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화

작가: Kester
last update 게시일: 2026-08-04 12:27:50

“사모님은 wirklich 참을성이 깊고 강하신 분이에요. 내가 안젤리나 사모님 위치였으면 모린 그 여자 머리채를 다 잡아 쥐어뜯었을 거예요. 악스톤 도련님이랑 행복하게 살게 절대 내버려 두지 않았을 거라고요.”

두 하인이 주인집 며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아침 식탁에서 펼쳐진 광경을 보며 그들 역시 분통이 터졌던 모양이었다.

“감히 악스톤 사모님 뒷공론을 하는 거예요?”

주방에서 자신에 대해 수다를 떨던 두 하인을 우연히 현장에서 포착한 안젤리나가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다.

“죄, 죄송해요, 사모님! 저희가 버릇이 없었습니다.”

하인 중 한 명인 아메이가 당황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주인에게 딱 걸려 버렸기 때문이다.

안젤리나는 방에서 가져온 전날 밤의 더러운 컵 하나를 그들 앞으로 밀어놓았다.

“수다 떨 시간에, 자, 이 더러운 컵이나 좀 닦아줘요.”

안젤리나가 짓궂게 농담을 던졌다.

“알겠습니다, 사모님!”

이번에는 아메이의 동료인 실다가 대답했다.

“에블린 어머님한테 걸렸으면 당신들 정말 호통을 들었을 거예요.”

안젤리나가 덧붙였다. 시어머니의 불같은 성격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여보, 나 오늘 출근 안 할래요. 몸이 좀 안 좋아서요.”

모린이 두꺼운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워 애교 섞인 목소리로 투정을 부렸다.

반면 악스톤은 남성용 파자마 차림으로 침대 옆에 서 있었다.

“그래, 모린. 그렇게 해요. 밤새 나를 상대하느라 많이 피곤했을 텐데.”

악스톤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나, 당신의 밤 기술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걸요.”

모린이 칭찬하며 악스톤의 목덜미를 끌어당겨 자신의 얼굴 가까이 밀착시켰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더 쉬고 있어요, 나 샤워하고 올 테니까.”

악스톤의 말에 모린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해요.”

악스톤이 욕실로 들어가기 전, 모린이 사랑을 고백했다.

“나도 사랑해.”

악스톤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곤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악스톤과 모린의 달콤한 대화를 들은 안젤리나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얼굴에 짙은 슬픔이 깔렸다. 문 뒤에 서 있던 그녀는, 사실 식탁에 아침 차림이 준비되었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방문을 크게 열고 들어가지 못한 채, 안젤리나는 문을 아주 살짝,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열어두었을 뿐이었다.

모린을 향한 악스톤의 목소리는 너무나 다정했다. 안젤리나는 질투가 났고,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다정했던 그의 모습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언제쯤 그 남자가 온전히 자신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냥 이 결혼을 끝내버릴까...’

남편에게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안젤리나의 생각마저 엉망으로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악스톤이 샤워하러 간 것을 확인한 안젤리나는 당당하게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의 시선은 침대 헤드에 기댄 채 한가롭게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모린에게로 곧장 향했다.

모린은 안젤리나를 눈짓으로 홀대하며 그녀의 등장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했다.

“내 남편 인생에서 당장 떠나 줄래?”

안젤리나가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원하는 액수가 얼마인지 말해, 모린.”

안젤리나가 덧붙였다.

그녀는 침대 옆에 서 있었다. 느긋하게 앉아 있는 모린과의 거리는 겨우 1미터 남짓이었다.

“거만하게 굴지 마, 안젤리나! 네가 뭔데 나한테 그따위로 말해?”

모린의 아름다운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난 악스톤 바라예프 알메로의 부인이야! 알메로 가문의 유일한 며느리라고! 벌써 잊었어?”

안젤리나가 모린 쪽으로 몸을 바짝 기울였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저 여자의 목을 쥐어뜯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하지만 안젤리나는 분노를 꾹 눌러 참아냈다.

“치! 며느리 같은 소리 하네. 너 정말 뻔뻔하구나, 안젤리나. 이미 알메로 가문에서 버림받았으면서. 이 집에서 나가야 할 사람은 바로 너야!”

모린이 비웃음을 날렸다. 마치 안젤리나를 향해 선전포고를 하는 듯했다.

모린은 싸울 준비가 완전히 되어 있었다. 앞으로 일어날 어떤 상황이든 맞설 기세였다. 특히 안젤리나 따위를 상대하는 것쯤은 그녀에게 일도 아니었다.

