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윤하영의 말을 듣자 포권을 취하면서 겸허하게 말하였다.“윤 봉주님, 과찬입니다. 제가 이번에 돌파할 수 있는 건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그가 이번에 돌파할 수 있는 건 청련 신통을 수련한 덕분이었다. 그의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법력이 더욱 강해졌기에 7급 파경단 몇 알을 복용해서 강제로 돌파할 수 있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이태호는 무리하게 돌파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고 실패로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성자 경지는 이미 신혼이 천지와 융합하고 천지의 힘을 장악하는 경지이기에 작은 경지를 돌파하려면 기연과 계기가 있어야 하며 강제로 경계 장벽을 돌파할 수 없다.이태호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자 의자에 앉은 윤하영은 마음이 언짢았다.사실 그녀는 이미 속으로 이태호를 질투하기 시작했다.정말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재능이 아닌가?!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이태호는 천교로만 볼 수 없다. 그는 완전히 천도의 총아라고 할 수 있었다.어느 천교가 짧디짧은 1년 만에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는가?게다가 이태호가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두세 달밖에 안 된 상태였다.성자 경지에 존재한다던 장벽은 어디에 있는가?윤하영이 보기엔 이태호는 훗날에 반드시 성황 경지의 대능력자로 될 것이고 심지어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도 있었다.수행길에서 수사들의 공통된 목적은 무엇인가?바로 신선으로 비승하는 것이 아닌가?윤하영은 자기가 일찍이 이태호를 지지해서 중주로 갈 수 있는 자격을 얻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이태호의 곁에 있다면 훗날에 꼭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고 담보할 수 없지만 성황 경지로 돌파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윤하영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이 도우는 꼭 신소문을 조심해야 할 것이야.”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정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소문의 천교 육성훈은 육무겸의 아들인데 너처럼 신체를 각성했고 대단한 기운(氣運)을 가졌다는 소문이 있어. 작년에 성자
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하늘로 솟아올라서 별똥별처럼 단당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아내들에게 인사한 후 곧바로 연공방의 밀실에 들어갔다.“이틀이라면 종문에 빚진 7급 파경단을 만들기에 충분해.”밀실에 들어간 후 이태호는 바로 연천로를 꺼내고 단전 내에 있는 삼색 영화를 손에 넣은 후 연단할 준비를 하였다.이태호는 이미 중급 7급 연단사이기에 파경단의 성공률을 7할 정도 보장할 수 있었다. 지금 그의 내공이 증가했고 청련 신통을 수련했으며 체내에 세 가지 영화가 있어서 이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구유이화는 유명의 기운이 짙은 곳에서 성장하고 수사의 원신을 불태울 수 있는 특성이 있으며 단약을 정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그리고 극빙염도 단약을 정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지금 그가 수련한 청련 신통이 형성한 삼색 영화 중에서 두 가지 영화는 모두 단약을 정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 이태호의 7급 파경단의 성공률이 9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러한 성공률은 오래된 7급 연단사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삼색 영화가 연천로를 달구면서 이태호가 손을 들고 만근이나 되는 뚜껑을 열고 여러 가지 영약을 차례대로 연천로에 집어넣었다. 고온 하에 영약들은 점차 단약의 향기를 풍기는 액체로 변했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밀실 내에 있는 이태호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지금 그의 앞에 있는 연천로 내에 있던 영약의 액체는 응집해서 모양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알약 형태로 되어 허공에 둥둥 떠 있게 되었다.“응집하라!”이태호가 큰 소리를 치자 손에 있는 천지의 힘이 불시에 솟아 나오면서 단약이 순식간에 반짝반짝 눈부신 빛을 발하였다.9알의 단약이 곧바로 연공방에서 나와서 곧 다가올 천지의 뇌겁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콰르릉!”여러 가닥의 천지의 뇌겁이 지나가자 9알의 7급 파경단이 다시 연천로의 앞에 돌아왔다.이태호는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연천로를 열고 단약
