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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0화 다른 표적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9 14:21:26

낡은 건물 안은 조용했다.

창문은 대부분 닫혀 있었고, 밖에서 들어오는 빛도 많지 않았다.

건물 안쪽에 모여 있던 학생들은 평소보다 말이 적었다.

테이블 위에는 비어 있는 음료수 캔과 휴대전화 몇 개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앞.

대장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시 말해 봐.”

낮은 목소리였다.

류현을 따라다녔던 학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름은 류현입니다.”

“확실해?” “네.”

“누가 직접 불렀지?”

“류채아가요.”

대장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천천히 두드렸다.

톡. 톡. 톡. “류현.”

그 이름을 조용히 되뇌었다.

“그리고 둘은 같은 팀이라고 했지.”

“네.” “무슨 팀인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장의 시선이 조금 날카로워졌다.

“다른 건.”

학생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봤다.

한 명이 말했다.

“아직 확실한 건 없습니다.”

“그날 봤던 힘도 다시 확인하지 못했고요.”

“그래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학생들이 고개를 들었다.

“이제 지켜보기만 하지 마.”

“……그럼요?”

대장은 천천히 학생들을 바라봤다.

“상황을 만들어.”

한 학생의 표정이 바뀌었다.

“류채아를 말하는 겁니까?”

“아니.” 대장은 바로 대답했다.

“류채아는 건드리지 마.” “왜요?”

“그 여자애를 직접 건드리면.”

대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

“류현이 움직일 수도 있으니까.”

학생들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류현을 말하는 겁니까?” “그래.”

대장은 그날의 일을 떠올렸다.

자신들이 멀리서 지켜봤던 모습.

류채아와 이야기를 나누던 두 학생에게 류현이 다가왔던 순간.

크게 위협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순간 두 학생 모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아.”

대장이 말했다.

“하지만 평범한 놈이라고 생각하기에도 이상한 점이 많아.”

“그럼 류현도 건드리지 말까요?”

“아니.” 대장이 고개를 저었다.

“당장 직접 건드릴 필요는 없어.”

“그럼 뭘 하라는 겁니까?”

대장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다른 애들을 건드려.”

학생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다른 학생들이요?”

“그래.” “왜요?”

“류채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봐야 하니까.”

건물 안이 조용해졌다.

대장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 여자애가 정말 평범하지 않다면.” “…….”

“자기랑 상관없는 일이 생겨도 가만히 있을지 확인하면 돼.”

한 학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라는 겁니까?”

“그래.” “그리고?”

“류채아가 나타나는지 봐.”

대장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나타난다면.”

“그때부터 확인하면 된다.”

학생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그 여자애가 움직일지.”

“아니면.”

대장이 말했다.

“류현이 움직일지.”

다음 날. 학교.

아침부터 복도는 시끄러웠다.

학생들은 평소처럼 교실로 향하고 있었다.

류채아는 이준, 아린과 함께 복도를 걸었다.

태혁은 뒤에서 하품을 했다.

“졸려.” 아린이 말했다.

“너 어제 일찍 잤잖아.”

“일찍 자도 졸릴 수 있지.”

“너는 하루 종일 졸리잖아.”

“그건 좀 다르지.”

이준이 웃었다.

“뭐가 달라?”

“오늘은 더 졸려.”

“그게 그거야.”

류채아가 작게 웃었다.

류현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걷고 있었다.

“오늘 수업 끝나고 뭐 해?”

아린이 물었다.

이준이 대답했다.

“아무것도 없으면 숙소로 돌아가야지.”

태혁이 말했다.

“훈련은?” “오늘은 없어.” “좋네.”

“너는 훈련 없는 것만 좋아하는 것 같다.”

“맞아.”

태혁이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린이 웃었다.

다섯 사람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교실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복도 반대편.

몇몇 학생들의 시선이 그들을 향하고 있었다.

“저기 있네.”

낮은 목소리. “류채아.”

다른 학생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거야?”

“대장이 명령했잖아.”

“류채아는 건드리지 말라고.”

“알아.” 학생이 주변을 살폈다.

“다른 애들부터 찾으면 돼.”

“누구?” “아무나.” “…….”

잠시 뒤.

두 학생은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

점심시간.

학교 뒤쪽 복도는 비교적 조용했다.

