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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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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lis: 단밤

제1화

Penulis: 단밤
정신을 차리자 온 몸이 쑤시고 아팠다.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자 옆에 덥수룩한 머리의 남자 뒤통수가 보였다.

원유희는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그녀는 어젯밤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녀는할 수만 있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24시간 전으로 돌아가 자신의 선택을 말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바람 피웠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어제 미친듯이 술집을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술을 퍼 마셨고, 그 결과로 이름 모를 남자와 한 침대에서 일어나게 된 것이다.

점점 더 또렷해지는 기억에 그녀는 고개를 휘저었다.

그녀는 살금살금 침대에서 내려와 옆에 남자의 얼굴도 확인하지 않은 채 바닥에 널브러진 옷을 주워 입고 후다닥 도망쳤다.

*

2년 후.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원유희는 핸드폰 속 영상을 보며 웃고 있었다.

영상에는 두 살 정도 된 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엄마!”

“엄마!”

“엄마!”

뒤뚱거리며 걸어오는 아이의 모습에 원유희의 코끝에 잠시 분유 냄새가 스치는 것 같았다.

원유희는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2년 전 스위트룸에서의 하룻밤으로 꿈 많던 신입생 원유희는 엄마가 됐다.

생리를 하지 않자 원유희는 약국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샀고,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선명한 두 줄.

그녀는 테스트기를 한참을 바라보다가 산부인과로 향했다.

“세 쌍둥이입니다.”

의사의 말에 원유희는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그날 바로 수술 예약을 잡고 수술대에 올랐다. 마취과 전문의가 와서 그녀에게 호흡기를 장착하려던 순간 그녀는 수술대에서 일어나 온 힘을 다해 도망쳤다.

‘뱃속에 있는 두 아들과 딸의 생명을 내가 무슨 권리로 빼앗겠어 그래 이건 아닌 것 같아.’

그게 벌써 2년 전 일이다.

원유희는 핸드폰 속의 아이들을 보며 그때 수술을 하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겼다.

*

얼마 만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그녀는 거의 5~6년을 해외에서 지냈다.

고모와 고모부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평생 고국 땅을 밟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도 고모와 고모부가 보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고국은 그리 좋은 기억만 가득한 곳이 아니었다.

‘파티만 끝나면 바로 떠나야지.’

그녀는 흰색 트위드 치마에 가느다란 발목이 도드라지는 하이힐을 신고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화려하고 웅장한 샹들리제 아래에 사람들은 상기된 얼굴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녀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유희?”

원유희가 고개를 돌리자 오랜 시간 보지 못했던 고모와 고모부가 서있었다. 유희는 어느덧 중년이 된 두 사람을 보고 머릿속 저편에 저장된 기억들을 스멀스멀 꺼냈다.

“고모…… 고모부.”

“거 봐. 내가 유희 맞다고 했지? 내가 맞다는데 네 고모는 아니라고 하더라! 유희야 드디어 돌아왔구나! 이게 몇 년만이니”고모부인 김영이 흐뭇한 얼굴로 원유희를 바라 보았다.

“이거 꿈은 아니지? 고모가 너를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데! 내가 그래도 죽기 전에 너를 보는구나!” 고모 원수정이 눈물을 머금고 원유희를 껴앉았다.

원유희는 어릴 적 엄마를 여의고, 그녀의 아버지는 나 몰라라 어린 그녀를 방치했다.

그 당시 원유희를 안타까워했던 고모가 그녀를 데려다가 학교도 보내고 공부도 시키며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키웠다. 그래서 원유희는 마음속 깊은 곳에 고모와 고모부를 향한 고마움이 있었다.

“어디 우리 유희 얼굴 좀 보자. 어쩜 더 예뻐진 것 같아! 남자들이 보면 눈이 번쩍 뜨이겠구나!” 고모는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의 얼굴을 여기저기 살폈다.

“유희가 당신을 닮았네.” 김영이 말했다.