“자궁도 결함 있는 불임녀한테 누가 신경이나 쓸까 봐?”

모린이 안젤리나를 하찮다는 듯 내려다보았다.

그때,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모린은 즉시 제 손으로 자신의 뺨을 내리치며, 마치 안젤리나에게 뺨을 맞은 것처럼 연기를 시작했다.

“제발 때리지 마, 안젤리나! 네가 나를 죽인다 해도, 난 악스톤을 떠나지 않을 거야. 난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니까!”

모린이 눈물을 터뜨리며 비명을 질렀다.

“안젤리나!”

악스톤이 경악했다.

방금 전 광경을 목격한 악스톤이 오해하는 것은 당연했다. 허리에 타월만 두른 남자는 울고 있는 모린에게 달려가 그녀를 감싸 안았다.

“모린한테 무슨 짓이야? 너 미쳤어?!”

악스톤이 목소리를 높여 소리쳤다.

“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억울함에 안젤리나가 반박했다. 그녀는 자신의 두 손바닥을 악스톤에게 펼쳐 보였다.

“저 여자가 스스로 제 뺨을 때린 거라고요, 악스톤!”

“안젤리나가 거짓말하는 거예요, 악스톤. 저 여자가 내 얼굴을 몇 번이나 때렸다고요.”

모린이 울먹이는 소리로 거들었다.

“거짓말쟁이는 너잖아!”

안젤리나가 모린을 손가락질했다.

“그만해, 안젤리나! 변명할 필요 없다. 넌 늘 어떻게든 소란을 피우지 못해 안달이구나!”

악스톤은 모린을 진정시키려 그녀의 등을 살살 다독이며 불만을 터뜨렸다.

안젤리나는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악스톤은 그녀에게 당장 방에서 나가라고 명령할 뿐이었다.

‘아무도 네 말을 믿지 않을 거다, 안젤리나!’

모린은 안젤리나를 향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또다시 승리를 거머쥔 기분이었다.

점점 더 깊어지는 가슴속 상처를 껴안은 채, 안젤리나는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가 문을 쾅 소리가 나도록 닫아버렸다. 남편이 자신보다 저 간사한 여자를 더 믿는다는 사실에 얼마나 깊이 실망했는지 악스톤이 똑똑히 알길 바라면서.

.

안젤리나는 집 뒤편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 의자에 앉아, 곧 시들어 죽을 것 같은 백장미 나무를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무는 이미 갈색으로 변해 위태로워 보였고, 오직 노랗게 변색된 잎사귀 하나만이 남아있었다. 아마 며칠 뒤면 그마저도 떨어져 내릴 터였다.

안젤리나는 자신의 삶이 저 장미나무와 참 닮았다고 느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징...!

바지 주머니 속에서 안젤리나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그녀는 서둘러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는 '조니 의사'라는 글자가 떠 있었다.

‘조니 선생님? 무슨 일로 전화하셨지?’

안젤리나는 초록색 통화 버튼을 밀어 전화기를 귀에 대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알메로 사모님. 이제야 연락을 드려 죄송합니다. 최근 환자들이 몰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조니 의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아침이에요, 선생님. 괜찮습니다.”

안젤리나가 답했다.

“지난번 진행했던 검사 결과가 이틀 전에 나왔습니다. 소식이 늦어져 정말 죄송합니다.”

조니 의사의 말에 안젤리나의 미간이 찌푸러졌다. 혼란스러움과 놀라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병원에서 발급된 검사 결과지는 이미 18일 전쯤 그녀의 손에 들어오지 않았던가.

“사모님, 검사지 결과 원본을 병원으로 직접 오셔서 수령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저희 측에서 댁으로 발송해 드릴까요?”

안젤리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걷잡을 수 없는 의구심으로 가득 찼다. 만약 조니 의사의 검사 결과가 이틀 전에야 나온 것이라면... 그렇다면 그동안 그녀가 받아 들었던 그 진단서는 대체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분명 거기에는 그녀의 이름 석 자가 또렷이 적혀 있었는데.

“사모님? 아직 듣고 계십니까?”

안젤리나의 반응이 없자 조니 의사가 확인차 물었다.

“아... 네, 선생님. 듣고 있어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조니 의사가 아까 했던 질문을 다시 던졌다.

“지금 당장 제가 직접 병원으로 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사모님. 도착하시면 제 진료실로 바로 들어오십시오.”

“네, 선생님. 연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사모님.”

