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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Author: 코코넛 서고
“왕비 마마, 어제 왕야와 화해하셨나요?”

서인경은 동경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화해라고 할 수 없지. 그는 나한테 숨기는 게 있거든.”

봉한설이 살금살금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에 몰래 연풍 귀군한테 가서 물어봤다가 작은 비밀을 하나 들었습니다.”

서인경은 손을 멈추고 봉한설을 보며 계속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왕야께서 오늘 아침 일찍 황릉에 가셨습니다. 진국을 떠나 야랑국으로 가기 전에, 선황과 희태비를 참배하고 싶다고 폐하께 아뢰셨대요. 열셋 째 황자깨서는 막 그곳에서 돌아오던 참이었는데 다시 왕야와 동행했다고 합니다. 귀군 말로는 이번에 꽤 위험하다고 하던데요. 저더러 왕비 마마와 왕야의 싸움을 좀 말리라고 했습니다.”

위험하다고?

서인경은 순간 멍해졌다. 그녀는 곧 연기준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뒤탈을 완전히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령 일이 밝혀지더라도 누구도 확인할 수 없게 만드는 것. 즉, 희태비의 시신에 다른 심장을 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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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165화

    서인경은 생각을 이어갈수록 자신의 추측이 맞아떨어진다는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연강호는 나타난 이후로 단 한 번도 진짜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몸이 변이 돼서 햇빛을 견디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온몸을 감싸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유도 맞을 수 있지만… 혹시 또 다른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얼굴 자체도 변해버렸을 가능성 말이에요.”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존재. 그렇다면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목울대도 없고 수염도 없다면 남자이면서 여자 같은 얼굴일까.서인경은 문득 아쉬움을 느꼈다.“그때 만수림에서 너무 빨리 도망쳐서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만약 검은 옷을 벗었을 때 평범한 사람과 다를 게 없다면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겠죠.”연기준이 말했다.“황실 제사를 지낼 때, 연 씨 황실 역대 선조들의 초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안에 연강호도 있었다. 한 번 더 본다면 알아볼 수 있어.”서인경의 추측은 다소 기이하고 자유로웠지만 연기준은 오히려 충분히 그럴듯하다고 느꼈다.“세상이 그런 괴물을 군주로 받아들이진 않을 거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연강호에게는 반드시 자신을 대신해 나설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혈연으로 이어진 자일 가능성이 크지.”혈연으로 이어진 사람이라면… 서왕비?서인경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요. 서왕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분은 이미 당신과 제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도, 일불락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눈치챘을 거예요. 헌데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어요. 만약 다른 마음이 있었다면 당신이 황위를 차지했을 때 그걸 폭로하는 편이 훨씬 더 큰 타격이었을 거예요. 그때는 진국에 주인이 없었고 서왕이 황위에 오를 명분도 충분했을 테니까요. 저는… 서왕비가 연강호와 손을 잡을 이유를 도저히 떠올릴 수 없어요.”서왕비는 덕망이 높고 온화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그녀 같은 부인이 있었기에 서왕은 예전에 군권을 내려

  • 시간을 거슬러   제1164화

    맹국공과 수도에 있는 맹 가의 두 공자 역시 자신들의 보배 같은 딸을 해친 자를 결코 가만두지 않을 터였다.게다가 제씨 가문 또한 맹은영이라는 조카딸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아끼듯 키워온 집안이었다. 그녀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나 다름없었다.진방옥이 그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피를 좀 보지 않고서는 어려울 것이다.연기준은 맹경운이 맹은영의 회임 사실을 알았던 날의 반응을 떠올리며 덧붙였다.“맹경운은 그 자리에서 진방옥을 거의 베어버릴 뻔했지.”그 장면을 떠올린 서인경은 속으로 진방옥을 위해 식은땀을 흘렸다.“진방옥… 잘 버텨야 할 텐데요. 만약 맹은영이 정말 억지로 당한 거였다면 산 위에서 그렇게까지 진방옥을 걱정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저는 진방옥을 믿어요.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니니까.”그녀의 조금도 흔들림 없는 믿음에 연기준의 눈이 가늘게 좁아졌다.“악명 높은 자를 그렇게까지 믿을 수 있다고?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길래 그렇게까지 감싸는 거지?”서인경은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말을 바꿨다.“그 사람을 믿는 건… 당신의 어릴 적 친구였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잖아요. 당신이 이렇게 올곧은 사람인데 그도 크게 다르진 않겠죠. 그렇죠?”‘올곧은 사람’. 연기준은 그 말 한마디에 완전히 풀려버렸다.느슨해진 눈매를 보며 서인경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눈치 빠른 게 살길이었다.속 좁은 남자는 건드리기 참 어려운 존재였다.진방옥과 맹은영이 걱정되긴 했지만 이미 두 사람은 수도로 돌아간 뒤였다. 지금의 그녀로서는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다만 진방옥이 사위로서의 진심을 제대로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었다.부디 그 좋은 여자를 헛되이 하지 않기를.두 사람은 침상에 나란히 누운 채, 앞으로의 일을 다시 상의했다.요동의 일은 일단락되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큰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납치된 아이들이었다.그리

