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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Author: AlterEg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4 16:01:02

(라나 시점)

나는 반쯤 벗은 채로 얼어붙었고, 에이드리언의 셔츠가 팔에서 미끄러져 내려갔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동안 우리 둘 다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에이드리언은 내 앞에 서서 마치 그의 제2의 피부처럼 느껴지는 조용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로 나를 보호하듯 섰다. "여기 있어." 그는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움직이지 마. 한 치도."

내가 입을 열려는 순간, 그는 이미 방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침착하고, 집중된 모습이었다.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또 한 번의 노크 소리. 이번엔 더 세게. "이 빌어먹을 문 좀 열어, 에이드리언!" 쉰 목소리였지만 너무나 익숙한 남자 목소리였다. 누군지 알아챌 수는 없었지만, 속이 울렁거렸다.

에이드리언은 침대 옆 서랍을 뒤져 셔츠 한 장을 꺼냈다. 검은색 셔츠였는데, 목까지 단추가 채워져 있었다. 그는 나를 흘끗 보고는 "이거 입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깨끗한 흰 셔츠 하나를 침대 쪽으로 던지며 "그리고 보이지 않게 숨어 있어."라고 덧붙였다.

그는 허리띠 뒤쪽에 무언가를 숨겼다. 총인가? 칼인가? 알고 싶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셔츠를 집어 들었다. 내 옷들은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우리의 거의 그 순간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나는 셔츠 자락을 머리 위로 끌어올려 입으며 숨을 고르려고 애썼다.

문이 딸깍 소리를 내며 그의 뒤에서 닫혔다.

그러자 침묵이 흘렀다.

나는 무릎을 가슴까지 끌어올린 채 귀를 기울이며 앉아 있었다. 방은 너무 깨끗했고, 너무 조용했다. 더 이상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비단 시트로 덮여 있고 고급 향수 냄새가 진동하는 덫에 갇힌 것 같았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에서 살며시 빠져나와 그의 서랍으로 다가갔다. 첫 번째 서랍에는 시계, 넥타이, 선글라스가 들어 있었다.

두 번째 서랍: 권총.

숨이 턱 막혔다.

만져봤다. 차가운 금속. 무겁고. 실체적이었다.

내가 그걸 쓸지 안 쓸지 몰랐다. 그에게? 밖에 있는 자에게? 필요하다면 나 자신에게?

아파트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어 굉음과 함께 유리가 깨졌다.

나는 뛰어내렸다.

그때... 총소리가 들렸다.

두 번의 노크 소리. 비명 소리.

그러고 나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온몸이 떨렸고, 심장 박동 소리가 그 어떤 소리보다 크게 들렸다.

문이 다시 열리자 나는 비명을 질렀다.

에이드리언은 문간에 서 있었고, 그의 셔츠 앞깃 근처에는 붉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의 얼룩이 아니었다. 그의 시선은 방 안을 훑어보다가 나에게 멈췄다.

그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는 떠났습니다."라고 그가 말했다.

나는 그의 셔츠에 묻은 붉은 얼룩을 빤히 쳐다보았다.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는 마치 내 질문이 불편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내 것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는 천천히 한 걸음씩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또 한 걸음. 그의 눈은 어둡고 끝이 없는 듯했다.

"옷을 벗고 있었잖아." 그가 중얼거렸다. "다 됐어."

나는 숨이 막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어둡고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이리 와, 아가씨."

그는 여전히 피 묻은 셔츠를 입은 채 나에게 다가왔고,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했다. 나는 두려워했어야 했다. 도망쳤어야 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마치 명령처럼 나를 침대에 꼼짝 못하게 고정시켜 놓아,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벗어," 에이드리언이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좀 더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연기와 위협이 뒤섞인 속삭임 같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일어서서 그가 준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면 셔츠가 어깨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더 이상 춥지 않았다. 오히려 불에 탄 듯 더웠다.

에이드리언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아직 나를 만지지도 않았다. 그는 마치 내 피부 구석구석을 기억하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허리띠에서 권총을 꺼내 침대 옆 탁자에 살며시 올려놓았다.

그러자 그가 내게 다가왔다.

그의 손이 내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어 나를 꼼짝 못하게 붙잡았고,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거칠게 부딪혔다. 조금의 부드러움도, 망설임도 없이. 그저 날것 그대로의, 여과되지 않은 욕망뿐이었다. 그는 마치 싸움을 하듯 키스했다. 소유욕이 강하고, 무자비하고, 위험하게. 그리고 나는 그에게 몸을 맡겼다.

그가 아랫입술을 아플 정도로 세게 물었을 때 나는 신음소리를 냈다. 다리에 힘이 풀렸지만, 그는 나를 붙잡아 마치 내가 아무 무게도 나가지 않는 것처럼 들어 올려 침대에 눕혔다.

그러더니 그가 내 위로 올라탔어요.

그의 입술은 내 목과 가슴에 불꽃 자국을 남겼다. 그의 손은 내 허벅지를 움켜쥐고 벌려 그 사이에 자리 잡았다.

