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4화

ผู้เขียน: 서은월
“태후 마마의 생신이 머지않았는데, 온 경성이 다 아는 일을 제가 어찌 몰랐겠습니까? 며칠을 애써 궁리하다가 그럴듯한 계책을 하나 떠올리긴 했으나…”

고 유모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마님, 부디 거리낌 없이 말씀해 주십시오. 큰 마님께서도 이번 생신은 지극히 중대한 날이라 하셨습니다!”

“다만, 제법 많은 은전이 들어야 하니… 감히 입을 열었다가 괜한 불쾌만 사지 않을까 싶어 두려웠을 뿐입니다.”

고 유모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숨김없이 말씀드리자면, 큰 마님께서 이미 분명하게 이르셨습니다. 돈 쓰는 건 두렵지 않으니 남들과 똑같아서는 안 된다고요. 그리고 만약 국공부에서 내지 못한다면 큰 마님께서 사비라도 내시겠답니다. 마님은 그저 큰 마님께 아뢰기만 하시면 됩니다.”

강시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도안을 챙겨 들고 곧장 유모와 함께 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안쪽 방에 있는 명옥을 돌아보며 일렀다.

“명옥아, 내가 고 유모와 함께 다녀올 테니, 부디 연아를 잘 살펴주거라.”

강시아는 서둘러 완성된 화고를 품에 안고 고 유모를 따라 뜰을 나섰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설 때 즈음, 뒤편 자기 뜰 쪽으로 시선을 흘렸는데, 강시아의 입가에는 어느새 가느다란 미소가 번져 있었다.

큰 마님의 처소는 집안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있어 작년에도 새로 단장한 곳이었다. 그곳은 강시아의 손바닥만 한 뜰과는 감히 견줄 바가 못 되었다.

작은 정자 옆에서는 배나무 한 그루가 한창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강시아가 걸음을 멈추고 잠시 바라보자 고 유모가 설명을 덧붙였다.

“저것은 작년에 세자께서 옮겨오게 하신 나무랍니다. 두어 해는 지나야 뿌리를 붙잡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금세 꽃을 피웠지요.”

강시아가 담담히 웃으며 응했다.

“제 작은 뜰에도 심어 두었으나 아쉽게도 뿌리내리진 못했습니다.”

그 나무 또한 주종현이 손수 사람을 시켜 심게 한 것이었다.

큰 마님은 마침 작은 불당에서 경을 읊고 있었고, 강시아는 문밖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고 유모가 먼저 들어가 강시아가 오랫동안 발걸음하지 못한 사정을 대신 아뢰자, 큰 마님은 목탁을 두드리던 손길을 잠시 멈추고 미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늙은 것아, 언제부터 남의 변명까지 네가 대신해 준 것이냐?”

고 유모가 부축하듯 큰 마님을 일으키며 웃었다.

“큰 마님의 눈은 속일 수가 없군요. 아랫것들이 다소 태만히 굴었는데 강 마님께서는 성정이 유약하다 보니 누르지 못하셨던 것이옵니다.”

큰 마님은 그다지 놀라지도 않았다.

“그 아이 성품이라면 오직 하윤이의 손길 아래에서나 겨우 숨통이 트이겠지. 어서 들여보내거라.”

강시아는 준비한 도안을 정성껏 펼쳐 보였다. 모두 지난 생 밤낮을 가리지 않고 완성한 것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서수헌도’라 불린 도안은 본래 누군가가 그녀를 모함하기 위해 내놓은 계책이어서, 그녀가 온갖 정성과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공적은 끝내 남의 차지가 되고 말았다.

“큰 마님, 아직 미숙한 생각을 몇 가지 그려 보았으니 부디 살펴 주시옵소서.”

큰 마님의 눈길은 단번에 서수헌도에 닿았다.

“이 그림은 어떤 구상을 하고 그린 것이냐?”

강시아가 공손히 답했다.

“이는 제가 백마사 장경동에서 본 벽화를 참조하여 그린 것입니다. 빛깔이 찬란하여 마치 서수가 속세로 내려온 듯하였지요. 만일 수예로 옮겨 담으려면 반드시 여주에서 나는 설잠사를 써야 하고 또 서수의 눈동자는 일명 화룡점정이라 하니 그 눈만큼은 묵취옥으로 장식하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큰 마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리하도록 하거라. 만약 이번 예물이 태후의 눈에 들면 너에게도 상을 내려주겠다.”

