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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مؤلف: 레몬티
지설은 백화점에서 단정하고 세련된 옷 네 벌과 편안한 구두 두 켤레를 샀다. 계산서를 받아 들었을 때, 총액은 오백만 원을 훌쩍 넘었다.

쇼핑백을 든 손이 무거웠지만, 지설의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지설은 더 이상 값비싼 옷을 살 수 없었다.

영민과 함께 연회에 나설 때 입던 고급 드레스는 모두 남편의 명의로 된 것들이었고, 그 어느 것도 지설의 소유가 아니었다.

사적인 자리에서 그녀가 입는 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옷들뿐.

영민은 그런 지설을 종종 농담처럼 ‘촌스럽다’고 놀리곤 했다.

정작 지설에게는 단 한 번도 옷을 사준 적이 없으면서, 유연에게는 매년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 맞춘 옷을 공수해 보냈다.

그 사실을 지설은 라희의 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렇게까지 차별하는데, 내가 아직도 사랑받는다고 착각했다면...’

‘그게 더 우스운 거지.’

백화점 입구를 나서던 순간, 지설은 라희와 마주쳤다.

선글라스를 벗은 라희의 시선이 곧장 지설의 쇼핑백으로 향했다.

“유연 언니가 새언니 때문에 다쳐서 병원에 누워 있는데, 새언니는 여기서 쇼핑이라니? 오빠 돈으로 먹고 쓰면서, 이제는 뻔뻔하기까지 해요?”

지설은 냉소를 흘리며 응수했다.

“그분이 왜 다쳤는지, 아가씨 오빠가 제일 잘 알겠죠. 제가 왜 내연녀 간병을 자처해야 해요? 그리고 참고로 말하지만, 지금 산 건 내 돈이에요.”

“언니의 돈?”

라희가 비웃었다.

“언니가 무슨 돈을 벌어요? 일도 안 하면서 무슨 자기 돈타령이에요?”

지설의 눈빛이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

“순심 이모님 월급이 한 달에 550만 원이에요. 나는 아가씨 오빠의 합법적인 아내로, 남편의 밥 챙기고, 재활 도와주고, 생활 전반을 관리했어요. 남편이 생활비 주는 게 당연한 거죠. 내가 감사하며 빌어먹어야 할 돈이 아니에요.”

“새언니!”

라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순순히 고개를 숙였을 지설이, 지금은 단호하고 날카로웠다.

“오빠가 언니를 버릴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

라희는 비웃듯 말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설이 영민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늘 외면당하면서도 매달리던 사람이 바로 지설이었다.

“지금이라도 나한테 사과해요. 아니면 오빠한테 다 말할 거예요. 오빠가 유연 언니 때문에 새언니한테 이미 실망한 거 몰라요?”

“내가 거기다 한마디만 보태면, 오빠는 정말 새언니를 버릴 걸...?”

지설은 피식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래요? 그럼 잘됐네요. 나도 이제 아가씨 오빠 필요 없어요. 우리 이혼 준비 중인 거 몰랐어요?”

‘아빠가 살아 계셨더라면, 내가 왜 이런 하찮은 아이의 비아냥을 견뎌야 했을까?’

‘그땐 나도 소중히 대접받던 집안의 딸이었는데...’

3년이라는 세월이 지설을 억눌렀지만, 이제 더는 두려울 게 없었다.

“이혼이요?”

라희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라희는 금세 다른 의심을 품었다.

“설마... 오빠랑 이혼하겠다고 협박해서 유연 언니랑 갈라놓으려는 거예요? 소용없어요!”

“오빠가 얼마나 유연 언니를 사랑하는데... 절대 안 통할 거예요! 이혼하면 새언니 같은 사람이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설은 단호히 잘라냈다.

“걱정하지 마요. 나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아요. 주유연 씨를 그렇게 아끼고 싶다면, 아가씨 오빠 통째로 그분께 드릴게요.”

말을 끝낸 지설은 어깨를 곧게 펴고, 우아하게 등을 돌려 걸어갔다.

라희는 그 뒷모습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좋아, 심지설. 두고 봐. 당장 오빠에게 다 일러서 혼쭐을 내줄 테니까!”

...

병원.

영민은 병실 문 앞에 서서 핸드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유 없는 초조함이 가슴을 긁어댔다.

