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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루나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
버려진 루나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
Auteur: Pure Moon

제1장

Auteur: Pure Moon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10-01 14:20:58

전쟁의 뿔나팔이 두 번 울리고 나서야 나는 그것이 정말 현실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었다.

나는 돌계단 꼭대기에 서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려 두 손을 배 위에 꾹 눌렀다. 내 뒤에 있는 블랙쏜 팩의 대연회장은 깨끗하게 닦이고 정돈되어, 바닥이 횃불의 빛을 물처럼 반사하고 있었다. 모든 기둥에는 하얀 백합 장식이 휘감겨 있었다.

그 백합은 사흘 전, 내가 직접 골랐다.

사다리 위에 올라가 팩의 재단사가 내 의식용 드레스의 밑단을 한 치 더 짧게 고쳐 주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다. 오늘 밤 그를 맞이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갈 때 발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오늘 밤은 마커스에게 진실을 말할 예정이었다.

나는 그 비밀을 3년 동안 묻어 두었다.

3년 동안 그가 내가 국경 마을에서 데려온 힘없는 오메가, 아무런 팩도 없고 이름조차 내세울 가치가 없는 조용한 여자라고 믿게 내버려 두었다.

다른 루나들이 모임에서 내 이야기를 수군거리는 것도 그대로 견뎠다.

그의 어머니가 마치 내가 유리로 만들어진 사람인 것처럼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도 참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늘 내게 말했다.

힘을 너무 일찍 드러내면 죽임을 당하지만, 때를 기다렸다가 드러낸 힘은 왕국의 판도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그리고 오늘 밤이 바로 그때였다.

마커스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나는 모든 팩의 앞에서 내가 그들이 3년 동안 무시해 왔던 아내라는 사실을 밝힐 생각이었다.

나는 단순한 오메가가 아니었다.

나는 알파 왕의 딸이었다.

내 혈관을 흐르는 피는 블랙쏜의 가장 강한 전사들보다 두 배나 큰 늑대들조차 부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갈 곳이 없어서 마커스와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그를 선택했기 때문에 결혼한 것이었다.

나는 그 말을 수없이 반복해서 연습했다.

그가 충분히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그 말들은 목구멍 안에 돌처럼 걸려 있었다.

그때 성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나는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을 들어 올렸다.

아버지가 가르쳐 준 자세였다.

어깨를 펴고.

시선을 정면에 두고.

절대로 그들에게 네가 움찔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마라.

팩의 사람들이 뜰로 몰려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늑대들은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며 오래된 경례를 보냈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계단 꼭대기에서.

루나는 자신의 알파를 맞이하기 위해 냄새를 좇는 새끼 늑대처럼 달려가서는 안 된다.

루나는 기다린다.

가장 먼저 성문을 통과한 사람은 마커스였다.

그리고 단 한순간, 내 심장은 어리석을 정도로 따뜻하게 뛰었다.

하지만 곧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마커스의 곁을 걸으며 그의 팔에 손을 끼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그 자리에 속한 사람인 것처럼.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사람처럼.

그리고 그녀의 망토는 앞부분이 활짝 열려 있었다.

모두가 그 안을 볼 수 있도록.

그녀는 임신해 있었다.

누가 봐도 확실할 정도로.

배가 둥글게 부풀어 있었고, 걸을 때마다 한 손으로 허리를 받쳐야 할 정도였다.

환호성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커졌다.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계단을 내려갔다.

3년 동안 억눌러 온 인내가 순식간에 불타 없어졌다.

그 자리를 더 차갑고 절박한 감정이 대신 채웠다.

오늘 밤은 이런 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됐다.

내가 머릿속에서 수없이 그려 왔던 밤이 아니었다.

백합을 직접 엮어 장식하면서 상상했던 이야기와는 완전히 달랐다.

"마커스."

내 목소리가 그의 이름 한가운데서 갈라졌다.

"이 여자는 누구야?"

그는 마치 부츠 밑창에 들러붙은 무언가를 바라보듯 나를 쳐다봤다.

