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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사람부터 안으로 철수시켜라

Autor: 데이지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9-01 07:57:42

새벽이 완전히 밝기도 전에 북벽 아래의 두 번째 방어선이 먼저 움직였다.

전날 소형 개체의 충돌로 금이 간 세 번째 보수구획은 밤새 임시 지지대를 세웠지만,

눈 아래 남아 있는 왕핵·신성 혼합 잔류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병력을 다시 올리지 않았다. 하겐은 성벽을 지키려면 모든 망루를 채워야 한다는

오래된 원칙 대신, 위험한 구획을 비운 채 양옆 사각을 넓혀 보완하는 쪽을 택했고,

그 결과 북문 바로 오른쪽에는 눈에 띄는 빈 구간이 생겼다.

평소라면 적이 가장 먼저 노릴 약점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무너지기 쉬운 바닥 위에 사람을 올려놓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공간이었다.

밤새 숲 가장자리에 머물던 다섯 개체는 날이 밝자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갑각이 몸을 덮고 있었으나 흑갑 기사와 닮은 것은 색뿐이었고,

사람처럼 직립한 채 걷지도 않았다.

앞다리는 길고 뒷다리는 짧아 몸이 앞으로 기울었으며,

뿔 대신 머리뼈 양옆에서 짧은 검은 돌기가 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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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균열 가장자리에서 생체낭이 멈췄다.외피가 한 차례 크게 수축했고, 내부에 남아 있던 왕핵 유사반응이 빠르게 낮아졌다.무언가를 내보내는 것처럼 보였다.테사가 측정값을 읽다가 몸을 앞으로 숙였다.“왕핵 잔류를 배출합니다.”대형 가짜 왕핵 안에서 십일 년 동안 흡수했던 것 중 일부가 균열 쪽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그 순간 흰 뿔의 왕이 움직였다.왕은 생체낭을 향해 가지 않았다.그 아래로 스며드는 잔류를 따라 균열 가장자리까지 한 걸음 가까워졌다.그리고 흰 뿔을 낮췄다.로스테가 며칠 동안 여러 번 본 소거 행동과 같았다.왕핵 유사반응이 조금씩 사라졌다.생체낭은 그동안 계속 내부 잔류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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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차이는 중요했다.생체낭이 고통받는 동물이나 사람을 그대로 봉인한 것이라면 구조 문제로 즉시 바뀌지만,현재 자료상으로는 조직을 배양해 만든 인공 생체재료에 가까웠다.그렇다고 함부로 파괴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십일 년 동안 대형 가짜 왕핵 안에서 왕핵·신성·황제계 잔류를 흡수했고,지금은 스스로 대사까지 하는 상태였다.테사가 원격 생체값을 비교한 결과, 내부에는 아직 단순하지만 독립된 순환이 있었다.박동이라고 보였던 것도 심장이 아니라 외피 안쪽 액체를 밀어내는 수축이었다.“생각하거나 기억하는 구조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신경반응이 없어요.”하겐이 물었다.“그럼 그냥 움직이는 주머니라고 봐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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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가짜 왕핵에서 빠져나온 작은 생체가 북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뒤에도 로스테는 그것을 ‘알’이나 ‘새끼’라고 부르지 않았다. 외형만 놓고 보면 그렇게 오해하기 쉬웠다. 둥근 주머니 같은 몸 안에서 일정한 박동이 반복됐고, 외부 자극에 반응해 방향까지 바꾸고 있었으니 살아 있는 개체처럼 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십일 년 전 실험기록에서 그 구조는 번식체가 아니라 왕핵·성녀·황제계 잔류가 한꺼번에 흔들릴 때 과부하를 대신 흡수하도록 만든 완충 생체재료로 분류돼 있었다.테사는 밤새 복원한 설계도를 아침 회의탁자 위에 펼치며 가장 먼저 그 점부터 확인시켰다. “독립 생체로 분화할 수 있다는 문장 때문에 번식체처럼 읽히지만, 적어도 원 설계에는 생식기관이나 신경핵을 만드는 과정이 없습니다. 자율대사가 생길 수 있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장기간 에너지를 받아먹다가 스스로 순환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단순한 주머니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경고였던 것 같습니다.”하겐은 북부 이동선을 표시한 지도와 설계도를 번갈아 보다가 물었다. “그럼 저게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설명됩니까?”“아직은 아닙니다. 다만 무작위로 움직이는 건 아닙니다.”대형 가짜 왕핵이 있던 지맥 관문을 벗어난 생체낭은 눈밭을 직접 굴러가거나 기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하의 얕은 균열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몸이 스스로 땅을 파는 것도 아니었다. 원래 왕핵 과부하를 흡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답게 잔류가 강한 틈을 찾아가면서,말랑한 외피가 지맥 사이의 빈 공간을 따라 밀려가는 방식이었다.흰 뿔의 왕은 그 이동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갔다.잡아먹으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보호한다고 부를 근거도 없었다.하겐은 전날부터 나온 추측들을 회의록에서 전부 지우게 했다. “왕이 새끼를 지킨다느니, 자기 알을 찾았다느니 그런 말은 성벽 위에서도 금지합니다. 확인 안 된 얘기 한 번 돌기 시작하면 오후엔 왕이 성녀님을 납치하러 왔다고 바뀝니다.”엘리시아는 말없이 그 문장