하늘에서 갑자기 만 장이나 높은 자주색 기운이 발산되었고 온 세상을 뒤덮을 것처럼 만 리까지 퍼졌으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때로는 하늘에서 꽃이 떨어졌고 땅에서 금련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허공에 나타나서 주변의 별들이 일제히 눈부신 빛을 발하게 하면서 떨어지게 하였다.이런 별빛 중에서 마치 살아있는 듯한 세계가 존재하는데 이 세계에는 곳곳에 잔해와 무너진 담벽이 있고 끝없는 허공의 난류와 보물, 신약들로 가득 찼다.이 시각에 창란 세계의 어디에 있든 모든 생령들은 고개를 들고 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천남 지역에 있는 태일종, 신소문, 청허파, 묘음문 등 4대 종문의 성왕급 대능력자들은 하늘에 나타난 황폐한 전장의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모든 사람의 눈에는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이 외에도 중주, 동황, 서역, 북해, 나주, 건주 등 창란 세계 13주의 생령은 모두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이태호는 담담하게 바라본 후 시선을 거두고 급히 정원으로 갔다.정원에서 신수민 등 아내들과 만났는데 그의 영패가 진동하였다.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와서 집합하라는 소식을 전한 것이었다.이태호는 소식을 받은 후 정제한 7급 파경단 한 병을 신수민에게 건넨 후 빠르게 말했다.“수민아, 이건 당신들을 위해 준비한 7급 파경단이야. 내가 돌아올 때 당신들이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으면 좋겠어.”이에 신수민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헤어지기 아쉬운 말투로 말했다.“태호, 꼭 조심해야 해…”신수민이 이렇게 말하자 옆에 있는 남유하도 미간을 찌푸리면서 이태호를 보내기 싫은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태호 씨, 절대로 오기를 부리지 마세요. 나와 수민 언니는 종문 내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남유하는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가는 것이 매우 아쉬워하지만 자기의 내공이 고작 6급 존황 경지에 불과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이태호가 다치지 않고 무사히
이태호는 네 아내들을 일일이 위로한 후 하늘로 솟아올라서 곧바로 제1봉으로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제1봉 종문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그가 대전 입구에 도착하자 9대 봉주와 고준서, 여경구가 이미 대전 내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여경구는 지난 겨루기 대회 후에 내공이 많이 증가되었는데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고준서도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 이는 그가 이미 혼돈의 검영에 의해 다친 상처를 회복했고 다시 절정 상태로 회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태호가 도착한 것을 보자 고준서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까만 눈동자에서 섬뜩한 빛이 번쩍거렸다.그는 지난번에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에게 맞아서 기절한 일을 여태까지 기억하고 있었다.만약 그때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중주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자기로 될 것이고 지금은 이미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만약’은 없다.이태호가 대전에 들어서자 의자에 앉아 있던 선우정혁은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그는 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3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느끼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그러고 나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쭉 훑어본 후 정중한 말투로 말했다.“오늘 성공 전장이 열렸어. 자네 세 명이 어떤 기연을 얻을 지 각자 능력에 달려 있네.”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사색하다가 돌연간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자네 셋에게 경고하겠네. 성공 전장에 들어간 후 동문끼리 상부상조하고 힘을 합쳐서 적과 싸우는 것이 좋을 거야.”태일종에서 성공 전장에 들어간 세 사람 중에서 이태호의 내공이 가장 높지만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중주 성지의 천교에 비하면 실력이 조금 뒤처져 있다. 그가 아는 바에 따르면 중주 각 성지의 서열에 올라선 천교는 적어도 5급 성자 경지 이상이었다.성자(聖子)라면 내공은 반드시 8급이나 9급 성자 경지에 이르러야 했다.이태호를 비롯한 세 명이 단결해야 이 천교들과 기연을 다툴 수 있기에 선우정혁이 미리 경고하는
