分享

제609화

作者: 눈빛 속의 약속
강유영은 연갑이 자신의 체구보다 한참 크고 밑단도 길게 늘어진다는 것을 눈치챘다.

조원철은 남는 부분을 세심하게 여미어 주었다. 거추장스러워 몸놀림이 둔해지지 않게 하려는 배려였다.

"이건, 오라버니의 연갑 아닙니까?"

그녀가 까만 눈동자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품을 보아하니 필시 그의 것이었다.

"나는 평소에 입지 않는다. 너무 무거워서 말이지."

조원철은 긴 속눈썹을 내리깐 채 허리띠를 단단히 매어주며 대답했다.

강유영은 입술을 꾹 다문 채, 허리춤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그의 긴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마음이 복잡했다.

잘해준다고 하기엔 시도 때도 없이 그녀를 괴롭혔고, 털끝만 한 존중도 없었다.

하지만 모질다고 하기엔, 호신용으로 이리 귀한 물건을 선뜻 내어주지 않는가.

도대체 이 사내의 속내를 알 길이 없었다.

"팔 들어."

조원철은 이번엔 면갑을 집어 들더니 연갑 겉에 덧입혀 주었다.

"이건 또 뭡니까?"

강유영은 참지 못하고 또 물었다.

"낙마를 대비한 면갑이다. 그
在 APP 繼續免費閱讀本書
掃碼下載 APP
已鎖定章節

最新章節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14화

    어쩌면, 이 역시 수련일지도 모른다.하지만 무예를 배운 지 고작 얼마나 되었다고, 무슨 수로 독기 품은 경화 공주와 그 수하들을 홀로 감당한단 말인가?결국, 저 사내는 그녀의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조연화는 꽉 쥐고 있던 주먹을 서서히 풀며 입을 열었다."유영아, 쓸데없는 걱정을 왜 하느냐? 공주 전하께서 친히 사냥을 가르쳐주신다 하지 않으셨느냐. 나는 전하께 직접 배우고 싶어도 그런 복이 없는데 말이다."그녀는 조원철이 또 강유영을 감싸고돌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참으로 다행이었다."강 소저, 여기 활과 화살입니다."한 시녀가 낡은 활을 강유영의 손에 쥐여주고는 화살통을 그녀의 어깨에 덜렁 걸어주었다.강유영은 그 무게마저 감당하지 못하는 듯 허리를 살짝 구부린 채, 낡은 활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을 꾸며냈다."가자꾸나."경화 공주가 앞장서 걸음을 뗐다."다들 활과 화살을 점검하고 산에 오를 채비를 하라."그때, 조원철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말을 들은 강유영은 재빨리 손에 든 활을 훑어보았다.자세히 살펴보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활시위가 이상했다. 심하게 낡은 데다, 중간에 누군가 일부러 손을 댄 흔적이 역력했다.이대로 힘껏 시위를 당겼다간 그대로 툭 끊어져 얼굴이나 눈을 가격할 것이 뻔했다. 결코 장난으로 넘길 일이 아니었다. 활시위가 낡으면 제때 갈아주어야 한다고, 조원철이 가르쳐준 적이 있었다.군에서도 매년 끊어진 활시위에 눈이 멀어버리는 자가 나온다는 말도 했었다."안 오고 뭣 하느냐?"강유영이 움직이지 않자, 경화 공주는 고개를 돌려 턱짓을 하며 쏘아붙였다."공주 전하, 잠시 신발 좀 갈아 신고 와도 되겠습니까?"강유영은 입술을 꼭 깨문 채, 새까만 눈동자에 두려움을 가득 담고는 잔뜩 주눅 든 표정으로 공주를 올려다보았다.가죽신이 너무 답답해 막사 안에서는 수놓은 비단신으로 갈아 신고 있었던 참이었다.시간을 벌기엔 더없이 완벽한 핑계였다.이토록 보는 눈이 많은데, 경화 공주라 한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13화

