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지도 말고, 내 물건에는 손대지도 마.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어! 귀가 있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의 목소리가 방 안을 쩌렁쩌렁 울리며 그녀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순식간에 방 안에 긴장감이 감돌았고, 마치 모든 산소가 빨려 나간 듯 숨이 막히면서 베로니카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다윈이 그녀에게 거칠게 말하거나 경고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그는 아내에게 단 한 번의 다정한 행동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출근하기 전, 베로니카는 또다시 먼저 나서서 자신과 남편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고맙다는 말은커녕, 간단한 감사 인사조차 듣지 못한 채 그의 차가운 반응만 마주해야 했다. 어쩌면 베로니카가 자신이 몇 번이나 반복해서 했던 말을 아직도 듣지 않아 짜증이 난 것인지도 몰랐다. “이거 한번 먹어봐, 윈. 걱정하지 마. 네 음식에 독 같은 건 안 넣었어.” “내가 왜 네 요리를 먹어봐야 하는데? 시행착오는 결혼 생활에서나 하는 거야. 계속 내 인생을 괴롭게 만들고 싶지는 않아.” 그는 다시 한번 말없이 앉아 있는 베로니카를 남겨둔 채 자리를 떠났다. 베로니카는 지금까지 자신에게 조금의 고마움조차 보여준 적 없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울고 싶은 걸까? 베로니카의 눈물은 이미 말라 있었다. 하소연하고 싶은 걸까? 안타깝게도 베로니카는 자신이 겪는 모든 불행을 부모님에게 달려가 하소연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아버지를 걱정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언젠가는 다윈이 정신을 차리고 적어도 자신을 조금이라도 존중해 주길 바라며, 그가 자신에게 보이는 잔인한 태도를 지금까지 혼자 간직해 왔다. “베로니카 아가씨, 음식은 치울까요, 아니면 그대로 둘까요?” 레나타의 목소리가 갑자기 베로니카를 생각에서 끌어냈다. 그녀는 가사 도우미를 향해 몸을 돌리고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냥 치워줘. 나 다 먹었어. 이제 출근 준비도 해야 해.” “다윈 도련님의 행동을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아가씨.” 레나타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식탁 위의 더러운 접시들을 치우며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실 도련님은 좋은 분이에요. 요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 성질이 변덕스러워졌는지.” 베로니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윈을 여러 해 동안 모셔 온 사람인 만큼, 레나타는 고용주의 행동과 성격을 잘 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베로니카가 다윈의 집으로 들어온 이후, 레나타는 그녀와 가까워졌고 베로니카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레나타는 다윈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부터 결혼하기 전 여자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곤 했던 이야기까지 많은 것을 그녀에게 들려주었다. “응, 레나. 이해해. 어쩌면 다윈은 아직 나와 결혼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아.” “그래도 아가씨가 다윈 도련님의 냉정한 전 여자친구보다 훨씬 매력적이잖아요. 그런데 도련님은 아가씨를 아내로 인정하려고 하지도 않으니.” 레나타는 입술을 삐죽이며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베로니카는 다시 미소 지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 “뭐, 그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지. 그래도 괜찮아.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윈도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저는 베로니카 아가씨를 백 퍼센트 응원해요.” 레나타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럼 됐어. 나 출근할게. 저녁은 레나가 준비해 줘. 다윈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만들어 줘. 오늘은 조금 늦게 들어올 거야. 월말이라 야근을 해야 하거든.” 베로니카는 그렇게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소유한 소매업 계열사 중 하나인 캐리비안을 맡아 일하고 있었다. 결혼한 후에도 그녀는 자신의 커리어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게다가 독립적이고 성공적인 여성이 되는 것은 언제나 그녀의 목표 중 하나였다. 회사에 도착하자 데이지가 이미 그녀의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류가 가득 든 파일을 손에 든 그녀는 베로니카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베로니카 사모님, 수정해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어요. 중요한 부분을 몇 군데 놓치신 것 같아요.” 여자가 말했다. 베로니카는 의자에 앉아 데이지에게서 파일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비서이자 친구가 무엇을 말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류 내용을 빠르게 검토했다. “어머. 정말 내가 놓쳤네. 어제 집중을 못 했나 봐. 빠진 부분이 있다는 것도 몰랐어.” 데이지는 이해했다는 듯 미소 지었다. 베로니카가 단순히 피곤했거나 정신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월말이 되면 업무가 한꺼번에 몰리기 마련이었으니까. “저 여기 잠시 있을게요. 