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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화. 둘만 아는 방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1 04:04:05

월요일 저녁.

서윤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이상한 걸 발견했다.

거실 테이블 위에 도현의 스케치북이 펼쳐져 있었다.

평소라면 작업을 끝내고 반드시 덮어두는 사람이었다.

가방을 내려놓은 서윤이 가까이 다가갔다.

“이게 뭐야.”

토요일에 봤던 설계도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건축 도면이라기보다 내부를 직접 그린 스케치에 가까웠다.

커다란 러그.

벽 한쪽을 차지한 거울.

빛을 낮게 조절할 수 있는 간접 조명.

그리고 작은 테이블과 긴 소파.

자신이 말했던 것들이 전부 들어가 있었다.

서윤은 페이지를 넘겼다.

다음 장에는 조금 다른 배치가 있었다.

소파가 창가 쪽으로 옮겨졌고, 거울의 위치도 달랐다.

세 번째 장.

네 번째 장.

“언제 이렇게 많이 그렸어?”

“어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서윤이 돌아봤다.

도현이 물을 들고 서 있었다.

“일요일에?”

“당신 자고 있을 때.”

“나 두 시간밖에 낮잠 안 잤는데.”

“충분했습니다.”

서윤은 다시 스케치북을 봤다.

“진짜 만들 생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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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람이 울렸다.한 번.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두 번째.서윤이 이불 속에서 손만 뻗었다.휴대폰은 손끝에 닿지 않았다.“도현 씨…….”대답이 없었다.“알람.”“들었습니다.”잠긴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그럼 꺼요.”“당신 휴대폰입니다.”“도현 씨가 꺼줘요.”도현이 겨우 몸을 일으켜 협탁 위 휴대폰을 집었다.알람을 끄고 시간을 확인한 순간 움직임이 멈췄다.“서윤.”“응.”“일어나야 합니다.”“싫어.”“진짜로.”그 말투가 평소와 달랐다.서윤이 한쪽 눈만 떴다.“몇 시인데.”도현이 화면을 보여줬다.서윤이 벌떡 일어났다.“미쳤어.”“그러니까 어젯밤에—”“말하지 마요.”“아직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할 말 알아.”서윤은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다시 멈췄다.머리카락은 엉켜 있었고 몸은 무거웠다.새벽에 라면을 먹고.다시 잠들지 않고.그 뒤로도 한참을 깨어 있었으니 당연했다.서윤이 도현을 돌아봤다.“누구 책임이에요?”“라면 먹자고 한 사람부터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그 뒤는?”“제 이름 부르라고 한 사람도.”“차도현.”“네.”“오늘 말 많네.”도현이 웃었다.“빨리 씻으십시오.”평소보다 준비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서윤은 머리를 제대로 손질할 시간도 없어 낮게 묶었다.도현은 셔츠 단추를 채우며 주방으로 나왔다.“커피라도 마십니까.”“시간 없어.”“차에서 마시죠.”“좋아요.”서윤은 가방을 챙기다가 도현을 봤다.넥타이가 조금 비뚤어져 있었다.“잠깐.”그녀가 다가가 매듭을 바로잡았다.“도현 씨도 정신없네.”“누구 때문에 세 시간도 못 잤는데요.”서윤의 손이 멈췄다.“그 말 하지 말랬죠.”“어젯밤에만.”“오늘까지 연장.”“일방적이군요.”서윤은 매듭을 조금 세게 당겼다.“불만 있어요?”도현이 내려다봤다.“없습니다.”“좋아요.”넥타이를 정리하고 떨어지려던 순간 도현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왜.”짧은 입맞춤이 닿았다.서윤이 눈을 깜빡였다.“지금 이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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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밤에 생각해보고.”서윤의 대답에 도현이 웃었다.“역시.”“왜요.”“일찍 자자는 말을 믿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오늘은 진짜예요.”“어제도 비슷한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서윤은 대꾸하지 않고 새로 산 쿠션을 끌어안았다.《사이》의 소파에 나란히 놓인 쿠션 두 개.하나는 자신이 안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도현의 등 뒤에 있었다.“근데 이거 잘 샀다.”서윤이 턱을 쿠션 위에 올렸다.“푹신해.”“매장에서 당신이 안 놨잖습니까.”“마음에 들었으니까.”“하나만 사도 됐을 텐데.”“두 개가 예쁘잖아요.”서윤은 옆의 쿠션을 한번 보고 도현을 봤다.“그리고 하나씩 써야지.”“꼭 하나씩?”“응.”도현이 자신의 쿠션을 꺼내 서윤 쪽에 붙였다.“그럼 이건 당신 겁니다.”“왜요?”“두 개 다 안고 싶어 하는 얼굴이라서.”“아닌데.”말은 그렇게 하면서 서윤은 두 번째 쿠션까지 끌어안았다.도현이 피식 웃었다.“맞잖습니까.”“잠깐만 빌리는 거예요.”“그러십시오.”서윤은 쿠션 두 개 사이에 파묻혔다.잠시 뒤 도현이 책을 한 권 꺼내왔다.“책 읽게요?”“네.”“나 있는데?”도현이 책을 펼치다 멈췄다.“당신이 있으면 책 읽으면 안 됩니까.”“그건 아닌데.”서윤은 잠깐 고민하다 소파 끝으로 몸을 옮겼다.자신과 도현 사이에 일부러 한 사람 정도 들어갈 자리를 남겼다.도현이 그 공간을 봤다.“이건 뭡니까.”“자리.”“누구 자리.”“도현 씨.”“저 여기 있는데요.”“책 읽으려면 거기 앉아요.”서윤이 손바닥으로 빈자리를 두드렸다.“여기.”도현은 결국 책을 들고 자리를 옮겼다.서윤의 바로 옆.“됐습니까.”“응.”“뭐가 달라졌습니까.”“가까워졌잖아요.”“아까도 같은 소파였습니다.”“그래도.”서윤은 만족한 얼굴로 쿠션 하나를 내려놓았다.도현은 책을 다시 펼쳤다.이번에는 서윤도 방해하지 않았다.처음에는.십 분쯤 지났을 때 서윤이 슬쩍 책을 들여다봤다.“재밌어요?”“네.”“뭔데.”“주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49화. 베개 옆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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