귓가에 울려 퍼진 소리와 함께 이태호는 주변에 공포스러운 공간 난류(亂流)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수많은 지수풍화(地水風火)는 혼돈으로 변했고 또 공간 난류에 의해 가루로 변했다.다행히 성왕급 대능력자 선우정혁의 보호가 있어서 주변의 공간 난류는 이태호 등의 몸속에 침입하지 못했다.허공의 난류에서 잠깐 비행하고 나서 드디어 앞에 밝은 빛이 나타났다.선우정혁이 비검을 거느리고 공간 통로에서 나오자 주변의 환경이 순식간에 크게 변하였고 낯선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이들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산봉우리에 이르렀는데 날카로운 검처럼 대지에서 솟아올라서 높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산중턱부터 짙은 흰 안개로 덮여 있었다.산봉우리가 험준하고 절벽이 가파로우며 만장 높은 산꼭대기에 공간 소용돌이가 나타났는데 곧 열릴 것처럼 보였다.이태호의 눈에서 드러낸 호기심을 눈치챈 듯 선우정혁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담담하게 설명하였다.“이곳이 바로 천남에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는 입구야.”성공 전장은 어떻게 보면 창란 세계 13주의 한 지역이지만 실제로 황폐한 금지 구역에 가까웠다.이 금지 구역은 상고 시대의 진선(眞仙)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사방은 공간 난류로 가득 차서 성공 전장의 위치가 허공의 깊숙한 곳에 빠져들게 하였고 위치도 늘 바꾸었다.성공 전장이 열릴 때, 전체 창란 세계의 기타 주요 주들에도 상응한 공간 입구가 열릴 것이다.이 입구는 성공 전장이 닫힐 때 같이 사라지게 된다.성공 전장에 대해 설명한 후 선우정혁은 웃음을 머금었다.“기타 문파의 사람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눈을 감고 정신을 다듬고 있어.”이태호는 미리 정제한 7급 파경단 두 병을 꺼내서 선우정혁에게 건넸다.선우정혁이 신식으로 쭉 훑어본 후 파경단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 7급 파경단을 이렇게 빨리 정제해 냈어?”며칠 전에 그는 상급 영보인 청광순과 극빙염으로 이태호와 파경단과 교환하였는데 이틀만에 두 병을 만들어냈으니 효율이 정말 너무
이 자가 바로 이태호가 몇 달 전에 창망산맥에서 만난 적이 있는 안재남이었다.안내남은 몇 달 만에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것을 보자 이태호가 다소 의아해했다.역시 청허파의 천교는 약자일 리가 없었다.그리고 안재남의 옆에 서 있는 긴 얼굴의 청년은 검은색 장포를 입었고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몸에서 내뿜은 팽배한 기운은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멀찌감치 떨어져 있어도 이태호는 그 검은 장포를 입은 청년에게서 날카로운 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가 호기심으로 세 사람을 훑어보고 있을 때 귓가에 선우정혁의 목소리가 들렸다.“청허파 문주 맹호식과 안재남은 알고 있겠지? 뒤에 있는 아이는 청허파의 진정한 천교 소기철이야. 소문에 따르면 천생 검골(劍骨)을 가졌다고 하더군.”천생 검골?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 천생 검골은 신체(神體)에 비해 약하지 않는 자질이었다. 그리고 천부적 재능이 검도와 관련이 있기에 천생 검골을 가진 자는 검도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검의를 쉽게 깨달을 수 있다.이런 사람은 일반인보다 더 빨리 검도를 수련할 수 있지만 이런 자질은 검도에만 국한되어 있었다.이태호가 소기철을 몇 번 훑어본 후 이내 흥미를 잃고 눈길을 돌렸다.이 자는 가까스로 자기의 상대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했다. 왜냐하면 천남의 진정한 천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잠시 후에 동남쪽과 서북쪽의 하늘에서 갑자기 허공 틈새가 생기면서 여러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소문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번에 신소문에서 앞장선 자는 육무겸이었다.육무겸의 뒤를 따라서 나온 자는 스무 살 남짓한 소년인데 청색 장삼을 걸쳤고 부잣집 공자처럼 차려입었지만 웅장한 기운을 내뿜었다.이 기운을 느낀 이태호는 이 소년이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아챘다.이와 동시에 다른 공간 틈새에서 나온 것은 묘음문의 수사들인데 이들도 일행이 세 명이었다.묘음문의 문주 송현아가 앞장을 섰고 뒤에는 두 소녀가 뒤따라 나왔
