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아···. 뭐지 이 큰 것은..
공작 저 대문 앞에 서 있는 이 마차는 백룡 기사단의 무기고 만 했다.
게다가 포효하는 사자와 공작의 깃털을 달고 있는 클라우드 제국의 문양이 문에 이따금 크게 박혀있었고, 마차의 색은 정말 반짝반짝 눈이 부셔 아릴 정도의 밝은 황금색이었다.
나중에 들은 사실이지만 정말 순금 마차라고 한다.
황제 폐하께도 신년제나 추수제 같은 큰 행사때에 쓰인다는 하늘 마차가 아닌가?
그런데 이게 왜 우리 공작 저 앞에 있는 걸까?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콩 다섯 알이 들어갈 정도의 입을 벌리고 서 있었고, 헤레이스와 에드가는 무슨 일 있느냐는 듯 평온한 표정으로 마차 계단을 내려왔다.
"헤레이스 무슨 일이냐? 황제 폐하의 마차라니?"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있자 제일 먼저 용기를 낸 아빠가 헤레이스에게 물었다.
"공작님, 저희 공작가에 방 네 개짜리 마차가 없습니다....."
..... 순간 우리들은 멈칫하며 벌어졌던 입을 다물고 속으로 읊조리는 말들을 못 내뱉고 있었다.
헤레이스···. 알아···. 우리도 없고···. 너희도 없어···.
폐하 빼곤 다 없어···.
떨떠름한 마음이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언니와 난 당황스러운 마음을 붙잡고 헤레이스의 에스코트를 받아 마차에 입성했다.
훌쩍이는 소리에 내가 뒤돌아보니 아빠는 손수건으로 고인 눈물을 몰래 닦고 계셨고 엄마는 마법 싸인을 보내셨다.
'휙휙' '레일리 알지? 잊으면 안 된다'라며 입모양을 보냈다.
네···. 엄마 반 금지 마법을 알려줄 때 보다 하늘 마차가 더 놀라우니 걱정마세요 ···.
마차에 들어서니끝없는 고품격 대리석에 내 발이 놓여져 있었다.
샹들리에와 황실의 문양인 벽지로 이루어진 마차는 파티 홀을 끼고 있으며 무려 방은 네개나 있었다. 정말 땅에 붙어있지만 않을 뿐 최소 남작쯤 귀족의 집 수준 이었다 아니, 그보다 더하였다.
언니는 분명 이 고품격 마차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언니의 관심사는 무조건 오러,검술 이니깐 역시나 다를까? 아니었다.
마차 문앞에서는 언니의 청색 오러와 헤레이스의 적색 오러가 두 사람 손에서 회오리치고 있었고 서로 오러 싸움을 하러 마차에 탄 듯 팽팽한 긴장감 속에 누구 하나 한발 물러서는 사람이 없었다.
"뭐해... 언니?"
진심으로 물었다. 정말로.
두 사람의 표정도 전쟁 선포라도 하는 사람 처럼 진지했다.
"나 오러로 누구한테 진 적 없거든? 헤레이스, 나 알잖아 오.러.신.동"
오러에 싸여 태어난 아기인 언니는 절대 질수 없다는 듯 헤레이스에게 경고하였다.
"손을 먼저 놓아라, 아멘다"
양보할수 없다는듯 단호하게 대답하는 헤레이스 였다.
"허......"
나는 작게 탄식했다.
지풀거리는 눈썹을 다독여 주지 못한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에드가에게 "나 먼저 들어갈게 나중에 저 둘 기 싸움 끝나면 좀 전해줄래?"라고 말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역시 황제 폐하의 마차답게 방은 정말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가득했다.
침대엔 보호 마법도 걸려 있어 마음 편히 잠들기만 하면 오늘 하루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록 반 금지 마법에 황제 폐하의 마차에 오러 싸움을 본 하루지만 말이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 상자형 가방을 열었다. 가지런히 정리된 옷을 보자 아침부터 마법 같은 손길로 나를 치장을 해주는 로엘이 떠올랐다.