‘심지설... 감히 날 차단해? 어떻게 감히?’

요즘 들어 지설의 태도는 영민의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무슨 말을 해도 묵묵히 따라오던 여자가 이제 점점 제멋대로였다.

그때, 복도 끝에서 라희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녀는 영민을 보자마자 불만을 터뜨렸다.

“오빠, 새언니 좀 어떻게 해! 요즘 점점 버릇이 없어져. 오늘 백화점에서 마주쳤는데, 옷을 산더미처럼 사 들고 있더라니까?”

“나한테도 막말하고! 오빠가 밖에서 얼마나 고생하는데, 이렇게 펑펑 쓰면 말이 돼?”

“그 사람이... 백화점에 갔다고?”

영민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기억 속 지설은 늘 검소했다. 옷도 몇 벌 안 되는 걸 돌려 입었고, 화려함은커녕 늘 소박하기만 했다.

‘옷을 사?’

라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불만을 이어갔다.

“당연히 오빠 카드 썼겠지! 빨리 카드 정지시켜. 새언니한테 더는 돈 쓰게 하지 마!”

영민은 순간 말이 막혔다. 자신은 지설에게 생활비 외에 따로 카드를 준 적이 없었다.

라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가족카드 안 줬어? 그럼 통장으로 돈을 꽂아준 거야? 매달 얼마씩 주는 거야? 은행에 말해서 계좌부터 묶어버려!”

영민은 알 수 없는 죄책감이 가슴 한쪽을 파고드는 걸 느꼈다.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

“매달 생활비 600만 원.”

“600만 원?”

이번에는 라희가 어이없다는 듯 입을 벌렸다.

“오빠, 너무 쪼잔한 거 아냐? 600만 원이면 나 신발 하나도 못 사.”

라희는 순간, 아까 지설이 들고 있던 쇼핑백을 떠올렸다. 로고를 다시 생각해 보니, 명품 브랜드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럼... 그 돈으로 생활비 아끼고, 옷 몇 벌 산 거였나?’

순간, 라희는 약간 동정심이 스쳤다.

하지만 곧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빠, 새언니 엄마 병원비는 오빠가 다 대주잖아? 그거 한 달에 몇천만 원씩 나가는데?”

라희의 말에 영민도 머리를 치듯 기억해냈다.

지설의 어머니는 장기 요양 중이었다. 치료비와 시설비, 모든 걸 자신이 감당하고 있었다.

영민은 곧 차갑게 입을 열었다.

“오 비서.”

오리정이 다가오자 영민은 냉혹하게 지시했다.

“사모님 어머님 요양원 치료비, 전부 끊어. 그 사람, 무릎 꿇고 빌게 만들어.”

리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잠시 눈을 깜빡였지만, 결국 고개를 숙였다.

“네, 알겠습니다.”

리정이 병원에 전화를 걸고 와서 조심스레 보고했다.

“대표님, 병원에서 확인했는데요. 예연숙 여사님은 반년 전 이미 일반 병실로 옮기셨고, 지금은 사모님이 직접 비용을 내고 계십니다. 대표님 쪽에서 지불한 내역은 없다고 합니다.”

“뭐라고?”

영민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자신은 불과 며칠 전에도 자기 장모의 치료비 명세서라며 건네받은 파일에 사인을 하지 않았던가?

‘그럼 내가 본 건 뭐였지?’

‘장모님의 병원비가 아니었다면, 도대체 뭘 서명한 거지?’

영민의 심장이 괜히 거칠게 뛰었고, 답답함은 점점 분노로 변했다.

라희가 곁에서 그 말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새언니 말이 사실이었어? 정말 이혼하려는 거야?”

‘이혼.’

그 두 글자에 영민의 표정은 단숨에 얼어붙었다.

“누가 이혼한다고 했어?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고?”

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가 직접 들었어. 그때 새언니 표정, 장난 같지 않았어. 정말 진심 같았어.”

곧바로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

“그럼 잘됐잖아! 그렇게 붙잡아도 안 나가더니, 드디어 눈치챈 거지. 오빠, 이번 기회에 새언니랑 이혼하고, 유연 언니랑 결혼해!”

“누가 이혼한다고 했어!”

영민이 갑자기 라희를 향해 호통을 쳤다.

라희는 눈을 크게 뜨며 얼어붙었다.