서류는 사모님께 두고 갈 테니 다시 검토해 보세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저를 부르시면 돼요.” 베로니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데이지가 깊은 한숨을 내쉬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표정에 살짝 드러난 긴장감은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베, 괜찮아?” 데이지가 몸을 가까이 기울이며 부드럽게 물었다. “괜찮아, 데스. 그냥 머리가 조금 아파.” “아픈 거야?” 베로니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픈 건 아니야. 그냥…” “남편이 또 문제를 일으킨 거야?” 데이지가 짐작했다. 그녀는 베로니카의 상사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점점 알아가기 시작한 듯했다. 직원이자 친구로서 데이지는 베로니카의 하소연을 자주 들어왔다. 베로니카는 다윈의 거친 행동과 잔인한 대우를 비롯해 그가 자신에게 자주 하는 행동을 데이지에게 숨기는 것이 없었다. 데이지는 그 일에 몹시 화가 났었다. 그녀는 베로니카에게 그와 헤어지거나, 적어도 다윈이 무례하게 대할 때마다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본래 온순한 성격이었기에 데이지의 조언을 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녀는 다윈의 잔인한 행동에 맞서 보복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윈이 문제를 일으킨 건 아니야.” 베로니카가 대답했다. 그녀는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친구의 잔소리를 듣는 데 이미 지쳐 있었다. “정말? 그럼 왜 머리가 아픈데?” “월말 마감 생각을 하느라 그래, 데스. 오늘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 몇 가지 있거든. 그래서 머리가 이렇게 아픈 거야.” “정말 다윈 때문은 아니야?” 데이지는 자신의 의심이 맞는지 확인하려는 듯 다시 캐물었다. “정말이야. 일 때문이야.” 베로니카는 앞에 있는 여자를 안심시키려 애쓰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알겠어. 그럼 나도 내 일부터 좀 마무리할게. 그다음에 오늘 제출해야 하는 마감 업무를 처리하는 걸 도와줄게. 하지만… 다윈이 또 문제를 일으키면, 제발 네가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약속해 줘. 베, 그냥 침묵하고 있지 마. 그가 네 자존심을 짓밟도록 내버려 두지 마.” 베로니카는 미소 지었다. 그 문제를 더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는 그저 데이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다윈이 방에서 나오자 베로니카는 곧바로 자신의 방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그녀는 빠르게 뛰는 심장 때문에 거칠게 오르내리는 가슴을 움켜쥔 채 문을 단단히 잠갔다.결혼한 지 한 달이 지난 후, 이렇게 용기를 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베로니카는 남편이 하는 거의 모든 말에 맞받아치기까지 했다.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고 외동딸로서 사랑받았던 베로니카는 다른 사람에게서 거칠거나 잔인한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명문가 출신으로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부모님은 그녀에게 다른 사람을 얕보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는 법을 가르친 적이 없었다.하지만 데이지의 말을 떠올리며, 베로니카는 더 이상 너무 약하거나 순종적인 태도로 자신의 자존심이 짓밟히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잘못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다. 다윈과의 결혼은 피할 수 없었던 순수한 정략결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윈에게 자신의 좌절감을 자신에게 풀 권리는 없었다.한편, 자신의 방에 있는 다윈은 몹시 화가 난 모습이었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화장대와 테이블 위에 있던 거의 모든 것을 바닥으로 내던졌다. 베로니카가 감히 비비안을 자신의 불륜 상대라고 대놓고 몰아붙인 것 때문에 너무나 답답했다. 게다가 이제 아내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사업의 세계로 그를 더욱 깊이 밀어 넣고 있었다.다윈이 데미안이 제안한 프로젝트들을 맡는다면, 베로니카에게서 벗어나거나 그녀와 이혼하기는 분명 더 어려워질 것이었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친구가 월터스 가문에 새로운 회사를 하나 더 넘겨준 것을 무척 기뻐하는 듯했다.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회사였다.게다가 데미안은 회사 승계 문제까지 언급했다. 장인은 자신에게 볼텍스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된다면 매그너스 월터스는 아들이 거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가문에 금광이나 다름없는 베로니카와 이혼하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하게 할 터였다.답답한 마음에 빠져 있던 다윈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다윈은 비비안의 품에서 벗어나려는 듯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사랑하는 여자는 여전히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고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어제 비비안이 찾아온 후, 다윈은 곧바로 사무실을 나와 그녀의 아파트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어젯밤, 결국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어차피 오늘은 휴일이었으니 서둘러 일어나 사무실로 갈 필요도 없었다.