푸석한 은빛 머리카락은 다이아몬드가루를 뿌린 듯 반짝이며, 평소보다 세 번 더 쪼인 코르셋을 보면서 새벽부터 분주했던 로엘의 모습이 내 눈앞에 그러졌다.
눈에선 약속 없던 눈물로 시야가 흐려졌다. 날 꾸며주느라 고생 많은 로엘에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라며 귀찮은 듯 이야기한 게 마음에 무척 걸렸고, 그렇게 헤어진 로엘을 당분간 못 볼 생각에 마음 한쪽이 허전하고 쓸쓸했다.
사실 가족보다 더 대화를 더 많이 나누었고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은 로엘이 아닐까 싶다.
로엘의 손길이 묻은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이제야 쉰다. 생각을 했건만...
'쿠구궁- 쿵. 휘이익 쿵.쿵.쿵.'
물건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큰 굉음과 함께 마차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창밖에는 밤낮을 구분하기 힘들정도의 먹구름이 몰려 와있었고, 나뭇가지와 이상한 물건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아니.. 세 가지도 부족한가? 이 건 또 뭐야 무슨 소리야? 이 먹구름은 또 뭐고!
다들 무슨 소리냐며 놀라 파티 홀로 나왔고 넘어져도 보호해 줄 수 있는 소파 근처로 우리 넷은 뭉쳐 있었다.
'흠.. 날씨가 안 좋을 거라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무슨 일인지 마차도 흔들리고 밖은 까마득하니 앞이 보이지 않았고, 손수건으로 눈물 닦던 아빠의 모습과 마법 사인을 보낸 엄마의 모습이 먹구름 사이로 스쳐갔다.
오러를 사용 가능한 언니와 헤레이스는 에드가와 나를 감싸 안았고 나는 보호마법을 우리 넷에게 걸었다.
한번더 '쿠구궁-' 굉음이 들려왔고 마차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나보다 작은 에드가를 보호하기 위해, 한쪽 팔로 뒤에서 가슴켠을 감싸 안았고 다른 한쪽 팔로는 언니의 팔뚝을 잡았다.
헤레이스는 서쪽 숲에 소용돌이가 가끔 생기는 현상을 공작님께 들은 적 있다고 오래가지는 않고 10분 정도 소요되고 사라지니 걱정하지 말라 하였다.
걱정은 말라 했지만,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힘껏 에드가를 감싸고 있던 내 팔이 걱정의 정도를 알려 주었다.
쉬폰 소재의 원피스가 에드가의 신경을 간지럽히는지도 모른 체 말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굉음은 사라졌고 창문 밖의 하늘도 맑아졌다.
'휴.......'
우리는 마음은 놓여도 몸은 놓이지 않은 지 다들 뭉쳐있었고 에드가의 숨막힌다는 말에 감싸안았던 팔을 풀어주었다.
저렇게 작고 여린 남자애가 어디 가서 힘을 쓰겠냐며 등을 톡톡 다독여 주었다.
"에드가 놀랐지? 이제 소용돌이가 사라졌나 봐 안 무서웠어?"
자기는 무서움을 모른다곤 하는데 내 눈엔 그저 귀여운 동생이 씩씩하게 안 무서운척 하는 것 같았다.
색을 바꾸는 마법을 이용해 파티 홀의 벽색이나 바꿔서 에드가를 웃게 해줄까 생각도 했지만 부끄러움이 많은지에드가는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후후 귀여운 아기 망아지 에드가.'
식사 시간이 되면 모이기로 약속을 한후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긴장이 풀렸는지 다리에 힘이 없었고 침대 가로 가서 앉은 후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누운 채 올린 손을 보며, 아까에드가를 감싸 안았던 감촉을 떠올려보았다.
저 작고 약한에드가가 아카데미에 가서 다치면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떻게 내가 지켜주면 되지!
