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제7화: 윤 행수, 꽤나 잘 노시네
윤서린은 속이 몹시 뒤틀려서 대놓고 입을 열었다.
"서 사또, 관아에 관졸이 줄줄이 있고, 수하에 쓸 만한 서리도 적지 않으시잖아요. 다른 사람더러 모시고 가라 하시면……."
사람 하나 붙들고 이렇게까지 부려 먹을 일인가.
"본관이 이 고을의 부모 같은 관장이냐, 네가 그러냐?"
서이현은 책상 뒤 높은 자리에서 고개도 들지 않고 한마디를 툭 던졌다.
“……사또십니다.”
윤서린은 이를 악물고 두 글자를 쥐어짰다.
천하의 나쁜 관리 놈!
"준비할 시간은 세 각뿐이다."
그가 책상 위 물시계를 흘끗 보고 차갑게 덧붙였다.
윤서린은 토끼보다 빠르게 뛰쳐나갔다.
목숨 재촉도 이만하지 않을 것이다!
집까지 가는 데만 두 각이 걸린다. 옷 갈아입고 단장할 시간은 한 각 남짓이라, 초상집 가는 것보다 빠듯했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달리며 품에서 전서패를 꺼내 이수연에게 일렀다.
"수연아, 오늘 밤엔 네가 서당에 가서 서우 좀 데려와 줘. 나는 새로 온 서 사또 모시고 상인들 만찬에 가야 해."
"응, 나만 믿어!"
……
윤서린이 저택 대문을 나섰을 때, 사두마차가 끄는 화려한 이층 지붕 마차가 이미 골목 어귀에 단정히 서 있었다.
어느 자리에 앉아야 할지 망설이는데, 마차의 비단 휘장이 길고 힘 있는 손에 걷혔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올라탔고, 서이현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몹시 공격적이었다. 숨기는 기색도 없이 얼굴에서 드러난 쇄골로, 다시 곡선을 따라 무겁게 내려갔다.
윤서린은 오늘 호수빛 푸른 보상화 무늬 가슴받이 비단 치마를 입고, 그 위에 매미 날개처럼 얇은 얇은 사를 걸쳤다.
눈처럼 흰 어깨는 곱게 뼈대가 드러났고, 가슴께의 곡선은 알맞게 조여져 은근히 윤곽이 비쳤다.
허리선은 바짝 조여 있어, 근래 몇 해 더 무르익은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들여 단장한 환한 얼굴과 어우러지니, 사람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또, 이렇게 아랫사람을 뚫어지게 보시는 건 조정 관원의 체통에 좀 어긋나지 않습니까?"
윤서린이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
이 남자의 늑대처럼 깊고 어두운 눈이 자꾸만 가슴을 뛰게 했다!
서이현의 입꼬리가 장난스럽게 올라갔다.
"윤 행수, 그동안…… 사내 하나 안 만들었나?"
"사또께서 어디서 그걸 보셨는데요?"
윤서린이 눈을 가늘게 뜨고 불쾌한 시선을 보냈다.
"예전보다 많이 말랐군. 본관 기억엔 예전에는…… 손에 아주 잘 잡혔는데."
독설이 입 밖으로 나왔다. 더없이 박정한 말투였다.
"재물과 관위가 늘어난 줄 알았더니, 눈은 도리어 더 나빠지셨네요."
윤서린이 콧방귀를 뀌었다.
"어떻게 지내든 사또가 걱정하실 일 아니에요. 어차피 당신 차례도 아니고요."
서이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입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매섭다.
윤서린은 고개를 창밖으로 돌려, 거리 옆으로 휙휙 스쳐 가는 밤 풍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마음은 어느새 멀리 날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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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에서 공부하던 시절, 그녀가 자기 몸매가 풍만하지 못하다고 농담 삼아 투덜거린 적이 있었다. 그러자 그는 억지로 그녀를 성 밖의 인적 드문 산비탈로 데려갔다.
그곳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선을 넘을 뻔한 자리였다.
산에는 아주 아름다운 천 년 묵은 은행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 머리 위로는 온 하늘 가득 별빛이 쏟아졌다.
그날 그녀는 아파서 울었고, 그는 그녀의 귓가에 엎드려 꼬박 이틀 밤낮을 낮은 목소리로 달래 주었다.
그곳은 두 사람이 정을 맺은 자리가 되었다. 그와 이혼한 뒤 처음 두 해 동안, 기념일마다 그녀는 몰래 그곳에 가 보곤 했다.
