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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Penulis: 차유자
“싫습니다.”

강소연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냐?”

유승헌이 분노를 억누르며 간신히 물었다.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강소연이 가볍게 웃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더러워서요.”

“더럽다고?”

유승헌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를 갈며 말했다.

“그 방이 더러운 거냐, 아니면 내가 더러운 거냐?”

침상 앞에 멈춰 선 그는 손을 뻗어 강소연의 턱을 끌어올렸다. 억지로 그녀의 시선을 자신에게 고정시켰다.

잠을 방해할까 봐 촛불을 적게 켜둔 탓에, 방 안은 희미한 불빛만이 감돌았다.

강소연은 그의 거대한 그림자에 갇힌 채, 어둡고 차가운 눈빛을 마주했다. 숨이 턱 막혔다.

하지만 물러서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고집스럽게 얼굴을 들어 올렸다.

“무슨 차이가 있나요?”

턱을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유승헌이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을 빼앗았다.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입안을 헤집었고, 한 손으로 뒤통수를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깜짝 놀란 강소연은 몸부림쳤지만, 그를 벗어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녀는 그의 혀를 세게 깨물어 겨우 입에서 빠져나왔다.

유승헌이 고개를 빼며 비웃었다.

“제법이군, 물어뜯는 법도 다 배웠구나.”

“왕야, 자중하세요.”

강소연이 손으로 입가를 훔치며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중?”

유승헌이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띠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자기 부인과 가까이하는 것인데, 어찌 자중까지 논한단 말이냐?”

“전 왕야의 부인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제발 놓아주세요.”

“화리는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유승헌이 갑자기 분노에 휩싸여 주먹으로 침상에 내리쳤다.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깜짝 놀란 강소연은 움찔했다.

그는 허리띠를 풀어 바닥에 던졌다. 옷깃이 벌어지면서 그의 다부진 가슴이 드러났다.

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침상에 밀어 넣었다.

“무슨 짓이에요?”

강소연이 정신을 차리며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유승헌은 말없이 눈을 감고 능숙하게 그녀의 뺨에서 시작해 귀밑과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입술이 닿는 곳마다 열기가 번졌다.

“놓아줘요!”

강소연은 이를 악물고 그의 자극을 견뎌냈다. 그러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그 몸부림은 그의 욕망을 더욱 부추길 뿐이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순간, 그가 몸을 살짝 일으킨 틈을 타, 강소연은 힘껏 그의 뺨을 갈겼다.

유승헌의 고개가 돌아갔다. 붉은 손자국이 피부 위에 선명하게 새겨졌고,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갑자기 두려워진 강소연은 흐트러진 옷깃을 움켜쥐고 벽 쪽으로 몸을 웅크렸다.

유승헌이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고 미친 사람처럼 웃어댔다. 온몸이 떨릴 정도로.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눈에서 욕정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오직 분노뿐이었다.

“잘 길들여진 토끼만 잡아먹었으니, 가끔은 발톱을 세운 고양이도 나쁘지 않은 것 같구나.”

그는 바닥에 버린 허리띠를 주워 들더니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당겼다. 강제로 그녀의 두 손을 머리 위로 묶고 침상 기둥에 고정시켰다.

“고양이 발톱이 너무 날카롭구나, 좀 갈아야겠어.”

“유승헌, 이 나쁜 놈!”

강소연은 당황함과 분노 속에서, 그를 자극했던 자기 행동을 후회했다. 그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란 걸 자각해야 했다.

“며칠 만에 본다고, 정절을 내세우는 건가?”

유승헌이 내의까지 벗어 던지며 상반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의 가슴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그만…”

강소연이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고, 눈물이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왜 우는 거냐?”

유승헌이 눈썹을 찌푸리며 간신히 이성을 붙잡았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가에 입을 맞추자, 혀끝에 감도는 쓴맛이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수년간의 억울함이 북받쳐 올랐던 강소연은 숨이 턱끝에 닿도록 울어댔다.

“왕야, 대체 저를 뭐로 여기시는 거예요? 욕망을 푸는 도구로 여는 건가요, 아니면 수련의 대신인가요?”