  • 시간을 거슬러   제1163화

    특히 서인경은 연달아 두 번이나 푹 잠을 자고 나니 기운이 넘쳐났다. 마치 그동안 쌓인 피로가 단숨에 사라진 느낌이었다.그녀가 바깥 상황을 묻자 연기준은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금수 대장공주는 돌아가 봐야 조정에서 좋은 꼴을 못 본다는 걸 알고 아예 숨어버렸다. 평이가 소식을 전해왔는데 금수 대장공주가 또래의 여인 하나와 함께 노무림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고 하더군.”노무림.진국과 요동 국경에서 동쪽으로 팔십 리 떨어진 깊은 산중의 울창한 숲이었다.지금 평이는 그곳에 잠복해 서인경이 합류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그러나 서인경의 다음 계획은 납치된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이었다.“또래의 여인이라면… 야랑국 덕비인가요?”연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평이가 초상을 그려 보내왔는데 내가 보기엔 맞는 것 같다.”서인경은 예상 밖이라 느끼면서도 어딘가 납득이 가는 일이기도 했다.“금수 대장공주는 아마 오래전부터 덕비와 손을 잡고 있었겠네요.”금수 대장공주. 진짜로 태어나길 황족으로 태어난 사람이었으면서 그 좋은 패를 스스로 망쳐버린 셈이었다.연기준의 입을 통해, 서인경은 바깥에서 벌어진 모든 상황을 전해 들었다.맹경운이 대군을 이끌고 요동의 도성을 점령했고 요동 황제로 하여금 지난 십오 년의 음모를 인정하게 만들었다. 동욱촌 학살 역시, 요동 측이 주도한 것임을 자백했다고 한다.목적은 단 하나, 진국이 도의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만들어 스스로 영토를 내놓고 배상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다만 요동 황제는 이 모든 죄를 전부 금수 대장공주에게 떠넘겼다. 이제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알게 되었다. 요동으로 시집간 지 오래인 금수 대장공주가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진국의 황위를 탐하고 있었다는 것을.요동 황제의 묵인 아래, 요동 백성들 또한 하나같이 그들의 황후를 비난했다.황후가 제 자리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진국군이 도성까지 밀고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이었다.정작 요동이 오늘날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공이 모두 금수 대장공주에게 있었다는

