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식사를 마친 뒤에는 장터 끝의 작은 카페로 향했다. '강끝 찻집'이라는 간판 아래로 커다란 통유리창이 나 있었다. 창가에서는 봄볕이 든 논과 멀리 흐르는 강줄기가 한눈에 보였다. 휘는 검은 커피를 주문했고, 옥연은 딸기크림이 올라간 우유와 작은 케이크를 골랐다.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던 옥연이 가격을 보고 휘에게 몸을 기울였다. "국밥보다 비쌉니다." "먹고 싶은 것을 고르거라." "딸기 몇 알에 이 돈이면 국을 몇 그릇이나..." "오늘은 장사하러 나온 것이 아니다." 휘가 카드를 기계에 갖다 댔다. 옥연은 결제가 끝나는 짧은 소리를 들으며 입술을 달싹였다. 외상 장부에 빗금 하나 긋지 않고 음식값이 오가는 세상은 여전히 신기했다. 창가에 앉은 휘가 검은 커피를 마셨다. 그의 미간이 즉시 좁아졌다. "어떠십니까?" "탄... 물 같구나." "요즘 사람들은 그 맛으로 마신답니다." "왜 돈을 내고 탄 물을 마시느냐." 옥연은 웃음을 참으며 딸기크림을 한 숟갈 떴다. 휘는 그 모습을 보다가 아무렇지 않게 옥연의 잔을 가져가 한 모금 마셨다. "그건 제 것입니다." "간을 보았다." "우유에도 간을 봅니까?" "지나치게 맛있... 아니, 달군." 휘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한 모금 마셨다. 옥연은 잔을 돌려받지 않고 케이크를 잘라 그의 접시에 놓았다. 휘가 거절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자기 몫을 먹었다. 카페 한쪽에는 네 장의 사진이 한 줄로 나오는 작은 촬영 기계가 있었다. 젊은 손님들이 그 안에 들어가 우스운 머리띠를 쓰고 사진을 찍었다. 옥연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자 휘는 빈 컵을 내려놓았다. "해보자." "저 안에서 무엇을 하는 겁니까?" "아마도 사진을 찍는 모양이다." 옥연의 걸음이 멈췄다. 휘는 오랫동안 낯선 사람의 눈에도, 사진기에도 제대로 모습을 남기지 못했다. 옥연이 인간으로 살던 시절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지
두 사람은 먼저 삼강문화단지의 봄 장터로 향했다.주말을 맞아 강문화전시관 앞에는 천막과 작은 노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잔디밭 한쪽에는 봄 행사 기간에만 운영하는 작은 유원시설이 들어서 있었다.회전목마와 미니 관람차, 어린이용 범퍼카가 알록달록한 불빛을 켜고 손님을 기다렸다.옥연은 입구에 서서 한참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저 말들은 살아 있지도 않은데 계속 같은 자리를 도는군요.""타보고 싶으냐?""아이들이 타는 것 아닙니까?""저기 어른도 타고 있다."휘가 가리킨 곳에는 어린 딸을 안은 아버지가 작은 백마 위에서 더 신나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옥연이 망설이는 사이 휘는 이미 표를 샀다. 막내의 손녀가 준 카드를 기계에 갖다 대자 짧은 소리와 함께 결제가 끝났다."도련님, 방금 돈이 나간 겁니까?""그렇다는군.""장부에도 적지 않았는데요?""이 안에 장부가 들어 있다고 했다."휘가 카드를 들어 보였다.옥연은 얇은 카드 안에 수많은 빗금이 들어 있는 모습을 상상하느라 잠시 진지해졌다.회전목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옥연은 남색 안장이 얹힌 흰 말을 골랐고, 휘는 바로 옆의 검은 말에 올랐다. 두 사람의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자 말들이 음악에 맞춰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처음 한 바퀴 동안 옥연은 손잡이를 놓지 못했다.두 번째 바퀴에 들어서자 굳었던 어깨가 풀렸고, 세 번째 바퀴에는 휘를 돌아보며 웃었다. 봄바람이 그녀의 치맛자락과 풀어 내린 머리카락을 가볍게 흔들었다.휘는 말이 위로 올라가도 옥연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앞을 보셔야지요.""말이 정해진 길로 가는데 볼 필요가 있느냐.""그럼 왜 타셨습니까?""네 얼굴을 보려고."옥연의 두 뺨이 금세 붉어졌다.회전목마를 세 번 더 태워도 좋을 만큼 만족한 휘와 달리, 옥연은 한 바퀴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내렸다. 주변의 젊은 연인들이 두 사람을 보고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다음에는 저것을 타자."휘가 미니 관람차를 가리켰다.
