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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나무늘보

مؤلف: 이구름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7-01 08:27:07
킥킥대는 이수를 현준이 낚아채 허리를 감싸고 침대에 눕혔다. 눈에 장난기가 가득 서린 이수는 아침 햇살보다 더 눈부셨다. 현준은 이수의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해 주고는 가볍게 입술을 훔쳤다.

"갈 준비하자, 점심에 가족 약속 있다며."

이수가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니 9시 반을 지나고 있었다.

"싫은데. 나무늘보처럼 남현준한테 엉겨 붙어 있다가 나갈 거야. 약속은 12시 반이야. 아직 넉넉해."

"하… 홍이수, 큰일 날 사람이네. 나중에 홍이수 같은 딸이 나오면 어떡하지? 절대 밖에 못 내보낼 듯."

"당신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당신 때문에 홍이수가 미쳐있으니까. 히히."

현준은 가볍게 한숨을 쉬고 도리질을 한 뒤 이수 옆에 나란히 누웠다. 이수는 별안간 큭큭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돌려 현준을 향해 말했다.

"그거 알아? 나무늘보는 소화시키는 것도 엄청 오래 걸리는 세상 제일 느린 동물이잖아. 그런데 나무늘보도 빠를 때가 있대. 언제인 줄 알아?"

"먹이 사냥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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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맨스를 새로고침.   119화. 코우리 섬 (1)

    • 따옴표 앞에 *(일)이 붙은 대화문은 일본어를 뜻합니다.*(일) "그런데, 어쩌냐. 이수 상에겐 엄청 멋있는 코리안 가이가 있대. 무려 첫사랑이래. 아주 강력하지."이수에게 사실상 간접적인 고백을 한 셈이 돼버린 하루는 인사도 건너뛴 채 이수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일) "이수 상, 미안합니다. 친구들 말 신경 쓰지 마세요. 저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부디 여행하는데 저 때문에 불편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일) "아, 괜찮아요. 우리 서로 불편해하지 말기로 해요. 좋은 친구 사이가 된다면 기쁠 것 같아요."*(일)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얼굴에 홍조가 아직 가시지 않은 하루는 이수를 향해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그 순간, 이수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액정에는 현준의 웃는 사진이 화면을 가득 차지했다.*(일) "야바이! 타이밍 정확하네, 역시 남자친구의 본능은 대단하군!"렌이 킥킥대며 어깨로 사라를 가볍게 툭 치고는 입매를 휘어 보였다.{ 이수~~, 너무 보고 싶어. 오키나와에서의 첫 아침은 어때, 나 없이 말야… }사라와 렌은 현준의 수려한 얼굴을 보고자 이수 뒤로 서성거렸다. "나 방금까지도 네가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당장 짐 싸서 돌아갈까 고민했잖아."이수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두 뺨이 발그레해지고 앞에 있지도 않은데 입가는 하늘을 향해 있다. 까만 눈동자는 검정 크리스털을 박아 놓은 듯 빛난다. 막 사랑을 시작한 여자의 얼굴이었다. 하루는 이수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당장 서방 품에 돌아와. 일본에 있는 척하고 우리 집에서 같이 살자. 나 복귀도 안 하고 너랑 같이 있을래. 영창 가지, 뭐. }"엥?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크크큭, 너 영창 가면 난 어떡하라구!"서로의 얼굴을 보며 키득대는 두 사람을 보고 사라와 렌은 눈을 맞추고 소리 죽여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아, 현준아. 인사해, 내가 전에 말한 사라. 카네시로 사라. 나보다 한국말을 더 잘 하는 것 같아.

