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제국까지 마차로 2일 꼬박 달려야 간신히 도착을 하지만 황제 폐하의 하늘 마차를 타고 온 우리는 하루아침만에 도착을 했다.
정말 제국의 오성급 호화스러운 호텔 수준으로 우리는 하루를 지낼 수 있었다.
단 소용돌이 순간이 있었지만.
마차는 언제 소용돌이가 불었냐며 능청스럽도록 가지런한 가구들과 식기, 샹들리에가 말해주고 있었다.
제국의 견고한 아카데미 대문이 황제 폐하의 하늘 마차 등장에 인사하는 버들나무처럼 양 쪽 문이 활짝 열려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한쪽만 열어도 마차 한 대는 충분히 지나다닐 수 있는 거리였으나 황제 폐하의 마차에 대한 예법이라고 했다.
아카데미는 해발 2500피트 높이의 절벽 위에 지어져 있었고 웅장하고 견고한 건물 외벽에는 장미 덩굴이 서로 춤을 추듯 뒤엉켜 있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아카데미 성은 제국이 건국할 때 함께 지어졌다고 한다.
아카데미의 교장 인사를 받으며 우리는 마차에서 내렸다.
“제국의 공작가 자제분들을 뵈어 기쁩니다. 저는 아카데미의 교장 모노블 체르니체라 하옵니다 황제 폐하의 마차를 타고 오실 줄은 몰랐는데, 미리 연락을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하하. 네, 저도 몰랐답니다.....'
명치에서 한번 묶어져 내려온 흰 수염과 머리카락이 그리고 금테 안경을 끼고 계신 모습에 경륜과 지혜가 넘쳐흘렀고 안내해 주시던 손동작엔 귀족의 기품이 묻어 있었다.
그런 교장선생님께서는 우리만큼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한 모습에 모두 어리둥절하였다.
우리를 응접실로 데려가 아카데미의 자랑인 수석들이 받은 트로피를 설명해 주셨다.
그 곳에 유독 눈길이 오래 머문 언니는 곧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기사단 수석이 될 거다, 라일리”라고 나에게 말하되 눈은 헤레이스를 보고 있었다.
마치 선전포고를 하듯 말이다.
에드가는 체구가 작은 편이며 평소 기사 훈련을 받지 않았고 튜어가 부인을 따라 의술을 배웠다고 티파티에서 들은 적이 있다.
헤레이스 말에 의하면 6살쯤 사냥으로 잡힌 동물의 숨이 끊어지기 전 의술을 이용해 살려내다고 한다.
다친 동물의 피에 당혹하지 않는 대담한 성격과 어린아이의 여리고 순수한 마음씨에 공작가의 사용인들은 마음 한켠이 따뜻해져 감동을 받았고 다른 귀족 사이에서도 동화 같은 에드가의 이야기가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고 한다.
교장님의 아카데미 투어가 끝나고 우리는 배정받은 기숙사로 왔다.
준남작 이상 귀족 자녀들이 입학을 하며, 가끔 제 주인의 추천을 받아 소질이 있는 서민들도 입학을 한다 하셨고, 다른 제국의 공주나 왕자도 이따금 입학 한 사례가 빈번하다 했었다.
1학년 기숙사가 따로 있었고 2학년 때부터는 학과별 기숙사를 사용한다고 한다.
남녀 건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서쪽 편은 여자 동쪽 편은 남자방을 배정해 주었다.
동쪽 편과 서쪽 편 사이에는 초록의 푸릇한 작은 잔디들이 산들 봄바람에 춤을 추고있었고, 샤프란 꽃이 가득한 산책로가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은 식사 후 산책을 즐긴다고 한다.
제국에는 아카데미를 졸업 직후 데뷔당트와 동시 사교계에 나가는 것이 관습이었다.
해서 15세인 우리는 아직 튜어 가를 제외한 다른 귀족 자제와는 만난 적이 없었고, 때문에 새로운 만남이 있는 아카데미 입학을 고대하였다.
아빠는 아카데미 안은 사교계의 연습 단계이니 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조건 해보라고 하셨다.
헤레이스,에드가와 인사를 나눈 후 길 안내를 해주던 분을 따라 언니와 서쪽 편 기숙사로 이동하였다.
오하라 백작가의 마루 영애라고 하며 우리보다 1년 일찍 입학했다고 한다. 현재 지금은 의술과를 전공하여 공부 중인 2학년 이라하였고, 아카데미 안에 서는 신분제도가 없으니 본인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면 된다고 알려 주었다.
