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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Author: 임서아
허아연을 둘러싼 인파에는 남학생, 여학생이 섞여 있었지만 남학생이 눈에 띄게 더 많았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반겨주는 학생들을 처음 만난 허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QR코드를 내밀었다.

"평소에 업무가 좀 바빠서 답장이 늦거나 못 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주기적으로 피드에 전문 지식은 꾸준히 공유할게요."

그 모습을 본 지일우가 황급히 달려와 막아섰다.

"여러분, 연락처 추가는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허아연 선생님도 이렇게 많은 분들을 다 추가할 수가 없어요. 스타라이트 테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허아연 선생님 SNS를 별도로 공지할 테니 나중에 팔로우해 주세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아연의 휴대폰을 챙겨 들고 학생들을 해산시켰다.

이어서 친구 요청을 전부 거절하고 휴대폰을 허아연에게 돌려주며 한마디 덧붙였다.

"이 많은 학생들이 한 명이 하루에 한 마디씩만 해도 아연 씨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 해요."

허아연이 이마를 짚으며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우리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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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71화

    허아연을 둘러싼 인파에는 남학생, 여학생이 섞여 있었지만 남학생이 눈에 띄게 더 많았다.이렇게 열정적으로 반겨주는 학생들을 처음 만난 허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QR코드를 내밀었다."평소에 업무가 좀 바빠서 답장이 늦거나 못 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주기적으로 피드에 전문 지식은 꾸준히 공유할게요."그 모습을 본 지일우가 황급히 달려와 막아섰다."여러분, 연락처 추가는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허아연 선생님도 이렇게 많은 분들을 다 추가할 수가 없어요. 스타라이트 테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허아연 선생님 SNS를 별도로 공지할 테니 나중에 팔로우해 주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아연의 휴대폰을 챙겨 들고 학생들을 해산시켰다.이어서 친구 요청을 전부 거절하고 휴대폰을 허아연에게 돌려주며 한마디 덧붙였다."이 많은 학생들이 한 명이 하루에 한 마디씩만 해도 아연 씨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 해요."허아연이 이마를 짚으며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이런 게 없었잖아요. 선생님 연락처 추가한다는 게 말이나 됐나요.""요즘 애들은 열정적이고 솔직해요. 게다가 대부분은 친구처럼 연락해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지일우도 겪어본 일이었다.한동안 매일 음료에 간식까지 받아서 동료들한테 실컷 놀림당한 적이 있었다.허아연은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백스테이지로 돌아가던 중 휴게실에서 권승준과 마주쳤다.교장도 같이 있었다. 허아연은 교장에게 인사하고 권승준에게도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비서실장님."권승준이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허 선생님, 아까 강연 정말 훌륭했어요. 전문적이면서도 정성이 느껴졌습니다."허아연이 가볍게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비서실장님."그때 교장이 두 사람을 보며 말씀하셨다."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준비했어요. 승준이 너도 오늘은 사양 말고 교우 모임이라 생각하고 함께해."권승준이 웃으며 말했다."마침 밥때가 됐네요. 교장 선생님, 그럼 사양하지 않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70화

    "아이고, 난 그냥 마음이 괴로워서 그래. 너한테도 미안하고 네 할아버지한테도 미안하고. 게다가 나는 오씨 집안 딸도 마음에 안 들어, 내 손자며느리로 들이고 싶지 않아."박민정의 속심말에 허아연이 손을 살며시 주무르며 위로했다."할머니, 저랑 주현우 씨는 성격이 맞지 않아요. 같이 있으면 서로 불행해질 뿐이에요.""주현우 씨는 매력 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나중에 분명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배우자를 만날 거예요. 할머니, 그 사람 믿어보세요."너그럽고 의젓한 허아연을 바라보던 박민정이 말했다."너도 참, 어쩜 이렇게 착하고 어른스러워. 너무 어른스러워서 할머니가 더 마음이 아파."박민정의 말에 허아연은 손을 주무르며 빙그레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마을 일찍 여읜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사랑이 더 목말라 그만큼 일찍 철이 들기 마련이었다.그렇게 한동안 박민정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하고서야 허아연은 회사로 돌아갔다.……박민정 병문안을 갔던 다음 날, 허아연은 교진대학교에 강연하러 갔다.지일우가 동행해 주었다.학교에 도착해서야 허아연은 개강 강연에 초청된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라 권승준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권승준 덕분에 함께 티비에도 나오게 되었다.권승준은 도시 발전과 미래 계획에 대해 강연했고 허아연은 로봇의 미래 발전과 전문 기술을 강의하고 자신이 학생 시절에 활용했던 학습법도 공유했다. 두 사람이 무대 위에서 강연하는 동안 학생들은 밑에서 강당이 들썩일 정도로 환호를 질렀다. 특히 단정한 정장 차림의 허아연이 강단에 오르자 남학생들의 환호성에 허아연의 마이크 소리가 묻힐 지경이었다.허아연이 첫 오프닝 멘트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개강 축하해요, 저는 스타라이트 테크 기술 연구원 허아연입니다."자기소개가 끝나자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이내 박자를 맞춰 생수통을 두드리며 외치기 시작했다."허아연, 허아연, 허아연.""허아연, 허아연……"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반겨주는 학생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69화

