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다음 줄에는 소형 개체 다섯 마리 성벽 접근, 3번 보수구획 반응 확인, 황실 방어지원 자동권한 활성 여부 관측이라는 항목이 이어져 있었다.검은 화살은 우연히 날아온 것이 아니었다.누군가 백각수 유생을 상처 입혀 로스테 쪽으로 밀었고, 그 과정에서 오래된 보수석과 방어권한이 여전히 반응하는지를 시험했다.법무관은 즉시 체포혐의에 고의 위험유발과 불법 마물 유도 항목을 추가했다.엘리시아는 보고서를 읽다가 손가락을 멈췄다.“사망 가능성도 알고 있었습니까?”오스카가 다음 장을 넘겼다.실험위험 항목이 있었다.경비병 사망 가능.민간인 대피 지연 가능.시설 파손 예상.그 아래에서 현장 검증관이 선택한 값은 ‘허용’.엘리시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이건 실수가 아니네요.”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에드문트 파울러는 오래된 장치를 모르고 건드린 사람이 아니었다.사람이 다칠 가능성을 계산했고, 그래도 실행했다.남자는 로스테로 바로 들이지 않았다.수면이끼나 왕핵 잔류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검사하기 위해 북서쪽 임시 구금소에서 먼저 세척과 의료확인을 받았고, 법무관은 피의자 건강상태가 확인된 뒤에야 첫 신문을 시작했다. 엘리시아는 직접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겐 역시 북벽을 비우지 않았다. 신문은 영상으로 기록됐고, 변호인 역할을 맡을 국선 법무관도 같은 자리에 배석했다.“에드문트 파울러가 본명입니까?”남자는 입가에 굳은 피를 닦은 뒤 웃지도 않은 채 답했다. “아닙니다.”“현재 법적 이름은?”“없습니다.”“없다는 뜻을 설명하십시오.”“직무를 받으면서 이전 이름을 폐기했습니다.”“자발적으로?”남자는 처음으로 조금 오래 침묵했다.“그 질문이 중요합니까?”엘리시아는 화면 너머에서 그 반응을 봤지만 법무관의 질문을 대신하지 않았다.“중요합니다. 자발성이 있다면 그 사실 역시 책임 판단에 포함됩니다.”남자의 시선이 기록판을 향했다.“자발적이었습니다.”면책될 여지가 하나 줄었다.누가 억지로 이름을 빼앗은 것이 아니었다.그
의심되는 죄까지 미리 넣지 않았다.특별법원 지부는 긴급 체포영장과 폐중계소 수색영장을 발부했고, 현장팀에는 불을 지르거나 왕핵 장치를 작동시키는 상황에 대비한 차단막이 지급됐다. 현장 검증관이 흑갑 회수체계와 연결돼 있다면 사람이 들어오는 순간 장치를 활성화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살아 있는 채로 데려오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엘리시아가 영장 사본을 보며 말했다.베른하르트가 그녀를 봤다.“살아 있는 채로 데려오려고 경비병이 죽을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입을 막기 위해 죽일 이유도 없다는 뜻이에요. 영장대로 하세요.”“예.”누군가를 반드시 생포하라는 영웅적인 명령도, 위험하면 즉시 처형하라는 명령도 나오지 않았다.법이 정한 체포를 시도하고, 저항하면 필요한 범위에서 제압한다.그 정도면 됐다.체포조가 양치기 중계소에 도착했을 때 건물은 겉으로는 버려진 모습 그대로였다.지붕 절반은 눈에 눌려 내려앉았고, 담장은 오래전에 무너졌으며, 마당에는 최근 마차바퀴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찰병이 건물로 바로 접근하지 않고 골짜기 아래쪽을 돌아보자 눈으로 덮어둔 바퀴자국이 발견됐다. 누군가 마차를 중계소까지 직접 끌고 오지 않고 백여 걸음 떨어진 마른 개울에 숨긴 뒤 물건만 옮겼다.법무관 집행관은 영장을 읽고 문을 두드렸다.대답은 없었다.두 번째 고지 뒤에도 반응이 없자 잠금장치를 확인했고, 겉문은 안에서 걸려 있지 않았다.문을 여는 순간 첫 번째 함정이 작동했다.폭발물은 아니었다.문틀 위에 숨겨둔 작은 도자기병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회색 분말이 퍼졌고, 앞에 있던 집행관이 즉시 뒤로 물러났지만 외투 소매 일부에 정제분이 묻었다. 현장팀은 그대로 들어가지 않고 전부 바람 반대쪽으로 빠진 뒤 오염 여부를 검사했으며, 집행관 한 명의 외투를 밀봉하고 예비 방한복으로 갈아입히는 동안 수색은 중단됐다.그 지연이 상대에게 시간을 줬다.중계소 뒤쪽 창문이 깨졌고 검은 외투를 입은 사람이 눈밭으로 뛰어나왔다.정