안타깝게도 훗날 그 산비탈은 정체불명의 부호가 거금을 주고 사들였고, 높은 담을 둘러 사저를 지었다. 그녀는 더는 들어갈 수 없었다.
그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늙은 은행나무는 여전히 꼿꼿이 서 있었다.
……
마차가 흔들리는 사이, 서이현이 불쑥 품에서 칠 상자를 꺼내더니, 눈부시게 찬란한 청옥 목걸이를 집어 들고 묵직하게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
특별히 조향한 듯 서늘한 소나무 향이 확 끼쳐 와, 윤서린은 순간 허둥댔다. 그것은 예전에 그녀가 가장 익숙했고 가장 빠져들었던 향이었다.
"서 사또, 자중하세요!"
"목걸이를 걸어라. 나를 욕보이지 마라."
그가 낮게 말하며 거침없이 손을 뻗어 목걸이를 그녀의 목에 두르려 했다.
윤서린은 가슴이 철렁하고 눈동자가 거세게 움츠러들었다. 이건 바로 오후에 금해각에서 찾아온 그 은자 팔만 냥짜리 절세의 보물이다. 어떻게 감히 걸겠는가?!
조금이라도 망가뜨리는 날에는 평생 그의 수하에서 몸 팔린 종이 되어 영영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즉시 밀고 당기며 막아섰다.
"서 사또, 이건 너무 귀중합니다. 소녀는 절대 걸 수 없어요! 혹여 부딪히거나 상하면 소녀는 물어 드릴 수가……."
"네가 일부러 망가뜨린 게 아니라면 물어낼 필요 없다."
그가 경멸하듯 그녀를 훑어보았다.
"본관의 수행 여인이 이렇게 초라하게 입고 있으면, 본관 체면은 어쩌란 말이냐?"
윤서린은 멍해졌다.
그녀는 가난해서 이번 철 최고급 비단 맞춤옷을 살 수 없었다. 이 옷도 작년 강남 상인회 대례에 참석하려고 이를 악물고 거금을 들여 지은 것이었고, 딱 한 번 입은 옷이었다.
"그럼…… 연회가 끝나면 소녀가 그대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윤서린은 끝내 더 억지로 밀어내지 못했다. 이것이 그의 관직 체면과 관련된 일이었으니까.
서이현이 다시 몸을 기울여 가까이 다가왔다. 거칠고 따뜻한 손끝이 일부러인 듯 아닌 듯 여린 살결을 스치며, 목걸이의 걸쇠를 채워 주었다.
목덜미에 쏟아지는 뜨거운 숨결에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서이현은 살짝 붉어진 그녀의 귓불을 바라보다가, 불쑥 목소리를 낮추었다.
"윤서린, 이 삼 년 동안…… 설마 아직도 본관을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아니겠지?"
"냉혈하고 무정한 전남편을 마음에 둘 게 뭐가 있어요?"
윤서린이 그를 흘겨보았다.
하늘은 알 것이다. 지난 삼 년간 친한 친구가 맞선 자리를 수없이 마련해 주었지만, 그녀는 단 한 명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을.
이 개 같은 남자가 그녀에게 남긴 해악은 너무나 깊었다.
"그 말투에 개인적인 감정이 잔뜩 묻어 있군. 분명 나를 잊지 못하고 있는 거다."
서이현이 공격적으로 도발했다.
"사또는 착각하지 마세요. 합격한 전남편이 어떻게 하는지 아세요?"
죽은 듯이 아무 소식도 없는 거예요!
"지금 사또의 권세와 지위라면, 경성과 강남에서 사또의 침상에 오르고 싶은 여인들이 성문에서 성 끝까지 줄을 서겠지요?"
그녀가 코웃음 쳤다. 그의 차갑고 매혹적인 잘생긴 얼굴을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사또께서 소녀에게도 번호표 한 장 주시지요. 먼저 줄 서게요."
그녀가 그를 노려보았다.
"소녀는 윗사람 침상에 오르는 나쁜 버릇은 없어요. 토끼도 둥지 근처 풀은 안 먹는다잖아요."
그가 한 뼘 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목소리가 쉰 듯 낮게 가라앉았다.
"그럼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하지? 혼자서 해결하나?"
윤서린: ???
지금 칼끝을 맞대고 있는 이 관계에서, 이런 규방의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적절한가?!
윤서린은 이를 악물고 독하게 쏘아붙였다.
