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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통상적인 절차라는 말 뒤의 맹점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4 07:40:36

로젠베르크 후작저는 황궁 북서쪽 귀족구역에 있었다.

높은 담장이나 위압적인 조각상 대신 회색 석벽과 오래된 나무가 둘러싼 집이었다.

어린 시절 엘리시아는 이곳의 서쪽 정원에서 어머니와 약초를 말렸고,

성녀로 선발된 뒤에는 일 년에 몇 번 손님처럼 돌아왔다.

마차가 현관 앞에 멈추자 빅토르 로젠베르크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그는 예복이 아닌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어깨까지 내려온 희끗한 금발은 단정하게 묶였고, 손에는 지팡이나 장갑도 없었다. 딸을 맞으러 나온 아버지의 얼굴과 성녀를 영접하는 후작의 태도가 어색하게 겹쳐 있었다.

“성녀님을 뵙습니다.”

빅토르가 먼저 허리를 숙였다.

엘리시아는 마차에서 내린 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섰다.

“후작 각하.”

아버지의 눈가가 아주 조금 굳었다.

전생의 엘리시아는 공적인 자리에서도 그를 아버지라 불렀다.

성녀로 선발된 뒤 가족에게까지 직위를 강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은 가족으로 안부를 묻기 위해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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