚫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임정아도 이런 송지원은 처음이었다. 마치 평소 침착하고 차분하던 송지원은 가짜고, 지금 이 모습이 가장 본연의 송지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은 두 사람을 제외하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이따금 바람과 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들려왔다. 빨개진 송지원의 눈가에 임정아는 절로 소름이 돋았고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했다.

이어 송지원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수아야, 아까 했던 말은 그냥 홧김에 뱉은 거로 생각할게. 그런데 두 번 다시 꺼낸다면 나도 내가 무슨 일을 벌일지 몰라.”

바람이 불어 나뭇잎의 물방울이 임정아의 몸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목 언저리에 떨어진 물방울에 임정아는 서늘함을 느꼈고 이 서늘함이 물방울 탓인지, 저기 서 있는 송지원에게서 비롯된 것인지는 구별이 되지 않았다.

임정아는 이런 송지원이 두려웠다. 그래서 더더욱 함께 지낼 수 없다고 판단되었고 가져온 짐들도 내팽개치고 돌아가는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몇 발짝 걸지 못하고 송지원에게 손목이 잡혔다.

깜짝 놀란 임정아는 송지원이 행여나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덜컥 겁을 먹었지만 송지원은 말없이 임정아를 업고 큰 보폭으로 아래로 내려갔다.

임정아는 발버둥 치며 품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

송지원은 임정아의 발목을 꽉 잡으며 말했다.

“움직이지 마. 아까 비가 와서 진흙 바닥이 아주 미끄러워. 넘어지면 크게 다쳐.”

임정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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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명식은 말없이 보다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지원아, 네가 평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수아가 고집이 세도 네가 좀 많이 봐줘.”“부부가 사랑싸움하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라 하지만 나이도 있으니 서둘러 아이 생각부터 하는 게 어때? 아이가 생기면 또 많이 다를 거야.”임명식은 잔소리를 한참이나 했고 송지원은 잠자코 듣고 있었다.그리고 점심을 마치고 임정아와 송지원은 다시 경원시로 돌아왔다.멀어지는 차량을 보며 임명식은 고개를 저었고 두 카드를 임세만에게 건네며 말했다.“이건 수아와 지원이가 남기고 간 카드인데 네가 잘 보관하고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해 봐. 이제 아이가 생기면 우리가 돈을 더 보태서 돌려주자고.”임세만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카드를 살피다가 말했다.“아버지, 둘 다 골드 카드인데 대체 얼마를 받으신 거예요?”“낸들 알아? 지원이 말로는 몇천만은 있다던데 절대 쓰지 말고 잘 보관해 둬.”“아버지 이 카드 절대 평범한 카드 아니에요. 받지 않는 게 좋았을 텐데. 제가 한 번 알아는 볼게요.”임세만은 다시 시내로 나갔고 돌아올 때는 땀을 뻘뻘 흘리며 허겁지겁 달려왔다.“아버지 제가 뭐라고 했어요! 받지 않는 게 맞다고 했죠!”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제 아들을 보며 임명식이 말했다.“무슨 일인데?”임세만은 두 장의 카드를 꺼내 보였다.“수아가 준 카드에 자그마치 2억이 들어있고 지원 씨가 준 카드에는 10억이 찍혀 있어요!”임명식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고 한참 뒤에 말을 이었다.“뭐가 그렇게나 많아? 지원이는 대체 무슨 일을 하는데 돈이 그렇게 많은 거야?”임세만은 그제야 말을 이었다.“당연히 돈이 많을 수밖에요!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기사가 수두룩하고 나도 믿을 수가 없어 수아한테 물어보니 그 사람이 맞대요.”임명식은 여전히 어리둥절했다.“그게 누군데?”“음, 경원시 시장인데 우리 도지사는 같이 술자리도 들어가지 못하는 그런 급이라고요!”임명식은 깜짝 놀라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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