강시아는 놀란 척하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얼굴을 연기했다.

“큰 마님의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그녀가 막 몸을 일으키며 입가의 웃음을 거두기도 전에 국공부인 조 씨가 방으로 들어섰다.

“어머님, 태후의 생신 예물을 어찌하여 국공부인이 제가 아닌 계실의 첩실과 의논하시는 겁니까?”

강시아는 서둘러 예를 올리고 물러섰다.

하지만 큰 마님의 눈빛은 이미 차갑게 식은 뒤였다.

“후궁의 일은 번다하니, 굳이 네가 관여치 않아도 된다.”

조 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제가 관여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예물이 국공부를 위해 준비된 것인지, 아니면 송 가를 위해 마련된 것인지 그것만은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지나치게 행동하지 말거라!”

큰 마님의 음성은 얼음 같았다.

국공부인과 큰 마님의 불화는 집안 안팎에 오래도록 알려진 사실이었다. 특히 세자 주종현의 혼사 문제에서 큰 마님은 송하윤을 지목했으나 조 씨는 태부가의 손녀를 원했었다. 결과는 뻔했다. 조 씨가 패한 것이다.

자기 아들조차 뜻대로 하지 못한 울분이 오래도록 쌓여 있었는데, 태후의 예물 문제에서 큰 마님이 조 씨를 제쳐두고 강시아 같은 첩실을 찾은 일을 어찌 그냥 넘길 수 있겠는가?

“어머님, 이제 집안 살림은 제가 주관하고 있습니다. 태후의 예물에 제가 한마디 보태는 것이 그리 방자한 일입니까? 차라리 저 중궁 열쇠를 회수하셔서 앞으로의 살림은 어머님의 손자며느리가 될 송하윤에게 맡기심이 더 낫겠습니다.”

양편이 맞부딪치며 막 언성이 높아지려는 순간, 강시아는 눈치껏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자 곧 고 유모가 뒤따라와 그녀를 불러 세웠다.

“마님, 잠깐만요! 이것은 큰 마님께서 내리신 은전입니다. 부족하면 언제든 말씀만 하십시오.”

강시아는 묵직한 돈주머니를 내려다보았다. 갖고 싶었으나 지금은 취할 때가 아니었다. 길게 낚싯줄을 드리워야 큰 고기를 낚는 법.

“유모께서 갖고 계시지요. 제가 목록을 써 드릴 테니 번거로우시겠지만 사람을 시켜 보내 주시면 되겠습니다.”

고 유모는 그녀가 눈치 있게 굴자 순순히 주머니를 거두어 주었다.

“그러시다면 좋습니다. 마님은 목록을 써 주시고, 저는 즉시 사람을 내보내도록 하죠.”

강시아가 부드럽게 덧붙였다.

“유모께서는 어서 돌아가십시오. 큰 마님께서는 연세도 많으신데 괜한 언쟁으로 인해 몸이 상하실까 염려됩니다.”

고 유모도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큰 마님께서도 바로 그 점을 우려하셔서 일부러 저를 보내어 마님을 찾으신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소문나지 않도록 조심하시려는 것이죠.”

그러자 강시아가 슬며시 물었다.

“혹시 뜰의 계집아이들 중 누군가 입이 가벼워 밖으로 흘린 것은 아닐까요?”

고 유모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큰 마님께서 제게 말씀하실 때, 방 안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말을 잇던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뚝 끊겼다.

큰 마님의 뜰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강시아의 방에는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을 배반하는 못된 년이 숨어 있던 것이었다!

강시아는 고 유모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보자 이미 자신이 의도한 바가 이루어졌음을 알아차렸다.

“유모,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고 유모가 정신을 차리며 입가를 억지로 당겼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마님께서는 어서 돌아가시지요.”

그녀가 뜰로 돌아오니 명옥이는 연아와 함께 공깃돌 모양의 주머니를 던지며 놀고 있었다. 그녀는 강시아를 힐끔 곁눈질하더니 연아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연아야, 너의 어머님께서 돌아오셨구나. 네 어머님은 대체 어디에 놀러 가셨기에 너를 데리고 가지도 않았단 말이냐?”

연아는 쏜살같이 달려와 어머니 품에 안겼다.

“어머니!”

