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강씨 부인의 눈에 핏발이 섰다."기어이 그 천한 종놈을 끌고 담장을 넘었구나!"강씨 부인은 두 눈에서 시뻘건 독기를 뿜어내며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사당채에서의 음행이 결국 이 파국적인 야반도주로 이어졌음을 깨달은 것이다.그녀는 하인들을 향해 벼락같이 언성을 높였다."당장 이 섬을 샅샅이 찾아보거라!"큰마님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포구로 나가 배가 있는지 확인해 보거라!"한참이 지나 포구로 나갔던 하인들이 빗물에 젖은 생쥐 꼴을 하고 돌아왔다."마님! 폭풍우에 휩쓸렸는지 거룻배 한 척이 사라졌사옵니다!"그 말에 강씨 부인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당장 다른 배를 띄워서 그 두 년놈을 잡아오거라!"그녀의 발악이 거세졌다."잡아와서
돌쇠는 폭발하는 암컷의 광기 어린 애착 앞에 혼백을 완전히 잃은 채,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허리를 맹렬히 쳐올렸다.도연은 두 팔로 사내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두 다리로는 사내의 허리를 단단히 휘감아 제 옥문으로 사내의 육봉을 깊이 삼킨 채, 결박하듯 조여들었다.결코 떨어질 수 없는 한 몸뚱어리로 묶어버리겠다는 필사적인 몸짓이었다.두 사람의 육체가 땀과 격정의 진액으로 번들거리며 하나로 뒤엉켰다.그것은 목숨을 건 야반도주를 앞둔 자들의 가장 처절하고도 뜨거운 서약과 맹세의 의식이었다.사내는 격렬한 방아질 끝에 도연의 태중(胎中) 깊은 곳에 속에 다시 한번 뜨거운 씨물을 쏟아내며 울부짖었다."마님……."돌쇠가 헐떡이며 맹세했다."정히 그러하시다면, 폭풍우가 섬을 집어삼키는 날.”“소인이 포구에 거룻배를 띄워놓고 제 목숨을 걸고 마님을 기다리겠사옵니다."
소월이 놀라서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러나 이내 냉정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며 속삭였다."형님, 이곳은 사방이 집채만 한 파도로 막힌 절해고도입니다.”“배를 타고 도망친다 한들, 뭍에 닿기도 전에 가문의 하인들에게 머리채를 잡혀 끌려올 것입니다.”“저 역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저 바다를 보며 도망치고 싶었으나 가망이 없었습니다.""나는 돌쇠의 품에 안겨 바다에 빠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지옥을 도망쳐 나갈 것이다."도연의 눈빛이 무섭게 번뜩였다."다만…… 내가 떠나고 나면 너는 이 집구석에서 어찌할 작정이냐?"도연의 질문에 소월이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도연이 소월의 귀밑으로 바짝 다가가 파격적인 밀어를 귓속에 밀어 넣었다.거대한 음모의 시작이었다."내가 죽든 살든 이 집에서 사라지면, 시어머니는 대를 잇기 위해 너를 다
도연의 목소리에 비수 같은 독기가 서렸다."돌쇠 그놈은…… 어차피 죽은 목숨이지 않습니까?"서늘하고도 종부로서의 기품을 잃지 않은, 그러나 독기가 실린 며느리의 일격에, 강씨 부인은 순간 등줄기를 타고 기어오르는 소름에 덜컥 겁이 났다.늘 바닥만 보며 던져주는 모이만 얌전하게 주워 먹던 암탉이, 매의 눈빛을 하고 자신을 노려보는 듯한 기괴한 이질감이었다.그러나 그녀는 간신히 평정심을 가장하며 가래 끓는 목소리로 차갑게 쏘아붙였다."그것이 씨내리로 쓰인 천한 종놈의 타고난 팔자이자, 숙명이다."시어미가 서늘하고 단호하게 쐐기를 박았다."그놈이 내 손에 언제 죽을지는, 오로지 네 년의 아랫도리 행실과 아가리 단속에 달렸음을 명심해라.”“내 말을 명심하고 그만 내 방에서 나가보거라."도연은 하늘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고 가슴이 가닥가닥 찢겨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사내를 향한 연정이 깊어질수록, 가문의 칼날은 사내의 목을 향해 시시
사당채를 빠져나와 방으로 돌아온 시어머니 강씨 부인은 명주 이부자리를 턱 밑까지 끌어올렸으나 단 한 순간도 눈을 감을 수 없었다.뼛속까지 시리게 파고드는 한기와 걷잡을 수 없는 모멸감이, 늙고 메마른 육신을 사시나무 떨듯 사정없이 흔들어댔다.방금 전, 굳게 닫힌 사당채의 문살 틈으로 훔쳐보았던, 그 요사스러운 광경이 눈꺼풀 안쪽에 붉은 낙인처럼 박혀 지워지지 않는 까닭이었다.며느리 도연은 뼈대 높은 박 씨 가문의 종부로서, 평생토록 규방의 엄격한 법도 아래 숨죽여 지내던 그 백자(白磁) 같이 투명하고 유순하던 여인이 아니었던가.제 지아비 박 생원의 비루하고 앙상한 몸뚱이 곁에 누워, 천한 종놈 돌쇠의 펄펄 끓는 육봉을 받아냈던 그 밤 이후로 며느리의 언행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유순하던 눈망울에는 서슬 퍼런 핏기가 돌았고, 시어미의 매서운 눈길 앞에서도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급기야 오늘 밤, 가문의 신성한 상징이자 조상들의 혼백이 깃든 지엄한 사당 한가운데서 그 천한 종놈과 짐승 같은 살놀림을 벌이다니.향나무 냄새가 채 가시지도 않은 제상(祭床) 위에서 암수의 진액을 흘리며 헐떡이던 종놈의 번들거리는 등짝.그리고 사내의 목덜미를 휘감