공작가의 쌍둥이 차녀로 태어나 오러에 싸인 언니를 둬서 그런지 항상 보호만 받아왔는데 나보다 약한 존재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몽글 해졌다.
내 볼이 발그스름해졌다. 뿌듯함에 괜히 어깨가 펴지고 등허리가 곧아졌다.
'그래! 아카데미에 가면에드가를 내가 지켜주는거야..! 에드가···.누나가···. 아니 내가···. 지켜줄께!'
멋진 여성이 된듯한 느낌에 나는 볼이 발그레해진 체 잠시 잠이 들 수 있었다.
성난 문밖에서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대마법사님!! 휴가요! 휴가!! 집에 가고 싶습니다!!”역시, 휴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추출팀 대장이 직접 내 방을 찾아온 것이다.나는 내 허리에 감겨있는 에드가의 손을 풀었지만 지칠 줄 모르는 그의 손은 또다시 허리를 감았다.“으응, 에드가 추출팀한테 가 봐야 해.”“다시 돌아온다는 말 이제는 믿지 않아.”“추출팀은 바로 아래층이야……. 먼 곳이 아닌걸.”“거리는 상관이 없어. 마법 편지를 보내”“실제로 얼굴을 보고 휴가지에 사인도 해줘야 해. 흐음 우리 망아지 자꾸 이렇게 억지만 부린다면.”“다면?”그래, 자꾸 억지를 부린다면, 충격 요법을 써보자.“일주일간 마탑에 못 오게 할 거야.”그러자 에드가의 금빛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정말로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주춤하던 모습을 보고 나는 동그랗게 뜬 눈을 이리저리 움직였다.하하. 심했나?사실 반 장난이나 다름이 없었다.일주일간 마탑에 오지 못 하게 하면 내가 의술 탑으로 가면 되긴 하니깐 말이다.“라일리…….”에드가의 작아지는 목소리와 축 처진 눈매 그리고 내 가운을 잡는 힘없는 손.측은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작은 망아지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아니야! 이럴 때일수록 강하게 나와야 해. 좋아 거의 다 왔어.“일주일간 안 봐도 괜찮으면 계속 나 잡고 있어.”“하지만……. 그건…….”“못하겠어? 정말로 일주일간.”“하, 다녀와……. 라일리”오, 성공이다.그제야 내 몸을 둘러있던 에드가의 손이 서서히 풀렸다.나는 배시시 웃으며 에드가의 푹 숙인 머리칼을 천천히 쓸어주었다.“아이 착해, 우리 에드가”다행히 충격 요법이 성공적이었다.문밖에서 눈물을 찔끔 흘리며 기다리는 추출팀 대장과 함께 추출 대원들에게 향했다.그들의 휴가 서류에 사인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덕담 한마디도 남겼다.“석 달 또 고생하실 거니, 푹 쉬고 오셔야 해요. 헤헤”좋은 말을 드린 것 같은데 그들이 나를 악마 보듯 봤다.싱긋 미소를 지으
* 푹신하고 부드러운 거위 털 침구 위에서 황금 조각이 일정하게 장식되어있는 흰 벽면을 끊임없이 바라보다, 허- 하고 숨을 내뱉었다. 며칠째. 같은 시야를 바라보니 있던 힘도 달아나는 느낌이랄까…….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할 땐.“움직이면 안 돼. 라일리”“흐음. 에드가 난 이제 괜찮은 거 같은데…….”“아니. 아직이야.”“언제까지, 누워있어야 해? 나 이제 연구실로 가야 할 것 같아. 추출팀이 삼 개월간…….”“쉬-”에드가는 두 손이 내 입과 눈을 가렸다.