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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Auteur: Pure Moon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10-01 14:26:23

해가 능선을 완전히 넘어오기 훨씬 전부터 나는 게스트하우스 창가에 서 있었다.

창밖에는 한때 내 정원이었던 곳이 보였다.

장미가 있던 자리의 흙은 여전히 군데군데 거칠게 파헤쳐져 있었다.

희미한 아침 햇빛 아래 드러난 흙은 어둡고 날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내 짝을 빼앗았다.

내 침대를 빼앗았다.

이제는 정원까지 빼앗았다.

아니.

나는 어깨를 곧게 펴고 가슴속의 통증을 억누르며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가 내 직함까지 빼앗은 것은 아니었다.

마커스가 내게서 무엇을 더 빼앗든, 나는 여전히 이 팩의 루나였다.

달의 여신에게 직접 축복받은 루나.

그리고 아무리 많은 히비스커스를 심는다고 해도 내 혈관을 흐르는 피까지 바꿀 수는 없었다.

나는 창가를 떠나 본관 주방으로 향했다.

따뜻한 차 한 잔이면 아직도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폭풍이 조금은 가라앉을 거라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곳에 있었다.

리라는 난로 앞에 서 있었다.

얇은 잠옷 하나만 걸친 채였다.

잠옷은 그녀의 몸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했고, 한쪽 어깨에서는 천이 흘러내려 있었다.

이 시간에 공동 주방에서 그 정도로 살을 드러내는 것은 제대로 된 늑대라면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나는 거의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갈 뻔했다.

그때 그것을 보았다.

각인.

갓 생긴 듯 선명하고 짙은 자국.

누가 봐도 확실한 흔적이었다.

짝이 물어야 할 목 부분의 곡선을 따라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말을 꺼낼 생각조차 하기 전에 내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그가 너에게 각인했어?"

리라는 천천히, 일부러 시간을 끌 듯 몸을 돌렸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기울여 그 상처가 난로의 불빛을 그대로 받도록 했다.

내가 더 이상 못 본 척할 수 없도록.

"응."

그녀가 말했다.

입가에 천천히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내 표정을 하나하나 음미하는 것 같았다.

"그가 내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라고 했어."

그녀는 손가락으로 목의 자국을 살짝 쓸었다.

"어젯밤 직접 각인해 줬어."

내 안의 무언가가 아주 조용해졌다.

그리고 완전히 멈췄다.

폭풍이 터지기 직전 숲 전체가 갑자기 침묵하는 것처럼.

"속지 마."

나는 말했다.

하지만 내가 그녀에게 경고하는 건지, 아니면 나 자신에게 경고하는 건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리라는 낮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녀의 피부에서 마커스의 냄새가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연기와 삼나무가 섞인 향.

한때는 오직 내 것이라고 믿었던 향이었다.

나는 몸을 돌렸다.

그녀를 향한 채 단 한순간이라도 더 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를 것 같았다.

내 몸의 모든 본능이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 버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순간적으로는 만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가는 내가 아직 싸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잃는 것이 될 터였다.

아버지는 분노가 내 선택을 대신하도록 내버려 두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등을 돌렸다.

그리고 주전자로 손을 뻗었다.

손잡이를 잡은 손이 떨리지 않도록 애써 힘을 주었다.

그때였다.

날카로운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무언가 무거운 것이 돌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이어졌다.

나는 재빨리 뒤를 돌아봤다.

리라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몸을 옆으로 웅크린 채 두 손으로 배를 세게 움켜쥐고 있었다.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낮은 신음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연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나는 한순간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손에는 여전히 주전자가 들려 있었다.

눈앞의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다.

나는 그녀에게 손 하나 대지 않았다.

그녀에게 가까이 가지도 않았다.

"누군가 그녀를 도와줘."

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이상하게 들렸다.

마치 멀리서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쿵쿵 울리는 빠르고 무거운 발소리.

돌벽 너머에서도 자신의 짝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늑대만이 낼 수 있는 달음박질이었다.

마커스가 주방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가슴은 거칠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바닥에 쓰러진 리라에게 곧장 향했다.

그리고 곧 나를 향했다.

나는 여전히 주전자를 손에 쥔 채 그녀 곁에 서 있었다.

"네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가 말했다.

질문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결론을 내린 목소리였다.

내가 단 한마디도 변명하기 전에 이미 판결을 내린 사람의 목소리.

나는 그의 눈이 내 얼굴에서 손으로, 손에서 주전자로, 다시 내 얼굴로 움직이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단 3초 만에 머릿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진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난 그녀에게 손도 대지 않았어."

내가 말했다.

"마커스, 달의 여신을 걸고 맹세할게. 난 그녀에게 손 하나 대지 않았어."

하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이미 리라의 곁에 무릎을 꿇고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

그녀에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한때 나에게도 그렇게 부드럽게 말하던 목소리였다.

그때는 아직 내가 부드럽게 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리라가 다시 신음했다.

이번에는 더 약한 소리였다.

그리고 마커스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마치 자신의 머리조차 들 힘이 없는 사람처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어."

나는 말했다.

내 목소리가 얼마나 가늘게 떨리고 있는지 깨닫자 스스로가 싫어졌다.

마치 애원하는 것처럼 들렸다.

"난 차를 만들려고 몸을 돌렸어. 그러고 나서 그녀가 쓰러지는 소리를 들었어. 내가 아는 건 그게 전부야."

"넌 그녀가 성문을 통과한 날부터 증오했잖아."

마커스는 이제 나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그의 모든 관심은 품 안의 여자에게 쏠려 있었다.

"어제 정원에서 네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이 팩 전체가 들었어."

그의 목소리가 차갑게 굳었다.

"넌 그녀를 협박했지."

"협박하지 않았어."

나도 모르게 양손이 옆에서 주먹으로 굳어졌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진실을 말했을 뿐이야. 그건 협박과 달라."

"나가."

그가 말했다.

두 단어였다.

차갑고 단호했다.

마치 그날 밤 뜰에서 내게 두 가지 불가능한 선택지를 내놓았을 때와 똑같은 목소리였다.

나는 리라를 내려다봤다.

조심스럽게 감긴 그녀의 눈.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깃든 이상할 정도의 고요함.

여전히 낮고 일정한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실제 고통과는 어딘가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뭔가가 이상했다.

하지만 증거가 없었다.

목격자도 없었다.

내 목덜미를 기어오르는 불길한 감각뿐이었다.

그리고 마커스는 지금 내 말을 들을 상태가 아니었다.

설령 내가 그 의심을 설명할 말을 찾는다 해도.

"좋아."

나는 말했다.

그리고 내 감정과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갈게."

나는 마커스를 바라봤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면, 마커스."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거야."

내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그때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해."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도 않고, 3년 동안 내가 했던 모든 말보다 그녀의 말 하나를 믿기로 선택했던 순간을 기억하라고."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리라를 안아 들고 주방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마치 그녀가 소중하고 깨지기 쉬운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품에 안은 채.

나는 차가운 난로 곁에 홀로 남았다.

손에는 여전히 주전자가 꽉 쥐어져 있었다.

복도를 따라 멀어지는 그의 발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쓰디쓴 명확함 속에서 깨달았다.

나는 방금 이 팩에서 내가 설 수 있었던 마지막 자리마저 잃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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