안젤리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정원 의자에서 일어나 병원을 향해 발걸음을 촉박하게 옮겼다. 걷잡을 수 없는 호기심과 의혹이 솟구쳤다. 조니 의사가 실수를 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그녀에게 가짜 검사 결과지를 보낸 것일까?

이 작품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최신 챕터

  •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제151화. 하나의 족쇄가 끝나는 순간

    어둑한 방 안에서 액스턴은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끊임없이 서성거렸다. 숨이 거칠게 새어 나왔고, 가슴은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감정의 폭풍에 짓눌려 답답했다. 아래층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여전히 텔레비전 앞에서 유쾌하게 웃으며 안젤리나의 고통을 축하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집에 죽음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액스턴은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손가락은 떨리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어느 순간 굳건한 결의가 서렸다.이제 충분했다.그는 복수를 이용해 데록스 가문을 무너뜨리는 악마 같은 남자의 노예로 살아가는 데 이미 지쳐 있었다. 그는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그 대가가 가장 끔찍한 배신이라 할지라도.액스턴은 한 번의 터치로 오늘 밤 가장 걸고 싶지 않았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한스 데록스의 번호였다.통화는 세 번째 벨이 울릴 때 연결되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으며, 위협으로 가득했다."누구냐? 장난 전화라면 오늘 밤 가지고 놀 상대를 잘못 골랐군." 한스가 낮게 으르렁거렸다."나야, 액스턴." 액스턴이 재빨리 말을 끊었다. 그의 목소리는 속삭임처럼 낮았지만 단호했다. "데록스 가문의 전 병력이 찾고 있는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있어. 배런 크로스가 우리 집에 있어."전화기 너머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한스가 코웃음을 쳤다."내가 바보인 줄 알아, 액스턴? 이런 상황에서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장난 아니야, 한스! 지금 당장 네 휴대폰을 확인해!"액스턴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번개처럼 빠르게 몇 분 전 손님방 문틈으로 몰래 찍어 둔 사진을 전송했다. 사진 속에는 가면을 벗은 채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팔에 남은 화약 잔여물을 닦고 있는 배런 크로스의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불과 10초가 지나자 액스턴의 휴대폰이 다시 진동했다. 이번에는 한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뒤에서 끼어드는 카를로스 데록스의 묵직한 목소리까지 들려왔다."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액스턴. 놈이 의심하지 않게 해. 네가

  •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제150화. 조여드는 덫

    밤은 점점 깊어지고 있었지만, 도시 곳곳의 분위기는 오히려 더욱 살벌해지고 있었다. 주요 교차로마다 경찰 순찰차의 푸른 경광등이 어둠을 가르며 번쩍였다. 철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모든 차량은 속도를 줄인 채 엄격한 검문을 받아야 했다.어둡고 좁은 골목 안, 주인이 버리고 떠난 채 무너져가는 오래된 집의 벽돌담 옆에서 크로스 남작은 검은 코트를 더욱 단단히 여몄다. 그의 거친 숨결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옅은 입김으로 흩어졌다. 손바닥에 남은 화약 잔여물조차 아직 깨끗하게 닦아내지 못한 상태였다.“젠장! 카를로스가 완전히 미쳐버렸군!”크로스 남작이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그의 두 눈은 경찰들이 운전자들을 한 명씩 검사하고 있는 대로를 거칠게 훑었다.“샹들리에 하나 깨졌다고 도시 전체를 봉쇄해? 정말 제정신이 아니군!”크로스 남작은 자신이 완전히 궁지에 몰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밤 평소의 길을 이용하는 것은 데록스 가문에 자신의 목을 고스란히 내미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분노로 살짝 떨리는 손을 주머니에 넣은 그는 암호화된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 하나를 눌렀다.“지금 당장 서부 구역으로 와서 날 데려가. 44번 오래된 집 옆 빈 골목이야. 늦지 마.”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그는 낮게 명령하고 전화를 끊었다.도시 반대편.개인 침실 안에서 액스턴은 멍하니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전 상사의 전화가 끊기면서 고요한 방 안에 길게 이어지는 통화 종료음만 울려 퍼졌다.액스턴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져 있었다. 너무나 깊은 실연에 그는 오늘 밤 안젤리나와 한스의 약혼 파티 초대마저 일부러 외면했다. 그는 방 안에 자신을 가둔 채 죄책감과 가슴을 태우는 질투 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었다.오늘 밤은 조용한 슬픔 속에서 지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크로스 남작에게서 걸려온 갑작스러운 전화가 모든 것을 산산조각 냈다.“왜 갑자기 이 도시에 나타난 거지?”액스턴이 거칠고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마음이 뒤숭숭하고 바깥세상과 얽히고