강시아는 허리를 굽혀 아이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큰 마님께 문안을 드리러 다녀온 것이다. 고 유모께서 연아를 무척 마음에 들어 하시더구나. 아마 다음에는 연아에게 호두사탕이라도 사다 주실 게다.”

모녀는 기쁘게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명옥만은 그 자리에 남아 이맛살을 찌푸렸다.

어찌 된 일인가? 이토록 중요한 일을 큰 마님께서는 작은 마님을 제쳐두고 곧장 강시아에게 맡기다니. 작은 마님께서 이 사실을 알았다면 반드시 그녀를 탓했을 것이다.

하 유모가 갓 지어낸 죽순탕을 내놓을 무렵, 고 유모가 사람을 시켜 목록을 받아 갔다. 강시아는 아예 죽순탕의 절반을 나누어 시녀에게 들려 보냈다.

“이것을 고 유모께 드려 맛 좀 보시라 하거라.”

고 유모는 빛깔 고운 탕을 받아 한 모금 맛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강 마님께서 나에게 따로 부탁할 것이 있는 것 같구나.”

어린 시녀는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만 갸웃거렸다.

“곁에서 시중드는 계집아이 하나가 행실이 올곧지 않다. 더구나 그 아이는 본래 작은 마님께서 세자 댁에 억지로 들여보낸 자가 아니더냐. 뒤늦게 강 마님 곁으로 옮겨 붙었을 뿐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고 유모와 명옥의 부모는 옛 벗이었으나 이미 오래전 장원으로 내쳐졌다. 그러니 그들은 아마도 이 딸 하나에 기대어 입신을 노리고 있는 것이었다.

“고 유모께서는 강 마님을 도우려 하십니까?”

고 유모는 죽순탕 한 사발을 덜어 시녀 앞으로 밀어주었다.

“돕는다. 왜 안 돕겠느냐?”

저녁 무렵, 고 유모가 사 온 색실이 도착했다. 한 상자 가득 불빛 아래서 찬란히 빛나는 고운 색실이었다. 강시아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수틀에 걸쳐 보다가 눈썹을 좁혔다.

“어라, 이 몇 타래는 색이 다르구나. 분명 상점 주인이 유모를 속인 게야. 유모께서 잘 모르시는 줄 알고 슬그머니 바꿔 넣은 것이 틀림없어. 명옥, 이 실을 가져가 고 유모께 사정을 아뢰거라.”

명옥은 내키지 않는 듯 실꾸러미를 들고 떠났으나 그날 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튿날 아침.

고 유모가 또다시 직접 찾아왔다. 새로운 색실과 낯선 시녀 하나를 데리고 말이다.

“이 아이는 큰 마님께서 특별히 강 마님께 붙여드린 시녀입니다.”

새로 온 시녀 설강이 고개를 숙이며 예를 올렸다.

“시녀 설강, 마님께 문안드리옵니다.”

강시아는 딸아이를 불렀다.

“연아야, 이분은 설강 언니란다. 앞으로는 이 언니가 네 곁에서 놀아주실 게다.”

연아는 곧장 설강의 손을 잡아끌며 자신의 토끼 연을 보여주겠다며 떠났다.

그제야 고 유모가 말을 이었다.

“마님, 안심하세요. 설강은 큰 마님 곁에 있는 시녀 중 가장 믿음직한 아이입니다.”

강시아는 명옥의 행방을 묻지 않았다.

“설강이라면 당연히 믿지요. 다만 큰 마님께서 귀히 쓰시던 아이를 제게 내어주셨으니 부끄럽고 송구할 따름입니다.”

고 유모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마님께서는 그저 편히 계시면 됩니다.”

그러고는 어제 거두어 갔던 돈주머니를 꺼내 내밀었다.

“큰 마님께서는 실을 잘 알지 못하시니 괜히 헛걸음할까 두렵습니다. 그러니 이 돈은 마님께서 직접 지니시는 것이 옳겠습니다.”

강시아는 잔잔히 웃었다. 아직 이 고기는 미끼로 낚기에는 너무 작았다.

“차라리 설강에게 맡기세요. 큰 마님께서 가장 믿음직하다 하셨으니 제가 갖고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겁니다.”

그러고는 딸아이와 놀고 있는 설강을 불러왔다.

고 유모는 고개를 끄덕이고 돈주머니를 설강에게 건네며 일렀다.