“오빠... 유연 언니만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그 말에 영민의 가슴도 순간 덜컥 내려앉았다.

‘그래, 난 분명히 유연을 좋아하지.’

‘그런데... 왜 이혼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기분이 뒤틀리지?’

“이혼 같은 거 생각해 본 적 없어.”

라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유연 언니는? 오빠 좋아하는 거 다 아는데, 어떻게 할 건데?”

이번엔 영민도 말이 막혔다. 유연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지설 역시 지난 3년 동안 곁을 지켜주며, 자신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준 여자였다.

‘지설에게 진 빚은... 결혼 말고는 갚을 방법이 없어.’

영민은 스스로 답을 내린 듯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동시에, 유연을 소홀히 할 생각도 없었다.

‘지설은 아내로서 곁에 두고, 유연은 내가 아끼고 보듬으면 돼.’

‘지금 상태를 바꿀 필요는 없어.’

현실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영민은 자신이 선택한 균형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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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430화

    지설은 어리둥절했다.도진이 설명했다.“우한이가 말 배우는 중이라 그래요. 토끼는 아직 못 하고, ‘토토’라고만 해요.”지설은 그제야 이해했다. 바로 우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가르쳤다.“토끼.”우한은 여전히 똑같이 따라 했다.“토토!”지설은 그제야 어린아이 특유의 말랑하고 사랑스러운 귀여움을 실감했다. 도진이 집에 있을 때마다 시간이 나면 우한을 안고 놀아 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마침 옷을 갈아입고 나온 왕미영이 세 사람을 보며 웃었다.“너희가 이렇게 아이를 좋아하면, 나중에 너희도 하나 낳아 봐. 걱정하지 마. 집에서 충분히 돌봐 줄 수 있어.”“가사도우미도 많으니까 너희가 신경 쓸 일 없어. 너희는 마음껏 일해도 돼. 중요한 일에 방해 안 되게 해 줄게.”지설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도진을 바라보았다.도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왕미영에게 말했다.“어머니, 저는 아직 프러포즈도 성공 못 했는데 벌써 아이 이야기하세요?”왕미영이 말했다.“그러니까 네가 더 노력해야지. 지설이 같은 좋은 아이는 놓치면 다시 못 만난다.”왕미영은 다시 지설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설아, 너도 너무 빨리 받아 주지 마. 도진이를 더 지켜보고, 어려운 문제도 좀 내봐. 아내를 맞는 일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야지.”지설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왕미영은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도진이 눈썹을 살짝 올리며 왕미영을 바라보았다.“어머니, 지금 저를 도와주는 거예요, 지설 씨를 도와주는 거예요?”왕미영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나는 당연히 지설이 편이지. 여자가 어떻게 여자를 힘들게 하니?”도진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우리 왕 여사님 말씀이 다 맞아요.”왕미영은 도진의 팔을 가볍게 때리며 작은 목소리로 일러주었다.“도진아,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뭐든 엄마 말이 다 맞다니, 그런 말은 네가 마마보이처럼 보일 수 있어.”“요즘 인터넷에서 마마보이는 결혼하면 안 된다고 난리잖아. 지설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429화

