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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Author: 은광수
분명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는데 선영은 눈을 깜빡이며 나를 바라봤다.

“그래도 돼요? 수호 씨가 내 남자 친구가 되면 남주 누나가 화내지 않을까요?”

나는 일순 멍해졌다.

‘너무 단순한 거 아니야? 이게 농담인 걸 모른다고?’

‘날 보는 눈빛은 왜 저렇게 이상한데? 진짜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나는 너무 난감해서 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오해한 것 같은데. 방금 건 농담이었어. 너처럼 젊고 예쁜 여자애는 나이가 비슷한 잘생기고 멋진 남자 친구를 찾아야지.”

“수호 오빠도 젊잖아요. 나보다 고작 1기밖에 차이 나지 않잖아요.”

선영은 말하면서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생각하니 너무 어이없었다.

분명 나도 금방 졸업했으면서 마치 경험 많은 척 상대를 가르치고 있다니.

이 상황은 너무 민망했다.

게다가 더 민망한 건, 선영이 정말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거다.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단.

“물 마실래? 물 따라줄게.”

나는 얼른 화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따랐다.

한편, 선영은 심장이 콩닥거려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방금 내가 왜 그랬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너무 쪽팔리잖아.’

‘하지만 수호 씨가 가까이 오거나 내 몸에 손을 대면 왜 이렇게 흥분되고 두근거리지?’

선영은 지금껏 다른 남자한테서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 없었다. 물론 선영 스스로도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내가 만질 때면 몸이 저절로 반응했다.

이렇게 몸에 전율이 타고 흐르는 것처럼 찌릿찌릿한 느낌은 너무 신기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선영은 두 다리를 꼭 붙이고 있었다. 그곳에서 자꾸 이상한 느낌이 났으니까.

내가 물컵을 들고 돌아왔을 때 선영의 얼굴은 더 빨개졌다.

선영은 자꾸만 저도 모르게 내 그곳을 바라봤고,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머릿속에는 나와 남주 누나가 내던 부끄러운 소리가 자꾸 맴돌았다.

선영은 자신의 욕구를 그동안 억제해 왔지만, 내가 말한 대로 억제할수록 몸은 자극에 더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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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호, 이게 다 진짜여야 할 거야. 안 그러면 아주 비참하게 죽을 거니까.”허다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싸늘하게 쏘아붙였다.나는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에이, 안 그래요. 진짜예요. 누나처럼 대단한 사람한테 난 상대도 안 돼요.”“흥.”허다미는 뒤돌아 떠나갔다.허다미가 떠나자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저 재앙 같은 여자를 드디어 떠나보냈네.’하지만 나도 한 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허다미는 정말로 사모님이 나를 도와주려고 부른 거였다.사모님이 나한테 이렇게 잘해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대체 왜지?’‘나를 싫어하면서 왜 나를 도왔지? 이유가 대체 뭐지?’나는 도저히 사모님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됐어. 사모님이 더 이상 나를 적대시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해야지. 뭐 하러 쓸데없는 생각을 해?’...어느 레스토랑의 한 프라이빗 룸 안.허다미 앞에는 4명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 4명은 다름 아닌 J시의 F4로 불리는 방용준과 그 외 3명이다.“다미 누나, 뭔 바람이 불어 여기까지 왔어요?”방용준은 허허 웃으며 물었다.허다미는 다리를 꼬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난 빙빙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아. 내가 이번에 강북에 온 건 누구 부탁을 받고 한 사람을 지켜주기 위해 왔어.”“정수호라고, 천수당 사장. 아마 너희도 알 거야.”정수호라는 세 글자를 들은 네 사람은 얼굴이 모두 각양각색으로 변했다.아무도 허다미가 나 때문에 여기까지 왔을 줄은 몰랐다.방용준이 웃으며 말했다.“누나, 혹시 정수호랑 무슨 사이예요?”“아무 사이도 아니야.”허다미가 말했다.그러자 방용준은 되물었다.“아무 사이도 아닌데 왜 여기까지 왔어요? 누나,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허다미는 피식 냉소를 흘렸다.“내가 왜 장난해? 내가 그렇게 할 일 없어 보여?”방용준은 그제야 허다미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의 표정은 단번에 부자연스러워졌다.진윤재는 심지어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누나, 오늘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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