“이제 네가 강 마님을 모시게 되었으니 곧 강 마님의 사람이 된 것이다. 주인을 잘 모시는 것이 네 본분임을 잊지 말거라.”

설강이 공손히 답했다.

“잊지 않겠사옵니다.”

그렇게 이튿날, 강시아는 설강을 데리고 새 색실을 사러 나갔다. 마차에 앉아 그녀는 설강의 좌우를 살피는 눈길을 못 본 체했다.

원래 지난 생에서 큰 마님은 특별히 설강을 주종현 곁에 붙여주려 했었지만, 결국 큰 마님 소유의 서점에서 고된 필사로 연명하던 한 가난한 서생과 눈이 맞아 버렸다. 그러나 송하윤이 들어온 뒤, 설강은 큰 마님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주종현의 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채 보름이 지나지 않아 그녀는 외가에서 몰래 ‘밀회’를 하던 현장을 송하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물론 설강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고 강시아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변고가 닥치기 전날, 설강이 직접 그녀에게 말했었다. 그 서생이 곧 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니 마지막으로 그의 배웅을 나가겠노라고. 그런데 설강이 막 발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송하윤이 사람들을 이끌고 와 그 길목을 막아섰던 것이다.

이번 생에서 명옥은 이미 곁에서 사라졌으니 큰 마님이 먼저 설강을 그녀 곁에 붙인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강시아는 자수를 맡긴 뒤, 한참 실을 고르다가 설강을 보며 말했다.

“여기서 덕흥루가 멀지 않더구나. 수고스럽겠지만 연아에게 줄 밤 과자를 좀 사다 주렴.”

“그리고 여기서 지불할 돈은 내가 따로 내지 않겠다. 네가 돌아오면 계산하거라.”

설강은 깜짝 놀라 강시아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고 손끝으로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 강시아는 못 본 체하며 태연히 말을 이었다.

“어젯밤 연아와 약속을 했다. 덕흥루는 언제나 붐벼 혹여 밤 과자를 사지 못하면 아이가 실망할 게다.”

설강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사옵니다. 지금 다녀오겠사옵니다.”

강시아는 마차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다가 곧장 길을 건넜다. 상사절 그날, 끝내 묻지 못한 통행증의 마차 행을 찾아야 했다. 점원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을 반짝였다.

“아, 지난번 그 마님이시군요.”

강시아는 곧장 본론을 꺼냈다.

“통행증 한 장에 얼마이냐?”

그러자 점원이 손바닥을 활짝 펼치며 입을 열었다.

“한 장에 오십 냥입니다.”

“그리 비싸단 말이냐?!”

강시아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만약 요 며칠 새 조금의 은전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통행증 한 장조차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자 점원은 더 이상 말싸움을 하지 않고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비싼 데는 비싼 까닭이 있지요. 마님께서 원하신다면 저희가 성 밖의 상단과도 연락을 드려 마님을 원하시는 곳까지 모셔드릴 수 있습니다.”

강시아가 담담히 물었다.

“통행증은 언제쯤 뗄 수 있느냐?”

“태후 마마의 생신이 머지않았습니다. 더구나 인접한 나라의 사신들까지 조공을 들고 오니 성문은 삼엄히 봉쇄될 터이니, 안전을 위해서라도 아무리 빨라야 석 달 뒤에나 가능하실 겁니다.”

강시아는 망설임 없이 오십 냥을 꺼내 놓았다.

“좋다. 이것은 계약금이다. 그때가 되면 다시 찾으러 오마.”

석 달 뒤라. 바로 지난 생 주종현이 송하윤을 부인으로 맞아들인 그날이었다.

어쩌면 이것 또한 하늘이 정한 운명일지 모른다.

차마행을 나서던 그녀는 마침 달려오는 말과 지나쳤다. 말 등 위에 앉은 이는 주종현이었고 그의 뒤에는 송하윤이 태연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종현 오라버니, 저기 있는 분은 강 마님이 아닙니까?”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ล่าสุด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05화

