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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가: Queencha
last update 게시일: 2026-09-30 11:56:01

“일어나!”

다윈은 방의 커튼을 걷어 햇빛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했다. 소파에서 잠들어 있던 베로니카는 몸을 일으키며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다. 여전히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그녀는 흩어진 생각을 정리하려 애썼다.

“빨리, 짐 싸!” 다윈이 차가운 말투 그대로 명령했다.

“짐을 싸라고?” 베로니카가 망설이며 물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짐을 싸라고 하는 걸까? “나를 내쫓으려는 거야?” 그녀의 말에는 걱정이 묻어났다. 다윈이 자신을 집에서 내보내려는 건지, 아니면 벌써 이혼하려는 건지 걱정이 되었다. 결혼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혼한다면 아버지가 심장마비라도 일으킬지 몰랐다.

“쯧!” 다윈은 혀를 찼다. 눈앞의 여자에게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하지 않으면 일이 더 복잡해질 터였다. “한 시간 후에 공항으로 출발할 거야.”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다윈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유지했다. 베로니카는 어젯밤의 일 때문에 다윈이 다시는 자신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공항?” 베로니카가 되물었다.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세상에. 질문 좀 그만해!” 다윈이 짜증스럽게 쏘아붙였다. 그는 이런 수다를 질색했다. 게다가 왜 그의 지시를 그냥 따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 “어서 짐이나 싸. 너처럼 중요하지 않은 사람을 기다리느라 시간 낭비하는 거 싫으니까!”

그 말을 남기고 다윈은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한편 베로니카는 서둘러 일어나 몸을 정돈한 뒤 남편의 명령대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 다윈이 자신의 명령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싫어하는 변덕스러운 남자라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베로니카는 오른손에 작은 여행 가방을 들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거실에 도착하자, 그녀는 다윈이 기다리면서 누군가와 휴대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베로니카가 준비를 마친 것을 알아차린 다윈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현관에 주차된 차를 향해 걸어갔다. 두 사람은 긴 여행을 준비하며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그런데 우리는 정확히 어디로 가는 거야?”

출국 터미널에 들어서자 베로니카는 다시 용기를 내어 다윈에게 물었다. 그녀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궁금했다. 자신도 알 권리가 있지 않은가?

“신혼여행.”

그 두 마디에 베로니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어젯밤 그런 일이 있었는데, 다윈이 이제 와서 신혼여행을 가자고 하는 건가? 정말?

“혼란스러워할 필요 없어.” 다윈은 베로니카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말했다. “잘못 들은 거 아니니까. 게다가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는 냉소적인 표정으로 베로니카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이 너무나 냉소적이어서 베로니카는 더욱 불안하고 조금은 두려워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윈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부드럽게 속삭였다. “이번 신혼여행이 행복한 부부들이 보통 경험하는 것과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꿈도 꾸지 마! 네가 내 곁에 있는 한 절대로 행복하게 살게 두지 않을 테니까.”

베로니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윈이 계속해서 그녀를 위협하고 겁을 주고 있었지만, 그녀는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려 했다.

베로니카, 넌 강해져야 해. 이 모든 걸 견뎌낼 수 있어. 조금이라도 포기해서는 안 돼.

그녀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다짐하기 위해 계속해서 이 격려의 말을 되뇌었다. 순진하고 지나치게 사람을 믿었던 베로니카는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을 했다고 믿었다.

비행 중 베로니카는 잠을 자거나 멍하니 생각에 잠기며 시간을 보냈다. 반면 다윈은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읽느라 바쁜 듯했다. 아마도 업무와 관련된 것 같았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도 베로니카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윈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로 했다. 결국 두 사람은 발리 울루와투에 있는 더 엣지 호텔에 도착했다.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다윈 씨와 베로니카 부인.” 호텔 직원 한 명이 두 사람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객실까지 안내하며 말했다. “두 분 모두 발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해 주세요. 저는 고객 담당 직원 키넌입니다.”