  • 성녀의 침실에는 죄 많은 황제가 산다   342. 그럼 지금 분리하세요

    대형 가짜 왕핵의 왕핵 유사반응은 흰 뿔의 왕이 걷어냈다.그런데 황제계 닻 반응만 남았다.오히려 순간적으로 더 강해졌다.칼릭스의 현재 몸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십일 년 전 저장된 오래된 닻 추출물.그러나 흰 뿔의 왕은 그것을 지우지 않았다.잠시 뒤 왕의 생체 반응이 크게 흔들렸다.첫 번째 걸음.두 번째.처음에는 뒤로 물러나는 듯했다.그러다 방향이 바뀌었다.로스테도 아니었다.황도 방향이었다.회의실이 얼어붙었다.테사는 즉시 이동선을 계산했다.

  • 성녀의 침실에는 죄 많은 황제가 산다   341. 사람 살려서 돌아가는 것이 먼저

    그녀는 사람을 넣지 않는 선택을 했다.그 선택 때문에 왕이 대형 가짜 왕핵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안전한 해결은 아니었다.다만 현재 감당할 수 있는 위험과 감당하지 않을 위험을 나눴다.현장팀은 목표를 달성한 뒤 더 깊은 온실을 보러 가지 않았다.아델라이드 잔류를 유지하던 수면이끼 매개체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확인할 수 있는 문 하나가 스무 걸음 밖에 있었지만,이미 계획한 작업은 끝났고 흰 뿔의 왕과의 거리도 줄어들고 있었다.테사가 철수를 지시했다.법무관 보조가 물었다.“온실 영상 하나도 안 봅니까?”“다음에 안전할 때 봅니다. 오늘 영장은 연결선 차단까지고,사람 살려서

  • 성녀의 침실에는 죄 많은 황제가 산다   340. 그럼 그대로 계세요

    사람들은 서로를 보지 않고 압력계를 봤다.제한 시간이 필요했다.테사는 현장 수치를 계산한 뒤 로스테에 말했다.“관 자체를 닫는 게 아니라 본체 쪽 흡입관을 먼저 막아야 합니다.여기서 스무 걸음 더 들어가면 분기점이 있습니다.”엘리시아가 물었다.“노출 수치는요?”“현재는 기준 이하입니다.”“시간은?”“들어갔다 돌아오는 데 십 분 안쪽.”“철수 기준은 그대로 유지합니다.방향감각 검사 한 번이라도 틀리면 작업 중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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