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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두 그릇

Author: moominkiller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2 21:10:31

아궁이 앞에서 오어멈이 아뢰었다.

여덟 해 전 봄에 아이 둘이 들어왔는데, 같은 날 같은 수레에 실려 왔고 둘 다 열한 살쯤이었다고 했다.

하나는 부엌으로 보내져 물 긷고 상 나르는 일을 배웠다.

하나는 아무 데도 안 보내졌다.

배울 일이 없었다.

"…그 아이는 뒤채 광에서 잤습니다.

밥은 이 어멈이 날랐고요."

"무슨 일을 했는데."

"아무 일도 안 했습니다."

"아무 일도?"

오어멈이 부지깽이로 재를 눌렀는데, 눌린 자리에서 불씨가 하나 올라왔다가 이내 죽었다.

"마당을 봤습니다."

"…"

"아침에 나와서 마당 끝에 앉아 있다가, 저녁에 들어갔습니다.

비 오는 날은 처마 밑에요.

누가 오고 누가 나가는지를 봤습지요."

한경이 아궁이 불을 봤는데, 불이 낮아서 방바닥 쪽으로만 붉었다.

"아무도 안 이상하게 여겼어?"

"모자란 아이라 들었습니다.

그렇게 들으면 사람들이 안 봅니다."

* * *

그 아이가 죽은 것은 석 달 만이었다.

여름에 앓아 열이 오르고 사흘 만에 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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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란이 그 종이를 받아 든 채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등불 아래에서 곁방 문을 닫아 두었고, 아이는 잠들어 있었으며, 소하는 마루에서 문을 등지고 앉아 있게 했다.종이는 손바닥 반만 한 크기였는데, 가장자리에 밀랍 자국이 아직 남아 있었다.서란의 손이 떨렸다.종이를 든 손이 아니라 무릎을 쥔 손이 잘게 떨렸다."…부인. 이걸 어디서.""물에서 나온 여자 입에서."서란이 고개를 들었는데 드는 것이 빨랐다."…비단 파는 그 여자요?""응."서란이 그 종이를 도로 소반에 내려놓고서 두 손을 무릎에 붙였다."…부인. 이건 명부가 아닙니다.""그럼 뭐야.""…들여보낼 사람 표입니다."* * *창고에 사람을 들이기 전에 하나씩 만든다고 했다.이름과 나이를 적고 값이 정해지면 그 아래에 값을 적는다고, 값을 적기 전에는 종이만 있고 값을 적으면 그때부터 사람이 물건이 된다고."…소인 것도 있었습니다."서란이 제 손등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는데, 트고 갈라진 자리가 아직 남아 있었다."열두 해 전에요.소인 표에는 값이 적혀 있었습니다."한경이 소반 위에 놓인 종이를 내려다봤다.심명주(沈明珠) 십 세, 그 아래가 비어 있었다."이건 값이 없네.""예.""값이 없으면?"서란이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그동안 입술을 두 번 축였다."…이런 표는 셋을 적습니다.이름, 나이, 값이요.이름을 먼저 적고 나이를 적고, 값은 나중에 적습니다.값은 사는 쪽이 정하니까요.값을 못 적은 표는 소인이 두 장 봤는데, 둘 다 그 애가 그날 밤에 안 실려 나갔습니다.표는 만들어졌는데, 값이 정해지기 전에 멈춘 것입니다."방이 조용해진 가운데 등잔 심지가 한 번 튀었다."…누가 멈춰.""…들이려던 자가 그만두거나.""…""…아니면, 누가 값을 못 매기게 했거나요."* * *한경이 그 종이를 등불에 가까이 대자 종이 뒤쪽이 비쳤다.뒤에 아무것도 없었다.옆으로 눕혀 보니 빛이 비스듬히 들면서 눌린 자국이 드러났는데, 이 종이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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