"당연히 밖에서 잠깐 만날 사람을 찾죠! 지구력 좋고, 기교도 많은 사람으로!"
"윤 행수, 꽤나 잘 노시는군."
서이현은 그녀의 부드럽고 붉은 입술을 묵직하게 응시했다. 그 달콤함을 맛보지 못한 지 꼬박 삼 년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그래도 서 사또가 그때 처자식 내팽개치고 사흘 밤낮 연락 끊고 노신 것만큼은 못하죠."
윤서린이 담담한 어조로 묵은 장부를 들춰냈다.
흥, 묵은 장부를 들춘다고?
서이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위험한 장난기를 띠었다.
"그럼 지금 이 옛 남자는…… 놀겠나, 말겠나?"
이 질문은 아무 예고도 없이 날아왔다.윤서린은 멍해졌다가 곧 웃음을 터뜨렸다."강 총관은 연봉이 천 냥인 데다 인물도 훤칠한데, 어떤 여자가 안 좋아하겠어요?"농담처럼 들렸지만, 도발의 기색은 분명했다.서이현의 눈빛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본관이 꼼꼼히 비교해 봤다."그가 몹시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그자는 본관보다 키도 작고, 인물도 못하고, 권세는 더더욱 못하다."윤서린: “……”이 사람은 대체 어디서 이런 자신감이 나오는 걸까?그녀는 속으로 조용히 한마디를 덧붙였다.물론 당신처럼 억지를 부리지도 않고요.얼굴에는 오히려 더 환한 웃음을 지었다."그야 당연하지요. 서 사또는 지금 강남에서 권세가 으뜸인 명문 귀공자시니, 강 총관이 어찌 감히 견줄 수 있겠어요."더없이 가식적인 아첨이었다.서이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윤 수행원, 눈을 본관 쪽으로 돌려 보는 게 어떠냐."윤서린은 멈칫하더니 이내 실소했다."사또도 참, 소녀가 어찌 감히요.""해 보지도 않고 감히 못 하는지 어찌 아느냐?"서이현이 몸을 일으켜 한
서 사또가 왜 또 내려왔지?설마 천하의 관리란 관리는 다들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게 취미인가?"예, 서 사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소소가가 황급히 대답하고는 몸을 돌려 다방으로 달려갔다.서이현이 의미심장하게 윤서린을 훑어보았다.윤서린은 영문도 모른 채 마주 노려보았다.뭘 봐?또 시비 걸 거리를 찾는 거야?"본관이 듣기로, 이달 말에 상인회가 나들이를 간다던데?"서이현이 불쑥 입을 열었다."예, 서 사또."윤서린이 사실대로 대답했다."본관도 간다."세 시녀는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현령 나리가 직접 상인회 나들이에 간다고?그러면 누가 마음 편히 놀 수 있겠는가. 다들 메추라기처럼 잔뜩 움츠러들 텐데.서이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본관의 명을 전해라. 급한 공무가 없는 한, 누구도 휴가를 낼 수 없다."말을 마친 그의 입꼬리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차가운 웃음이 걸렸다. 그는 걸음을 옮겨 위층으로 올라갔다.얼마 뒤, 소소가가 우려낸 차를 들고 서재에 들어갔다.서이현은 찻잔을 받아 들고도 곧바로 마시지 않았다.