허-또 강제 취침인 건가. 며칠째 침대 위에서 움직이지 못 하게 하니 정말 너무나 답답하던 참이었다.스승님, 아니 루키오는 사건 이후로 더는 황궁 내에 나타나지 않았고 흑룡단이 여전히 그를 수배 중이다.나는 폐하의 지시로 마탑의 임시 대마법사를 맡게 되었다.지금쯤 마탑으로 돌아가 삼 개월간 밤낮 세운 제비꽃 추출팀에게 휴가를 보내줘야 한다.하지만 에드가는 그의 방안에서 나는 벗어나지 못 하게 하고 있다.분명 치료는 지하에서 끝낸 것 같은데…….그 후로 아픈 곳은 더는 없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퇴원을 부탁하면 에드가는 여전히 치료가 부족하다는 소견을 냈다. 뾰로통한 입을 쭉 내민 내가 못 믿겠다는 눈치를 보이면 어김없이 대의술사인 제니어트를 데리고 온다.그가 마지못해 내 앞에 서서 당황하는 눈치를 숨기지 못한다.침대 앞에 서 있던 그의 흔들리는 녹안과 장발의 잿빛 머리칼을 쉼 없이 만지는 손길이 딱 그랬다.에드가의 눈치를 살피던 제니어트가 목을 가다듬었다.“그, 그래, 라일리. 오늘도 치료가 부족하구나. 크흠.”하……. 며칠째 저 이야기라니. 난 괜찮다고요!!내가 제니어트를 향해 손을 팔랑팔랑하자 그는 나에게 얼굴을 내밀었다.“솔직하게 이야기해줘요……. 이러다가 저 마탑으로 가지 못하게 생겼다고요. 진실만큼 고마운 건 없다면서요…….”“쿨럭, 컥, 크흠. 쿨럭”옥상에서 그가 말해준 이야기를 그대로 했을 뿐인데, 내 말을 들은 제니어트
나는 땅 밑에서 청색의 마력을 느꼈다.희미한 라일리의 마력에, 화가 난 발을 들어 올려 찍었다.그 순간 사정없이 갈라진 땅과 솟아난 흙더미 사이 나는 천천히 아래로 걸어 내려간다.생각보다 깊게 팬 땅 아래 끝없이 내려가던 그때, 마침내 뚫린 공간으로 진입한다.어두운 동굴 안 눈을 감은 나는 오러를 공간 끝까지 내보냈다.한참 후 그 끝에 오러가 닿았다."하, 황궁 아래를 모조리 파 놨네,"황궁 아래가 텅 비어있었다.그런데 내보낸 금빛 오러사이 드문드문 작은 생명체가 걸렸다.아마도, 라일리가 외벽에서 보자기 마법으로 가져온 그 변이 마물 쥐가 분명하다.찍찍거리는 소리에도 나는 희미하게 느껴지는 푸른 마력을 따라 걷는다.끊어질 듯 얇은 마력이 라일리의 생명줄 같이 느껴져 속력을 내어 달렸다.커다란 동굴 입구 앞이 유난히 붉은 마력이 강하게 느껴져 발길을 멈칫했지만 나는 서서히 입구로 다가섰다.그런데.커다랗게 뚫어놓은 지하 공간에 들끓는 쥐 떼들이 고인 물처럼 놓여있다.개처럼 커다랗게 짖는 시끄러운 생명체 위에 대롱대롱 사람이 매달려 있다.그것은, "라일리!!!"줄이 끊어지면 쥐 떼로 떨어지는 라일리는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밧줄에 간신히 몸이 묶인 그녀가 처연하게 눈을 감고 있다.그런데, 자세히 보니 라일리의 이마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나는 그녀의 이마에 굳은 핏자국을 보자 화가 미친 듯 솟구쳤다.아래 놓인 쥐 떼를 향해 화풀이했다.에너지 스톰.손안에 둥근 모양의 얇은 에너지가 실타래처럼 엮였고 손 위에 동그랗게 모인 에너지를 바닥으로 내리꽂았다.금빛 에너지 마법이 쥐 떼를 향했다.그런데, 탕-생각지도 못한 보호막이 쥐 떼를 보호했고 쥐를 향한 에너지 스톰이 반사되어 날아갔다.쿠궁-들어왔던 입구의 천장이 무너져 천장에 달린 바윗덩이가 입구를 봉쇄시켰다.얇은 빛줄기가 서서히 들어오던 입구가 막혔으니 동굴은 암흑으로 가득 찼다.나는 손 위에 파이어 볼트를 얹었다. 횃불처럼 있던 불씨를 바닥에 고정했다.앞이
