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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버님이 남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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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lis: 중신장지

제1화

Penulis: 중신장지
“죄송합니다, 이해리 씨.”

전화기 너머 보험사 고객센터 직원이 차갑게 말했다.

“조회 결과 차주인인 정도원 씨는 기혼이 맞지만, 저희 쪽에 등록된 배우자가 고객님이 아닙니다.”

서경 그룹으로 향하는 길에 이해리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정도원이 줄곧 전화를 받지 않아 그녀는 보험사에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 차가 정도원의 명의로 되어 있지만 두 사람은 부부이니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정도원 씨가 차를 인수할 때 배우자와 함께 오셔서 혼인 관계 증명서 원본도 제출하셨어요. 아내분 성함은 윤유나 씨였습니다.”

이해리는 그 순간 누군가에게 정면으로 뺨을 맞은 것처럼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이해리와 정도원은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냈고 두 집안은 대대로 친분을 쌓았다. 해성에서는 정도원이 이해리에게 껌딱지처럼 붙어 다닌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토록 차분하고 냉정하던 남자는 단 하루도 이해리와 떨어져 지내기를 아쉬워했다.

3년 전, 이해리가 해외로 유학을 떠났을 때, 정도원은 웅장한 기세로 그녀를 배웅했다.

그녀가 워렌에 있는 3년 동안, 정도원은 그녀를 편하게 돌보기 위해 다국적 사업을 시작했다. 16000킬로미터를 일주일에 한 번씩 넘나들며 그녀를 만났었지.

이해리가 폐가 안 좋아서 거의 죽을 뻔했던 해, 중환자실에서 일주일 동안 지내면서도 정도원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 곁을 지키며 반지를 끼워주었다.

“네가 만약 잘못되면 나도 함께 따라갈 거야. 우리 다음 생에도 부부로 지내.”

정도원 때문에 그녀는 지도교수의 연구실 잔류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 귀국했다.

기쁜 마음으로 정도원을 찾아가 서프라이즈를 해주려 했는데 대표이사실 문을 연 순간 가녀리고 아름다운 여자가 남자의 허리에 걸터앉은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자는 청순한 얼굴을 살짝 들고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대표님, 이해리 씨 돌아오면 저는 어떻게 되는 거죠?”

정도원은 푹신한 가죽 의자에 앉아 커다란 체구로 여자를 감싸 안고서 냉랭한 얼굴에 섬뜩한 기운이 스쳤다.

“유나야, 넌 단지 해리의 대역일 뿐이야. 네 신분 잊으면 안 되지.”

그는 손을 들어 여자의 앙증맞은 턱을 잡고 쓴웃음을 지었다.

“외모가 조금 닮았다고 감히 해리랑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해리의 손에는 정도원에게 주려던 선물이 들려 있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선물이 바닥에 떨어졌다.

인기척 소리에 사무실 안의 대화가 일단락되었다.

정도원이 사색이 된 채 여자를 홱 밀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여자가 바로 윤유나였다.

두 사람이 불륜 현장을 잡힌 후, 정도원은 즉시 윤유나를 해고하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 이해리의 마음을 되돌리려 했다.

늘 고고하던 해성의 재벌가 꽃미남 정도원이 이해리 앞에선 한없이 자세를 낮추고 제발 기회를 달라고 비굴하게 애원했다.

그녀가 눈여겨본 프로젝트라면 고민 없이 바로 포기했고, 그녀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집 아래에서 비까지 흠뻑 맞으며 일주일 넘게 기다린 적도 있었다.

“해리야, 날 용서해 달라는 게 아니야. 최소한 설명할 기회라도 줘야지! 유나는 단지 네 대역일 뿐이야. 네가 해외에 있는 동안 정말 너무 보고 싶었어. 맹세컨대 유나는 그저 곁에 두었을 뿐 그 이상 어떤 관계도 없어!”

“네가 본 그날은 술에 취했기도 하고 걔가 일부러 유혹하는 바람에 순간 통제력을 잃고 그만... 유나는 이미 해고했어. 앞으로 더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 제발 돌아와 줘, 해리야. 내가 이렇게 빌게.”

그때의 이해리는 이 남자와의 감정이 때 묻지 않고 순수하길 바랐던지라 한사코 파혼하려 했다.

그러다 그 사건이 터졌다.