- 2026년 어느 봄날 -삼강주막의 회화나무에 연둣빛 잎이 돋기 시작한 아침이었다.옥연은 대문 밖에 서서 신작로 끝을 바라보았다. 흰 운동화를 신은 발끝이 문화단지로 이어지는 길을 향해 반쯤 나가 있었다."정말 괜찮습니까?""어제도 세 번 확인했다."휘가 옥연의 곁에 섰다.그는 짙은 남색 셔츠에 검은 바지, 무릎까지 내려오는 얇은 봄 외투를 입고 있었다. 모두 신력으로 형상화한 옷이었으나, 천의 주름과 단추까지 사람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옥연도 오늘만큼은 익숙한 저고리와 치마, 흰 앞치마를 벗었다.아이보리색 블라우스 위에 연한 하늘색 카디건을 걸치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차분한 붉은색 치마를 입었다. 휘가 골라준 흰 운동화는 고무 밑창이 낯설었지만 짚신보다 훨씬 가벼웠다."도련님은 요즘 젊은이 옷도 남색뿐이군요.""너는 붉은 치마를 골랐군.""남색도 붉은색도 평생 입던 색이라 눈에 익어서요.""너는 색을 둘씩이나 마음에 두는 모양이지만, 나는 칠백 년 동안 오직 한 가지만 눈에 담아왔다. 옷 색도, 사람도."옥연은 반박하려다가 그 말이 맞아 입을 다물었다.두 사람이 현대의 옷과 물건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몇 해 전부터 막내의 손녀가 주막을 찾아올 때마다 스마트폰이라는 물건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증조할머니를 밖으로 모시고 나갈 날이 분명 올 거라며, 동영상으로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틈틈이 보여주었다.처음에는 옥연도 손바닥만 한 화면 속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말하는 광경을 신기해했다. 막내의 손녀는 현대 사람들이 입는 옷부터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법, 신호등을 건너는 법과 카드로 값을 치르는 모습까지 차례로 찾아 보여주었다.휘는 그런 것을 몰라도 사람 사는 세상에 나가면 알아서 할 수 있다며 몇 번이나 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막내의 손녀가 일부러 카드를 기계 틈에 거꾸로 꽂는 것이라 떠보자, 방금 동영상에서는 기계에 갖다 댔다며 곧바로 바로잡았다.오늘 두 사람이 형상화한 옷도 막내의 손녀가 보여준 봄나들이 동
"아무도 안 계세요?"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아이는 닫히지 않은 대문을 밀었다. 눈 묻은 운동화 한 켤레가 1936년 늦가을 옥연의 젖은 짚신이 그랬던 것처럼 삼강주막의 문턱을 넘었다. 부엌 안은 어두웠다. 그 순간 아궁이 깊은 곳에서 푸른 불씨와 금빛 불씨가 함께 피어났다. 마른 장작에 저절로 불이 붙었고 무쇠솥의 뚜껑 사이로 하얀 김이 올랐다. 아이의 얼어붙은 손가락이 조금씩 녹았다. 솥 안에서는 시래기와 무가 든 국이 끓고 있었다. 빈 상 위에는 보리밥 한 그릇과 김치가 놓였고, 젖은 신발을 말릴 짚과 수건도 가지런히 나타났다. 등불 아래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남색 도포를 입은 젊은 사내와 남색 치마에 흰 앞치마를 두른 젊은 여인이었다. 여인의 검은 머리에는 은빛 불씨로 된 비녀가 꽂혀 있었고, 국자를 든 손바닥에는 오래된 흉터가 남아 있었다. 아이는 무서워 달아나지 않았다. 따뜻한 밥 냄새가 먼저 배를 울렸기 때문이다. 여인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고 대청 끝에 무릎을 굽혔다. "길을 잃었니?" "엄마를 놓쳤어요." "이름과 버스를 기억하느냐?"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휘는 대문 밖 눈길을 바라보았다. "큰길에서 사람들이 찾고 있다. 먹는 동안 길을 밝혀두면 곧 이곳으로 올 것이다." 그의 손끝에서 푸른빛이 흘러나가 눈 쌓인 신작로에 낮은 길을 만들었다. 불빛은 멀리서 아이를 찾는 어른들의 발 앞까지 이어졌다. 옥연은 국자를 내려놓고 아이 앞으로 다가앉았다. 마른 짚을 엮어 만든 작고 포근한 짚신 한 켤레를 아이의 발치에 가만히 내려놓으며, 그녀는 눈을 곱게 접어 웃었다. "얼어붙은 발로 더 걷다간 발가락이 다 상하겠구나. 이 짚신으로 신고 툇마루 위로 올라앉으렴." 아이의 젖은 운동화 끈을 조심스레 풀어낸 옥연이 아이의 어깨에 둘러진 가방끈으로 손을 뻗었다. "젖은 신발과 무거운 가방은 밥을 다 비우는 동안 아궁이 곁에 두어 뽀송하게 말려줄 터이니. 자, 어서 뜨신 국물부터 한술 뜨고 있거라." 옥