여전히 잠들어 있는 비비안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다윈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조금 움직인 뒤 한쪽 팔꿈치로 머리를 받쳤다. 남은 한 손으로는 비비안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따금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사랑스러운 두 뺨으로 입맞춤을 내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비안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눈을 떴다.“안녕, 자기야…” 그녀가 중얼거렸다. 막 잠에서 깨어난 탓에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다윈은 비비안이 언제나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온화한 분위기는 그를 더욱 그녀에게 빠져들게 했다.다윈은 평생 비비안에게만 이런 감정을 느꼈다. 장거리 연애를 하는 동안 그녀가 감수했던 희생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도 그녀는 자신이 다른 여자와 강제로 결혼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자신을 기다려주고 있었다.비비안이 해온 모든 희생 때문에 다윈은 그녀를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녀와 결혼해 함께하겠다고 약속하기까지 했다.“좋은 아침, 자기야.”비비안은 눈을 깜빡이더니 미소 지으며 다윈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는 그의 체취를 깊이 들이마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마치 그를 놓아주기 싫다는 듯 그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일어나기 싫어?” 다윈이 계속 그녀를 안은 채 물었다.여전히 그를 안고 있던 비비안이 고개를 저었다.“아직 졸리고, 당신을 더 그리워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다윈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흐트러진 비비안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아직도 부족해? 너랑 함께 있으려고 집에
다윈은 뻐근한 목을 주물렀다. 불과 몇 분 전, 그는 이사회 임원 몇 명과 함께한 회의를 막 마친 참이었다.그가 막 의자에 등을 기대려던 순간,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케네디와 랜디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중간 크기의 상자를 들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너희 둘은 미리 말도 안 하고 이렇게 찾아오는 일이 거의 없잖아.” 다윈이 말했다. 두 사촌이 그의 앞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았다. 케네디가 먼저 자신이 들고 있던 상자를 건넨 뒤 자리에 앉았다.“시간이 없었어, 윈. 방금 회의가 끝났는데, 이걸 너한테 가져다주라고 해서 바로 달려왔어.” 남자가 방금 건넨 상자를 가리키며 설명했다.다윈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는 몸을 바로 세운 뒤, 직접 내용물을 확인할 생각으로 테이블 위에 있던 상자를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이게 뭐야?”“블랙 포레스트 케이크야.” 케네디가 대답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서 모았다. “루나가 만들었어. 네가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거든. 그런데 많이 만들어서 나눠주겠다고 하더라.”“나도 어젯밤에 케이크를 배달받았어. 갓 구운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 집으로 바로 배달해 줬더라.” 랜디도 케네디의 말에 덧붙였다.다윈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사촌의 아내가 자신을 챙겨준 것이 기분 좋은 모양이었다.“네 아내는 정말 대단해. 남편도, 아이들도, 가족 전체도 챙기잖아. 심지어 먼 친척들까지 기억하고.”“원래 늘 그랬어! 루나는 항상 그런 사람이었어. 고아원 아이들까지 생각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내가 루나를 더 사랑하는 거고.” 케네디가 말을 이었다.다윈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케네디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루나를 알고 지낸 사람으로서, 자신의 사촌 아내가 정말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배려심 많은 여자와 결혼하면 정말 좋겠네. 특히 너희처럼 서로 사랑하는 관계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지도 말고, 내 물건에는 손대지도 마.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어! 귀가 있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그의 목소리가 방 안을 쩌렁쩌렁 울리며 그녀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순식간에 방 안에 긴장감이 감돌았고, 마치 모든 산소가 빨려 나간 듯 숨이 막히면서 베로니카는 가슴이 답답해졌다.다윈이 그녀에게 거칠게 말하거나 경고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그는 아내에게 단 한 번의 다정한 행동조차 보여주지 않았다.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였다.출근하기 전, 베로니카는 또다시 먼저 나서서 자신과 남편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하지만 고맙다는 말은커녕, 간단한 감사 인사조차 듣지 못한 채 그의 차가운 반응만 마주해야 했다. 어쩌면 베로니카가 자신이 몇 번이나 반복해서 했던 말을 아직도 듣지 않아 짜증이 난 것인지도 몰랐다.“이거 한번 먹어봐, 윈. 걱정하지 마. 네 음식에 독 같은 건 안 넣었어.”“내가 왜 네 요리를 먹어봐야 하는데? 시행착오는 결혼 생활에서나 하는 거야. 계속 내 인생을 괴롭게 만들고 싶지는 않아.”그는 다시 한번 말없이 앉아 있는 베로니카를 남겨둔 채 자리를 떠났다.