다윈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 직원이 방을 나가자마자 그는 재빨리 자신의 여행 가방을 챙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고, 베로니카만 남겨두었다. 베로니카는 다윈이 자신과 한 방을 쓰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고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 일에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았던 베로니카는 짐을 옷장 안에 정리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깔끔하게 정리한 뒤,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은 채 저녁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

베로니카는 정확히 오후 6시, 갑자기 울리는 휴대전화 벨소리에 잠에서 깼다. 조금 내키지 않았지만 그녀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화면에 데이지의 이름이 뜬 것을 확인한 그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분명 자신의 소식을 기다리며 친구가 걱정하고 있을 터였다.

“베에에, 어디 있었어? 신혼부부가 됐다고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어떡해.”

베로니카는 데이지의 잔소리에 작게 웃었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고, 베로니카는 데이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둘 다 하루라도 연락하지 않거나 소식이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미안해. 아까 이동하느라 바빴어. 방금 도착해서 바로 쉬었어.” 베로니카가 설명했다.

“어디로 간 거야? 신혼여행?”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지금 발리에 있어. 언제 자카르타로 돌아갈지도 몰라.”

그녀는 돌아오는 일정은커녕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다. 게다가 다윈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하는 것도 꺼려졌다. 그는 너무 위협적이고 타협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다윈이 정말 너를 신혼여행에 데려간 거야, 아니면 뭐야?” 데이지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없었다. 그녀는 베로니카가 지금 하고 있는 결혼이 강제로 이루어진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처음부터 그녀가 걱정했던 일이었다. 다윈이 베로니카의 마음을 상하게 할 일을 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그냥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줘, 데스. 어쨌든 이제 내 신분은 다윈의 아내니까.”

수화기 너머에서 작게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지의 목소리가 다시 활기를 띠었다.

“그럼 발리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 연락하는 거 잊지 말고. 적어도 네가 괜찮다는 걸 알 수 있게 나한테 메시지 하나는 보내줘. 무슨 일 생기면 꼭 나한테 연락하고.”

“걱정하지 마. 꼭 소식 전할게.”

데이지와 통화를 마친 뒤, 베로니카는 몸을 씻고 단정하게 차려입기로 했다. 처음에는 방에서 나와 산책하며 일몰을 기다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방을 나서려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키넌이 서 있었다. 아마 그녀에게 할 말이 있는 모양이었다.

“실례합니다, 베로니카 부인. 방해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저녁 식사를 객실에서 하실지, 아니면 바로 레스토랑으로 가실지 여쭤보려고 왔습니다. 저희 호텔 레스토랑에는 실내와 야외 모두 멋진 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몰을 감상하시면서 저녁 식사를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키넌이 설명했다. 그의 예의 바른 태도 덕분에 베로니카는 다윈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사람에게 서비스를 받는 것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럼 레스토랑에서 바로 저녁을 먹을게요. 그리고 그 전에 산책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어요.”

키넌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럼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키넌이 떠난 뒤, 베로니카는 호텔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녀는 호텔 구석구석을 둘러보다가 수영장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직접 일몰을 감상했다.

그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밤이 깊어지는 동안 함께 먹기 위해 든든한 음식부터 가벼운 음식까지 다양한 요리도 주문했다. 그리고 정확히 오후 9시 30분, 베로니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방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베로니카의 눈에 남편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다윈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다른 여자와 함께 리조트 객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다정하게 끌어안고 있기까지 했다.

궁금해진 베로니카는 두 사람을 몰래 따라갔고, 결국 다윈이 조금 전 들어간 객실 바로 앞에 섰다. 용기를 낸 그녀는 문을 두드리려 했다. 한동안 밖에서 기다리자 마침내 문이 열렸다. 도발적인 차림의 아름다운 여자가 그녀를 향해 미소 지었다.

“누구를 찾으세요?”

베로니카는 잠시 얼어붙었다. 사실 그녀는 바로 눈앞에 서 있는 여자의 아름다움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고 있었다. 긴 머리카락과 매끄럽고 하얀 피부, 균형 잡힌 몸매를 가진 그 여자는 마치 신이 완벽하게 빚어낸 존재처럼 보였다. 정신을 차린 베로니카는 자신에게 던져진 질문에 재빨리 대답했다.

“방해했다면 죄송해요. 혹시 다윈이 안에 있나요?”

“다윈?” 여자가 되물었다.

하지만 베로니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가 찾던 사람이 갑자기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베로니카에게 다가오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까지 와서 대체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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