    예린은 옆에 서 있는 동안 속이 몹시 불편했다.예린은 도진과 결혼하고 싶었다.하지만 결국 예린은 다른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지설도 적잖이 놀랐다.예린이 윤항과 엮였을 뿐 아니라, 결혼까지 준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뜻밖이었다.이애정이 지설을 발견하자, 못마땅하다는 듯 웃었다.“이분이 도진이 여자친구인가요? 저는 왕 여사님이 우리 예린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셔서, 며느리 보는 눈이 얼마나 높으신가 했어요. 그런데 막상 보니... 생각보다 평범하시네요.”왕미영은 이애정의 비꼬는 말을 듣자 표정이 조금 굳었다. 곧 왕미영은 자기 사람을 감싸듯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지설이는 정말 훌륭한 아이예요. 예쁘고 마음도 곱고요. 지설이가 도진이 곁에 있어 주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저는 고맙게 생각해요.”이애정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비틀었다.“정말 그렇게까지 괜찮은가요? 이 아가씨가 도진이와 결혼하면, 도진이에게 뭘 가져다줄 수 있는데요?”왕미영이 말했다.“우리 집 아이들은 정략결혼이 필요하지 않아요.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도 당연히 좋아합니다.”이애정은 그 말에 곧바로 할 말을 잃었다.맞는 말이었다. 기씨 가문의 두 아들은 모두 뛰어났다.도환은 XS그룹을 탄탄하게 이끌며 더 크게 키워 가고 있었다.도진 역시 뒤지지 않았다. 법조계에서 이미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었다.구씨 가문에는 그런 복이 없었다.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이애정은 왕미영의 운이 더 부러워졌다.이애정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저랑 예린이는 웨딩드레스 보러 가야 해서, 이만 가볼게요. 예린이 결혼식에는 꼭 와 주셔야 해요.”말을 마친 이애정은 예린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두 사람이 멀어진 뒤에야, 왕미영은 지설에게 말했다.“이 여사도 예전에는 저렇지 않았어. 그런데 요 몇 년 사이 많이 변했어. 사람을 조건으로 가르고, 위아래를 따지기 시작한 것도 구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아진 것과 관련이 있겠지.”왕미영은 지설을 다독이듯 덧붙였다.“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428화

    “왜 내가 말해야 해? 너는 직접 말 못 해?”예린은 부모를 설득할 수 없었기에, 윤항이 나서서 어른들에게 미움받을 말을 해 주길 바라고 있었다.윤항은 짜증 섞인 눈으로 예린을 바라보았다.“우리 아버지 성격 몰라? 내가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었으면, B시까지 끌려서 왔겠냐?”사실 윤항과 예린은 다를 바 없었다.두 사람 모두 능력이 부족했고, 가문의 보호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가문을 벗어나면, 두 사람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그래서 두 사람은 자기 결혼조차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다.윤항은 앞으로 예린과 결혼하게 될 미래를 떠올리자, 끔찍하게 답답해졌다. 윤항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었다.“안 되겠다. 난 절대 이 결혼 못 해. 네가 방법을 찾아서 아이를 지워. 아이만 없으면 우리 결혼 안 해도 되잖아.”예린이 이를 악물었다.“말은 참 쉽게 하네. 아픈 건 내가 감당해야 하는데. 게다가 우리 엄마가 허락할 리 없어. 요즘 엄마가 나를 얼마나 감시하는지 알아? 엄마는 절대 내가 아이를 지우게 두지 않을 거야.”“그럼 어쩌라는 건데?”“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두 사람은 한참을 다퉜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 결국 서로 감정만 상한 채 헤어졌다....지설은 B시에 머무는 동안 왕미영의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어느 날, 왕미영은 문득 생각난 듯 지설에게 말했다.“지설아, 우리 옷 보러 갈까?”지설이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윤하 씨도 같이 갈까요?”윤하는 옆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우한과 놀아 주고 있었다. 지설의 말을 들은 윤하가 얼른 손을 저었다.“저는 안 갈게요. 우한이랑 놀고 있을래요. 두분 다녀오세요.”왕미영이 말했다.“그럼 나랑 지설이만 같이 다녀오자.”지설은 왕미영과 함께 B시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엔드 맞춤 부티크로 향했다.왕미영은 그곳의 VVIP였다. 직원들은 왕미영을 매우 정중하게 맞이했다.지설은 왕미영을 따라 VVIP 전용층으로 올라갔다.직원은 왕미영이 고를 수 있도록 화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427화