    주민경이 이어 말했다."어제 점심에 현우 오빠 혼자 돌아온 다음부터 할머니가 입을 닫고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 하셨거든. 오빠 볼 때 안색이 안 좋긴 했지만 나무라거나 혼내지도 않고 그냥 무시하셨어." "그러다 저녁 여덟 시쯤에 갑자기 쓰러지셔서 구급차 불러서 병원으로 모셨어.""의사 선생님 말로는 나이도 많으시고 가벼운 뇌경색이 있으신데 갑자기 감정 기복이 심해지시면서 쓰러지신 거래. 며칠 입원해서 경과 지켜봐야 한대.""어젯밤 밤새 병원에서 할머니 곁에 있었는데 계속 뒤척이면서 잠을 거의 못 주무시면서 너와 너희 할아버지한테 미안하다 하시는 거야. 현우 오빠도 병원에 왔는데 쫓아버리셨어." 주민경이 힘없이 털어놓는 말을 들은 허아연이 위로했다."조금 지나면 괜찮아지실 거야."그 말에 주민경이 말했다."오빠 성격을 잘 아니까 나도 너한테 다시 잘해보라고 설득할 생각 없어. 다만 이혼이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저렇게까지 신경 쓰시는지 모르겠어." "너랑 현우 오빠가 각자 자기한테 가장 잘 맞는 사람 만나는 게 제일 좋은 거 아니야?"주민경은 사실 며칠 전에 오지은 아버지 오중근이 회사를 찾아갔고 주현우가 결국 3국 프로젝트에 다시 합류시켰다는 얘기를 감히 허아연에게 말하지 못했다.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누가 들어도 화날 일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주현우가 한 짓들을 알면서도 허아연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많았다.주현우를 두둔하려거나 감싸주려는 게 아니라 허아연이 더 힘들어할까 봐서였다. 겉으로 드러난 일들만으로도 충분히 속이 말이 아닐 테니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싫어서 얘기하지 않았었다. 주민경의 말에 허아연이 말했다."평소에 네가 할머니한테 잘 말씀드려.""응,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빨리 이해하시면 좋겠다."주민경이 이내 화제를 돌렸다."아연아, 우리 저녁에 샤브샤브 먹자. 내가 배달로 주문할게."허아연이 웃으며 말했다."좋아."그날 저녁 주민경은 허아연 집에서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 함께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68화

    주현우의 목소리에 허아연이 정신을 차리고 담담하게 말했다."데이터 추산하고 있어서 발신자 확인을 못 했어요."주현우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할머니 생신이야.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어디서 일하고 있어, 데리러 갈게."허아연은 두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어깨로 휴대폰을 받치고 말했다."어제 이미 할머니 뵙고 왔어요. 오늘 야근한다고도 말씀드렸으니까 혼자 가요."주씨 가문 식구들은 항상 허아연에게 잘 대해주었다. 특히 주건영과 박민정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어제 오전에 혼자 미리 다녀오면서 생신 선물도 미리 드렸다.이제 주씨 가문 가족 모임 자리에는 끼지 않는 게 맞았다. 괜히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기대를 심어주고 싶지 않았다.전화기 너머에서 주현우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허아연이 얼른 말을 이었다."아직 할 일이 남아서 먼저 끊을게요."주현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허아연은 휴대폰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허아연 집 앞에 와 있던 주현우는 뚜뚜뚜하는 신호음 소리에 탁하고 휴대폰을 던져버렸다.차창을 내리고 옆에서 담배를 들어 불을 붙였다.담배 연기를 내뱉는 주현우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한참이 지나도록 미간이 펴질 줄 몰랐다. 주현우는 한동안 허아연 집 밑에 머물며 손에 든 담배를 다 태우고 나서야 담배 꽁초를 튕겨버리고 액셀을 콱 밟아 본가로 돌아갔다.허아연이 이미 박민정을 만나고 왔다고 하니 주현우도 혼자 갈 수밖에 없었다.무표정한 얼굴로 집 안에 들어서니 주진우와 주민경이 박민정, 주건영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주현우가 돌아오는 걸 본 박민정이 무의식적으로 뒤를 살폈다. 혼자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는 바로 표정이 어두워지며 시무룩해져서 주현우에게 물었다."아연이는 같이 안 왔어?"허아연이 어제 미리 와서 생일 축하 인사도 하고 선물도 주고 갔지만 그래도 오늘 밥 먹으러 또 오라고 얘기했었다. 기회를 보면서 주현우와 다시 붙여보려는 마음도 있었다.그런데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67화

