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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을 버렸더니, 무서운 형님이 나에게 집착한다
부군을 버렸더니, 무서운 형님이 나에게 집착한다
ผู้แต่ง: 가을단풍

제1화

ผู้เขียน: 가을단풍
화원에서 신재형에게 밀려 호수에 빠진 순간, 배지희는 깨달았다.

신경남과 삼 년간 이어온 얄팍한 부부의 연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청심이 물에 흠뻑 젖은 배지희를 힘겹게 호수 밖으로 건져 올렸을 때, 신경남은 호숫가에 서 있었다.

그는 신재형을 품에 안은 채 미간을 찌푸리며 엉망이 된 배지희를 불만스럽게 바라보았다.

마치 철천지 원수를 대하듯, 굉장히 싸늘하고 혐오가 담긴 눈빛이었다.

"지희야, 그해 네 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널 후실로 들인 건 배씨 가문과 신씨 가문의 의리를 지키기 위함이 첫째였고, 네 언니의 유언을 받들어 네가 재형이를 잘 돌보길 바라서였다. 그렇게 삼 년 동안 호의호식하게 해주었거늘 은혜도 모르고, 오히려 앙심을 품고 재형이를 해치려 들다니. 죽은 네 언니에게 미안하지도 않으냐. "

"정말 실망스럽구나."

전후 사정은 묻지도 않고 질책이 쏟아졌다.

배지희는 흠뻑 젖은 채로 무표정한 얼굴로 쏟아지는 비난을 듣고만 있었다.

가슴속이 차갑게 식었다.

지난 삼 년 동안 이런 폭언은 수없이 들어왔다.

예전 같았으면 억울한 마음에 어찌 내 말은 믿어주지 않느냐고 호소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돌아온 것은 신경남의 더욱 차갑고 혐오스러운 시선뿐이었다.

그 눈빛은 그를 향한 그녀의 연모를 우습게 만들고 예리한 칼날이 되어 그녀의 가슴을 후벼팠다.

매번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녀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점차 배지희는 해명을 포기하고 신경남의 말에 대꾸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저 무조건 잘못을 인정하면 그만이었다.

잘못을 빌면 처벌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피로감이 몰려왔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힘겹게 홀로 걷다가 한순간에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한때 무엇보다 소중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게 느껴졌다.

배지희는 시선을 바닥에 둔 채로 답했다.

"부군의 말씀이 다 맞습니다."

신경남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하려던 많은 말들이 갑자기 목구멍에 턱 걸려버렸다.

그는 망토를 두르고 몸을 웅크린 배지희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젖어서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자그마한 얼굴을 반쯤 덮고 있었고, 물방울이 하얀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가련해 보였다.

그제야 물에 빠진 사람이 신재형이 아니라 배지희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내게 더 할 말은 없는 것이냐."

배지희는 신경남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재형이가 놀랐으니 먼저 안고 돌아가서 달래십시오. 저는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저를 벌하시려거든 그 뒤에 해주십시오."

신경남은 그 말을 듣고 더 인상을 찌푸렸다.

순간 그녀가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에게 시위를 한다고 느껴졌다.

그런 생각이 들자 눈앞의 배지희가 더욱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품에 안긴 신재형이 갑자기 울며 떼를 썼다.

"아버지, 저 여자를 제대로 혼내주세요!"

신경남은 다정한 목소리로 달랬다.

"그래."

제법 세상 물정을 알 나이가 된 신재형은 아버지의 말에 잠시 찔리는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뭔가 떠올랐는지 다시 의기양양해져서는 배지희를 도발하듯 노려보았다.

"나쁜 여자, 아버지께서 혼내주실 거야!"

배지희는 흠뻑 젖은 머리카락 틈새로 신경남의 어깨에 기댄 채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신재형을 바라보았다.

뽀얗고 앳된 얼굴에 번진 아이의 의기양양한 미소에는 은밀한 악의가 배어 있었다.

배지희는 가슴이 저려와 눈을 감았다.

신경남의 매정함보다 그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 건 바로 신재형이었다.

그녀가 배 아파 낳은 아이는 아니었으나, 세 살 때부터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손수 보살피며 키운 아이였다.

어린아이는 갑자기 친모를 잃은 탓에 온종일 울며 보채기 일쑤였고,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그녀가 저택으로 와서 지극정성으로 돌보아 병을 치료하고, 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었다.

하지만 신재형은 자랄수록 배지희와 멀어졌다.

처음에는 그녀에게 곁을 주지 않더니, 나중에는 틈만 나면 시어머니와 부군 앞에서 거짓말을 하며 배지희에게 누명을 씌웠다.

어린아이의 거짓말은 주위 사람의 꼬드김 탓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아예 배지희를 해하려는 마음까지 품고 말았다.

아까도 아이는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가다가, 뒤쫓아온 배지희를 호수로 밀쳐버렸다.

그 한 번의 밀침이 배지희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한 줌의 희망과 미련마저 산산조각 내버렸다.