이태호는 적의를 드러낸 육성훈을 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쪽도 만만치 않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천교답네.”육성훈의 내공은 성자 3급 중기 경지에 이르러서 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 중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명실상부 신소문의 보배 제자이고 천남 3대 천교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이태호의 눈에는 그저 그랬다.육성훈의 내공은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높지만 내공이 높다고 해서 전투력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모두 최상급 보체나 신체를 가진 천교로서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의 무심한 태도를 보자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태호가 그의 사제인 신소문의 천재 제자 심운을 죽여서 신소문의 장로들은 이 원한을 늘 마음에 두었다.선우정혁이 없었다면 육무겸은 진작에 태일종에 쳐들어가서 이태호의 죄를 추궁했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에 윗세대는 젊은 제자 간의 싸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육성훈은 신소문의 소주이고 육무겸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보다 신체 자질을 가졌고 타고난 기운(氣運)을 지녔으며 여덟 살에 이미 신소문의 지보(至寶) 뇌못에서 자소신뢰를 수련해서 같은 세대의 수사들을 뛰어넘었다.이번에 그의 목적은 성공 전장에서 자신의 기연을 찾는 것 외에도 심운을 위해 이태호를 죽여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은 물끄러미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몸에서 내뿜은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지면의 황사를 휘날리고 칼날처럼 예리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자네가 성공 전장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볼 거야.”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냉소를 흘렸다.그가 손을 휘젓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공포스러운 칼날과 같은 바람이 그의 앞에서 산들바람으로 되어 얼굴을 스쳐 지났다.이태호가 자기의 기세를 쉽게 막아낸 것을 보자 육성훈의 눈에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육성훈은 신소문의 천교로서 실력은 천남 3대 천교 중에서 1위를 차지해서 천남의 수많은 천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전투력을 비교하면, 이태호가 8급 존황 경지의 내공으로 9급 존황 경지의 심운을 죽인 적이 있지만 육성훈도 과거에 9급 존황 경지 때 성자급 수사를 참살했던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천부적 재능을 비교하면, 이태호는 신체를 각성했지만 육성훈도 마찬가지로 신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덟 살 때 이미 신소문의 진파 무기인 자소신뢰를 수련했다.영보를 비교하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졌지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의 아들인 육성훈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어떤 면을 보든 육성훈은 이태호에 비해 뒤처지지 않았고 심지어 더욱 강했다.물론 이태호가 태일종의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고준서를 격패했고 백수산맥에서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를 격살할 수 있는 것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의 수련 시간이 너무 짧았고, 육성훈과 같은 오래된 천교에 비하면 아직 조금 부족했다.이태호와 육성훈이 같은 경지에 있다고 해도 이번 기세 싸움에서 안재남은 여전히 육성훈이 이길 것이라고 믿었다.한편으로 소기철은 담담한 태도로 현장의 기세 싸움을 구경하였다.소기철의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이태호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종문 장로에게서 이태호에 대한 칭찬과 감탄을 자주 들었다.청허파의 제일 천재로서 소기철의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졌고 검도에서 깊은 조예가 있었다.그는 육성훈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약간 숨이 막힌 느낌이 들었다. 육성훈과 기세 싸움을 하는 이태호를 보면서 소기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가 너무 현명하지 못하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이태호 쪽을 바라보았다.특히 채유정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이태호의 이름을 들은 바가 있었다.얼마 전에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