    “그럼 내 누이의 시신은 어디 있는 겐가?”“나도 모르지. 그건 오직 세자께서만 알고 계시네.”“그럼 세자는 언제 돌아오는 겐가?”“세자께서 언제 돌아오실지는 나 역시 알 수 없네.”강세오는 대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의 보따리에는 지난 세월 동안 어렵게 모은 은전이 가득했다. 모두 누이의 몸값을 마련하기 위한 돈이었다. 그는 이 먼 길을 오는 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미행을 당하기도 했고 이유 없이 말을 걸어오는 이들도 있었다. 혹여 몸값을 잃을까 두려워 일부러 길을 돌아 겨우 그들을 따돌리고 경성까지 올라왔건만 이 사람들은 그의 누이가 죽었다고 말했다.그럴 리가 없었다.그의 누이가 어떻게 죽을 수 있단 말인가!강세오는 밤이 새도록 대문 앞을 떠나지 않았다. 집사는 여러 차례 나와 그를 지켜보았으나 강세오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문 앞에서 버티고 있었다.세자는 근래 몹시 바빠 그림자조차 보기 어려웠다. 며칠씩 집에 들르지 않는 것도 흔한 일이었다.“이렇게 기다려도 소용없네. 몸만 상한다면 그게 오히려 더 큰 손해 아니겠나?”강세오는 천천히 돌계단을 짚으며 일어서더니 바짝 마른 입술로 말했다.“내 누이는 죽지 않았네. 나는 다시 돌아와 당신들을 찾을 것이네.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이네.”쉰 목소리는 혼잣말처럼 새어나왔다.하인은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집사님, 마님께 알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집사는 그를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세자께서는 지금 강 마님의 일로 작은 마님과 큰 마님께 모두 등을 돌리신 상태다. 이 사실을 알렸다가는 저 사람은 경성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강세오가 유 씨 저택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그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마침 지나던 여서린의 마차가 그를 발견했다.“멈춰라. 사람이 쓰러져 있다.”여서린은 아직 상중이라 쉽게 마차에서 내릴 수 없었다.“환이는 가서 문을 두드리고, 마 할아범은 저 사람을 시원한 곳으로 옮기시오.”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04화

    주종현은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었다.“성왕은 마음이 깊고 헤아리기 어려운 사람이다. 그의 손안에 또 어떤 패가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번에 폐하께서 성왕을 지방으로 내보낸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이에 위심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한 가지 더 보고드릴 일이 있사옵니다.”“무슨 일이냐?”위심은 잠시 주저했다. 자신이 과하게 의심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녕주에서 성왕에게 아 마님이라고 불리는 여인이 생겼고 아들도 하나 있다고 하옵니다.”“성왕에게 아들이 있다고?”폐하는 평생 자식이 없었고 성왕 역시 아내나 첩을 둔 적이 없었다. 그러니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 또한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이 말이 사실이라면, 성왕은 너무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는 뜻이었다.“그 마님의 신분은 조사해보았느냐?”위심은 고개를 저었다.“행관에서 알아낸 바로는 그 부인의 성이 아 씨이고 우주 출신이라는 것뿐이옵니다.”시아… 아 마님…주종현의 심장이 저도 모르게 한 번 덜컥 내려앉았다.그는 곧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듯 쓴웃음을 지었다.그는 다시 담담히 말했다.“아들이 있다면 흔적이 전혀 없을 리 없다. 계속 추적하거라. 또 한 가지. 경성 안에 적서와 길 문서를 조작하는 곳이 있더구나. 위조된 출성 기록은 모조리 조사해내거라.”“예.”주종현은 밀신들을 챙겨 들고 곧장 집을 나섰다.바쁘게 돌아다니기라도 해야 가슴 속 텅 빈 자리가 조금은 견딜 만해질 것 같았다.마차가 막 뜰을 벗어난 순간, 먼지투성이의 허름한 옷차림을 한 젊은이가 영국공부 대문 앞에 나타났다.“이보시게. 나는 내 누이를 찾으러…”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인이 그를 계단 아래로 몰아냈다.“저리 가시게! 여기가 아무나 와서 누이를 찾을 수 있는 곳인 줄 아는 겐가?”강세오는 계단에서 굴러떨어질 뻔했다.“내 누이는 이 집에서 하녀로 일한다고 했네! 한데 내가 못 찾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하인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그대 누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03화