베로니카는 지금까지 자신에게 조금의 고마움조차 보여준 적 없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울고 싶은 걸까?베로니카의 눈물은 이미 말라 있었다.하소연하고 싶은 걸까?안타깝게도 베로니카는 자신이 겪는 모든 불행을 부모님에게 달려가 하소연하는 성격이 아니었다.아버지를 걱정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언젠가는 다윈이 정신을 차리고 적어도 자신을 조금이라도 존중해 주길 바라며, 그가 자신에게 보이는 잔인한 태도를 지금까지 혼자 간직해 왔다.“베로니카 아가씨, 음식은 치울까요, 아니면 그대로 둘까요?”레나타의 목소리가 갑자기 베로니카를 생각에서 끌어냈다.그녀는 가사 도우미를 향해 몸을 돌리고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그냥 치워줘. 나 다 먹었어. 이제 출근 준비도 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다윈이 차갑게 물었다. 그의 불쾌감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내가 당신한테 물어야 할 말이네. 당신은 왜 여기 있어?” 베로니카는 즉시 문 근처에 서 있는 여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것도 다른 여자랑 같이.” 다윈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베로니카의 손목을 잡아 그들이 함께 써야 할 침실 쪽으로 거칠게 끌고 갔다. “다윈, 놔줘!” 그는 무시했다. 침실에 도착하자마자 다윈은 베로니카를 안으로 밀어 넣고 다시 침대 위로 밀쳤다. “내 일에 간섭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그가 짜증을 내며 쏘아붙였다. “내가 당신한테 물어야 할 말이야! 왜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건데?” 베로니카는 마침내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부터 조용히 있으려 노력했지만, 그녀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다윈 월터스, 우리가 이제 부부라는 거 잊었어? 그런데 당신은 다른 여자랑 여기 있어.” 다윈은 건조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베로니카의 말은 그의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왜 그는 거의 알지도 못하는 여자와 결혼하도록 강요당해야 했는가? “그러니까 이제 내 아내가 됐다고 해서 내 모든 걸 통제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좋든 싫든 우리는 부부야. 당신이 다른 여자랑 있는 걸 막을 권리 충분히 있어!” 다윈은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더 가까이 다가가 그녀가 밀쳐내려 하자 베로니카를 끌어당겨 제지했다. “다윈, 뭐 하는 거야?” 베로니카는 몸부림쳤지만, 빠져나올 수 없었다. “당신이 말한 남편으로서의 내 권리를 주장하는 거야.” 그의 미소는 위협적이었다. “놔줘!” 그녀는 더 세게 몸부림쳤지만, 다윈의 손아귀는 단단했다. “왜 저항하는 거지?” 그는 더 가까이 몸을 숙이며 조롱하듯 속삭였다. “내 아내를 가질 자격이 없다는 거야?” 베로니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우린 이제 공식적인 부부야, 베,” 다윈이 차갑게 말을 이어갔다.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면 아쉽지 않겠어?” 그
“일어나!”다윈은 방의 커튼을 걷어 햇빛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했다. 소파에서 잠들어 있던 베로니카는 몸을 일으키며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다. 여전히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그녀는 흩어진 생각을 정리하려 애썼다.“빨리, 짐 싸!” 다윈이 차가운 말투 그대로 명령했다.“짐을 싸라고?” 베로니카가 망설이며 물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짐을 싸라고 하는 걸까? “나를 내쫓으려는 거야?” 그녀의 말에는 걱정이 묻어났다. 다윈이 자신을 집에서 내보내려는 건지, 아니면 벌써 이혼하려는 건지 걱정이 되었다. 결혼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혼한다면 아버지가 심장마비라도 일으킬지 몰랐다.“쯧!” 다윈은 혀를 찼다. 눈앞의 여자에게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하지 않으면 일이 더 복잡해질 터였다. “한 시간 후에 공항으로 출발할 거야.”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다윈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유지했다. 베로니카는 어젯밤의 일 때문에 다윈이 다시는 자신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공항?” 베로니카가 되물었다.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세상에. 질문 좀 그만해!” 다윈이 짜증스럽게 쏘아붙였다. 그는 이런 수다를 질색했다. 게다가 왜 그의 지시를 그냥 따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 “어서 짐이나 싸. 너처럼 중요하지 않은 사람을 기다리느라 시간 낭비하는 거 싫으니까!”그 말을 남기고 다윈은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한편 베로니카는 서둘러 일어나 몸을 정돈한 뒤 남편의 명령대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 다윈이 자신의 명령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싫어하는 변덕스러운 남자라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베로니카는 오른손에 작은 여행 가방을 들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거실에 도착하자, 그녀는 다윈이 기다리면서 누군가와 휴대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베로니카가 준비를 마친 것을 알아차린 다윈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현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