선배님.. 입에 붙지 않는 단어지만 속으로 부를 때마다 가슴이 설레어 입술에 꽃잎이 붙은 듯 간지러워 졌다.
마루 선배님은 155센티의 에드가와 비슷한 키를 가졌으며, 갈색머리에 흑안으로 깊고 아름다운 눈이었다.
마치 별이 숨어있는 깊은 밤하늘을 보는듯했다.
기숙사는 H 모양으로 서쪽은 여자 동쪽은 남자가 사용을 한다고 한 번 더 말씀해 주셨다.
중앙 브릿지에는 공용으로 사용하는 식당과 도서관이 있고 그 외 1층에는 산책로 가 있다고 한다.
점심은 수업 중 먹지만 아침과 저녁식사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먹지 못하니
주의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2인 1실로 언니와 난 같은 방으로 배정을 받았고, 우리는 감사 인사와 함께 마루 선배님과 작별을 했다.
"라일리 저녁식사 후 산책하러 갈까?"
공작저에서도 우리는 산책을 즐겨 하곤 했다. 언니는 이해할 수 없지만, 산책을 빌미로 기사단보다 체력을 더 기르기 위함.이라고 했고 나는 그냥 밤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
봄이어서 차가운 공기는 아니지만 특유 밤 공기만의 상쾌함이 있다.
마시면 좋은 기운이 몸속에 들어오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아진다. 밤하늘의 별은 아직 만나지 못한 내 사람들의 눈동자 같기도 하고 반짝이는 내 꿈과 희망 같기도 하니 말이다.
우리는 에드가,헤레이스와 함께 식사하러 왔다.
저녁 메뉴는 3가지였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을 수 있었다.
[스테이크, 샐러드
빵, 스튜
계란프라이, 베이컨]
세 종류의 식사가 있었고 언니와 헤레이스는 스테이크와 샐러드.
나와 에드가는 빵, 스튜를 골랐다.
식당 내부는 통나무로 된 식탁과 의자가 한 줄에 10명씩 앉을 수 있고, 총 5줄로 이루어져 있다.
입학 전 날 이어서 그런가 식당에는 10댓 명의 학생들뿐이었다.
'똑똑'
원목 식탁을 두드리며 한남자가 다가 왔다.
"같이 식사해도 될까?"
정중하게 부탁하는 목소리가 우리의 시선을 한 곳으로 이끌었다.
성난 문밖에서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대마법사님!! 휴가요! 휴가!! 집에 가고 싶습니다!!”역시, 휴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추출팀 대장이 직접 내 방을 찾아온 것이다.나는 내 허리에 감겨있는 에드가의 손을 풀었지만 지칠 줄 모르는 그의 손은 또다시 허리를 감았다.“으응, 에드가 추출팀한테 가 봐야 해.”“다시 돌아온다는 말 이제는 믿지 않아.”“추출팀은 바로 아래층이야……. 먼 곳이 아닌걸.”“거리는 상관이 없어. 마법 편지를 보내”“실제로 얼굴을 보고 휴가지에 사인도 해줘야 해. 흐음 우리 망아지 자꾸 이렇게 억지만 부린다면.”“다면?”그래, 자꾸 억지를 부린다면, 충격 요법을 써보자.“일주일간 마탑에 못 오게 할 거야.”그러자 에드가의 금빛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정말로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주춤하던 모습을 보고 나는 동그랗게 뜬 눈을 이리저리 움직였다.하하. 심했나?사실 반 장난이나 다름이 없었다.일주일간 마탑에 오지 못 하게 하면 내가 의술 탑으로 가면 되긴 하니깐 말이다.“라일리…….”에드가의 작아지는 목소리와 축 처진 눈매 그리고 내 가운을 잡는 힘없는 손.측은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작은 망아지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아니야! 이럴 때일수록 강하게 나와야 해. 좋아 거의 다 왔어.“일주일간 안 봐도 괜찮으면 계속 나 잡고 있어.”