    주종현이 말했다.“책망하려는 뜻은 아니다. 그냥 물어본 것뿐이다.”그제야 계소만은 마음을 놓았다.“몇 번 되지 않습니다.”“한 번은… 강 누님께서는 자기 같은 여인은 사기당할 까 두렵다며 진주를 옥보루에 맡겨 위탁 판매해 달라 부탁했습니다.”“진주를 위탁 판매했다고?”주종현의 미간이 좁게 찌푸려졌다.계소만은 기억을 더듬으며 덧붙였다.“태후의 생신 연회 전 일이었습니다.”주종현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다. 연무장에 가서 만천을 찾아오너라.”“예.”계소만이 나가고서야 주종현은 곁에 놓인 자수틀을 바라보며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는 나직이 중얼거렸다.“노잣돈을 벌기 위해 이런 위험한 일까지 했다는 말이냐?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떠나려 한 것이냐?”그는 텅 빈 뜰을 바라보았다. 지금에야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인정할 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속에 강시아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깨달았다.첫눈에 보았을 때부터 그랬다.집안의 희망을 짊어진 장자로서 그는 할아버지의 병상 앞에서 영국공부의 장래를 떠받들겠다고 다짐했다.아버지가 늘 그를 꾸짖던 시절, 그는 강시아를 만났다. 그의 신분조차 알지 못했던 강시아는 단번에 그의 눈 속에 깃든 피로를 알아보았다. 나이가 어렸던 그는 뜻밖에도 그 작은 소녀에게서 마음이 놓이는 안도감을 찾게 된 것이다.두 번째로 만난 것은 그 이듬해였다. 그때는 멀리서도 그녀를 단번에 알아보았다.그녀 또한 자신의 정체를 알아본 듯했지만 그를 보자마자 몸을 돌려 피해 버렸다.그해 연회에서 강시아는 그의 사촌 형님의 눈에 띄었고 형님이 농담조로 데려가겠다 하자 그도 농담처럼 이를 막아섰다.그러나 그날 밤, 옷을 전해주러 가던 길에 강시아는 술을 마시려던 형님과 마주쳤고 이미 그녀에게 눈독 들이고 있던 형님은 결국 약을 먹이고 말았다.이를 눈치챈 그는 곧장 강시아를 데리고 나왔지만 약의 힘은 어마어마했으며 그 일로 인해 강시아가 아이를 갖게 되자 그는 결단을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02화

    경성.주종현이 막 집으로 돌아오자 콩뼈가 대문 밖까지 달려 나와 그를 반겼다.강시아 일행이 없는 지금, 콩뼈는 그와 함께 지내며 매일 오후마다 문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주종현은 꼬리를 흔들며 그의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작은 강아지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너도 이렇게 날 기다리는데… 그녀는 왜 이틀도 기다려주지 못했을까?”콩뼈는 대답할 수 없었지만 그의 말을 알아들은 듯 발치에서 두어 바퀴를 돌더니 몸을 붙여오며 끙끙 소리를 냈다.마치 왜 자기를 데려가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듯했다.그때, 향 유모가 다가와 아뢰었다.“세자 저하, 작은 마님께서 오시랍니다.”고 유모가 그 모습을 보고는 급히 말을 보탰다.“큰 마님께서 세자를 뵙고 싶어하시옵니다.”그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주종현은 콩뼈를 데리고 곧장 작은 뜰로 향했다.“요즘 일이 많아 찾아뵙기 어려울 것 같구나.”“세자 저하…”고 유모가 뒤따라오려 하자 향 유모가 길을 막아섰다.“고 유모, 세자께서 바쁘시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대체 무엇을 하시려는 겁니까?”고 유모는 향 유모를 한번 바라보더니 더 말하지 않고 돌아서 큰 마님의 뜰로 걸어갔다.이 일은 사실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큰 마님은 송하윤을 영국공부로 데려와 주종현에게 받아들이라고까지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 씨뿐 아니라 영국공마저 크게 노했다. 지금 송 가는 진흙탕이었고 규수라면 경성에 얼마든지 있는데 왜 하필 송하윤을 고집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큰 마님은 아들과 며느리가 말을 듣지 않자 둘을 건너뛰고 곧장 손자에게로 향했다. 요구도 낮아져 정실이 아니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고 부탁했다. 이에 조 씨는 분을 삭이지 못해 거의 피를 토할 기세로 화를 냈다. 큰 마님이 송 가를 돕겠다며 손자까지 희생시키려 한다는 생각에 그녀 역시 눈에 불을 켜고 며느릿감을 물색하는 중이었다.정작 당사자인 아들은 집안을 피해 다니며 누구도 만나려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결국 주종현은 자신의 거처를 아예 작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01화