    아무리 그래도 경화 공주가 자신을 지목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경화 공주는 무리를 빙 둘러보더니, 정확히 강유영을 가리켰다."너, 나랑 같이 가서 짐 좀 들어라."강유영은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공주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을 부를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유영 언니, 공주 전하께서 부르십니다."조월아가 손가락으로 그녀를 살짝 찌르며 작게 속삭였다.그제야 꿈에서 깬 듯 고개를 든 강유영은, 당혹스러운 눈으로 경화 공주를 바라보았다."전하, 저더러 산에 함께 가자고 하신 겁니까?"맑은 눈망울을 크게 뜬 채,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당황한 기색을 꾸며냈다.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미친 듯이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자신이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굳이 지목했다. 고의가 아니라고 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었다.경화 공주는 뼛속 깊이 강유영을 혐오했다. 그토록 오랜 시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기회만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옭아매려 들지 않았던가.짐을 들라는 건 핑계요, 산속에서 자신을 해치려는 게 진짜 목적일 터였다."왜? 싫으냐?"경화 공주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아닙니다." 강유영이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거절의 뜻을 비쳤다. "공주 전하의 명을 어찌 거역하겠습니까. 하오나 저는 말도 탈 줄 모르고, 활을 쏠 줄도 모릅니다. 전하를 따라갔다간 그저 짐만 될까 두렵습니다."물론 공주가 자신을 순순히 놔줄 리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그래도 한 번 찔러본 것이다. 혹시나 마음을 바꿀까 싶어서."모르면 배우면 되지. 그 옷차림, 제법 사냥꾼 같지 않으냐?" 경화 공주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오늘 내가 한껏 기분이 좋으니, 특별히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주마."강유영이 핑계를 대고 있다는 걸 공주가 모를 리 없었다. 이런 얄팍한 핑계에 넘어갈 경화 공주가 아니었다."하지만... 제겐 활과 화살이 없는걸요."강유영은 옷자락을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12화

    이번 판에서 그녀가 편히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강왕이 죽는 것뿐이었다.어떻게든 강왕을 죽여야만 했다!"한번 시도는 해보마. 장담은 못 하겠지만."잠시 뜸을 들이던 경화 공주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전하께서 허락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조연화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주먹을 꽉 쥐었다.이로써 첫 번째 관문은 통과한 셈이었다."됐다, 그만 가보거라. 곧 뒤따라 갈 터이니."경화 공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시녀에게 명했다."옷을 내오너라."조연화는 짧게 대답하고 막사를 나섰다.입구에 선 그녀는 진국공부의 막사가 있는 쪽을 힐미 돌아보고는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강유영은 화로 곁에 앉아 조월아와 소곤소곤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조사예는 두 사람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앉은 채 통통한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있었다.거친 사냥터는 노인이 오기에 적합하지 않아 조씨 노부인은 애초에 동행하지 않았고, 한씨 역시 병석에 누워버린 터였다. 그리하여 조원철이 강유영을 비롯한 자매들을 이끌고 오게 된 것이다.조원철은 사냥터에 도착하자마자 황제의 부름을 받고 가서는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었다. 조연화마저 혼자 밖으로 나가버렸으니 막사 안에는 셋만 남아있었다.그때, 훌쩍 휘장이 걷히며 찬 바람이 훅 밀려들었다.강유영과 조월백이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들어 입구를 쳐다보았다."셋째 언니."조사예가 냉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조연화 곁으로 다가가며 강유영 일행을 힐끗 흘겨보았다.강유영과 조월아가 자신을 은근히 따돌리는 것 같아 내심 부아가 치밀던 참이었다. 둘 다 꼴도 보기 싫었는데, 마침 조연화가 돌아오자 조사예의 턱이 다시 거만하게 올라갔다."다들 나가자꾸나. 공주 전하께서도 행차하셨는데, 너희는 어찌 막사 안에만 틀어박혀 체통을 깎아먹고 있는 게냐."조연화 역시 턱을 쳐들며 적녀로서의 위세를 부렸다.어른들은 아무도 없고 조원철마저 자리를 비운 지금, 이 막사 안의 권력자는 단연 조연화였다.무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11화