“하지만……. 그건…….”“못하겠어? 정말로 일주일간.”“하, 다녀와……. 라일리”오, 성공이다.그제야 내 몸을 둘러있던 에드가의 손이 서서히 풀렸다.나는 배시시 웃으며 에드가의 푹 숙인 머리칼을 천천히 쓸어주었다.“아이 착해, 우리 에드가”다행히 충격 요법이 성공적이었다.문밖에서 눈물을 찔끔 흘리며 기다리는 추출팀 대장과 함께 추출 대원들에게 향했다.그들의 휴가 서류에 사인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덕담 한마디도 남겼다.“석 달 또 고생하실 거니, 푹 쉬고 오셔야 해요. 헤헤”좋은 말을 드린 것 같은데 그들이 나를 악마 보듯 봤다.싱긋 미소를 지으
* 푹신하고 부드러운 거위 털 침구 위에서 황금 조각이 일정하게 장식되어있는 흰 벽면을 끊임없이 바라보다, 허- 하고 숨을 내뱉었다. 며칠째. 같은 시야를 바라보니 있던 힘도 달아나는 느낌이랄까…….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할 땐.“움직이면 안 돼. 라일리”“흐음. 에드가 난 이제 괜찮은 거 같은데…….”“아니. 아직이야.”“언제까지, 누워있어야 해? 나 이제 연구실로 가야 할 것 같아. 추출팀이 삼 개월간…….”“쉬-”에드가는 두 손이 내 입과 눈을 가렸다.허-또 강제 취침인 건가. 며칠째 침대 위에서 움직이지 못 하게 하니 정말 너무나 답답하던 참이었다.스승님, 아니 루키오는 사건 이후로 더는 황궁 내에 나타나지 않았고 흑룡단이 여전히 그를 수배 중이다.나는 폐하의 지시로 마탑의 임시 대마법사를 맡게 되었다.지금쯤 마탑으로 돌아가 삼 개월간 밤낮 세운 제비꽃 추출팀에게 휴가를 보내줘야 한다.하지만 에드가는 그의 방안에서 나는 벗어나지 못 하게 하고 있다.분명 치료는 지하에서 끝낸 것 같은데…….그 후로 아픈 곳은 더는 없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퇴원을 부탁하면 에드가는 여전히 치료가 부족하다는 소견을 냈다. 뾰로통한 입을 쭉 내민 내가 못 믿겠다는 눈치를 보이면 어김없이 대의술사인 제니어트를 데리고 온다.그가 마지못해 내 앞에 서서 당황하는 눈치를 숨기지 못한다.침대 앞에 서 있던 그의 흔들리는 녹안과 장발의 잿빛 머리칼을 쉼 없이 만지는 손길이 딱 그랬다.에드가의 눈치를 살피던 제니어트가 목을 가다듬었다.“그, 그래, 라일리. 오늘도 치료가 부족하구나. 크흠.”하……. 며칠째 저 이야기라니. 난 괜찮다고요!!내가 제니어트를 향해 손을 팔랑팔랑하자 그는 나에게 얼굴을 내밀었다.“솔직하게 이야기해줘요……. 이러다가 저 마탑으로 가지 못하게 생겼다고요. 진실만큼 고마운 건 없다면서요…….”“쿨럭, 컥, 크흠. 쿨럭”옥상에서 그가 말해준 이야기를 그대로 했을 뿐인데, 내 말을 들은 제니어트
나는 땅 밑에서 청색의 마력을 느꼈다.희미한 라일리의 마력에, 화가 난 발을 들어 올려 찍었다.그 순간 사정없이 갈라진 땅과 솟아난 흙더미 사이 나는 천천히 아래로 걸어 내려간다.생각보다 깊게 팬 땅 아래 끝없이 내려가던 그때, 마침내 뚫린 공간으로 진입한다.어두운 동굴 안 눈을 감은 나는 오러를 공간 끝까지 내보냈다.한참 후 그 끝에 오러가 닿았다."하, 황궁 아래를 모조리 파 놨네,"황궁 아래가 텅 비어있었다.그런데 내보낸 금빛 오러사이 드문드문 작은 생명체가 걸렸다.아마도, 라일리가 외벽에서 보자기 마법으로 가져온 그 변이 마물 쥐가 분명하다.찍찍거리는 소리에도 나는 희미하게 느껴지는 푸른 마력을 따라 걷는다.끊어질 듯 얇은 마력이 라일리의 생명줄 같이 느껴져 속력을 내어 달렸다.커다란 동굴 입구 앞이 유난히 붉은 마력이 강하게 느껴져 발길을 멈칫했지만 나는 서서히 입구로 다가섰다.그런데.커다랗게 뚫어놓은 지하 공간에 들끓는 쥐 떼들이 고인 물처럼 놓여있다.개처럼 커다랗게 짖는 시끄러운 생명체 위에 대롱대롱 사람이 매달려 있다.그것은, "라일리!!!"줄이 끊어지면 쥐 떼로 떨어지는 라일리는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밧줄에 간신히 몸이 묶인 그녀가 처연하게 눈을 감고 있다.