평소에도 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곳은 아니었다.

한 학생이 벽 쪽에 서 있었다.

그 앞에는 세 명의 일진이 있었다.

“야.” 낮은 목소리.

학생이 움찔했다. “왜…….”

“왜 혼자 가려고 해?”

“그냥 교실에 가려고 했는데.”

“우리가 부르잖아.”

학생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세 사람 중 한 명이 앞으로 다가갔다.

“요즘 우리 말 잘 안 듣더라.”

“아니.” “아닌데?”

학생은 고개를 저었다.

“잘 듣고 있었어.”

“그래?” 일진이 웃었다.

“그럼 왜 대답이 늦어?”

“……미안.”

“미안하면 끝이야?”

학생은 고개를 숙였다. 그때.

복도 반대편에서 몇몇 학생들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일진들은 잠시 뒤쪽을 바라봤다.

“됐다.” 한 명이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학생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복도에서 벗어났다.

남겨진 학생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것을 본

다른 학생들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갔다.

누군가는 못 본 척했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였다.

누군가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날 오후.

비슷한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복도. 계단. 학교 뒤편.

일진들은 일부러 여러 학생에게 다가갔다.

큰 소란을 만들지는 않았다.

교사에게 들키지 않을 정도.

하지만 분명히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었다.

“왜?”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가.” “빨리.”

짧은 말들이 오갔다.

그리고 학생들은 고개를 숙인 채 자리를 떠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학생들 중에는 불안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쉽게 나서지 못했다.

류채아는 마지막 수업이 끝난 뒤 교실을 나왔다.

오늘은 다른 팀원들과 약속한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채아는 혼자 복도를 걸었다.

그때였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탁. 탁. 탁.

류채아가 고개를 들었다.

한 학생이 빠르게 계단 쪽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채아는 잠시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무슨 일이지?’

하지만 바로 따라가지는 않았다.

그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때 뒤에서 두 학생의 대화가 들렸다.

“또야?” “응.”

“오늘 벌써 몇 번째야.”

류채아가 걸음을 멈췄다.

두 학생은 채아가 가까이 있는 줄 모르고 계속 이야기했다.

“왜 갑자기 저러는 건데?” “몰라.”

“오늘 아침부터 계속 애들 붙잡고 있잖아.”

“그냥 화풀이하는 거 아니야?”

“누가?” “그 애들.”

채아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애들을 붙잡고 있다고?’

류채아는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두 학생은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채아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계단 쪽을 바라봤다. “…….”

조금 전 뛰어가던 학생의 표정이 떠올랐다.

채아는 천천히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진동. 채아는 화면을 확인했다.

이준: 어디야?

채아는 잠시 메시지를 바라봤다.

그리고 답장을 보냈다.

채아: 지금 가는 중이야.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려던 순간.

채아의 발걸음이 멈췄다.

계단 아래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야.” 채아는 고개를 들었다.

“…….” 계단 아래.

몇 명의 학생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앞.

한 학생이 벽 쪽으로 물러나 있었다.

채아는 계단 난간 뒤쪽에 몸을 숨겼다.

아직 자신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았다.

“아까부터 왜 피해?”

“피한 거 아니야.”

“아닌데?”

한 학생이 낮게 웃었다.

“우리 보면 계속 도망가잖아.”

“…….” “말해 봐.”

학생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채아의 손가락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하지만 아직 나서지 않았다.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때였다. “다음부터는.”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부르면 대답해.”

채아의 표정이 굳었다.

그 말. 그리고 학생의 표정.

조금 전 복도에서 들었던 이야기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설마…….’

채아는 계단 아래를 바라봤다.

일진들은 류채아가 그곳에 있는 것을 몰랐다.

그들은 다른 학생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

계단 위쪽 복도에서 몇몇 학생들이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도 다가가지 않았다.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

채아의 시선이 천천히 변했다.

하지만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손을 꽉 쥐지도 않았다.

힘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저.

계단 난간 뒤에서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채아는 깨달았다.

오늘 학교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났다는 것을.

한 번이 아니었다.

아침부터.

점심시간.

그리고 지금까지.

누군가 일부러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류채아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

그때 계단 아래에서 한 학생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대답 안 해?”

채아의 눈빛이 조금 굳었다.

그리고.

류채아가 천천히 계단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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