그녀는 경쟁사에 납치되어 인질이 되었고 납치범들은 그녀를 폐기된 공장에 묶어놓고 불을 질렀다.

정도원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에게 떨어지려는 철근을 막아주다가 중상을 입고 무려 반년 가까이 병상에 누워있어야 했다.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한 덕분에 마침내 응어리가 풀리고 정도원이 퇴원한 후, 흔쾌히 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이곤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후 2년 동안, 정도원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녀를 대했고 어떠한 스캔들도 없었다. 심지어 스스로 통금시간을 정해놓고 매일 정시에 귀가했으며 출장 중에도 이해리와 자주 영상통화를 했다.

협력사 직원들이 정 대표님은 아내에게 꼼짝 못 한다고 농담할 때면 그는 단 한 번도 반박한 적 없고 되레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가정적인 남자야말로 참된 남자죠.”

이런 일들이 주마등처럼 이해리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다리가 풀려 얼굴을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대체 뭐가 진짜 정도원의 모습일까?

이해리의 눈가에 짙은 조소가 떠올랐다. 가소롭기도 하지.

정도원의 아내로 2년을 살았는데 이제야 혼인신고서가 가짜라는 걸 알게 되었다니!

이해리는 거칠게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마에 드리운 머리카락은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맞은편 운전기사의 욕설을 무시하고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금방 도착했다.

진술을 마치고 경찰서를 나오자 어느덧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휴대폰에는 정도원에게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가 몇 통 찍혀 있었다.

그녀가 안 받으니 곧바로 문자를 보냈다.

[자기야, 오후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현장 신호가 차단되는 바람에 전화를 못 받았어. 무슨 일 있어?]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좀 늦게 들어갈 거야. 여자 한 명도 없는 자리라고 확인했으니 걱정 마.]

[나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 사랑해.]

이해리는 문자를 내려다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진한 야유가 차올랐다.

정도원은 한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온몸에서 풍기는 짙은 술 냄새가 은은하게 밴 향수 냄새를 가렸다.

“자기야...”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다가와 이불 너머로 이해리를 끌어안았다.

“보고 싶었어...”

이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도원이 완전히 잠든 후에야 조용히 몸을 일으켜 그의 지문으로 휴대폰 잠금을 풀었다.

휴대폰은 역시나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매우 깨끗했다. 연락처 목록에는 친구들 외에 전부 업무와 관련된 것들이고 그녀는 [우리 자기님]으로 저장하고 맨 위에 고정된 상태였다.

이것 참... 그녀의 지난 결혼생활처럼 완벽할 정도로 깨끗했다.

이해리는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컴퓨터에 연결했고 곧장 정도원의 카톡 부계정에 올랐다.

그녀가 로그인하자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는데 프로필 사진은 귀여운 분홍색 아기 고양이였고 이름은 [애기]라고 저장되어 있었다.

[도원 씨, 오늘 밤 너무 고마웠어요. 도원 씨 아니었으면 나 진짜 어떻게 했을지 상상이 안 가요.]

[사실 난 도원 씨를 만난 게 가장 행운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방해는 안 할게요. 가끔 날 보러 와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이해리는 채팅 기록을 위로 스크롤 했다. 이미 예감은 하고 있었지만 역겨운 멘트들이 적나라하게 눈앞에 드러나니 숨이 턱턱 막혀서 질식할 것만 같았다.

이들은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윤유나는 매일 아침 정도원에게 모닝 인사를 보냈고 정도원의 답장은 처음에 무시하던 데서부터 가끔 한두 마디 대답하고 그 뒤론 유창한 대화가 이어졌다.

싸늘한 기운이 엄습해왔다. 이해리는 휴대폰을 꽉 잡고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이 위로 스크롤 했다.

[도원 씨, 미안해요. 술을 좀 마셨더니 이성을 잃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했으니 걱정 마세요.]

[해리 씨 생일 파티가 중요하니 옆에 꼭 있어 주세요. 난 정말 괜찮아요.]

이해리는 눈을 질끈 감고 그날을 떠올렸다.

정도원이 한 달 넘게 공들여 계획한 그녀의 생일 파티인데 정작 당일에는 계속 딴생각에 잠겨 있었고 케이크를 자르다가 손을 다칠 뻔하기도 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회사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 거라며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한 뒤 그녀를 품에 꼭 껴안고 소원을 빌게 했다.

이 채팅 기록을 보고 나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날 윤유나가 손목을 그어 병원에 실려 갔던 것이다.