그런데, 자세히 보니 라일리의 이마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나는 그녀의 이마에 굳은 핏자국을 보자 화가 미친 듯 솟구쳤다.아래 놓인 쥐 떼를 향해 화풀이했다.에너지 스톰.손안에 둥근 모양의 얇은 에너지가 실타래처럼 엮였고 손 위에 동그랗게 모인 에너지를 바닥으로 내리꽂았다.금빛 에너지 마법이 쥐 떼를 향했다.그런데, 탕-생각지도 못한 보호막이 쥐 떼를 보호했고 쥐를 향한 에너지 스톰이 반사되어 날아갔다.쿠궁-들어왔던 입구의 천장이 무너져 천장에 달린 바윗덩이가 입구를 봉쇄시켰다.얇은 빛줄기가 서서히 들어오던 입구가 막혔으니 동굴은 암흑으로 가득 찼다.나는 손 위에 파이어 볼트를 얹었다. 횃불처럼 있던 불씨를 바닥에 고정했다.앞이
“널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라일리.”나는 눈을 감고 질질 끌려오는 벌리드를 바라봤다. 처참히 죽음을 맞이한 그는 루키오가 범인인 줄 알았을까. 내 앞에 악마처럼 웃고 있던 그가 낮은 음성으로 웃었다.“널 죽이고, 최근 헤어진 에드가가 죽였다는 소문을 내면 되긴 하다.”“네?”“걘, 다 가졌으니 그 정도 감수는 해도 되지 않겠느냐?”“무, 무슨 말씀이세요?”루키오는 눈가로 내려온 흑발을 피범벅이 된 손으로 쓸어 넘겼고 머리칼 사이로 흐르는 붉은 피를 손등으로 닦아냈다.피로 범벅이 된 얼굴 때문일까, 그의 붉은 눈이 더욱 형형하게 빛났다.“튜어가의 공자님이시고, 황가의 핏줄인 쌍둥이를 이어받고, 거기에 부모의 사랑까지 듬뿍 받으며 자랐더군. 그것도 모자라 황가의 외형까지 타고났더구나. 하늘이 그 아이에게 너무 많은 걸 준 것 같아. 내가 다 질투가 날 지경이다.”“그게 질투예요. 스승님. 이러시는 거 좋지 않아요. 사람들은 왜 해치신 거예요!!”“하하, 재미지 않았느냐. 에드가의 주위에만 가면 신체 하나가 사라진다라. 나는 너를 아카데미 때부터 봐 왔다. 라일리. 그런데 내 밑으로 들어온다니 그날은 신이 나서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네가 들어 온다는 그날은 정말 잠도 이루지 못했다. 하하.”“저, 저를 왜요!”“에드가의 머릿속은 오로지 너만 향할 거다. 그렇게 독한 유전자가 어찌 그리 온순한 척을 하는지. 그래서 에드가가 가장 좋아하는 너를 어디를 아프게 할까 생각했다. 라일리. 그런데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쩜 그리 알아서들 헤어져 주고, 일까지 그르치느냐. 허, 시기는 온전히 네가 당긴 것이다. 알겠느냐.”“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렇다고 해서 벌리드나 사람들을!! 죽일 필요는 없었잖아요!”“그러게 왜 들춰내느냐 자꾸. 그럴수록 하나씩 죽지 않느냐. 가만히 뒀으면 이렇게 무기고 친구도 죽일 일은 없었는데 말이다. 허허, 내 계획에 자꾸 방해되지 않느냐. 라일리. 그래 너는 어떻게 죽여주면 되겠느냐?”“허,
에드가는 제비꽃을 가득 담은 소풍 가방을 한 손 가볍게 들었고 반대편 손으로 내 손을 꽉 쥐었다. 마법으로 변해서 날아가면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우리는 말없이 걸었다.에드가는 끝끝내 헤어져 줄 테니 마탑까지 손만 잡아 달라고 했다.나는 아직도 에드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인 건가.나는 힘없이 손을 뻗었고 그는 내 손을 소중하게 움켜잡았다.마탑에 도착해, 탑 입구를 보며 에드가에게 말했다.“이제 손 놓자. 도착했어.”“연구실까지만. 가방이 무거워.”“꽃이라 무겁지 않아. 에드가”“마지막이잖아.”한숨을 작게 내쉬며 계단으로 발을 움직였다.그래, 마지막 부탁쯤이야. 들어줄 수 있지.