    경화 공주는 기필코 강유영을 손봐줄 작정이었다.그러지 않고서야 명색이 황실 공주인 자신의 체면이 설 것 같지 않았다."공주 전하, 염려 마십시오. 큰오라버니 일은 제게 맡겨두시지요."조연화는 결연한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일이 틀어진 후 네 오라비가 널 탓할까 두렵지 않으냐? 아무리 그래도 피를 나눈 남매인데."경화 공주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그녀가 보기에 조연화가 작정하고 돕는다면 조원철을 손에 넣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아무리 철통같이 방어한들 집안사람이 배신하면 막을 도리가 없는 법이다."그 사람이 언제 저를 핏줄로 여긴 적이나 있습니까?"조연화가 이를 꽉 깨물자, 두 눈에 시퍼런 원망이 서렸다.서왕부에서 강왕과 그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때, 조원철에게 이를 수습할 능력이 없었을 리 만무했다.마음만 먹었다면 서준의 입을 막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강왕이 알아서 떨어져 나가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런데도 오라비라는 자는 수수방관하며, 자신이 그 구역질 나는 강왕과 정혼하는 꼴을 멀뚱히 지켜보기만 했다.그런 사람과 무슨 남매의 정 따위가 남았겠는가?"언제 움직일 셈이냐?"경화 공주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조연화는 공주가 이리 조급하게 나올 줄 몰라 잠시 멈칫하다 답했다."겨울 사냥터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아 발각되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막사 안은 모실 곳으로 마땅치 않고요. 사냥이 끝나고 얼마 뒤면 저희 할머니의 생신입니다. 그때 국공부에서 연회를 열 터이니, 전하의 뜻을 이룰 수 있게 판을 깔겠습니다."그녀는 공주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모두 수없이 머리를 굴려 세워둔 치밀한 계획이었다. 이럴 때 시선을 피하면 허세로 보일 터, 공주가 미끼를 물지 않을 수도 있었다."네가 이리 호언장담하니, 믿어보는 수밖에." 경화 공주는 시선을 내리깔고 탁자 위의 과일을 응시했다. "강유영 그 계집은 어찌 처리할 요량이냐?""강유영은 저희 집안의 양녀일 뿐입니다. 어릴 적부터 구석진 별채에 처박혀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10화

    산 중턱, 눈이 내려앉은 금빛 지붕이 황실의 위엄을 과시하듯 눈부시게 빛났다.막사 안은 곳곳에 피워둔 화로 덕에 훈훈했고, 탁자 위엔 겨울에 보기 드문 신선한 과일이 놓여 있었다.경화 공주는 푹신한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포도 한 알을 입에 쏙 넣었다.시녀가 휘장을 걷자, 조연화)가 들어와 예를 갖췄다."공주 전하를 뵙습니다."머리를 틀어 올리고 무복을 갖춰 입은 늠름한 자태였다."예의 차릴 것 없다."경화 공주는 포도 껍질을 아무렇게나 내던지며 웃었다."너는 장차 강왕비이자 내 숙모가 될 사람이 아니더냐. 훗날엔 오히려 내가 네게 인사를 올려야 할 판인데."말은 번지르르했지만, 조연화를 위아래로 훑는 공주의 눈동자엔 은밀한 경멸이 묻어났다.본래 두 사람 사이는 꽤나 돈독했다. 하지만 강왕에게 시집가게 된 이상, 조연화의 인생은 이미 시궁창이나 다름없었다. 공주의 속마음은 이미 그녀를 멸시하고 있었으나, 제 수족처럼 부리기 위해 겉으로는 그 기색을 감췄다."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습니다. 전하, 그리 말씀하지 마십시오."조연화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의 눈빛엔 한 가닥 서늘한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그거야 내가 알 바 아니지." 경화 공주는 다시 포도 한 알을 까서 삼킨 뒤에야 나른하게 물었다. "내게 용건이라도 있느냐?""공주 전하,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조연화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내 숙부에게 시집가기 싫다는 게냐? 이미 결판이 난 일을 나더러 어쩌라고."경화 공주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조연화가 누구에게 시집가든 말든, 이런 귀찮은 일에 엮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전하께서 제 오라버니를 줄곧 마음에 품고 계셨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전하를 돕겠습니다."조연화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어 공주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강유영 말입니다. 전하께서도 그 계집을 눈엣가시처럼 여기지 않으셨습니까? 이번 산행을 기회 삼아 지난날의 수모를 갚아주십시오. 황실의 위엄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십시오.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09화

