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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作者: 김하이
이는 칼로 심장을 도려내는 것보다 천 배, 만 배 더 고통스러웠다.

그 시각, 묘원 입구.

검은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부드럽게 멈춰 섰다.

비서가 재빨리 차 문을 열자 안에서 이강우가 꽃다발을 들고 긴 다리를 내뻗으며 내려왔다.

“밖에서 기다려.”

그는 나직이 명령하고는 홀로 묘원을 향해 걸어갔다.

오래전부터 죽은 형을 뵈러 오고 싶었지만, 도저히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오늘 형에게 참회하고 잘못을 빌러 왔다.

형이 부탁하고 간 사람을 제대로 챙겨줄 것 같지 못해서 부디 양해를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형의 묘비에 다다르기도 전에 멀리서 보이는 절망적인 그림자에 시선을 완전히 빼앗겼다.

한 여자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길 잃은 새끼 짐승처럼 비명을 지르며 묘비를 필사적으로 닦아내고 있었다.

가녀린 등이 격렬하게 떨렸고 당장이라도 거대한 슬픔에 갈기갈기 찢겨나갈 것만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눈물과 기름때로 얼룩진 얼굴이, 좌절에 휩싸인 그 얼굴이 글쎄 송하나였다. 순간 이강우는 심장이 확 옥죄여오고 날카로운 통증이 밀려왔다. 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송하나를 차가운 바닥에서 일으켜 세웠다. 억눌린 감정 때문에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가라앉았다.

“그만해! 이런다고 닦아지지 않아.”

다만 송하나는 이미 통제력을 잃은 상태라 그가 누군지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본능적으로 힘껏 발버둥 치며 쉬어버린 목소리로 외쳤다.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그녀는 다시 묘비 쪽으로 몸을 던졌고 손가락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피부가 벗겨지면서 핏방울이 새어 나와 붉은 페인트와 뒤섞였다.

이강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자해에 가까운 이 여자의 행동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

뒤에서 그녀를 확 끌어안아 품에 가두고 한쪽 팔로 계속 발버둥 치는 여자의 몸을 단단히 고정했다. 다른 한 손으로는 재빨리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당장 이리로 올라와!”

“놔! 이거 놓으라고!”

송하나는 그의 품에서 전력을 다해 몸을 비틀고 주먹질을 했지만 결국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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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22화

    경찰과 관리자들이 떠난 후, 비서가 전문적인 청소 도구를 들고 금세 돌아왔다.이강우의 도움으로 묘비는 점차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고마워요.”송하나가 낮은 목소리로 감사를 표했다.여전히 잠긴 목소리지만 전보다 훨씬 차분해졌다.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그녀의 태도에 이강우는 마음이 씁쓸했다.그는 묘비 사진 속 온화하게 웃고 있는 부부를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이분들이 바로 내 장인, 장모님이구나.’예전에 송하나는 그에게 몇 번이고 부모님을 뵈러 가자고 청했지만, 매번 단호하게 거절당했다.결혼한 지 몇 년이 지났어도 이강우는 그녀의 부모님 묘소가 어디 있는지 한 번도 묻지 않았고 찾아볼 생각조차 없었다.오늘에야 처음 이 묘비 앞에 섰는데 뜻밖에도 그녀 부모님의 묘소가 하준 형이 잠들어 있는 곳과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거리였다.이강우는 지난 세월 동안 어떻게 그 사실을 외면했던 걸까?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측은함이 밀려왔다.송하나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별안간 자신이 과거 그녀에게 너무나 냉정했음을 깨달았다.한편 송하나는 그의 감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땅에 떨어진 꽃다발을 보았는데 어느새 밟혀서 엉망이 되었다.송하나의 눈가에 순간 서운함이 스쳤다.이강우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땅에 떨어진 흰 국화와 해바라기를 보았는데 그 꽃들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전에 형의 묘비 앞에서도 똑같은 해바라기를 본 것 같은데...’이강우가 앞에 버젓이 있으니 부모님께 하고 싶었던 말들이 문득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송하나는 심호흡을 하고 묘비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여 절을 했다. 얇은 등줄기는 꿋꿋한 직선을 이루었다.“아빠, 엄마, 심려 끼쳐서 죄송해요.”그녀의 목소리는 바람에 흩날리듯 작게 울렸다.“다음에 꼭 다시 올게요. 누가 그랬든 엄마 아빠를 괴롭힌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송하나의 시선이 이하준의 묘역 방향을 재빠르게 훑었다.그녀는 곧장 시선을 거두고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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