“널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라일리.”나는 눈을 감고 질질 끌려오는 벌리드를 바라봤다. 처참히 죽음을 맞이한 그는 루키오가 범인인 줄 알았을까. 내 앞에 악마처럼 웃고 있던 그가 낮은 음성으로 웃었다.“널 죽이고, 최근 헤어진 에드가가 죽였다는 소문을 내면 되긴 하다.”“네?”“걘, 다 가졌으니 그 정도 감수는 해도 되지 않겠느냐?”“무, 무슨 말씀이세요?”루키오는 눈가로 내려온 흑발을 피범벅이 된 손으로 쓸어 넘겼고 머리칼 사이로 흐르는 붉은 피를 손등으로 닦아냈다.피로 범벅이 된 얼굴 때문일까, 그의 붉은 눈이 더욱 형형하게 빛났다.“튜어가의 공자님이시고, 황가의 핏줄인 쌍둥이를 이어받고, 거기에 부모의 사랑까지 듬뿍 받으며 자랐더군. 그것도 모자라 황가의 외형까지 타고났더구나. 하늘이 그 아이에게 너무 많은 걸 준 것 같아. 내가 다 질투가 날 지경이다.”“그게 질투예요. 스승님. 이러시는 거 좋지 않아요. 사람들은 왜 해치신 거예요!!”“하하, 재미지 않았느냐. 에드가의 주위에만 가면 신체 하나가 사라진다라. 나는 너를 아카데미 때부터 봐 왔다. 라일리. 그런데 내 밑으로 들어온다니 그날은 신이 나서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네가 들어 온다는 그날은 정말 잠도 이루지 못했다. 하하.”“저, 저를 왜요!”“에드가의 머릿속은 오로지 너만 향할 거다. 그렇게 독한 유전자가 어찌 그리 온순한 척을 하는지. 그래서 에드가가 가장 좋아하는 너를 어디를 아프게 할까 생각했다. 라일리. 그런데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쩜 그리 알아서들 헤어져 주고, 일까지 그르치느냐. 허, 시기는 온전히 네가 당긴 것이다. 알겠느냐.”“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렇다고 해서 벌리드나 사람들을!! 죽일 필요는 없었잖아요!”“그러게 왜 들춰내느냐 자꾸. 그럴수록 하나씩 죽지 않느냐. 가만히 뒀으면 이렇게 무기고 친구도 죽일 일은 없었는데 말이다. 허허, 내 계획에 자꾸 방해되지 않느냐. 라일리. 그래 너는 어떻게 죽여주면 되겠느냐?”“허,
에드가는 제비꽃을 가득 담은 소풍 가방을 한 손 가볍게 들었고 반대편 손으로 내 손을 꽉 쥐었다. 마법으로 변해서 날아가면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우리는 말없이 걸었다.에드가는 끝끝내 헤어져 줄 테니 마탑까지 손만 잡아 달라고 했다.나는 아직도 에드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인 건가.나는 힘없이 손을 뻗었고 그는 내 손을 소중하게 움켜잡았다.마탑에 도착해, 탑 입구를 보며 에드가에게 말했다.“이제 손 놓자. 도착했어.”“연구실까지만. 가방이 무거워.”“꽃이라 무겁지 않아. 에드가”“마지막이잖아.”한숨을 작게 내쉬며 계단으로 발을 움직였다.그래, 마지막 부탁쯤이야. 들어줄 수 있지.연구실 앞에 서서 가방을 달라며 에드가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에드가는 한 손은 가방, 한 손은 내 손을 꼭 잡고서 문을 열라며 턱짓했다.하, 뭐 하는 건지.하지만 나는 또 에드가가 원하는 대로 문을 연다.피크닉 바구니를 들고 있던 에드가와 손을 꼭 쥐고 있던 내 모습을 번갈아 보던 루키오가 한쪽 입꼬리를 서서히 올렸다.