가문의 후사를 위해, 사내의 모든 골수를 자궁 어귀 너머로 남김없이 사정(射精)하는 순간이었다.돌쇠가 사정을 마치고 숨을 헐떡이며 제 육봉을 채 뽑아내기도 전이었다.투둑, 찌르륵!서늘한 파열음이 사당의 정적을 가르고 울렸다.안에서 걸어 잠갔던 얇은 문고리가, 밖에서 창호지를 거칠게 찢고 들어온 시어미의 지팡이 끝에 무참히 부러져 나간 것이다.이내 달빛을 등진 격자문이 쾅, 하고 활짝 열려 젖혀졌다.문밖에는 치맛자락을 쥐어짜며 사시나무 떨듯 부르르 떨고 있는시어머니 강씨 부인이 서슬 퍼런 안광을 뿜으며 서 있었다."네 이년!"그녀의 독기 어린 외침이 사당을 흔들었다."감히 조상님들의 신주가 모셔진 신성한 사당에서……”“여기가 어디라고 이리 천한 짐승처럼 음탕한 짓거리를 벌이고 있는 게냐!"얇은 한지를 바른 살창 따위로는 가문의 지배자인 시어미의 집요한 관음증과 광기를 차마 막아설 수 없었던 것이다.갑작스러운 파국에 도연과 돌쇠는 화들짝 놀란 눈으로 시어미를 바라보며 얼음처럼 굳어버렸다.허나 도연의 자궁은 놀란 탓에 급작스럽게 수축하여,도리어 돌쇠의 거대한 육봉을 옥죄며 사내가 쏟아낸 씨물이 단 한 방울도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자궁 깊은 곳으로 맹렬하게 빨아들이고 있었다.도연은 이내 두려움을 지워내고, 사내의 목에 매달린 채 태연하고도 당돌하게 시어머니를 향해 쏘아붙였다."어머니."그녀는 요사스럽게 미소 지었다."이 짐승 같은 교미를 처음 문틈으로 엿보셨을 때 당장 들어와 말리셨어야지요.”“왜 사내가 내 깊은 자궁 속에 씨물을 모조리 쏟아부어 사정이 끝난 후에야 이리 문을 부수고 호통을 치십
조선의 남단.그 끝을 알 수 없이 펼쳐진 옥빛 바다가 무겁게 일렁이는 남해의 끄트머리.바람이 불면 살갗을 베어낼 듯 거친 물살을 사이에 둔 채.마치 거대한 거울을 마주 보듯 우뚝 서 있는 두 개의 땅덩어리가 있었으니,세간 사람들은 그 기구한 형상을 가리켜 ‘쌍둥이 섬’이라 칭했다.그 섬들에는 각기 다른 허울을 뒤집어쓴 인간 군상들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본섬에는 양반이라는 알량하고 허울 좋은 가죽을 뒤집어쓴 박진사 일가가 득세했고.뱃길로 꼬박 반나절을 헤쳐 가야 닿는 친정 섬에는 기세등등한 최씨 부인의 일가가 군림하고 있
그는 거대한 두 손바닥을 거칠게 비벼 마찰열을 낸 뒤.인영의 차가운 어깨와 팔, 매끄러운 등판을 사정없이 비비고 주무르기 시작했다.사내의 굳은살 박인 억센 손바닥이 여인의 부드러운 살갗을 강하게 마찰하며 억지로 열을 불어넣으려 발악했다.그러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저체온증은 한낱 사내의 손 마찰 정도로 극복될 것이 아니었다.인영의 의식은 점차 먹물을 푼 듯 가물거리며 심연으로 빠져들었고.몸은 마치 생명력을 상실한 대리석 조각상처럼 뻣뻣하게 굳어만 갔다.“마님! 정신 차리십시오! 마님!”다급함에 피가 마른 삼석은 결국 양
천지가 노호(怒號)하고 있었다.세상을 통째로 아가리에 넣고 씹어 삼킬 듯 맹렬하게 포효하는 폭풍우는.두 남녀의 가냘픈 목숨줄을 싣고 요동치던 얄팍한 거룻배를 기어이 무인도의 벼랑 끝으로 무자비하게 내동댕이쳤다.눈을 뜨고 있어도 아득한 절망만이 밀려오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다.귀청을 찢어발기는 천둥소리와 함께 시퍼런 번개가 섬의 기암괴석을 때리며 번뜩일 때마다.파도와 비바람에 난도질당한 두 사람의 처참한 몰골이 원귀(寃鬼)처럼 창백하게 허공에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다.자연의 거대한 폭력 앞에서 인간의 알량한 신분이란
올해 스물다섯, 피가 펄펄 끓는 젊은 짐승.그는 박진사 댁 수많은 노비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야성을 뿜어내는 수컷 그 자체였다.육척을 훌쩍 넘는 장신에 떡 벌어진 어깨와.바위처럼 융기한 가슴 근육은 보는 이의 숨을 막히게 했다.노를 젓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펼 때마다.더운 땀에 흠뻑 젖어 살갗에 들러붙은 거친 삼베 적삼 위로 팽창한 등 근육과 굵은 팔뚝의 시퍼런 핏줄들이.마치 꿈틀거리는 교룡(蛟龍)처럼 흉포하게 솟구쳤다.말라비틀어진 나무토막 같던 남편의 앙상한 몸뚱이만 보아왔던 인영에게.눈앞에서 날것의 생명력이 펄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