  • 시간을 거슬러   제1162화

    “촌장 할아버지, 과부가 뭐예요?”“촌장 할아버지, 우리 어머니가 그러는데, 그걸 바람났다고 한대요.”“촌장 할아버지, 누님은 왜 형님을 따라간 겁니까? 형님이 너무 잘생겨서 그런 겁니까?”꼬막이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촌장은 곧장 돌아서서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대답을 들은 꼬막이는 더욱 신이 나서 끼어들었고 이야기가 오가며 식당 안은 점점 떠들썩해졌다.결국 이 자리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는 건, 촌장과 꼬막이였다.그러다 연기준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꼬막이의 그릇에 아직 절반이나 남은 밥을 보더니 얼굴을 굳혔다.“밥을 먹으면서도 입이 그렇게 안 다물어지느냐?”촌장은 그 기색을 눈치채자마자 몸을 홱 돌려 자기 앞에 남아 있던 반 그릇의 밥을 황급히 입에 밀어 넣었다.‘큰일 났다, 말이 너무 많았군.’딱, 수업 시간에 딴짓하다가 선생님한테 들킨 학생 같았다.촌장이 연기준을 두려워하긴 했지만 다음에도 또 그럴 생각이었다.그저 식사 분위기가 너무 답답해서 꼬막이라도 좀 즐겁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덕분에 꼬막이는 잔뜩 들은 이야기로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다. 남은 반 그릇의 밥도 금세 싹 비워버렸다.식사가 끝나자 연기준은 음식이 담긴 그릇을 들고 방으로 올라갔다.그 손에는 약탕 한 그릇도 함께 들려 있었다.서인경은 깊이 잠든 상태는 아니었기에 기척을 느끼고 곧 눈을 떴다.“넌 며칠이나 아무것도 못 먹었다. 우선 조금이라도 먹어두거라.”서인경은 침상에 몸을 일으켜 앉았지만 아직 정신이 또렷하지는 않았다.그러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고 연기준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었다.그녀는 그릇을 들고 죽을 떠먹으면서 슬쩍 연기준의 얼굴을 흘겨보았다.“그 부생… 꽤 매력적으로 생겼던데요.”연기준이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 여자가 어떤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어떤 맛인지는 알지.”갑작스러운 농담에 서인경은 마시던 죽을 거의 뿜을 뻔했다.“적당히 좀 해요!”연기준은 그녀의 두 볼이 저녁노을처럼 붉어진

  • 시간을 거슬러   제1161화

    부생은 이곳에 남기로 한 이상,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손을 뻗어 꼬막이를 안아 들려 했다.그러나 그 동작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훈련된 듯 지나치게 의도적이었다.그녀는 손이 나가기 전, 몸이 먼저 나갔다.“대황자 전하, 소녀가 함께 놀아드리는 건 어떠신지요? 폐하께서는 더 중요한 일을 하셔야 하시니까요.”하지만 그녀는 손을 뻗기도 전에 몸이 먼저 앞으로 쏠렸다. 연기준이 꼬막이를 끌어안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연기준뿐만이 아니었다. 꼬막이 또한 분명히 뒤로 물러서는 기색을 보였다.부생은 허공만 움켜쥔 채,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얼굴에는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연기준은 냉담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은 부인과 아들을 곁에 두는 것이다. 쓸데없는 신경 쓰지 말거라.”그 말을 남기고 그는 몸을 돌려 식당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이층 난간 위.본래 내려가 꼬막이를 보려 했던 서인경은 마침 그 장면을 모두 목격했다.그녀는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썩은 인연이란, 참 어디에나 붙어 다니는 법이네. 외모는 제법 사람을 홀릴 만한데 머리는 단은설보다 더 안 돌아가는군.”가볍게 웃음을 흘렸지만 그녀는 내려가지 않았다.방금 연기준의 반응을 그녀는 분명히 보았다.나쁘지 않았다. 부군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했다.다만 저런 골칫거리가 하나 섞여 있는 건 아무래도 거슬리는 일이었다.충분히 쉬고 나면 그 골칫거리는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연강호 쪽도 아마 이미 기다리다 못해 조급해졌을 테니까.서인경은 연기준의 품에 안겨 얌전히 있는 꼬막이를 보고는 안심한 채 다시 잠을 보충하러 돌아갔다.*식당.이미 음식은 모두 차려져 있었다.며칠 동안의 식사는 모두 촌장 부부가 직접 준비했고 불은 촌장의 아들이 맡아 지폈다.음식이 모두 놓이자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 앉았다. 봉한설과 연기준, 그리고 꼬막이는 가운데 식탁에 자리했다.부생, 호청, 연풍은 왼쪽 식탁에 앉았고