가슴이 저렸다. 말로 이루 설명할 수도 없이 저렸다. 눈을 감고 소원을 빌던 그 몇 초 동안 정도원 이 인간은 병원에 있을 윤유나를 걱정했을까 아니면 자신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을까?

이해리는 이미 해답을 얻은 기분이었다.

휴대폰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고개를 숙여 깊이 잠든 정도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네 살 때 정도원을 알게 되었고 이후 20년 동안 이 남자가 준 사랑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이라고 믿어 왔다. 하지만 이제야 깨달았다. 그토록 신성하게 느꼈던 사랑은 마트 시식 코너의 값싼 시식품과 같아서 누구든 와서 한 조각씩 떠갈 수 있었다.

이해리는 더 이상 이런 사랑 따위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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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621화

    그날 열린 축하연과 정지안의 청혼 성공 소식은 정도원과 윤유나가 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심여진은 그 실시간 검색어를 본 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이해리가 정지안에게 눈짓을 보냈다.정지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 말했다.“지금 어머니께 돈이 부족하지도 않고 이런 일에 더는 관심을 두고 싶지 않으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해리는 이 재산도 결국 우리 집안의 것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정도원에게서 일부를 되찾았어요. 나머지는 관련 프로젝트의 피해 보상에 사용했고, 남은 돈은 어머니 노후 자금으로 드리려고 해요.”사실 그 돈은 많지 않았다. 정지안과 이해리가 심여진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그러나 심여진은 고개를 저었다.“이 돈은 필요 없다. 나는 이제 정도원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앞으로 그 아이가 살든 죽든 나와는 상관없다. 그저 다른 곳으로 옮겨 편안히 요양하고 싶을 뿐이야.”나이가 들면서 과거에 가졌던 의욕과 고집도 이미 많이 사라졌다.그녀는 앞으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정지안과 이해리는 서로를 바라봤다.사실 두 사람도 이런 결과를 오래전부터 예상하였다. 그들은 억지로 권하지 않고, 경치가 아름다운 요양원을 이미 알아봐 두었다고 말했다.이곳에서 멀지 않아 두 사람도 자주 찾아갈 수 있었다.심여진은 동의했다. 그녀는 정지안과 이해리가 결혼식을 마친 뒤 요양원으로 가겠다고 말했다.에드워드는 깨어난 뒤 매우 빠르게 회복했다. 거의 일주일 만에 이해리를 도와 실험실 일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였다.이해리는 실험실 전체의 권한도 다시 에드워드에게 돌려주었다.그동안 그를 대신해 너무나 많은 일을 처리한 탓에 사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이제는 손에 쥔 일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삶부터 돌보고 싶었다.한 달 뒤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을 사흘 앞두고 오초아가 해외에서 급히 돌아와 이해리에게 큰 선물을 건넸다.그제야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620화

    하지만 이해리는 견딜 수 없이 피곤했다. 그녀는 정지안의 손을 잡고 먼저 말했다.“어머님 일을 잘 정리하고 나면 우리 휴가를 떠나요.”정지안은 좋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그렇게 약속했다.다음 날 정도원과 윤유나에게 내려진 판결 결과가 모두 나왔다.그동안 정지안과 이해리도 가만히 있지 않고, 두 사람이 저지른 수많은 악행을 각각 사람을 보내 조사했다.그 과정에서 정도원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여러 단기 대출 계약을 복잡하게 체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윤유나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던 듯했다. 재산을 손에 넣은 뒤 그 돈을 자신의 해외 계좌로 옮기려 했고, 이미 몇 사람을 매수하기까지 했다.처음에는 정말 해외로 달아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정도원이 자신에게 숨긴 채 그렇게 많은 일을 벌였고, 그 재산을 차지하려면 빚까지 함께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무너진 듯했다.그 모든 내용을 본 이해리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처리는 전부 정지안에게 맡겼다.윤유나는 원래 혼자 빠져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고의로 사람을 해치려 한 사건 때문에 정도원과 함께 체포됐고, 두 사람 모두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앞두게 됐다.한편 정지안이 이해리에게 약속했던 축하연도 정식으로 열렸다.이번 축하연에는 이해리의 친구 전원과 실험실 사람들이 초대됐다.그런데 축하연에 에드워드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스승이 깨어난 모습을 본 이해리는 몹시 놀랐다.요 며칠 정도원과 윤유나의 일을 처리하느라 실험실에는 거의 가지 못했다. 모든 일을 정지안과 다른 사람들에게 맡긴 채 다른 사정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가끔 병원에 가서 심여진을 찾아뵙는 것이 전부였다.그런데 이제 스승까지 깨어났으니 이해리는 크게 기뻐하며 다가갔다.에드워드는 그동안 주세훈과 다른 제자들이 계속 자신을 정성껏 돌보고 치료해 줬으며, 특효약을 쓴 뒤에야 깨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전에 벌어진 일도 모두 들었다며 이해리가 고생했다고 위로했다.스승에게 인정받았다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619화