현재의 에드문트 파울러가 직무를 넘겨받은 날짜가 엘리시아의 로스테 입성 열이틀 전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조사 방향은 오래된 백각 관측사업의 역사에서 최근 열이틀 동안 실제로 움직인 사람과 물건으로 급격히 좁혀졌다. 로스테 법무관은 십 년, 이십 년 전 문서까지 다시 뒤지는 대신 직무 계승일을 기준으로 북부 통행허가, 난방관 구매, 왕핵 정제분 출고, 폐시설 접근증, 마차 대여기록을 한꺼번에 겹쳤고, 테사는 그중 흑갑이나 백각 관측시설에서 반복해서 검출된 정제분 4호와 같은 보관수지가 사용된 거래만 남겼다. 수백 건이던 기록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열한 건으로 줄었고, 그 열한 건 가운데 세 건은 같은 사람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수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문서에 적힌 이름은 각각 달랐다. 북부 수도관 점검기사, 폐창고 난방보수인, 겨울 사냥로 측량보조. 그러나 수령할 때 사용한 서명판에는 모두 오른손 검지와 중지 아래에 작은 화상 흉터가 찍혀 있었고, 세 사람이 물건을 받을 때마다 결제를 현금이 아니라 이미 폐기된 왕핵국 유지비 계정에서 처리했다.엘리시아는 그 기록을 보자 에리크 도른의 진술을 다시 불러오게 했다. 그를 감금했던 사람들이 오른손에 가열된 원형 감지기 세 개를 댔고, 갑옷을 입어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흑갑 새 착용자 적합성 검사 정도로만 판단했지만, 현장 검증관의 장비목록을 찾아보니 같은 형태의 장치가 있었다. 왕핵 잔류 수용도, 피부 반응, 구형 지휘권 흔적을 한꺼번에 읽는 휴대 검증기였다.“에리크 씨를 다시 불러 얼굴을 보여주는 건 어떻습니까?” 법무관이 묻자 엘리시아는 잠시 생각한 뒤 바로 고개를 저었다. “먼저 본인이 다시 진술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세요. 감금됐던 장소와 장비 얘기를 이미 충분히 했는데, 우리가 용의자를 찾았다는 이유로 기억을 더 짜내는 식이면 곤란합니다. 얼굴이 아니라 목소리나 장비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선택하게 하고요.”에리크는 직접 대
이번에는 엘리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서로의 문장을 끝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의도가 조금씩 맞아가기 시작했다.그 사실을 느끼고도 두 사람은 다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천명몽도 없었다.접촉도 없었다.현재의 신뢰는 그런 방식으로 늘어나는 중이었다.밤이 완전히 내려온 뒤 흰 뿔의 왕이 폐병원에서 두 시각 거리까지 접근했다.7번 유생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왕을 기다리는 것처럼 북서쪽 도로 끝에 몸을 낮추고 있었고,함께 나온 유생 일곱 마리도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하겐은 병력을 더 뒤로 물렸다.왕과 유생 사이에서 싸움을 시작하게 만들 이유가 없었다.문제는 폐병원 지하에 남은 개체들이었다.
미하일은 부상자를 바로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외부 세척구역에서 의복을 벗기고, 방향감각과 간단한 계산을 먼저 확인한 뒤 치료실로 옮겼다. 엘리시아는 상처에 성흔을 쓰지 않았고 봉합과 진통제로 충분하다는 미하일의 판단을 따랐다.“오늘도 제 차례는 없네요.”엘리시아가 마른 목소리로 말하자 미하일은 실을 정리하며 대답했다.“전쟁 중에 성녀님이 할 일이 없는 날이면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는데,요즘은 성녀님이 신성력을 안 써도 일이 산더미라 기준을 바꿔야겠습니다.”“그건 저도 동의합니다.”그녀는 웃음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입가만 움직였다.잠시 뒤 황도에서 왕핵 감정장비 추가 지원 여부를 묻는 통신이 왔다.예전이라면 엘리시아가 먼저 필요 없다고 거절했을지도 몰랐다.이번에는
맞았다.흑갑은 한 사람의 정체가 아니었다.특정 직무를 몸에 덮어씌우는 회수체계였다.착용자는 바뀌어도 번호와 역할은 남았다.레나르트가 흑갑 기사로 보였던 이유는 그가 오랫동안 7번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지,그가 처음부터 그 역할을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었다.엘리시아는 법무관에게 말했다.“흑갑 기사 ‘정체’를 사람 이름 하나로 쓰지 마세요.공식 기록에는 역할체계로 먼저 분류합니다.레나르트 씨의 개별 책임은 그가 실제로 한 행동만 따로 보고요.”그 결정은 바로 기록됐다.수십 년 동안 이름 없는 사람을 하나의 검은 기사처럼 보이게 만들었던 구조가처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