  • 로맨스를 새로고침.   118화. 수상한 남매사이

    “끼아아아악!!!”*(일) “왜, 무슨 일이야?!!”이수의 비명 소리에 머리에 수건을 두른 사라가 방문을 벌컥 열었고 사라는 이내 할 말을 잃은 채 눈만 끔벅거렸다. *(일) "렌! 술 마셨구나! 내가 말했잖아, 오늘 이수 온다고! 잊었어?"벽 쪽으로 몸을 붙인 이수가 숨을 헐떡이며 사라를 바라봤다. 뭐, 뭐야…! 사라 오빠였어?*(일) "아, 아! 맞다, 이수상, 미안합니다!"침대 밑으로 굴러떨어진 렌은 두 손을 모으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허리춤에 손을 올린 사라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일) “으이구!!”퍽!!렌은 사라에게 등짝을 세게 얻어맞고는 그녀의 작은 손에 질질 끌려 나갔다."이수, 정말 미안!!"방을 나서기 전, 사라는 이수에게 다급히 사과하고 문을 닫았다. 방 문 너머로 렌을 호되게 혼내는 사라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런데… 사라 오빠는 아무리 내가 사라인 줄 알았다 쳐도 왜 몸을 더듬었지...?이수는 여전히 손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해 안 되는 것 투성이었다. 일단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무슨 상황인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바깥 소란이 잦아들자 이수는 조심스레 방 문을 열고 고개를 조용히 내밀었다.히익-!! 이수는 두 손으로 입을 막고는 소리가 안 나도록 최대한 문을 살살 닫았다. 이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둔기로 머리를 세차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헐...! 말도 안 돼, 남매끼리 키스라니...!!겨우 진정시킨 가슴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이수, 굿모닝! 나와서 아침 먹어. 우리 점심 전에 출발할 거야."사라는 앞치마를 두르고 침실 문을 벌컥 열었다. 눈이 마주친 이수를 향해 사랑스럽게 웃어 보였다."아, 아침 했구나. 미안해! 미리 깨우지 그랬어.""이수는 우리 집 손님이야! 그런 생각 하지 말아 줘!"옅은 미소를 띤 이수는 몸을 비틀어 기지개를 크게 켰다. 사라가 나간 방문 틈 사이로 렌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 로맨스를 새로고침.   117화. 오키나와

    • 따옴표 앞에 *(일)이 붙은 대화문은 일본어를 뜻합니다. "이수!!! 여기야, 여기!! 꺄! 드디어 보다니, 꿈만 같아!!"나하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이수를 향해 사라는 까치발을 들고 팔을 세차게 흔들었다. 사라는 가까이 다가온 이수를 와락 껴안고 발을 동동 굴렀다. 사라의 성격은 낯을 가리는 이수와는 정반대였다. 수개월에 걸쳐 채팅을 나눈 덕분에 사라와는 내적 친밀감이 깊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마주하니 이수는 어쩐지 다시 낯을 가리게 되었다."아, 안녕 사라.""일단 집으로 가자. 나 너무 설레서 어제 잠을 못 잤어! *(일)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여행 가기로 한 거 잊지 않았지? 우린 내일 코우리 섬으로 떠날 거야. 오늘 푹 자 두라구."사라는 공항 주차장에 세워 둔 자신의 경차에 이수의 짐을 싣고는 집으로 향했다. 8월의 오키나와 역시 기온이 높고 습도가 심해, 뙤약볕 아래 오래 서 있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크림색 저층 아파트에 도착했다. 차를 바짝 붙여 주차한 뒤, 두 사람은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했다."어서 와, 여기가 우리 집이야. 내가 말했었지? 오빠랑 둘이서만 산다고. 부모님은 본토에 사셔.""응. 말했어. 실례할게, 사라."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이수는 사라에게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오빠는 일해서 오늘 늦을 거야. 오면 소개해 줄게. 아, 렌은 우리와 동갑이야. 생일이 몇 개월 빨라서 오빠.."고개를 끄덕이고 들어가 집 안을 둘러보았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사라의 밝은 분위기와 꼭 닮아 있었다."아, 집 구경할래? 집이 작아서 이게 전부이지만. 히힛."랜선 친구를 실제로 만나 들뜬 사라였다. 그녀는 고작 몇 걸음이면 다 파악할 수 있는 집을 이수의 팔짱을 끼고 소개했다. 현관을 지나면 거실 겸 다이닝 공간이 위치했고 그 끝엔 작지만 있을 것은 다 갖춰진 주방이 놓여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비교적 넓은 침실과 건식 화장실, 그리고 샤워실이 배치되어 있었

