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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Author: ALL장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7 11:05:40

60.

저택 현관을 나서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기사 두 명이 그녀의 뒤를 따라붙었다. 생각지도 못한 기척에 아그네샤가 흠칫거리며 놀라자, 두 기사는 황급히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

“소공작님께서 앞으로 저택을 나서실 때는 호위하라 명하셨습니다. 정원이라도요. 작은 마님께서 불편하시지 않게 떨어져서 호위하겠습니다.”

아그네샤는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미안한 기색으로 나직하게 말했다.

“저 때문에 괜히 번거롭게 됐네요.”

“아닙니다! 저희 신경 쓰지 마십시오.”

기사들의 씩씩한 대답에 작게 미소를 지은 아그네샤는 조용히 정원 산책로를 걸었다. 신전에서 온 전령 때문에 겁을 먹은 자신을 위해 세심하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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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녀는 죽음 대신 남주의 침대로 들어갔다   63.

    63.성녀는 마치 최고급 상품의 상태를 품평하듯, 바실리안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를 차가운 시선으로 감상하며 맴돌았다.“그 잘난 얼굴만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공을 들일 필요도 없었는데. 그나저나 아까 뭐라고 했었죠? 내 원래 얼굴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하, 그렇지. 주근깨투성이에 볼품없는 시골 자작가 영애 따위가 당신 눈에 차기나 했겠어. 내가 존재감이 없었던 게 아니라, 당신들이 날 무시했던 거지! …하지만 분명 세라피나의 외형 아티팩트는 완벽했을 텐데 어떻게 알았지. 설마, 아그네샤 발로아가 돌아온 건가? 하.”섬뜩하게 눈을 번뜩이며 혼잣말을 지껄이던 성녀는 이내 깊은숨을 내쉬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표정을 싹 바꾸어, 언제 그랬냐는 듯 인자하고 다정한 성녀의 얼굴로 돌아가 응접실 문을 빼꼼 열었다. 때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신관 하나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다.“소공작님께서 마력 폭주로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일단 제 거처로 모셔야겠어요.”“성 기사들을 부르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성녀님.”잠시 후, 성 기사들의 손에 들려 성녀의 방 침대에 눕혀진 바실리안은 거친 숨을 헐떡이며 어떻게든 움직여 보려 애썼다. 그러나 손가락 마디 하나조차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전신이 마비되어 있었다.설상가상으로 조이가 빼앗아 간 마력이 조금씩 다시 차오르면서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마치 뼈마디가 깨져나가는 듯한 폭주 상태의 고통이 온몸을 강렬하게 덮쳤다.“큭……!”바실리안이 이빨을 깨물며

  • 악녀는 죽음 대신 남주의 침대로 들어갔다   62.

    62.그는 불안해하는 아그네샤의 허리를 조심스레 당겨 안았다. 그녀의 따뜻한 배 위에 뺨을 다정히 기대며, 커다란 손으로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허리를 차분하게 토닥였다. 집사는 두 사람의 분위기를 읽고 조용히 문을 닫으며 식당을 빠져나갔다.“아무래도 한 번은 성녀를 만나야겠군.”“안 가면…… 안 돼요? 너무 위험해요, 리안.”걱정이 가득 묻어나는 물음에 바실리안이 고개를 살짝 저었다.“샤샤의 가문이 저질렀다는 반역 모함을 완전히 벗겨내려면 한 번은 부딪쳐야 해. 황제와도 깊게 연관된 듯해서 아버님께 이미 전령을 보내두었어. 머지않아 그대의 빼앗긴 자리도, 가문의 명예도 전부 되찾아 줄 테니 걱정하지 마.”“리안… 고마워요, 정말…….”황제까지 얽혀있다면 결코 하루 이틀 만에 준비된 모함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커다란 위협 앞에서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편에 서서 모든 것을 바로잡으려는 바실리안의 모습에 감동한 아그네샤는 제 배에 기대어 있는 그의 머리통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그러자 바실리안이 고개를 들어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곧게 바라보았다. 아그네샤의 허리를 달래듯 두드리던 그의 단단한 손이 슬그머니 아래로 내려가 말랑한 엉덩이를 쓰다듬었다.“갔다 올 테니 집 잘 보고 있어요.”“조심해요…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얼마 지나지 않아 공작가의 문장이 선명하게 새겨진 마차가 저택 현관에 들어섰다. 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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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녀는 죽음 대신 남주의 침대로 들어갔다   60.