  •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제149화. 사냥꾼의 그물을 불태우다

    폐허가 되어버린 볼룸 안에는 아직도 총약 냄새가 밴 옅은 연기가 허공을 떠돌고 있었다. 데록스 가문의 경호팀이 촘촘한 바리케이드를 구축하면서 손님들의 히스테릭한 비명도 서서히 잦아들었다.카를로스 경은 방 한가운데로 걸어 나왔다. 얼굴은 잔잔한 물처럼 고요했지만, 두 눈에서는 살벌한 번개가 번뜩이고 있었다. 그는 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모든 손님을 안전 구역으로 대피시켜. 단 한 명도 다쳐서는 안 된다.” 카를로스 경이 무겁고 권위 있는 목소리로 명령했다.“알겠습니다, 대부님. 의료팀과 경호팀이 이미 출구 통로를 확보했습니다.” 폴이 재빠르게 대답했다.카를로스 경은 고급 턱시도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비단 천 사이에서 그는 칠흑같이 검은 반자동 권총 한 자루를 꺼냈다. 오늘 밤 나비넥타이를 매기도 전에 이미 준비해둔 무기였다.“모든 예비 부대에 연락해. 이 호텔을 봉쇄한다. 건물 구석구석을 샅샅이 수색해. 그 침입자는 이 건물에서 살아서 빠져나갈 수 없게 해.” 카를로스 경이 차갑게 총을 장전하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무대 한쪽 구석에서는 한스가 여전히 안젤리나를 꽉 끌어안은 채, 단 하나의 유리 파편도 약혼녀에게 닿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있었다.“엄마, 지금 당장 안젤리나와 하나 할머니를 데리고 집으로 가세요. 지하 대피 통로를 이용하세요.” 한스가 창백한 얼굴로 애써 꼿꼿하게 서 있는 윌로나 부인에게 빠르게 지시했다.하나 할머니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애썼다.“너희는 여기 일에 집중하거라. 한스, 몸조심하렴. 할미는 운전기사와 함께 뒤쪽 통로를 통해 집으로 돌아가마.”“폴, 그들이 차에 도착할 때까지 호위해!” 한스가 명령했다.“알겠습니다, 도련님!”폴은 즉시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 네 명에게 신호를 보내 여자들을 에워싸게 한 뒤,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호위했다.저택으로 향하는 내내 안젤리나의 심장은 세차게 뛰었다. 넓은 안방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땅히 느껴야 할 안도감

  •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제148화. 세상을 뒤흔든 약혼 파티

    윌로나 부인은 조금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아직 동이 트기도 전인데, 벌써 휴대전화를 귀에 갖다 대고 수도에서 가장 명망 높은 5성급 호텔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엄마, 제 말부터 좀 들어주세요.」안젤리나가 조심스럽게 예비 시어머니의 팔을 건드리며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행사를 조금 소박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냥 가족끼리 저녁 식사만 하고, 굳이 큰 파티까지 열 필요는 없잖아요. 저는…… 너무 큰 소동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윌로나 부인은 잠시 휴대전화를 내리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다정한 눈빛으로 안젤리나를 바라보았다.「소박하게? 어머, 그건 안 되지, 우리 아가.」윌로나 부인이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는 데록 가문의 하나뿐인 며느리가 될 사람이야. 한스의 결혼은 우리가 평생 기다려 온 순간이란다. 나머지는 엄마에게 맡겨. 알겠지? 네가 할 일은 예쁘고 행복한 모습으로 있어 주는 것뿐이야.」그날 밤, 온라인과 현실 세계가 동시에 들썩였다.예고도 없이 모든 민영 방송국에서 긴급 속보를 내보냈고, 데록 컴퍼니의 모든 공식 SNS 계정에도 같은 내용의 공식 발표가 올라왔다.데록 가문의 젊은 후계자 한스 데록과 안젤리나 산도르의 약혼.그 소식은 기름을 끼얹은 불길처럼 빠르게 퍼져 나갔다.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과거 안젤리나를 하찮게 여기고 무시했던 모든 이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다음 날, 완벽한 사생활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를 위해 한스는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안젤리나를 뉴욕의 유명 디자이너 부티크로 데려갔다.고급스럽고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부티크 안에서 한스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곁에는 폴이 함께했다. 폴은 개인 비서이자 카를로스 회장의 최측근으로, 한스를 친동생처럼 아끼는 사람이었다.「도련님, 역시 보는 눈이 남다르십니다. 안젤리나 아가씨를 선택하신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폴이 아직 닫혀 있는 탈의실 커튼을 힐끗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제147화. 한밤중의 프러포즈