    오늘은 오예은의 생일이었다. 허아연이 들어가는 걸 눈으로 배웅한 주현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한참 동안 건물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차에 기댄 채 주머니를 뒤져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허아연 집 앞에 잠시 머물다가 차를 몰아 강가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서진이 맥주가 든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나른하게 두 팔을 난간에 기대고 있는 주현우를 본 전서진이 말했다."결혼한 건 너인데 고생은 내가 다 하네. 나 이제 네 연애 전문가가 다 됐어. 차고에 있는 새 차 나한테 줘."주현우는 전서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봉지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뚜껑을 따고 고개를 젖혀 한 모금 크게 들이켰다.선선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두 사람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스쳤다. 덕분에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전서진은 더 묻지 않아도 주현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음료 캔을 따서 반쯤 들이키던 전서진이 팔을 난간에 걸치며 주현우를 돌아보았다. "그냥 이혼하는 게 어때? 아연이가 3년 동안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잖아.""이혼하고 나면 심하게 경계하지 않아서 나중에 또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잖아." 주현우가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진짜 이혼하면 그냥 영영 남이 되는 거야."전서진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주현우가 말했다."좀 더 생각해 볼게."돌이켜보면 몇 년 동안 주현우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허아연이 부대표가 되어 일을 야무지게 해내는 걸 보면서도 딴 속셈이 있다고 의심했었다.옆에서 전서진이 말했다."이혼한다고 네가 억울할 건 하나도 없어. 진작에 경고했잖아, 자업자득이지."주현우가 싸늘하게 눈을 흘기자 전서진은 바로 입 다문다는 손짓을 하며 입을 닫았다. ……그 뒤로 며칠 동안 주현우는 허아연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점심, 허아연이 실험실 일을 마치고 행정동 사무실로 돌아와 점심을 먹으려는데 유서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전화를 받으며 허아연이 다정하게 말했다. "어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66화

    주현우가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자 허아연은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고 담담하게 웃으며 시원스레 말했다."인정해요. 그날 밤 주현우 씨 유혹을 버티지 못한 건 맞아요, 제정신이 아니었어요.""그런데 주현우 씨, 그건 사랑이 아니에요. 결혼 생활도 아니고요. 그날 밤 내가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했다면 사과할게요."방금 주현우의 솔직한 고백을 듣고 나니 문득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과거의 모든 일을 순식간에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비굴했던 것도, 냉대도, 주현우의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이제 다 지나간 일이 되었다.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아름다웠던 것도, 힘들었던 것도 다 추억이 될 것이다. 허아연을 바라보던 주현우는 문득 그녀가 예전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진 것 같았다. 전보다 훨씬 의젓하고 단단해져 있었다. 예전과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여전히 이혼을 고집하는 허아연을 바라보며 주현우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지금의 허아연은 유난히 독립적이고 강해 보였다.주현우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자 허아연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오래 알고 지냈고 당신이 나를 구해준 적도 있고 할아버지들도 많이 친하시니까 그동안 나도 그냥 좋게 마무리하자는 생각에 많이 참았어요."말을 마친 허아연이 앞을 보던 시선을 거두고 주현우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주현우 씨, 우리 그냥 예전처럼 친구로 지내요."그 말에 주현우는 피식 웃음이 났다.예전처럼 친구로 지내자고?이제 거짓말할 줄도 아네.진짜 이혼하면 아주 중요한 모임이 아닌 이상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웃음이 가신 뒤 주현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스타라이트 가서 잘 배웠네, 이제 사람 구슬릴 줄도 알고." 주현우가 직접적인 대답을 피하자 허아연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가 천천히 내쉬더니 몸을 바로 세우고 부드럽게 말했다."시간이 늦었어요. 들어가서 강연 자료 수정해야 해요. 주현우 씨도 일찍 들어가서 쉬어요."그러고는 덧붙였다."오늘 내가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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