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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혼인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4 08:02:13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 홀.

대기실 거울 앞에서 은서는 면사의 가장자리를 정리했다. 어머니의 티아라는 생각했던 것보다 편안했다. 피팅 때 손본 연결 부분이 머리를 누르지 않았다.

직원이 문을 두드리며 준비가 됐는지 물었다. 은서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손에 든 부케를 한 번 내려다봤다. 꽃 사이에 작은 백합 한 송이가 더해져 있었다. 청첩장 아래 자신이 그렸던 모양과 닮았다.

시후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왔다.

[천천히 와. 기다리고 있다.]

은서는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처음 한남동으로 불려 갔을 때는 기다린다는 말조차 명령처럼 들렸다. 오늘은 자신의 속도로 걸어오라는 말이 먼저 있었다.

문이 열리기 전 은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누군가가 억지로 펜을 쥐여 주던 약혼식과는 달랐다. 오늘은 자신이 고른 드레스를 입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답을 하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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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 홀.대기실 거울 앞에서 은서는 면사의 가장자리를 정리했다. 어머니의 티아라는 생각했던 것보다 편안했다. 피팅 때 손본 연결 부분이 머리를 누르지 않았다.직원이 문을 두드리며 준비가 됐는지 물었다. 은서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손에 든 부케를 한 번 내려다봤다. 꽃 사이에 작은 백합 한 송이가 더해져 있었다. 청첩장 아래 자신이 그렸던 모양과 닮았다.시후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왔다.[천천히 와. 기다리고 있다.]은서는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처음 한남동으로 불려 갔을 때는 기다린다는 말조차 명령처럼 들렸다. 오늘은 자신의 속도로 걸어오라는 말이 먼저 있었다.문이 열리기 전 은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누군가가 억지로 펜을 쥐여 주던 약혼식과는 달랐다. 오늘은 자신이 고른 드레스를 입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답을 하러 나갔다.각국 왕실 관계자와 외교사절, 글로벌 명품 그룹 주요 인사들이 홀을 가득 메운 가운데, 웅장한 풀 오케스트라의 바그너 결혼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버진 로드 위에는 수만 송이의 순백 백합 꽃잎이 융단처럼 깔려 있었다. 흐트러짐 없는 블랙 턱시도를 차려입은 강시후가 단상 앞에 섰다.시후는 영빈관 메인 도어를 향해 몸을 돌렸다. 손가락을 폈다 쥐고, 문이 열리는 쪽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쿠구궁-육중한 문이 열리자 뒤쪽 하객들까지 고개를 돌렸다. 파리 오트쿠튀르에서 특수 직조한 순백의 실크 머메이드 드레스. 그녀의 머리 위에는 어머니 서혜진 여사의 유품인 ‘200캐럿 페어컷 에메랄드 웨딩 티아라’가 눈부신 초록빛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임신 8주 차의 은서는 드레스 자락에 발이 걸리지 않도록 걸음을 골랐다. 버진 로드 끝에 선 시후를 보자, 들어오기 전까지 가슴을 누르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시후가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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