연구실 앞에 서서 가방을 달라며 에드가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에드가는 한 손은 가방, 한 손은 내 손을 꼭 잡고서 문을 열라며 턱짓했다.하, 뭐 하는 건지.하지만 나는 또 에드가가 원하는 대로 문을 연다.피크닉 바구니를 들고 있던 에드가와 손을 꼭 쥐고 있던 내 모습을 번갈아 보던 루키오가 한쪽 입꼬리를 서서히 올렸다.“하하, 너희는 헤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제가, 데려온 거 아니에요.”손을 쥐고 있으면서 하는 말이 퍽 우습기도 했다. 에드가의 커다란 손안에서 손가락을 빼려고 하자 그의 손에 힘이 실렸다.“형, 라일리는 나랑 알아서 잘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리고 형 걱정이나 해.”에드가의 도발에 루키오가 찰랑거리는 단발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어 넘겼다. 검은 흑발이 스르륵 넘어갔지만 이내 부드러운 머릿결이 사르륵 흘러내렸다.“허허, 가만히 있다가 내가 봉변을 당하는구나. 라일리.”맞는 말이다. 루키오가 잘못을 한 게 있는가. 전혀.근무시간에 손님을 데려온 내가 잘못이지.“죄, 죄송해요. 스승님”재빠르게 사과하니 루키오가 소파에 앉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그래, 하하. 충격을 받은 이 어른은 좀 쉬어야겠구나. 라일리는 따온 제비꽃을 추출팀으로 전달하고 퇴근하거라.”“네, 스승님. 아, 맞다. 그, 이야기 들
나는 익숙한 목소리에 돌아보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상관하지 마.”나는 보수를 덤덤하게 이어 했다. 그런데, 에드가의 말대로 보호막 수리 하는 곳을 바라보니 보호막이 익숙한 크기로 찢겨 있었다. 성 외벽에서 발견된 쥐 마물의 크기였다.수리를 멈춘 나는 날렵하게 찢긴 보호막을 손으로 더듬더듬 만졌다.손끝에 느껴지는 딱딱하고 날카롭게 굳어진 보호막의 방향이 황성 밖을 향하고 있었다.클라우드 숲으로 마물이 빠져나간 건가. 이 사실을, 흑룡단 백룡단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다.마물이 마을로 들어가 제 국민을 위험하게 할 순 없었다.나는 에드가를 등지고 아버지가 있는 백룡단으로 향했다.그 사이 스승님에게 마법 편지를 썼다.[스승님, 마물이 숲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마을로 내려갈 위험이 있는데 기사단으로 이 사실을 알려서 마을을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눈앞에 새겨진 금빛 종이에 내가 생각했던 글귀가 서서히 적히자 에드가는 내 손을 성급하게 잡았다.“뭐, 뭐 하는 거야. 에드가 손 놔.”“루키오 한 테 알리지 말고 기사단으로 나랑 같이 가.”“뭐?”불현듯 루키오가 에드가에게 변이 마물을 만들었냐고 물었던 순간이 떠올랐다.들키지 않기 위해서인가.“라일리, 날 믿어. 널 위해서야.”“놔.”단호한 목소리에 손목에 잡힌 에드가의 손에서 힘이 잔뜩 들어갔다.“……….”“뭐 하는 거야. 에드가 놓으라고.”“같이 가.”“놔!!!”처음으로 에드가에게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그는 어깨를 들썩이는 내 모습을 보며 꽉 쥔 손을 제품으로 잡아당겼다.“미안해. 진정하면 놔 줄게.”“싫어!! 놔!! 우린 이제 헤어진 사이야. 에드가!!! 그만해!!”“……….”“너도 이제 날 잊고 편하게 살아!! 그만 속여!! 마물 쥐도 설마 네가 만든 거니? 그래서 이러는 거야? 혹시 더 속이는 게 있니? 그러면 그만 좀 해!!!”또다시 눈물이 고였다.얼마나 많은 비밀이 너에게 숨겨져 있는 것인지, 가늠 할 수 없을 정도가 됐을 땐. 가슴을 녹이는 액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