    강유영은 연갑이 자신의 체구보다 한참 크고 밑단도 길게 늘어진다는 것을 눈치챘다.조원철은 남는 부분을 세심하게 여미어 주었다. 거추장스러워 몸놀림이 둔해지지 않게 하려는 배려였다."이건, 오라버니의 연갑 아닙니까?"그녀가 까만 눈동자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품을 보아하니 필시 그의 것이었다."나는 평소에 입지 않는다. 너무 무거워서 말이지."조원철은 긴 속눈썹을 내리깐 채 허리띠를 단단히 매어주며 대답했다.강유영은 입술을 꾹 다문 채, 허리춤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그의 긴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마음이 복잡했다.잘해준다고 하기엔 시도 때도 없이 그녀를 괴롭혔고, 털끝만 한 존중도 없었다. 하지만 모질다고 하기엔, 호신용으로 이리 귀한 물건을 선뜻 내어주지 않는가.도대체 이 사내의 속내를 알 길이 없었다."팔 들어."조원철은 이번엔 면갑을 집어 들더니 연갑 겉에 덧입혀 주었다."이건 또 뭡니까?"강유영은 참지 못하고 또 물었다."낙마를 대비한 면갑이다. 그리고 이건 사슴 가죽을 무두질해 만든 것이고."조원철은 무릎과 팔목 보호대를 가져와 일일이 묶어주었다.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쓰임새는 알았다. 말을 탈 때 쓸리거나 부딪히는 것을 막아주고, 떨어지더라도 찰과상을 크게 줄여줄 터였다.하지만 겨울 사냥에 따라가 봤자 십중팔구 구석에서 구경이나 할 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챙겨 입을 필요가 있을까?조원철은 그 위에 다시 짐승 털로 짠 상의와 작은 솜저고리를 덧입힌 뒤, 마지막으로 깃이 둥글고 소매가 좁은 겉옷으로 겹겹이 마무리했다."덥습니다."강유영은 몸을 배배 꼬며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투덜거렸다.너무 많이 껴입은 탓에 마치 이불에 둘둘 말린 기분이었다."밖에 나가면 덥지 않을 거다."조원철이 능숙하게 허리띠를 매어주다, 그녀의 콧등에 땀이 맺힌 것을 보고는 엄지손가락으로 가볍게 훔쳐주었다."씻는 건 어찌합니까?"강유영이 고개를 휙 돌리며 미간을 찌푸린 채 팔을 들어 올리려 애썼다.아예 안 올라가는 건 아니었지만,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화

    조원철을 따라 밖으로 나갔더니, 밖은 어느새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차가운 습기가 얼굴에 닿자, 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움찔 목을 움츠렸다.“세자.”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원철의 측근 청운이 다가와서 우산을 건넸다.조원철은 우산을 펼치고는 강유영에게 따라오라는 듯, 눈짓했다.강유영은 난색을 띠며 주저했다.“아씨, 세자께서 처소까지 모셔다드린답니다.”청운이 웃으며 말했다.“배려 감사해요, 오라버니.”강유영은 어차피 그와 따로 할 말도 있고 해서 공손히 예를 행하고는 그를 따라나섰다.청운은 빗속을 나란히 걷고 있는 두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2화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꾸나.”한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강유영은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머리털이 곤두서고 정신은 아찔해져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오직 문이 열리면 둘 다 끝장이라는 생각만 맴돌 뿐이었다. 온몸은 얼어붙은 듯, 꼼짝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어 조원철의 어깨를 밀었다.그녀는 안간힘을 쓴 것이었지만, 조원철에게는 그저 간지러울 정도였다.투명한 두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히고 길게 말린 속눈썹에는 눈물방울이 맺혀 처연하기 그지없었다. 축 처진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1화

    초여름의 이른 아침.경성 진국공부의 사당 주변은 아침부터 자옥한 안개로 휩싸였다.조용한 사당 안에서는 승려가 경을 읊는 소리가 이따금씩 흘러나오고, 정원 내 청동로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당을 지키는 시녀와 하인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강유영은 치맛자락을 들고서 처마 길을 따라 뒤뜰을 나오고 있었다. 온몸에 퍼진 근육통 때문에 걸음걸이가 다소 어색했다.좌측 쪽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커다란 손이 뻗어 나와 가늘고 여린 그녀의 허리를 가로챘다. 상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녀를 끌고 뒤뜰에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7화

    강유영은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돌아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다리가 바닥에 꽁꽁 얼어붙은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들어오거라.”조원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명령했다.강유영은 누가 보기라도 할까 두려워,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내실로 들어갔다.“언제 오셨나요?”잠깐 오씨 어멈의 저녁을 챙기러 나갔다 온 사이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지금쯤이면 밖에서 왕 소저와 저녁 식사를 해야 하지 않나?’조원철이 다가오더니 문을 닫았다.강유영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벌리고 고개를

更多章節
探索並免費閱讀 優質小說
GoodNovel APP 免費暢讀海量優秀小說,下載喜歡的書籍,隨時隨地閱讀。
在 APP 免費閱讀書籍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