신경남은 신재형의 울음소리를 듣고 표정이 한층 차가워졌다.

그는 배지희의 상태는 살피지도 않은 채, 아이를 안고 매정하게 뒤돌아서 가버렸다.

배지희는 멀어지는 부자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뺨을 타고 서서히 굴러떨어지는 물방울이 눈물인지, 차가운 호수물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청심은 허둥지둥 그녀의 몸을 감싼 망토를 여며주었다.

"작은 마님, 어찌하여 나리께 해명하지 않으셨습니까? 재형 도련님께서 손대지 말아야 할 물건을 몰래 가져가셨고 뒤쫓아온 마님을 도련님이 호수로 밀어버린 거 아닙니까."

배지희는 고개를 저었다.

"소용없다. 부군께서는 믿지 않으실 거다."

사실을 말한다고 해도 신경남은 물론이고 가문의 그 누구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것을 그녀는 잘 알았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계모란 당연히 악독하고 간사한 존재였다.

북정원.

신경남은 굳은 표정으로 어머니 진씨의 앞에 마주앉았다.

둘째 집안의 부인 진씨는 한 손으로 신재형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누렇게 바랜 불패를 쥔 채 언짢은 기색으로 말했다.

"네 말은, 재형이가 이 불패를 가지고 장난을 치다 지희에게 쫓겼고, 그러다 재형이가 지희를 호수에 밀쳐버렸다는 것이냐."

신경남과 가문의 어른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배연희와 구분 짓기 위해 배지희를 늘 이름으로 불렀다.

실상은 심복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녀의 작은 마님 신분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신경남의 수려한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는 시선을 바닥에 둔 채로 담담히 답했다.

"예."

이곳으로 오는 길에 신재형의 손에 들린 불패를 보고 배지희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모진 말을 다 쏟아부은 마당에, 이제 와서 돌아가 사과하기에는 체면이 서지 않았다.

호숫가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배지희의 눈빛이 떠오르자 신경남은 기분이 더 언짢았다.

평소에도 자주 배지희를 꾸짖곤 했지만, 오늘따라 그녀의 반응이 어딘가 달랐다.

평소 체면과 예법을 중시하던 그녀가 그토록 엉망인 모습이 되었으니 응당 억울함을 호소하며 따지고 들어야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저 고요히 그를 한 번 바라보고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 조용한 행보가 그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진씨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해서 뭘 어쩌자는 것이냐. 벌을 내리지 않으면 네가 무고한 처에게 누명을 씌운 것을 사람들이 눈치챌 테고, 그 아이가 꼬투리를 잡고 소란이라도 피우면 네 체면이 깎일 것이다. 재형이의 평판에도 흠이 갈 테고."

진씨의 관심사는 오로지 신재형뿐이었다.

신씨 가문은 자손이 귀했다.

본가의 장남은 액운을 타고났는지 혼처를 정할 때마다 약혼녀가 죽어 나갔다.

몇 년 전 겨우 혼인을 치렀으나, 신혼 당일 밤 신부가 돌연사하는 바람에 졸지에 홀아비 신세가 되었다.

스물여섯이 된 지금까지 독수공방 중이며, 두 번 다시 혼인하지 않을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도리상 신씨 가문의 방대한 가업은 본가의 장남이 이어받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혼인도 기약이 없고 후사를 기대하기도 어려우니, 자연스레 둘째 집안의 후계가 중요해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장남 신주헌은 지난 몇 년 동안 전국 각지를 돌며 황제의 일을 도왔다.

겉보기에는 권력을 쥐고 위풍당당해 보일지 몰라도, 적을 너무 많이 둔 탓에 언제 정적의 손에 목숨을 잃을지 모를 일이었다.

본가의 대가 끊긴다면 둘째 집안인 그들에게 기회가 오는 셈이었다.

진씨는 때가 되면 신재형을 신주헌의 양자로 입적시킬 계획이었다.

그리되면 훗날 본가의 적장자는 신재형이 되는 것이다.

진씨는 정색하며 신경남에게 일렀다.

"재형이를 위해서라도 마땅히 벌을 내려야 한다. 첫째는 재형이가 아직 어리니 잘못을 저지른 건 어미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요, 둘째는 재형이의 일이 밖으로 새어 나가선 안 되기 때문이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던 신경남의 수려한 얼굴에도 차가운 기색이 감돌았다.

"어머니 말씀이 다 맞습니다. 벌을 내리고 재형이를 더욱 각별히 돌봐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어야지요. 어릴 적부터 재형이를 키웠다는 핑계로 오만하게 굴어선 안 될 일입니다."

배지희가 겪을 억울함에 대해서는 모자의 생각이 완벽히 일치했다.

신씨 저택에 시집온 것만으로도 배지희에게는 과분한 영광이니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젊은 나이에 시집오자마자 번듯한 아들까지 얻었으니, 약간의 억울함쯤은 감수하는 것이 당연지사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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