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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Author: 보라돌이
백진아는 원주인의 기억을 열심히 더듬으며 대책을 생각했다. 순간, 그녀는 눈을 살짝 반짝이며 탁한 숨을 내뱉고, 마치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군대 의원한테 배웠습니다.”

역시, 연천능은 곧바로 물었다.

“누구? 이름이 뭐지?”

이 표정을 보니, 오늘 그녀가 속 시원히 답하지 않으면 절대 놔주지 않을 듯했다.

백진아는 연천능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포로였던 사람이고, 이름은 조단입니다. 나이는 예순이고, 월국의 군대 의원이었습니다.”

그녀는 말을 이어가며, 슬프게 고개를 숙였다.

“그분에게 의술을 배웠고, 의서도 한 권 받았죠. 안타깝게도 전쟁 중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그 의서를 자주 뒤적이며 홀로 의술을 조금 배운 정도입니다.”

고대에는 포로를 특별히 대우하는 일은 없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포로는 강제로 전쟁터에 보내져, 인간 방패 역할을 하곤 했었다.

원주인의 기억 속에 실제로 조단이라는 사람이 있었고, 심지어 그와 함께 부상자를 돌보며, 외상 처치 같은 기본적인 의술을 배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조단이 의서를 남기지는 않았다.

월국의 의원은 주술도 배웠기에, 주술을 쓰는 의원이었다. 게다가 의술도 특이하고 기괴했다. 백진아의 의술도 특별하니, 핑곗거리로 조단을 내세우기에 적합했다.

연천능은 반신반의하며 계속 물으려는 했다.

하지만 백진아가 서둘러 말을 보탰다.

“저는 군영과 변방, 그리고 경성을 오가며 지냈습니다. 그 의서도 어디 두었는지 잊어버려서, 찾을 수 없습니다.”

말을 마치고, 그녀는 맑은 눈빛으로 당당하게 연천능의 시선을 마주했다.

모든 걸 죽은 사람 탓으로 돌리면 증거가 없으니, 연천능이 믿지 않더라도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연천능은 아무 말 없이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차가운 눈빛이 그녀를 꿰뚫어 볼 듯했다…

의심의 눈빛은 상당히 위협적이었지만, 백진아는 사람의 몸을 해부하고 배를 갈라도 손을 떨지 않을 정도로 정신력이 강했다.

그녀는 당당하게 연천능을 보았고, 전혀 겁먹은 기색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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