“원 씨 집안 피가 어디 가겠어?”원수정은 원유희를 보며 자랑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유희야 이왕 돌아온 거 이제 다시 나갈 생각 말고, 여기서 좋은 남자 만나는 건 어때? 고모가 좋은 남자 찾아줄게.”

“네? 고모, 저 아직 어려요. 급하지 않아요.”

원유희의 머릿속에 세 아이의 얼굴이 스쳤다.

때마침 연회장 입구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양복을 입은 여러 남자들이 안으로 들어와 연회장 양쪽을 가로막더니 사람들을 통제했다. 홀 안에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한 순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차갑게 식었다.

남자들 사이로 검은 양복에 가죽 신발을 신은 훤칠한 체구의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

원유희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수려한 외모와 기세 등등한 표정이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신걸?”

원유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고, 신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블러를 씌운 듯 흐릿했다.

잊고 있었던 2년 전 그 밤. 자라면서 점점 그를 닮아가는 두 아들들.

그녀의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설마, 그때 그 남자가 김신걸은 아니겠지?’

마네킹 같은 김신걸에게서 풍기는 기품에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김신걸은 고모의 양아들로, 190cm의 장신에 쭉 뻗은 다리를 소유한 Ai캐릭터 같은 비주얼을 가진 남자다.

“신걸아 언제 왔니?” 고모부인 김영이 놀라서 물었다.

김신걸은 왕래를 끊은 양아들이 자신과 아내의 결혼기념일에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옆에 있던 원수정도 김신걸을 보고 혼란스러워했다.

고모는 항상 김신걸을 두려워했다.

그에게 풍기는 특유의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에 원수정은 양아들이지만 김신걸에게 다가가기 힘들어했다.

“왜요? 제가 오면 안 되는 자리에 왔습니까?”김신걸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위엄 있게 들렸다.

말을 마친 김신걸의 시선이 원유희에게로 향했다.

원유희는 메두사가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에 고개를 떨구고 입술을 오므렸다.

“우리는 네가 와줘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여기 봐 유희도 왔어! 너도 기억하지? 한 때 우리 집에 같이 살았던 원유희.” 김영이 말했다.

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참 그녀를 바라보다 시선을 거두었다.

“알죠.”

“고모,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원유희는 김신걸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조용히 자리를 피했다.

원수정도 마침 화장실에 가고 싶던 참이라 원유희에게 같이 가자고 말을 꺼내려던 찰나 그녀 이미 저만치 멀어졌다.

*

원유희는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불안함에 손톱을 물어 뜯었다.

‘이제 어쩌지? 그때 그 남자가 설마 에잇 아니야 김신걸이겠어? 쟤가 나를 얼마나 싫어했는데! 설마…… 그게 맞다면 2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겠지?’

원유희는 더 이상 연회장에 있고 싶지 않았다.

특히 그녀의 핸드폰 속에 저장된 수많은 아이들의 사진과 동영상.

점점 김신걸과 닮아가는 두 아들들.

우연이라도 만약 김신걸이 그녀의 배경화면의 아이들 사진을 본다면 100% 놀랄 게 뻔했다.

‘김신걸은 이 사실을 절대 알면 안 돼! 여기 후문이 있을 텐데 거기로 빠져나가면 되겠다.’

원유희는 화장실에서 나와 곧장 비상구를 따라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10m 정도 걸었을까 키가 큰 두 명의 경호원이 그녀를 가로막았고, 커다란 그림자에 그녀의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원유희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연회장 종업원이 넓적한 쟁반을 들고 지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쟁반을 들어 냅다 경호원의 머리를 쾅쾅 내리치고는 줄행랑을 쳤다.

“쫓아가!”

두 경호원의 옷은 쏟아진 와인으로 흥건히 젖었다.

원유희는 젖 먹던 힘까지 써가며 뛰었고, 경호원들을 따돌리기 위해 연회장 주방으로 들어갔다.

“여긴 관계자 외에 출입금지입니다!”

원유희는 종업원의 말을 무시하고 분주한 요리사들 사이를 달려 다시 비상구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골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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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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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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