"리라야."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뒤쪽 뜰에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블랙쏜의 모든 늑대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내 후계자를 임신한 여자야."

그 말이 주먹처럼 내 갈비뼈를 후려쳤다.

나는 실제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당신의 후계자?"

나는 되물었다.

어쩌면 내가 잘못 들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설마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가 웃었다.

따뜻한 웃음이 아니었다.

내가 잠들 때까지 들었던 그 웃음도 아니었다.

"3년이야, 엘레나."

그가 말했다.

"3년 동안 단 한 번도 네가 내게 새끼 하나를 주지 않았지."

그의 시선이 차갑게 나를 훑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루나는 루나가 아니야."

그는 비웃듯 덧붙였다.

"장식품일 뿐이지."

내 뒤쪽에서 팩 원로들이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뜨거운 시선이 한꺼번에 내게 꽂혔다.

그리고 처음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전쟁 테이블 아래 숨어 있던 그때 이후 처음으로 나는 내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당신의 아내야."

내 목소리는 내가 느끼는 감정과 달리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다.

그것만이 그날 밤 내게 주어진 유일한 자비였다.

"나는 당신의 루나야."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낯선 여자가 캠프에 나타나서 당신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했다고 해서 나를 대신할 수는 없어."

리라는 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정말로 미소를 지었다.

천천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마치 자신의 승리를 과시하듯 한 손을 배 위에 올린 채.

"너무 늦었어."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독이 스며 있었다.

"난 이미 그의 아이를 임신했거든."

그녀의 시선이 내 몸을 훑었다.

"넌 뭘 가지고 있지, 자기야?"

그녀가 부드럽게 물었다.

"실망 말고."

군중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 웃음은 뜰 뒤편까지 퍼져 나갔다.

한 늑대에서 다른 늑대로.

그리고 내 가슴 한가운데에서 무언가가 깨끗하게 갈라지는 것 같았다.

마커스는 나를 감싸 주지 않았다.

불편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는 중요한 일을 방해한 하인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를 지나쳐 버렸다.

누군가 그의 손에 은잔을 쥐여 주었다.

그는 잔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

"내 아들을 위하여!"

그가 외쳤다.

"그리고 그 아이를 내게 안겨 줄 여인을 위하여!"

뜰 전체가 폭발하듯 환호했다.

내가 직접 식탁에 음식을 차려 주었던 늑대들이었다.

내 손으로 돌보던 새끼 늑대들의 부모들도 있었다.

그들 모두가 내 앞에서 낯선 여자의 배 위에 놓인 손을 바라보며 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나는 의식용 드레스를 입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내 목구멍 안에는 아직 말하지 못한 진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때 말할 수도 있었다.

입을 열어 그 말을 내뱉을 수도 있었다.

나는 알파 왕의 딸이다.

내 아버지의 군대를 단 한 번 부르는 것만으로도 이 팩을 불태워 버릴 수 있다.

그들 모두가 창백해지고 침묵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순간,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사실 하나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밝혀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마커스가 나를 거부한 이유는 내가 약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결정해 버렸다.

그리고 내가 가진 피도.

내 이름도.

내 가치도.

그 어떤 것도 그가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믿는 것을 줄 수 있는 여자와 경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마침내 환호성이 잦아들었다.

마커스가 잔을 내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봤다.

한순간, 나는 어리석게도 그의 눈 뒤에서 후회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틀렸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그가 말했다.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적과 배신자에게 명령할 때 사용하는 목소리였다.

3년 동안 같은 침대를 공유했던 아내에게 하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네 지위를 포기하고 다시 아무것도 아닌 오메가로 돌아가서 기어 나가."

그의 눈빛이 얼음처럼 굳었다.

"아니면 여기 남아서 내 진짜 후계자를 키우는 걸 도와."

내 손으로 직접 걸어 놓았던 백합 장식이 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렸다.

하얀 꽃잎들이 돌바닥 위로 흩어졌다.

마치 이미 죽어 버린 무언가의 잔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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