  • 로맨스를 새로고침.   116화. 삼자대면

    상열의 서슬 퍼런 눈이 현준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그래, 이 자식아! 내가 원하는 바이다! 흰자위를 크게 뜨고는 턱짓을 한 상열이 먼저 발을 떼었다. 재희가 긴장한 현준을 향해 자상한 미소를 지어 보인 뒤 함께 걸었다. 공항 내 카페로 들어가 마주 앉은 세사람 사이엔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머리가 짧아지니 더 남자다워지고 멋있어졌네요.""감사합니다."재희가 상열의 냉랭한 기운을 애써 누르며 먼저 입을 열었다. 쑥스러웠던 현준은 한 손으로 짧아진 머리를 쓸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허공에 콧방귀를 거하게 내뿜은 상열은 현준을 매섭게 쏘아보며 말했다."큼! 그래서, 남현준 씨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란 게 뭡니까.""저기... 이 양반이 이수랑 이렇게 오래 떨어져 보는 게 처음이라 좀 예민해요. 이해해 줘요."팔짱을 낀 채 눈을 치켜뜨고 있는 상열의 어깨를 툭툭 치며 재희가 짐짓 부드러운 표정으로 현준에게 양해를 구했다. 상열이 화가 난 이유는 딸이 매달리는 저 멀대 같은 현준에게 있었지만, 재희는 차마 그의 생각을 사실대로 얘기하지 못했다.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됩니다. 저… 사실은..."잠시 망설이던 현준은 이내 정돈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재희와의 눈 맞춤을 시작으로 용기를 내어 상열의 눈을 마주했다. "이수가 일본에서 돌아오면 결혼하고 싶습니다."당황한 재희와 상열은 차분한 현준의 태도에 말문이 턱 막혔다. 조용히 눈만 깜빡이다 재희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두 사람 사이가 깊은 건 우리도 잘 알고 있어요. 다만, 지금은 두 사람 나이가 많이 어리기도 하고 학생이라 아직 결혼을 얘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은데... 이수랑도 얘기가 된 건가요?”"정식으로 프러포즈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싶은 제 마음은 진중하게 전했고, 이수 또한 약속해 주었습니다."촤! 어디 감히 귀한 내 딸을 데려가려고!! 데려가서 얼마나 고생시키려고! 절. 대. 불. 가. 들끓는 상열의 분노가 현준을 향해 장전을 하려 하자 재희가 손으로

  • 로맨스를 새로고침.   115화. 출국 (2)

    그 시각, 현준은 소라에게 빌린 차를 몰고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분명 여유 있게 나왔건만 도로는 주차장을 연상하듯 차가 줄지어 있는 수준이었다. 평소 한산하던 구간까지 극심한 정체로 꽉 막혀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이수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떠나보낼 판이었다. 차라리 공항 리무진버스를 이용할걸. 머릿속으로 초 단위의 시간을 계산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손바닥에 맺힌 식은땀에 핸들이 젖어들었다. 꽉 쥔 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는 현준의 초조한 심경이 여실히 드러났다.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는 차선이 있으면 바로 차선을 변경하며 아슬아슬한 주행을 이어갔다. 아침에 상열과 있었던 대화가 마음에 걸려 현준이 배웅하기로 한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말한다면 그가 늦는 것에 별의별 트집을 잡으며 폭주할 상열이 분명했다. 이수는 마른침을 삼키며 출국장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더 이상 미적거리다는 비행기를 놓칠 판이었다. 이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출국장에 줄을 섰다. 천천히 이동하면서도 수시로 고개를 돌려 현준이 도착했는지 살폈다.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떠나야 한다는 게 못내 서운해, 눈가에 차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저도 모르게 삐죽 튀어나오는 입술을 말아 물었다. 이수 차례가 왔다. 이제는 정말 미련 없이 들어가야 했다.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본 그때였다. "홍이수!!!" 출국하는 사람들과 배웅하는 가족들 사이의 소란 속에서도 정확히 들렸다. 중저음의 다급한 현준의 목소리를. 이수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제 뒤로 줄지어 선 사람들을 비집고 나오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살펴봤다. 어디서 들려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왔다는 확신에 이수는 그냥 떠날 수 없었다. 눈가가 빨개진 상열의 뒤로 그토록 기다리던 현준이 뛰어오고 있었다. 간신히 참았던 울음이 터지며 이수는 현준을 향해 달렸다. 아빠가 자신을 향해 눈물을 훔치든 말든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상열은 뛰어오는 이수를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오열하기 시작했다. 내 딸,

  • 로맨스를 새로고침.   114화. 출국 (1)