    고급 세단의 차 안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불과 얼마 전, 더 글래스하우스의 복도에서 휘몰아쳤던 감정의 폭풍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한스는 핸들을 꽉 움켜쥔 채 한산해지기 시작한 자카르타의 도로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굳게 다문 턱은 그의 가슴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추지 못했다.그의 옆자리에서 안젤리나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뒷좌석에 놓인 검은색 여행 가방은 악몽 같았던 액스턴과의 과거가 마침내 끝났다는 것을 말없이 증명하는 듯했다.「아직도 그 남자를 생각하고 있어?」한스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마침내 침묵을 깨뜨렸다. 그 목소리에는 희미하게 씁쓸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안젤리나는 고개를 돌려 딱딱하게 굳은 한스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길게 숨을 내쉰 뒤 살짝 미소 지었다. 그동안 겪어 온 모든 일들 이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옅은 미소였다.「아니, 한스. 그냥 피곤해서 그래.」안젤리나가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런데 왜 그렇게 뾰로통한 얼굴을 하고 있어? 사업 파트너들 사이에서 위엄을 떨치는 데록 그룹의 젊은 후계자도 삐친 표정을 지을 줄은 몰랐네.」한스는 룸미러를 통해 그녀를 힐끗 바라본 뒤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나 삐친 거 아니야. 질투하는 거야, 안젤리나. 아주 많이 질투하고 있어.」안젤리나는 살짝 놀랐다. 그러나 곧 그녀의 뺨에 옅은 홍조가 피어올랐다. 자신처럼 강한 남자인 한스가 이토록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질투를 인정하는 모습이 오히려 귀엽게 느껴졌다.「대체 언제쯤 내 사랑을 받아줄 거야, 안젤리나?」한스가 더는 돌려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면서 차의 속도를 늦췄다.「다시는 네가 다른 남자와 가까이 지내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질투가 나. 내가 이런 감정을 계속 혼자 견디게 내버려 둘 거야?」「한스, 나는……」안젤리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나는 그 개자식 같은 남자처럼 절대로 너를 상처 입히지 않을 거야

  •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제146화. 너무 늦은 후회

    더 글래스하우스 한쪽 구석에 설치된 작은 분수에서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지만, 12번 테이블의 얼어붙은 분위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액스턴은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었지만, 테이블 위에서 깍지 낀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초조하게 움직였다. 카페의 유리문이 딸랑거리며 열릴 때마다 그의 고개가 반사적으로 돌아갔다.한 시간이 지나고도 십 분이 더 흘렀다.액스턴은 안젤리나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직전이었다. 그녀에게는 자신을 무시할 이유가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희망이 조금씩 사라지려는 순간, 기다리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안젤리나는 크림색 롱코트를 걸친 채 우아하게 걸어왔다. 그녀의 시선은 액스턴이 의자 옆에 놓아둔 중간 크기의 검은색 여행 가방을 향해 똑바로 향해 있었다.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안젤리나는 액스턴 맞은편 의자를 당겨 앉았다."나 시간 없어. 가방을 건네줘. 그럼 끝이야."액스턴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는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 한때는 너무나 익숙했던 얼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얼굴에 드리운 냉랭함 때문에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안젤리나의 눈에는 더 이상 따스한 빛이 없었다. 남은 것은 가슴을 꿰뚫을 듯한 공허한 시선뿐이었다.액스턴은 충동적으로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인 안젤리나의 손가락을 꽉 움켜잡았다. 그의 눈빛이 부드럽게 가라앉았다. 그 안에는 깊은 서글픔이 배어 있었다.평소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기던 알메로 그룹의 소유주에게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적의도, 오만함도, 거만한 자존심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그저 완전히 무너진 한 남자일 뿐이었다.안젤리나는 흠칫 놀랐다. 손을 빼내려 했지만 액스턴의 손아귀는 너무나 단단했다. 그녀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그녀의 손가락을 꼼짝 못 하게 붙잡고 있었다."놔, 액스턴."안젤리나가 억눌린 목소리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왜 한 번도 내게 네 임신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 안젤리나?"액스턴의 목소리가 거칠게 떨렸다. 그 질문은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