    윤유나의 말은 이해리에게 너무나 기괴하게 들렸다.이해리와 정도원의 결혼은 처음에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지키는 관계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윤유나가 끼어들었다.이해리는 두 사람을 놓아주기 위해 오래전에 정도원과 이혼했다.그 뒤에 벌어진 모든 일은 정도원과 윤유나가 함께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만든 결과일 뿐이었다.그런데 지금 윤유나는 그 모든 책임을 이해리에게 떠넘기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이해리는 갑자기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마음속 두려움은 이미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충격과 분노가 차올랐다.“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네가 이 지경이 된 것도, 너와 정도원의 관계가 망가진 것도 나와는 상관없어. 알아? 이 모든 건 너희가 자초한 일이야.”이해리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윤유나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네가 오랫동안 정도원의 곁에 남을 수 있었던 게 단순히 네가 수완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네가 예전의 나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야. 정도원은 너를 내 대용품으로 여긴 거라고.”윤유나는 갑자기 미친 듯 소리를 질렀다.“그래도 그 사람이 나에게 조금은 진심이었어! 아니었다면 내가 마지막에 임신했다고 속였을 때 모든 재산을 나에게 넘기지 않았을 거야!”그 말을 듣고서야 이해리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윤유나가 정도원에게 임신했다고 거짓말해 그 재산을 손에 넣은 것이었다.이해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이미 돈을 얻었고 임신도 하지 않았잖아. 이 도시나 나라를 떠나면 좋은 미래를 살 수도 있어. 그 돈이면 평생 먹고사는 데 아무 문제도 없을 텐데.”몰락한 부자라도 평범한 사람보다는 나았다. 정도원의 손에는 그래도 적지 않은 돈이 있었다.회사 형편이 갈수록 나빠져 앞으로 회사만으로 먹고살 수 없고 윤유나가 직접 운영할 수도 없다고 해도, 그 돈을 활용하면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다.‘그런데 대체 왜 마지막까지 나를 찾아온 것일까?’윤유나는 이해리를 바라보며 웃었다.“별다른 이유는 없어. 내가 원하는 건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618화

    그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이 도시를 떠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윤유나는 이해리에게 직접 만나자고 제안했다.그 메시지를 바라보며 이해리는 아주 오랫동안 생각했다.멍하니 있던 그녀를 옆의 정지안이 알아챌 때까지도 생각은 이어졌다.정지안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마침 화면에 떠 있는 내용을 보게 됐다.정지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가 보낸 메시지야?”이해리는 원래 혼자 해결하고 싶었지만 정지안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윤유나였군.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저들을 상대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먼저 찾아올 줄은 몰랐네...”정지안은 차갑게 웃었다.그동안 정도원의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어 윤유나라는 사람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거의 잊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윤유나가 만나자고 한다면 가. 어떻게 상대할지는 이미 생각해 뒀어.”사실 이해리의 마음에는 망설임이 조금 남아 있었다.이렇게 좋은 날 굳이 다시 윤유나와 얽힐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정지안의 말도 옳았다.게다가 윤유나가 정도원이 가진 재산의 관리 권한을 손에 넣은 듯하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앞으로 윤유나가 그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벌일 가능성이 있었다.“그 사람 손에는 아직 그 집안의 재산 일부가 있어요. 반드시 만나서 그 재산을 되찾아야 해요.”결심을 굳힌 이해리는 상대에게 답장을 보냈다.그녀 역시 윤유나를 만나 이 모든 일을 끝낼 생각이었다.윤유나의 답장은 간단했다. 이해리가 만나겠다고 하자 윤유나는 일부러 아주 가까운 날짜와 장소를 정했다.소식을 받은 이해리는 정지안과 다시 상의했다.두 사람은 모든 상황에 미리 대비한 뒤, 이해리 혼자 윤유나가 말한 교외 공원으로 향하도록 했다.그 공원은 평소 사람의 발길이 드물고 조금 황량한 곳이었다. 이해리는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일을 하루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앞으로 걸어가면서도 계속 윤유나에게 전화를 걸었다.윤유나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617화