  • 시간을 거슬러   제1160화

    “가르칠 맛이 나는군.”연기준의 시선이 그녀의 붉게 물든 입술 위에 머물렀다. 그 눈빛은 깊고도 짙게 가라앉아 있었다.서인경이 물러설 틈도 없이,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하얀 수건을 던져버리고 몸을 뒤집어 다시 그녀를 눌러 담았다.이번에는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이어졌다.둥근 달이 창가로 떠올라 방 안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품에 안겨 곤히 잠든 서인경을 바라보던 연기준은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 그리고 이내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 옷을 갖춰 입은 뒤 방을 나섰다.밖은 2층짜리 객잔이었다.지금 이 객잔 안팎은 모두 연기준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그가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아래에서 꼬막이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꼬막이는 드디어 아버지가 내려온 것을 보자 짧은 다리를 바쁘게 놀리며 그 앞으로 달려갔다.“아버지! 사람들이 아버지랑 어머니가 동생을 낳고 있다고 했어요. 동생은요? 얼른 보여주세요!”반짝이는 눈동자에는 온통 기대가 가득했다.그 한마디에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감히 연기준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연기준의 시선이 무심하게 그들을 훑었다.“그 말은, 누가 한 것이냐.”꼬막이는 천진하게 뒤를 가리켰다.“다들 그렇게 말했어요.”순간 사람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그렇게 대놓고 저희들을 팔아버리시면 어떡하라는 겁니까!연기준은 더 말하지 않고 꼬막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동생은 없다. 네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아서 쉬고 계시니 위에 올라가서 방해하면 안 된다.”동생이 없다니!꼬막이는 금세 풀이 죽어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럼 왜 아무도 저랑 안 놀아주는 겁니까...”연기준은 속으로 생각했다.네 어머니랑 노는 게 훨씬 낫지.대답이 없자, 꼬막이는 몸을 비틀며 내려가 서인경을 찾으려 했다.하지만 곧 연기준에게 단단히 붙들려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밥 먹을 시간이다. 저녁상 올리게 하거라.”“이미 준비됐습니다! 곧 내오겠습니다.”대답한 사람은

  • 시간을 거슬러   제659화

    “왕비 마마, 기다리고 계세요. 머지않아 당신 스스로 상왕비 자리를 내놓게 될 겁니다. 그때 되면 왕부에서 절을 하며 빌겠지요. 부디 제가 당신 남편을 데려가달라고 말입니다.”말을 끝낸 예정연은 승리를 확신한 듯한 미소를 남기고 돌아섰다. 그러나 그녀가 떠나는 마지막 순간 짓고 간 그 미소가 계속해서 서인경의 머릿속을 맴돌았다.그녀는 너무도 자신만만했다. 그 당당한 태도를 보니 마치 자신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그녀 혼자 쥐고 있는 것만 같았다.연기준은 서인경의 불안함을 눈치채고 가볍게 손을 감싸 쥐었다.“두려워할 것 없다. 어

  • 시간을 거슬러   제670화

    “듣자 하니 단은설이 황귀비로 책봉되었다고 하던데 궁 안에 무슨 움직임은 없었습니까?”연기준은 꼬막이를 안고 밥을 먹으며 대답했다.“태황태후와 황후께서 극력 반대 중이다. 우리 조정이 건국한 이래, 권력도 세력도 없는 전조 무관의 상인 집안 여자가 입궁하자마자 곧장 귀비가 되는 일은 전례에 없는 일이니. 더구나 입궁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바로 황귀비로 승격되는 것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이지. 두 분께서 이미 온종일 어서재에서 간언했으나 폐하께서는 고집을 부리며 그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서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 시간을 거슬러   제663화

    그날 밤, 두 사람은 그렇게 조용히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서인경은 이불 속에서 연기준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그녀는 모든 방어를 내려놓은 채 자신의 품에 기대어 있는 연기준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어머니를 잃은 아이 같았다.지금까지 그는 희태비가 어떻게 죽었는지 몰랐고 서인경은 감히 자신의 추측을 말하지 못했다. 만약 정말로 태황태후와 관련되어 있다면 그의 인생에서 그를 지켜주었던 유일한 사람마저 평생 사라지게 될 테니까.서인경은 진실을 알고 난 뒤에 그에게 알려줄지 말지 결정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그 진실을 들려줄

  • 시간을 거슬러   제691화

    호청이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흰빛으로 투명하게 빛나는, 탁구공만 한 크기의 구슬 하나가 들어 있었다. 겉보기엔 아무런 이상도 느껴지지 않는 물건이었다.이미 밖은 어둑해지기 시작했고 호청은 평이와 봉한설을 불렀다.“어서, 어서! 문 닫고 등불을 끄거라! 너희에게 구경할 만한 걸 보여주마!”평이와 봉한설은 그의 말대로 했고 곧이어 방 안은 어둑해졌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상자 속 구슬에서 환한 광채가 번쩍 퍼져 나왔다. 빛은 점점 강해져 어둠으로 잠긴 방을 단숨에 환하게 밝혀 주었다.호청은 더욱 흥분했다.“지금은 밖이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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