    "뭐를 입고 있어야 해? 왜애~?" 웃음기 가득한 눈으로 이수가 현준을 향해 눈을 크게 치켜떴다. "발랑 까졌어..." 그런 이수의 이마를 현준이 검지로 꾹 눌렀다. 이수의 손목을 부드럽게 쥐고 끌었다. "소파에 앉아 있어. 와인 갖고 올게." 이수를 앉히고 나서 현준이 와인과 잔, '하루 견과류' 봉지 여러 개를 쥐고 거실로 향했다. 이수가 올 줄 알았다면 미리 냉장고를 좀 채워 넣는 건데 아쉽게 됐다. "짠할까?" "응." 서로의 눈을 지그시 쳐다보며 와인 잔을 챙, 부딪혔다. 이수가 한 모금 들이켜자 현준이 견과류 몇 알을 이수의 입안으로 쏙 넣어줬다. 오독오독 씹는 이수의 오동통한 입술이 꼭 다람쥐 같다. 입가에 묻은 견과류 가루를 엄지로 털어줬다. "오키나와에서 일할 곳도 정해진 거야?" "응, 선 앤 솔트라고 해변가에 있는 칵테일 바인데 사라네 리조트랑 같은 비치야." "사라?" 이수는 한 모금을 홀짝 마신 뒤 기분 좋게 대답했다. 짙은 자줏빛 호선이 입꼬리에서 이어서 그어져있었다. 현준이 손을 뻗어 협탁에 있던 물티슈 팩에서 한 장을 꺼내들었다. "언어교환 앱으로 만난 일본인 친구야." 이수의 오른쪽 입가를 물티슈를 슥슥 닦아주었다. 이수는 오른쪽 눈매를 살짝 찡그리며 말을 이었다. "재일 교포 3세라 한국말도 꽤 잘해." 이번에는 왼쪽 입가를 다정하게 닦아주었다. 그에 맞춰 이수가 왼쪽 눈매를 찡긋했다. "그래서 직원 숙소 들어가기 전까지 사라네 집에서 머물 거야. 고마워." 정성스레 닦아준 현준을 향해 싱긋 웃어 보이자 현준이 이수의 입술을 가볍게 훔쳤다. "잘 됐다. 감사하네. 사라는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 "아니, 자취해." "그렇구나. 재밌겠네! 일 시작 전까지 사라랑 재밌게 보내면 되겠다." "응! 너무 기대돼! 사라랑 여행도 가기로 했어." 사라가 오빠랑 같이 자취하는 것까지 현준에게 공개한다면 십중팔구도 아닌 십중 십은 난리 법석일 것이 뻔했다. 어차피 일주일 남짓 머무르는 거 여행까

  • 로맨스를 새로고침.   2화. 로맨스를 새로고침

    “홍이수! 진짜 혼자 가도 돼? 일본에서 필요한 거 제대로 사 올 수 있는 거지?”엄마, 재희는 앞으로 혼자 지낼 이수의 일본 생활이 조금 걱정되었다. 이수 역시 작은 걱정 하나 없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이왕 결정한 거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앞만 보기로 했다.이수는 일주일 뒤 대한민국 서울이 아닌, 일본 오키나와에서 살아갈 예정이다.일 년짜리 워킹 홀리데이.국내 여행도 혼자 해본 적 없던 이수지만, 용기를 내어 1년 살기를 시도해 본다.충동적으로 시작된 계획이었다. 이수는 익숙한 울타리를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었었다

  • 로맨스를 새로고침.   1화. 다시, 난 너에게 (1)

    초인종을 앞에 두고 이수의 검지는 사시나무 떨 듯이 떨리고 있었다. 분명 주변은 한여름의 습도 가득한 진득한 날씨인데도 말이다.이수는 다른 손을 가슴 위에 올려 힘을 주었다. 손가락만큼이나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려 애 쓰는 중이었다.후….우…….내뱉는 긴 숨의 끝은 입술을 파르르 떨게 만들었다.정확히 일 년하고도 반 년 전, 바로 이 곳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이수에게 일어났다. 그것은 묵직한 트라우마가 되어 그녀의 발목을 늘어지게 잡아 끌었다.시야를 가린 눈꺼풀 뒤로 그 날의 일이 선명하게 피어올랐다. 희뿌연 안개 속에서

  • 로맨스를 새로고침.   17화. 나 제대로 너에게 빠진 것 같다

    "안녕… 모스 문에서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순간 멈칫한 이수의 얼굴은 은은하게 달아오른 분홍빛이었다. 현준은 그 얼굴이 마음에 들었다."시간이 남아서 걸어왔어. 가자.""근데 우리 어디 가?""중앙 공원 갈 거야. 5시에 야외 공연장에서 영화 상영하거든."현준은 손에 들고 있던 따뜻한 커피를 이수에게 건넸다."그리고 이건 어제 말한 커피. 내가 좋아하는 향의 커피야. 좀 덥겠지만, 마셔 봐.""고마워."이수가 마실 때까지 현준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얼굴을 살폈다. 몸을 아예 이수 쪽으로 돌

  • 로맨스를 새로고침.   15화. 잘자

    이수는 집에 돌아와 씻은 뒤, 침대에 누웠다. 머릿속에서 현준이 떠나가질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현준과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크크큭, 홍이수, 너 진짜… 하하하!'적막한 밤공기를 가르던 그의 웃음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아오!! 홍이수! 제대로 미친 거냐고?!이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걷어차기를 수십 번 반복하고서야 겨우 진정됐다.누가 따라오는 줄 상상이나 했겠냐고…너무 창피해...그래도... 아까 평상에 함께 누워있었던 건… 너무 설렌다.***"괜찮아? 계단 오를 수 있겠어?"절뚝이던 이수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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