“하하, 너희는 헤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제가, 데려온 거 아니에요.”손을 쥐고 있으면서 하는 말이 퍽 우습기도 했다. 에드가의 커다란 손안에서 손가락을 빼려고 하자 그의 손에 힘이 실렸다.“형, 라일리는 나랑 알아서 잘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리고 형 걱정이나 해.”에드가의 도발에 루키오가 찰랑거리는 단발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어 넘겼다. 검은 흑발이 스르륵 넘어갔지만 이내 부드러운 머릿결이 사르륵 흘러내렸다.“허허, 가만히 있다가 내가 봉변을 당하는구나. 라일리.”맞는 말이다. 루키오가 잘못을 한 게 있는가. 전혀.근무시간에 손님을 데려온 내가 잘못이지.“죄, 죄송해요. 스승님”재빠르게 사과하니 루키오가 소파에 앉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그래, 하하. 충격을 받은 이 어른은 좀 쉬어야겠구나. 라일리는 따온 제비꽃을 추출팀으로 전달하고 퇴근하거라.”“네, 스승님. 아, 맞다. 그, 이야기 들
나는 익숙한 목소리에 돌아보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상관하지 마.”나는 보수를 덤덤하게 이어 했다. 그런데, 에드가의 말대로 보호막 수리 하는 곳을 바라보니 보호막이 익숙한 크기로 찢겨 있었다. 성 외벽에서 발견된 쥐 마물의 크기였다.수리를 멈춘 나는 날렵하게 찢긴 보호막을 손으로 더듬더듬 만졌다.손끝에 느껴지는 딱딱하고 날카롭게 굳어진 보호막의 방향이 황성 밖을 향하고 있었다.클라우드 숲으로 마물이 빠져나간 건가. 이 사실을, 흑룡단 백룡단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다.마물이 마을로 들어가 제 국민을 위험하게 할 순 없었다.나는 에드가를 등지고 아버지가 있는 백룡단으로 향했다.그 사이 스승님에게 마법 편지를 썼다.[스승님, 마물이 숲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마을로 내려갈 위험이 있는데 기사단으로 이 사실을 알려서 마을을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눈앞에 새겨진 금빛 종이에 내가 생각했던 글귀가 서서히 적히자 에드가는 내 손을 성급하게 잡았다.“뭐, 뭐 하는 거야. 에드가 손 놔.”“루키오 한 테 알리지 말고 기사단으로 나랑 같이 가.”“뭐?”불현듯 루키오가 에드가에게 변이 마물을 만들었냐고 물었던 순간이 떠올랐다.들키지 않기 위해서인가.“라일리, 날 믿어. 널 위해서야.”“놔.”단호한 목소리에 손목에 잡힌 에드가의 손에서 힘이 잔뜩 들어갔다.“……….”“뭐 하는 거야. 에드가 놓으라고.”“같이 가.”“놔!!!”처음으로 에드가에게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그는 어깨를 들썩이는 내 모습을 보며 꽉 쥔 손을 제품으로 잡아당겼다.“미안해. 진정하면 놔 줄게.”“싫어!! 놔!! 우린 이제 헤어진 사이야. 에드가!!! 그만해!!”“……….”“너도 이제 날 잊고 편하게 살아!! 그만 속여!! 마물 쥐도 설마 네가 만든 거니? 그래서 이러는 거야? 혹시 더 속이는 게 있니? 그러면 그만 좀 해!!!”또다시 눈물이 고였다.얼마나 많은 비밀이 너에게 숨겨져 있는 것인지, 가늠 할 수 없을 정도가 됐을 땐. 가슴을 녹이는 액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