- 2005년 10월 1일 새벽 -영희가 가장 먼저 대청으로 나왔다.어머니의 숨을 확인하러 몇 번이나 몸을 일으켰다가, 두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새벽까지 참았다. 밖이 희미하게 밝아지자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맨발로 문턱을 넘었다."어머니..."대답은 없었다.옥연은 이부자리 위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얼굴에는 고통이 없었고 두 손은 배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으며, 흰머리의 은비녀도 평소처럼 단정했다.영희는 무릎을 꿇고 손목을 잡았다.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도 오래 손을 놓지 못했다. 철수와 막내가 뒤따라 나와 그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어머니가... 가셨습니다."영희의 말이 끝나자 방 안의 가족들이 울음을 터뜨렸다.철수는 어머니 곁에 엎드려 절했고 막내는 문설주를 붙들고 소리를 삼켰다. 후손들은 대청 아래에 무릎을 꿇은 채 서로의 어깨를 붙잡았다.등불 안에서 푸른 불꽃과 금빛 불꽃이 함께 흔들렸다.물이끼 섞인 강물 향과 갓 지은 밥 냄새가 식은 부엌에 퍼졌다. 아궁이에는 불이 없었고 솥도 차가웠으나, 가족들은 그 냄새가 어디에서 오는지 묻지 않았다.막내가 눈물 젖은 얼굴을 들었다."아버지는 이제... 혼자 계시지 않습니다."철수가 등불을 바라보았다.두 불꽃은 한쪽이 다른 쪽을 따라 흔들리지 않았다. 푸른빛이 먼저 움직이면 잠시 뒤 금빛이 응답했고, 금빛이 솥 쪽으로 기울면 푸른빛이 그 곁을 지켰다."어머니도... 혼자 가신 게 아니구나."철수가 낮게 말했다.가족들은 옥연의 죽음을 없던 일로 여기지 않았다.영희는 어머니의 몸을 깨끗이 닦고 수의를 입혔다. 철수는 장례 절차를 맡았으며 막내는 어머니가 평생 지킨 문턱에 흰 천을 걸었다.사흘 동안 주막에는 많은 사람이 다녀갔다.외상 빗금에 이름을 남긴 사람과 그 자손들이 향을 올렸고, 돈 대신 쌀과 장작을 놓고 간 이들도 있었다. 누구도 기적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며, 가족들은 찾아온 사람에게 따뜻한 밥부터 내주었다.옥연의 육신은 인간의 예에
"도련님.""...잠시만 말하지 말거라."휘의 손이 옥연의 손목을 지나 팔과 어깨를 감쌌다.다음 순간, 그가 옥연을 가슴 안으로 끌어안았다.조심스럽게 받쳐주던 포옹이 아니었다. 옥연의 몸이 그의 가슴에 빈틈없이 닿았고, 등과 허리를 감싼 두 팔에는 더는 힘을 아끼려는 기색이 없었다.옥연은 휘의 어깨에 뺨을 대었다.단단한 몸이 아주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떨고 계십니까?"휘는 대답하지 않았다."제가 숨을 멈출 때에도 이러셨습니까?""그때는... 참았다.""왜요?""네가 마지막 순간에 두려워할까 봐..."휘의 목소리가 옥연의 머리 위에서 처음으로 갈라졌다."붙잡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네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놓아주어야 했다."옥연은 그제야 알았다. 자신이 편안히 눈을 감는 동안 휘는 소리 내어 부르지도, 붙잡아달라고 청하지도 못한 채 혼자 이 순간을 견디고 있었다.그녀의 두 팔이 휘의 허리를 힘껏 끌어안았다."이제는 참지 않으셔도 됩니다."휘의 팔에 더 강한 힘이 들어갔다."저 돌아왔습니다.""알고 있다.""유옥연이라는 이름도, 도련님과 함께한 기억도 모두 가지고 돌아왔습니다."휘는 눈을 감은 채 옥연의 머리칼에 얼굴을 묻었다."...한 번만... 한 번만 더 말하거라."옥연은 그의 품 안에서 고개를 들었다."돌아왔습니다. 도련님 곁으로."휘의 손이 옥연의 뺨을 감쌌다.그는 손바닥 안에 분명히 존재하는 온기와 자신을 올려다보는 눈동자를 오래 확인했다.옥연이 먼저 그의 도포 깃을 잡아당겼다.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처음에는 서로가 사라지지 않는지 확인하듯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옥연의 손이 휘의 목덜미를 감싸자, 휘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다시 깊이 입을 맞췄다.죽음 앞에서 미처 꺼내지 못한 두려움과 그리움을 더는 말로 남겨둘 필요가 없었다.옥연은 그의 품 안에서 눈을 감았다. 열아홉에 처음 품었던 마음과 여든아홉 해를 살아낸 사랑이 같은 입맞춤 안에 온전히 이어졌다.얼마 뒤 두 사람의 입술이 천천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