"그러니까요!"이수연의 두 눈이 반짝였다."근데 우리 상인회 제일가는 미남 자리도 주인이 바뀌었어. 다들 입을 모아 서 사또를 뽑았거든. 강 총관은 이제 어쩔 수 없이 이등으로 밀려났지."강사는 한때 상인회에서 이름난 고고한 꽃이었고, 지금은 상인회 제이사를 맡아 연봉이 천 냥에 이르렀다. 수많은 여자 관졸들이 몰래 흠모하는 상대였다.외모가 수려하고 일 처리도 수완이 좋았다.그가 눈여겨본 계약은 성사시키지 못한 적이 없다는 소문이 돌았다."점심엔 우리 식당 위층에 가서 먹자. 우리 강 총관이 요즘 더 잘생겨졌는지 구경도 하고."이수연이 기대에 부푼 얼굴로 말했다.상인회 식당은 삼 층으로 나뉘어 있었다.일 층은 관원과 각 부서 책임자가 쓰고, 이 층은 일반 관리, 삼 층은 평범한 일꾼들이 식사했다.근접 수행원인 그녀들은 원래 일 층에 갈 수 있었지만, 평소에는 마음 편한 이 층에 머무르는 걸 더 좋아했다."나도 찬성."진열도 옆에서 웃으며 맞장구쳤다."밥은 못 먹어도 멀리서 두어 번 보면 눈요기는 되니까."여기까지 말하던 이수연
이튿날.현아 뒤뜰, 서재 안.서이현은 조각이 새겨진 큰 의자에 꼿꼿이 앉아, 잘생긴 얼굴을 굳힌 채 온몸에서 소름 끼치는 한기를 뿜고 있었다.곁에서 시중을 들던 관졸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자칫 사또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그 자신도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툭하면 말대꾸를 하던 그 작은 독초가 오늘은 출근하지 않았다. 서재가 고요해지자 오히려 온몸이 불편했다.뭔가가 빠진 것 같았다.그 여자가 어젯밤 그렇게 취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좀 깨어났는지도 모르겠다.시중드는 몸종 소소가가 문서 책자를 받쳐 들고 조마조마하게 오늘 상인회 일정을 보고했다."진시 말, 과영 상단의 성 행수가 수로 계약 건으로 찾아오십니다…….""오시 이각, 상인회 쪽은……."그녀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서이현이 불쑥 눈을 들어 차갑게 말을 끊었다."며칠 전 상인회 사무처 회랑에 놓여 있던 그 값비싼 꽃들은 누가 보낸 것이냐?"소소가는 멈칫했다.사또가 갑자기 그걸 물어볼 줄은 몰랐기에 서둘러 대답했다."그건 윤 수행원을 쫓아다니는 상욱 도련님이 보내신 겁니다."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소인의 정인이
동부 명원.하주는 마차를 세우자마자 서둘러 저택의 여집사를 불렀다. 두 사람은 힘을 있는 대로 써서 만취해 곤죽이 된 윤서린을 겨우 집 안으로 부축해 들였다.어렵사리 객방 푹신한 침상에 눕히고 나니, 하주는 허리를 짚고 지칠 대로 지쳐 길게 숨을 내쉬었다.침상 위의 사람이 불쑥 몸을 뒤척였다. 두 눈을 꼭 감은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욕을 했다."서이현……. 이 나쁜 놈…….""나는……우리 서우를……당신한테 안 줄 거야…….""그때……왜 나를 배신했어……."하주는 곁에 서서 한숨만 나왔다.취한 윤서린은 그야말로 닫히지 않는 취중 진담 기계였다. 아까 죽을힘을 다해 막지 않았다면, 서이현이 이 사람을 데려갔을 것이다.그랬다면 결과는 생각하기도 싫었다.그녀는 서둘러 몸을 돌려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꿀물 한 사발을 떠 왔다.그런데 사발을 들고 돌아와 보니, 침상 위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하주는 가슴이 철렁해 병풍 뒤로 돌아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바깥이 마침내 조용해졌다.서이현이 목욕을 마치고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허리에는 깨끗한 수건 한 장만 느슨하게 둘렀고, 흠뻑 젖은 머리칼 끝에서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물방울은 날렵한 턱선을 타고 흘러내려, 살짝 벌어진 옷깃 속으로 스며들었다.사내는 곁방 문 앞으로 가서 손을 들어 문고리를 돌려 보았다.역시 잠겨 있었다.그는 눈썹을 슬쩍 치켜올렸다. 문틀 위쪽을 쓱 훑어보더니, 손을 뻗어 대들보 위 비밀 칸에서 여분 열쇠를 더듬어 꺼냈다."딸깍."자물쇠가 순순히 열렸다.그는 발소리를 죽이고 안으로 들어갔다.창밖에서 스며드는 달빛 아래, 침상 위에 크고 작은 두 그림자가 웅크리고 있었다.윤서린이 서우를 끌어안은 채, 모자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서이현은 침상 곁에 오래도록 서 있다가, 결국 몸을 숙여 잠든 윤서린을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그녀는 말도 안 되게 가벼웠다.그는 그녀를 안고 안방으로 돌아와, 큰 침상 위에 살며시 눕혔다.달빛이 그녀의 평온한 잠든 얼굴에 내려앉았다. 눈매는 부드럽고 입술은 살짝 다물려 있어, 낮에 이를 세우고 덤비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서이현의 눈빛이 조금씩 가라앉았다.그는 홀린 듯 몸을 숙여, 그녀의 뺨에 아주 가볍게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