    예린의 마음속에 문득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예린은 급히 말했다.“괜찮아요. 그냥 속이 좀 안 좋은 것뿐이에요. 저 먼저 갈게요, 이모. 며칠 뒤에 다시 찾아뵐게요.”말을 마친 예린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왕미영은 예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의아해했다.그리고 예린이 계속 도진에게 매달릴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뜻밖에도 아주 쉽게 돌아섰다....예린은 병원으로 갔다.검사 결과가 나온 뒤, 예린의 마음은 무언가에 세게 얻어맞아 둘로 갈라진 듯했다.‘임신이라고?’‘내가 임신했다고?’말도 안 됐다.예린과 윤항은 딱 한 번 그런 일이 있었을 뿐이었다.게다가 예린은 윤항 같은 인간과 조금도 얽히고 싶지 않았다.부모님은 예린과 윤항이 여러모로 잘 맞는다고 말했지만, 예린은 여전히 윤항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가장 중요한 건, 예린이 윤항의 아이를 갖게 되면 도진과는 더 이상 어떤 가능성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예린은 이 아이를 지우고 싶었다.하지만 예린 혼자서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결국 예린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예린은 어머니가 아이를 어떻게 할지 대신 결정해 주길 바랐다.이애정은 예린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크게 놀랐다.그러다 그 아이가 윤항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급히 말했다.“당연히 지우면 안 되지. 네가 윤항이 아이를 가졌으면, 윤항이는 너랑 결혼해야 해. 이 일은 윤항이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일이야.”“걱정하지 마. 엄마랑 네 아빠가 진씨 가문하고 잘 이야기할 거야. 반드시 진씨 가문에서 분명히 태도를 내놓게 할 거고, 너를 당당하게 맞이하게 할 거야.”“뭐라고?”예린은 놀라서 되물었다.“엄마, 그럼 나 정말 진윤항이랑 결혼해야 해?”이애정은 예린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그럼 너한테 더 좋은 선택지가 있니? 예린아, 너는 아직 어려서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본단다.”“그래, 젊을 때 어느 여자가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겠니? 하지만 네가 엄마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426화

    예린은 그 말을 듣자 그대로 멍해졌다.알고 보니 오늘 차려진 상에 오른 음식에는 다 뜻이 있었다. ‘전부 심지설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야?’‘이모가 정말 심지설을 며느리로 받아들인 거야?’‘그럴 리 없어!’예린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왜냐하면, 지설은 조건이 예린보다 좋지도 않았고, 이혼한 전적까지 있었다. 왕미영이 그런 지설을 받아들일 리 없었다.윤하는 고개를 돌려 지설에게 말했다.“지설 씨, 어머님이 지설 씨 온다고 며칠 전부터 좋아하셨어요. 오늘 메뉴도 몇 번이나 바꾸셨어요. 어머님이 정말 많이 신경 쓰신 거예요.”지설은 감동한 눈으로 왕미영을 바라보았다.왕미영은 얼른 손을 내저었다.“내가 뭘 했다고. 이 음식들도 다 요리사가 만든 거야.”식사가 끝난 뒤, 왕미영은 지설에게 말했다.“이따가 잠깐 쉬어야지? 내가 객실 하나 정리해 두라고 했어. 내가 데려가서 보여 줄게.”왕미영은 말을 마치고, 다정하게 지설의 손을 잡아 이끌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예린도 그 뒤를 따라갔다.지설의 방은 도진의 방 바로 옆에 있었다.침대 시트와 이불은 지설이 좋아하는 연한 하늘색이었다.화장대 위에는 지설이 평소 쓰는 화장품과 스킨케어 브랜드 제품들이 놓여 있었다.소파 위에는 깨끗한 잠옷 두 벌이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다.바닥에는 푹신한 실내화 한 켤레가 놓여 있었다.옷장을 열자 새로 산 원피스와 외투들이 걸려 있었다.전부 세심하게 맞춰 준비한 것들이었다.왕미영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번에 출장 온 거라 옷을 많이 챙기지는 못했을 거 아니니. 내가 대충 준비해 뒀어. B시에 있는 동안은 집에서 편하게 지내. 필요한 게 있으면 나한테 바로 말하고.”지설이 말했다.“어머님,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많이 준비해 주셨어요. 사실 저는 제 것을 챙겨왔어요.”왕미영은 지설의 손을 잡고 웃었다.“많지 않아. 다 필요한 것들이야. 앞으로도 우리 집에 자주 와서 지내야 할 텐데, 그렇지?”지설은 문득 영민과 함께하던 시절을 떠올렸다.그때 지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425화