    60.저택 현관을 나서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기사 두 명이 그녀의 뒤를 따라붙었다. 생각지도 못한 기척에 아그네샤가 흠칫거리며 놀라자, 두 기사는 황급히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소공작님께서 앞으로 저택을 나서실 때는 호위하라 명하셨습니다. 정원이라도요. 작은 마님께서 불편하시지 않게 떨어져서 호위하겠습니다.”아그네샤는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미안한 기색으로 나직하게 말했다.“저 때문에 괜히 번거롭게 됐네요.”“아닙니다! 저희 신경 쓰지 마십시오.”기사들의 씩씩한 대답에 작게 미소를 지은 아그네샤는 조용히 정원 산책로를 걸었다. 신전에서 온 전령 때문에 겁을 먹은 자신을 위해 세심하게 기사들까지 붙여준 바실리안의 깊은 배려에 마음 한구석이 따스하게 차올랐다.원작을 통해 그가 오직 여주에게만 다정한 남주라는 사실은 진작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겪어본 바실리안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집착이 심했고 밤마다 감당하기 힘들 만큼 절륜하기까지 했다.원작 속 글귀 너머로 미처 알지 못했던 그의 진짜 모습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아그네샤는 가슴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원작의 여주인공보다 지금 자신의 존재에 훨씬 더 깊이 빠져들어 흥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자, 아그네샤는 저도 모르게 피식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자꾸만 간질거리는 마음을 가누며 그녀는 붉게 물든 뺨을 감싸 쥐었다.이윽고 짙은 밤이 찾아왔다. 메리가 챙겨준 얇은 슬립을 차려입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문

  • 악녀는 죽음 대신 남주의 침대로 들어갔다   59.

    59.그날 저녁, 식탁에 마주 앉은 바실리안은 아그네샤를 바라보며 은근하게 말을 건넸다.“샤샤, 온실을 다시 단장하려고 하는데 어떤 꽃을 좋아해? 좋아하는 꽃들을 알려주면 내일부터 바로 온실을 새로 꾸며주지.”그의 제안에 아그네샤는 손사래를 쳤다.“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냥 조금만 심어주면 돼요. 공작부인께서 계신대…….”자신이 감히 저택의 온실을 마음대로 바꿀 처지가 아니라는 듯 머뭇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바실리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어차피 그대가 이곳의 안주인이 될 텐데 뭐. 어머니는 수도 저택에는 잘 오시지도 않아.”그는 망설임 없이 곁에 서 있던 집사를 향해 단호하게 명령했다.“내일부터 당장 온실의 꽃들을 바꾸도록 하게.”“예, 소공작님.”집사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물러나자, 아그네샤의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일렁였다. 아직 정식 결혼식을 올린 것도 아닌데, 벌써 공작저의 완벽한 안주인으로 취급받는 상황이 생경하면서도 낯설었다.그때, 온실 공사를 지시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던 집사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편지를 들고 돌아왔다.“소공작님… 성녀님께서 보내신 전령입니다.”‘성녀’라는 단어가 공기 중에 번지는 순간, 아그네샤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에

  • 악녀는 죽음 대신 남주의 침대로 들어갔다   58.

    58.조금씩 허리 짓을 줄인 그가 젖은 입술을 떼어내자, 두 사람 사이로 가느다란 타액의 실이 길게 늘어났다. 바실리안은 열기로 발갛게 달아오른 아그네샤의 뺨을 내려다보았다.누군가 이 가제보를 지나치다 그녀의 방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면 당장 그 눈을 도려내 버리고 싶을 만큼 짙은 독점욕이 차올랐다.그러나 동시에 이 고결한 영애가 제 품에 안겨 온몸으로 자신을 받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과시하고 싶다는 열망 또한 구미를 당겼다. 그는 아그네샤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잔뜩 가라앉은 야릇한 목소리로 속삭였다.“하아, 요즘은 혼전임신이 가장 좋은 혼수라던데. 샤샤, 어때?”질 내부 깊은 곳까지 꽉 찬 단단한 두께감과 그 위로 쏟아지는 노골적인 제안에 아그네샤는 놀라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저었다.“읏, 아, 안돼… 아직 안 돼요, 리안……!”그녀의 당황한 애원에도 불구하고, 바실리안은 나직하게 웃으며 여전히 애액으로 질척이는 그녀의 내부로 허리를 다시금 깊숙하게 밀어 넣었다.바실리안의 입꼬리가 낮게 말려 올라갔다. 열기로 달뜬 그의 눈동자가 아그네샤를 집어삼킬 듯 깊게 가라앉았다. 그는 그녀의 놀란 눈동자를 지긋이 바라보며, 허리의 속도를 늦추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숙한 곳을 짓이기듯 박아 넣었다.“나도 아직은 싫어. 아직 그대가 부족하거든. 매일 밤 안아도 부족해.”낮게 읊조린 목소리와 동시에 그의 거친 허리 짓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더 이상 거부할 수도, 물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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