    정도원이 전부터 그녀에게 잘한 것도 아니었으니까.두 사람 사이의 일은 이미 단순한 사랑 문제라고 할 수 없었다. 정도원은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고 이제야 자신이 받아야 할 벌과 대가를 치르게 됐다.하지만 윤유나의 인생은 아직 길었다.그녀는 온갖 수단을 써서 재벌가 사모님 자리에 오르려 했지만 결국 처참하게 추락했다. 반드시 분노를 풀 기회가 필요했다.윤유나는 그 서류를 든 채 구치소 밖에 아주 오랫동안 서 있었다. 얼굴에는 끔찍하고 처연한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이날을 위해 윤유나는 정말 너무 오래 참았다.그래서 재산을 손에 넣은 직후에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정도원이 혹시 다른 대비책을 남겨 두었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정도원이 아무런 낌새도 보이지 않고, 전화로는 그저 자신을 위해 사람들을 찾아다니라고 재촉하기만 하자 윤유나는 독하게 마음먹었다. 곧바로 정도원의 변호사에게 전화해 해임을 통보했다.그 뒤 온라인 생방송을 켜고 카메라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윤유나는 자신이 줄곧 강제로 내연녀가 된 것뿐이며, 다른 사람의 가정을 망칠 생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도원이 자신을 속이고 끝까지 이용한 뒤 아무것도 남겨 주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여러분이 더는 저를 공격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일에서 저 역시 피해자일 뿐입니다. 전에 정도원의 달콤한 말에 속아 다른 사람에게 미안한 일을 저질렀다는 건 인정합니다...”윤유나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누구나 그녀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해리는 더 잘 알았다.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영상을 보며 윤유나의 연기를 지켜보던 이해리의 얼굴에는 복잡한 표정이 떠올랐다.이제 윤유나는 한시라도 빨리 정도원과 선을 긋고 싶었다.하지만 과거의 일은 정도원과 윤유나가 함께 저지른 것이었다.‘정말 윤유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린 이해리는 뜻밖에도 마침 주세훈을 발견했다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616화

    “이런 상황에서도 저를 의심하는 거예요? 임신한 게 분명하니까 찾아와 말하는 거죠.”윤유나의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묻어났다.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배를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그동안 계속 오빠를 도울 방법을 생각했지만 저도 정말 힘이 없었어요... 이제 임신까지 했으니 오빠를 위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을 것 같아요.”그러면서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 겉보기에는 꽤 가련하고 안쓰러워 보였다.정도원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네가 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준 건 알아. 하지만 나는 이제 감옥에 가게 생겼는데,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다른 바람은 없어요. 그저 안에서 잘 지내면서 어떻게든 빨리 나올 방법을 찾았으면 해요. 지금은 임신해서 정말 오빠를 도울 수 없지만, 그렇다고 오빠가 고생하는 걸 보고 싶지도 않아요...”윤유나는 눈물을 닦으며 다시 말했다.“하지만 도원 오빠, 저는 임산부일 뿐이에요. 전부터 일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잖아요. 이제 오빠까지 갇혔는데, 저와 아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생각해 봤어요?”그 말을 들은 정도원은 멈칫하고 윤유나를 바라봤다. 묘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뜻이야?”“그게... 지금 회사가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말해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재산 관리 대리인이 되게 해 주면 안 될까요?”윤유나는 다급한 표정으로 정도원이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이 요구가 너무하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재산을 저에게 맡겨 주기만 하면 아이와 함께 잘 지내면서 오빠를 기다릴 수 있어요. 도원 오빠, 지금의 어려움은 잠깐뿐이에요. 나중에는 우리 둘 다 다시 좋아질 거예요. 네?”윤유나의 달콤한 말에 정도원은 정말로 멍해졌다.지금까지 자신이 겪어 온 일을 돌이켜 보니 마지막까지 곁에 남은 사람은 윤유나뿐이었다.특히 윤유나가 무력하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정말로 정도원의 앞날을 걱정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달콤한 말에 흔들린 정도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동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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