    “당신은 연아를 안기 힘들 테니 제가 안을게요.”아설은 연아를 문희에게 건네고서야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꼈다.“저… 저는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아람은 그녀를 끌어안고 달래 주었다.“미안하다, 설아.”만약 자신이 그녀들을 데리고 행관에서 도망치지 않았다면 산적을 마주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아설은 그를 꽉 껴안으며 울먹였다.“정말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 큰 수염쟁이가 언니를 목 졸라 죽일까 봐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그녀는 옆방에 갇혀 있었다. 문은 걸쇠로 잠겨 있었기에 벽에 난 작은 구멍으로 겨우 옆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급하고 답답했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속을 태우며 지켜보는 것뿐이었다.아람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괜찮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거야.”문희가 나섰다.“전하의 행렬과 함께라면 다른 건 몰라도 목숨 걱정은 없습니다.”아람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결국 입술만 다물고 아설의 어깨를 다독였다.“문희 아가씨 말이 맞다. 전하께서 우리를 데리고 가겠다고 하셨으니 더는 이런 위험은 없을 것이다.”마차가 성 안으로 들어섰을 때, 동쪽 하늘이 희끗하게 밝아오고 있었다.행관 밖 마차 행렬은 모두 정비되어 있었고 당기봉을 제외한 관리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주목이던 시영은 당분간 자사의 직무를 대리하고 있었는지 가장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이틀 내내 공포에 떨었는데 성왕이 떠난다는 소식에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어젯밤 누군가 주목부에 잠입하는 바람에 그는 부인과 함께 침상 아래에 숨어 날이 밝을 때까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지금 그는 졸음을 참느라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억지로 하품을 삼키고 있었다. 그가 눈물을 훔치던 순간, 성왕이 행관에서 걸어나왔다.잠시 멈칫하더니 시영은 얼른 달려가 말했다.“전하께서 이렇게 빨리 떠나시다니… 아쉽기 그지없습니다!”역시 조정 관리답게 대사는 술술 흘러나왔고 소매 끝에는 진짜 눈물까지 번져 있었다. 그 뒤의 관리들 역시 당황하여 서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200화

    아정모는 원래 맹 노장군 휘하의 한 작은 장수일 뿐이었다. 그러나 맹 가의 아가씨인 맹청련과 서로 마음을 품고 있었다.맹 노장군은 경중의 명문세가의 아들을 사윗감으로 정했기에 맹 아가씨와 아 장군 두 사람은 사랑을 위해 혼례를 버리고 도망쳤었던 것이다.아정모는 무릎 위에 올린 손을 단단히 움켜쥐었다.그의 얼굴빛 역시 점점 더 험악해졌다. 그의 머릿속에 오래전 지나간 장면들이 잔상처럼 스쳐갔다.소휘는 그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속으로 씩 웃었다.“본왕이 하나 알려주지. 그 아이… 아직 살아 있다. 그래서 맹 노장군도 지금껏 찾는 것을 멈추지 않은 것이야.”아정모의 동공이 떨렸다.“살아… 있다고요?”소휘의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떠올랐다.“아 장군이 이 깊은 산에 숨어 지내면 그 아들은 결국 맹 노장군 손에 들어가고 말 것이지.”그 순간 아정모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탁자 위의 장계를 황급히 펼쳤다.“강세오....”그의 눈가가 붉어지며 흔들렸다.“세오…!”“그 애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소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본왕의 사람도 이어진 흔적을 놓쳤다. 전해지길 그는 올해 과거에 응시한다 하더군. 과거까지 두어 달 남았으니 그때면 경성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아정모는 이제 앉아 있을 수조차 없었다.“지금 당장 경성으로 가겠습니다!”소휘가 그를 가로막았다.“아 장군, 급히 나서면 안 된다. 지금 경성으로 달려가는 것은 곧 맹 노장군에게자신이 살아있다 고하는 것이 아니겠느냐?”“허! 저는 그를 무서워한 적이 없습니다!”“장군께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참고 살아오셨건만 이 잠시를 참지 못할리는 없겠지요.”아정모는 어금니를 악물었다.“성왕 전하께선 어떤 계책이 있기에 그러는 것입니까?”소휘는 가볍게 웃었다.“장군, 조급해 하지 말거라. 장군이 본왕을 따라 우주로 들어와 장군이 되어 준다면 본왕 역시 장군의 아들을 상처 하나 없이 돌려주겠다.”아정모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전하의 봉지가 우주인가 보군요. 거 참 큰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