    지설은 도진의 집에 도착했다.기씨 가문은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깊이를 쌓아 온 집안이었다. 본가는 전통적인 분위기가 짙었고, 곳곳의 세심한 장식마다 오래된 가문의 단아한 기품이 배어 있었다.왕미영은 지설을 보자 부드럽게 웃었다.“지설아, 어서 와. 내가 차를 내오마.”왕미영은 연한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분위기는 무척 온화했다.지설은 왕미영을 보자마자 마음속에 자연스레 호감이 생겼다.우한은 할머니를 보자 작은 손을 뻗으며 안아 달라는 듯 보챘다.왕미영은 얼른 다정한 손길로 아이를 안아 들고, 낮은 목소리로 달래는 말을 건넸다.점심때가 되자 모두 함께 식탁에 앉았다. 지설은 식탁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여러 가지 놓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왕미영이 웃으며 말했다.“도진이한테 네가 뭘 좋아하는지 물어봤어. 네가 좋아한다는 건 전부 준비해 달라고 했단다.”지설은 얼른 고개를 숙였다.“감사합니다.”왕미영이 다시 말했다.“우리 도진이는 성격이 고집스럽고, 그렇게 살가운 애는 아니잖니? 같이 지내기 쉽지만은 않을 텐데?”왕미영은 아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도진은 늘 차분하고 무심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 지설이 도진과 연애하면서 따뜻한 표현을 많이 받지는 못했을 것으로 생각했다.왕미영이 전부터 걱정하던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아들이 여자 마음을 살피고 다정하게 챙길 줄 모른다면, 어렵게 만난 여자친구마저 놓칠지도 몰랐다.지설은 급히 도진을 변호했다.“아니에요. 도진 씨는 저한테 정말 잘해 줘요. 평소에도 저를 많이 챙겨 주고요.”왕미영은 그 말을 듣고 곧바로 마음을 놓았다.다행이었다. 아들이 아주 연애 바보는 아닌 모양이었다.그때 가사도우미가 왕미영에게 다가와 말했다.“사모님, 예린 아가씨 오셨습니다.”왕미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왕미영은 전에 이미 예린에게 분명히 말해 두었다. 도진과 예린은 인연이 아니니, 다른 사람을 만나 보라고 했다.‘예린이가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건가?’왕미영은 구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284화

    어린이 피아노 콩쿠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첫날, 지설은 주최 측이 마련해 둔 대기실에 두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연스럽게 급과 인지도를 따져, 다른 두 명의 여성 심사위원부터 먼저 화장을 해줬다.지설은 그쪽 진행 속도를 보다가 끝내 자기 차례까지 시간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직접 파우치를 꺼내 들고 익숙한 손길로 금세 옅은 메이크업을 마쳤다.지설의 이목구비는 또렷한 편이었다. 거기에 연한 화장만 더해졌을 뿐인데도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다른 두 여성 심사위원은 지설을 힐끗 보고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286화

    영민은 어젯밤 술집에 직접 가지는 않았다. 대신 운전기사를 한 번 보내 두긴 했다.운전기사가 돌아와 영민에게 말했다. 유연은 끝내 태우지 못했고, 대신 유연이 어떤 남자와 서로 끌어안다시피 하며 차에 올라타는 장면을 봤다고 했다.영민은 미간을 찌푸렸다.곧 영민은 깨달았다. 유연은 어쩌면 처음부터 달라진 적이 없었다. 유연은 여전히 감정을 가볍게 여기고, 관계를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영민은 문득 역시 지설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지설은 영민과 결혼했을 때, 깨끗한 몸으로 영민에게 처음을 내어준 사람이었다.게다가 결혼 후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291화

    지설의 차가운 눈빛에 영민은 또 한 번 가슴 한쪽이 저릿해졌다.영민은 상처받은 듯, 그리고 어딘가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난 그냥 네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지설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넌 날 전혀 몰라. 그리고 난 네 걱정 필요 없어.”지설은 더는 영민을 보지 않았다.그대로 몸을 돌려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지설은 객석 아래를 바라봤다.은화도 와 있었고, 우란도 보였다.도진도 있었다.세 사람은 모두 지설을 향해 조용히 힘을 실어 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지설은 세 사람에게 옅게 웃어 보였다.그리고 관객을

  •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제60화

    유연은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 다른 부계정으로 들어가 심지설을 욕하는 댓글마다 ‘좋아요’를 눌렀다.하지만 잠시 뒤, 그 수많던 댓글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유연은 급히 트위터에서 ‘심지설’을 검색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그제야 눈썹을 찌푸렸다.‘누가... 이걸 막고 있는 거지?’유연은 곧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언론사에 계속 기사 내라고 해줘. 그리고 여론팀에 사람 더 붙여서 댓글 키워. 지금 멈추면 안 돼.”그러나 남승예 여사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카톡을 보내도 읽지 않았다.유연은 화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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