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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 침묵의 방패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4 07:28:13

준혁의 메시지는 밤새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사과였고, 그다음은 설명이었고, 새벽을 넘기자 질문이 되었다.

-왜 연락을 안 받아?

-이렇게까지 무시할 이유는 없잖아.

지연은 그 메시지들을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읽지 않았다.

읽는 순간, 반응하게 될까 봐서였다.

반응은 그에게 여지를 준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휴대폰 화면에는 부재중 전화 네 통이 찍혀 있었다.

지연은 그 숫자를 보며 이상하게도 숨이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어젯밤 이수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다시 떠올랐다.

‘오는 건 다 받아.’

‘대신, 아무것도 돌려주지 마.’

지연은 메모 앱을 열었다.

오전 6시 12분 - 전화 1회

오전 6시 18분 - 전화 2회

오전 6시 23분 - 전화 3회

오전 6시 41분 - 전화 4회

기록을 하자 상황이 감정에서 데이터로 바뀌었다.

감정은 흔들리지만, 데이터는 말을 바꾸지 않는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지연은 평소보다 천천히 움직였다.

서두르지 않았다.

서두르면 상대의 속도에 맞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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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는 밤새 그쳤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다.아침이 되자 길 위엔 물기가 남았고, 공기는 묘하게 가벼웠다.무언가 씻겨 내려간 뒤의 냄새였다.이수는 카페에 도착해 문을 열었다.종이 울렸고, 그 소리에 진상이 고개를 들었다.“일찍 왔네요.”어제와 같은 말이었다.하지만 어제와는 조금 다른 눈빛이었다.말보다 먼저 인식하는 방식.그건 습관이 아니라 선택에 가까웠다.“네.”이수는 가방을 내려놓고 앞치마를 집어 들었다.손이 앞치마 끈을 묶는 동안,진상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손을 따라갔다.손목, 손가락, 매듭.이수는 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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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의 아침은 생각보다 빨랐다.문을 열기도 전에 커피 향이 먼저 퍼졌고,기계가 예열되는 소리가 공간을 채웠다.진상은 그 소리를 들으며 셔터를 올렸다.매일 같은 시간, 같은 순서였고 그래서 더 생각하지 않는 동작들이었다.이수는 그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문을 열자 종이 울렸고, 그 소리에 진상이 고개를 들었다.“일찍 왔네요.”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시계는 보지 않았다.시간을 확인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네.”이수는 짧게 답했다.목소리는 낮았고, 불필요한 온도는 없었다.앞치마를 두르는 동안 그녀는 카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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