"네가 이걸 원하지 않았다고는 발설할 수 없어." 그의 목소리가 쉰 채로 내 피부에 닿았다. "네가 그에게 애원했잖아."

"저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가 내 다리 사이로 손가락 두 개를 집어넣었고, 나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숨이 막혔다.

"넌 나 때문에 완전히 젖었잖아." 그가 으르렁거렸다. "지금도. 네가 들은 얘기, 내가 한 짓을 생각하면 더더욱."

"널 미워해야 해," 나는 중얼거렸다.

"그래야지." 그는 동의하며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하지만 넌 그러지 않잖아."

그의 혀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 천천히, 그리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 몸을 기대었고, 손가락은 그의 머리카락에 얽혔다. 그는 나를 무자비하게 탐했다. 그는 핥고, 빨고, 원을 그리며 섬뜩할 정도로 정확하게 움직였다. 나는 몸부림치고, 떨고, 애원했다...

“애드리안…제발…”

내가 무너져 내리기 직전에 그는 물러섰다. 나는 시트를 움켜쥐고 흐느껴 울었다.

그는 내 위로 기어 올라와 아직 삽입하지 않은 채 자신의 성기 끝을 내 음부에 문질렀다. "말해," 그가 속삭였다. "네가 내 거라고 말해."

"난 당신 거예요," 나는 수치심에 휩싸여 속삭였다. "난 당신을 미워하지만, 당신 거예요."

그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나는 고통과 황홀감이 뒤섞인 비명을 질렀다. 그는 내가 적응할 틈도 주지 않고 깊고 격렬하게 나를 파고들어 이성의 한계까지 몰아붙였다. 나는 그에게 매달려 그의 등을 할퀴었고, 그는 내 눈을 응시하며 쉴 새 없이 나를 찔러댔다.

"도망칠 수 없어." 그가 으르렁거리며 내 턱을 움켜쥐었다. "네가 악마를 원했지, 꼬맹아. 이제 악마를 얻었으니."

그리고 나는 그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저기, 바로 저 아래에는 내 이름으로 누군가를 죽였을지도 모르는 남자가 서 있다.

그가 나를 두고 간 곳의 침대 시트는 차갑다.

담요를 가슴까지 끌어올렸지만 허벅지 사이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단순히 타는 듯한 통증만이 아니었다. 방금 전 그가 나를 바라보던 눈빛 때문이었다. 마치 내가 이미 그의 소유물인 것처럼. 내가 어떤 서류에도 서명하기 훨씬 전부터 그의 것이었던 것처럼.

제 이름이 계약서에 올라와 있습니다.

내 몸은 그의 침대에 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라고 느껴요.

방 저편에서 에이드리언은 마치 평범한 화요일인 양 손목에 단추를 채웠다. 마치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게 남은 모든 것을 빼앗아 가지 않았던 것처럼.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애써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문이 그의 뒤로 닫혔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제가 잘 지내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침대 시트는 낯설고 차가우면서도 고급스럽다.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아. 내 몸은 여전히 그가 내게 했던 짓, 그가 나를 이용했던 방식, 그리고 그가 했던 말 때문에 고통받고 있어.

"이제 넌 내 거야."

침대 옆 탁자에서 계약서를 꺼냈다. 내 서명이 마치 거울처럼 선명하게 비쳐왔다. 어리석고도 영구적인 서명이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이건 결혼식이 아니야. 세일이야.

그리고 내가 바로 그 상품이다.

바닥에 놓인 내 휴대폰이 희미하게 진동한다. 알림 표시줄이 뜬다. 메시지가 왔다.

아빠: 잘 적응하고 있길 바란다. 나를 창피하게 만들지 마.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건다.

그는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그 사람이 너랑 벌써 끝났어?"

속이 울렁거렸다. "네가 정말 그랬구나. 날 배신했어."

"하느님보다 부유한 사람에게 주는 거니?" 그가 대답했다. "감사해야지. 어떤 여자들은 저런 집에 살려고 돈을 내기도 해."

"저는 그냥 평범한 소녀가 아니에요. 저는 당신의 딸이에요."

"이제는 아니에요."

고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넌 수다쟁이에 짐덩어리일 뿐이었어. 넌 내게 값어치를 못 하고 있어. 에이드리언이 해결책을 제시했고, 난 그걸 받아들였지."

"넌 날 마치 물건처럼 팔아넘겼잖아!"

"아니, 라나. 널 남자처럼 팔아넘겼어."

자, 이제 아시겠죠?

그동안 난 그가 내게 화가 난 줄 알았어.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게 있었지. 그는 날 본 적도 없어. 그저 가격표만 봤을 뿐이야.

말을 하려고 하는데 소리가 나지 않아요.

"서류에 서명했으니," 그가 차갑게 말했다. "이제 넌 그의 소유물이야. 그러니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라."

그는 전화를 끊는다.

벽을 멍하니 바라본다. 우아하다. 크림색과 금색. 벨벳 커튼, 대리석 바닥.

웅장한 새장.

목이 따갑지만 울지는 않아요.

나는 멍하고, 상처 입은 채 누워 있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나를 산 것이 아닌 남자와 결혼한 채로.

그는 나를 소유하기 위해 나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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