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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lis: 슈퍼라이온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12 07:29:23

"도혁 씨가 언니 어미 쪽을 조사한다고요?"

"그래. 차도혁이라는 아이는 절대 제 소유물을 빼앗기거나 통제에서 벗어나는 걸 참지 못하는 부류다. 강이현이 도망치려고 하니, 숨통을 조여서 제 발로 걸어 들어오게 만들려는 거지."

이선희는 미소를 지으며 유라의 뺨을 문질렀다.

"오늘 저녁에 네 아버지가 도혁이를 저택으로 불렀다. 강이현 그 기집애도 어미의 목줄을 쥐고 불러낼 테니, 너는 그저 완벽한 여주인으로서 도혁이 옆자리를 지키기만 해라. 제 어미가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는데, 과연 그 애가 얼마나 오만하게 굴 수 있을지 보자꾸나."

유라의 얼굴에 가학적인 환희가 떠올랐다.

"맞아... 그 년은 어미 일이라면 자빠져서 빌던 년이니까. 오늘 저녁에 도혁 씨 앞에서 무릎 꿇고 빌게 만들 거야!"

오후 4시, 도서관을 나온 이현은 민우와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오피스텔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서초동 거리를 걷던 그녀의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극심한 진동을 울렸다.

화면에 떠오른 이름은 엄마였다.

이현은 가슴 한구석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빠르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응, 엄마."

"이현아... 이현아, 어떡하니...!"

수화기 너머로 한서영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숨이 넘어갈 듯한 호흡과 함께 덜덜 떨리는 음성이 이현의 귓가를 찔렀다.

"엄마,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데 그래, 천천히 말해봐."

"방금... 방금 저택에서 사람이 다녀갔어. 회장님 지시라면서... 내가 운영하던 미술관 재단 지원금을 전액 몰수하겠대.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집도 당장 이번 주까지 비우라고... 안 그러면 명도 소송을 걸고 가압류를 들어오겠다고..."

한서영의 통곡에 이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올 것이 왔다. 강 회장과 이선희, 그리고 차도혁이 협공으로 자신의 가장 약한 고리를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생에서도 그들은 이현이 조금이라도 반항할 기세를 보이면 어머니 한서영의 생계를 쥐고 흔들었었다.

"내가 회장님께 빌겠다고 했는데... 회장님이 너까지 저택으로 불러서 사죄하지 않으면 나를 길바닥에 쫓아내고 매장시켜 버리겠다고 하셔... 이현아, 너 유라나 도혁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니? 제발 회장님한테 가서 빌자, 응? 우리가 어떻게 그분들을 당해내니..."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온 어머니의 비굴하고 두려움에 찬 목소리. 전생의 이현이었다면 이 목소리에 마음이 무너져 내려 당장 저택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차도혁의 발치에 고개를 조아리고, 유라의 비웃음을 견디며 사죄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현은 달랐다.

"엄마."

이현의 음성은 떨림 하나 없이 단단했다.

"이현아..."

"울지 마. 그리고 절대 고개 숙이지 마."

"하지만 당장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는데 어떻게 안 울어! 저 사람들은 재벌이야, 이현아. 법이고 뭐고 다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아니, 법은 그 사람들 편이 아니야."

이현은 발걸음을 멈추고 거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맑게 갠 하늘 아래로 차가운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엄마 명의의 미술관 재단 후원금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야. 강 회장이 태성그룹과의 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감면받기 위해 만든 출연 재단이지. 그걸 일방적으로 몰수하고 회계 장부를 조작하려 한다면 오히려 배임과 횡령죄가 성립해."

"뭐... 뭐라고?"

"그리고 삼청동 집은 엄마 이름으로 정식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어 있고, 점유권이 확립되어 있어. 아무리 강 회장이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단 일주일 만에 임차인을 쫓아내는 건 불법 점유 이탈이자 주거침입이야. 가압류? 소송? 하라고 해. 민사집행법 조문 하나 제대로 모르는 무식한 권력으로 날 위협할 수 있을 것 같아?"

이현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흔들림도, 두려움도 없었다. 전화기 너머의 한서영은 딸의 거침없는 법률 용어와 차가운 어조에 울음을 뚝 그치고 말았다. 자신이 알던 수줍고 약하던 딸이 아니었다.

"엄마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 안에 계셔. 저택에서 사람이 찾아와도 문 열어주지 말고, 전부 녹음해 둬. 내가 해결할 테니까."

"이현아... 너 정말 괜찮은 거니? 회장님이 오늘 저녁에 너를 저택으로 부르셨어. 차도혁 대표도 온다고 들었는데..."

"알아."

이현의 입꼬리가 싸늘하게 비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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