유승헌은 열기가 식어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불현듯 심장이 멈춘 듯했다. 강소연과 수련은 분명 닮은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유독 강소연에게만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었다.

수련은 그의 은인이었기에, 당연히 잘해줘야 했다.

그러나 강소연은 강제로 맺어진 부인일 뿐이었다. 사랑하지도, 사랑할 수도 없었다. 그저 그녀의 몸이 자신을 사로잡을 뿐, 그래서 아직 놓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리화한 유승헌은 다시 당당한 어조를 되찾았다.

“밖에 얼마나 많은 여인들이 내 욕망을 풀어주는 도구가 되길 원하는지 아느냐?”

“그래요?”

강소연이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았다. 속눈썹에 맺힌 물방울이 가늘게 떨렸다.

“내일 당장이라도 좋은 가문의 규수들을 골라 첩으로 들이겠습니다. 저는 몸이 불편하여 왕야를 모실 수 없으니, 양해해 주십시오.”

그동안 마음속으로 늘 생각해 온 일이었지만, 막상 입 밖으로 내뱉으니 창피하기 짝이 없었다.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몇 년간 애를 썼지만, 그의 눈에는 그저 한낱 도구에 불과했다. 밖의 여인들과 다를 바 없이, 그의 은총을 빌어야 하는 처지였다.

“강소연!”

유승헌이 그녀의 무심한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 듯, 목덜미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침상을 짚은 손가락이 하얗게 질렸다.

결국 흥미를 잃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다시 입었다.

“내가 허락하기 전까진, 왕비 노릇이나 착실히 해라.”

그는 강소연을 묶었던 허리띠를 풀어 다시 허리에 찼다.

“그리고, 난 첩 따위 필요 없다.”

“그러면 수련은요?”

강소연이 빨갛게 묶인 손목을 문지르며 그를 노려보았다.

“그렇게도 사랑하는 여인을, 평생 외실로 두시려고요? 제가 자리를 비켜주겠다는데, 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유승헌의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또 수련이구나!’

수련은 그의 은인이었다. 부인으로서 은인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이런저런 트집을 잡고 투기나 하는 그녀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다.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한마디를 남기고는 돌아서 나갔다.

혼자 남은 강소연은 온몸의 힘이 빠져나갈 듯 지쳐 있었다. 유승헌과 마주할 때마다 이렇게 기진맥진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그녀에게 시련과 다름없었다.

이튿날 눈을 뜨자, 그녀가 버렸던 혼례복이 다시 침상 옆에 놓여 있었다.

깨끗하게 세탁된 옷은 가지런히 접혀 있었고, 다림질까지 한 듯 주름 하나 없었다.

“이 옷이 왜 여기에 있어?”

강소연이 세숫물을 들고 들어온 시녀들에게 물었다.

“왕야께서 보내셨습니다.”

또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가져가서 불태워.”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다시는 이 옷을 보고 싶지 않아.”

“그게…”

시녀들은 서로 마주 볼 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내 말을 안 들을 작정이냐? 내일이라도 사람을 불러 너희를 모두 내다 팔고, 말 잘 듣는 사람으로 갈아치워야겠다.”

강소연은 거울을 보며 머리에 은색 비녀를 꽂으며 말했다. 시녀들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예, 지금 당장 처리하겠습니다.”

왕부의 하인들은 오직 유승헌의 명령만 따랐기에, 이렇게 수단을 쓰지 않으면 부리기 쉽지 않았다.

‘석 달, 석 달만 참자. 상을 마치면 태후께 가서 화리를 청할 거야!’

“수련 낭자, 안으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왕야께서 왕비마마를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

창가 근처에 앉아 죽을 먹고 있는데, 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또 무슨 일이 터진 모양이었다.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간 강소연은 수련이 하인들을 거느리고 안으로 들어오려는 것을 보았다.

어제 안채에서 소란을 피운 것도 모자라, 오늘은 별당까지 쳐들어왔다.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불쾌해진 강소연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냐?”

그녀를 발견한 수련은 거만했던 태도를 순식간에 애처롭게 바꾸었다.

“왕비마마, 제 옥패가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요. 어제 이화와 몸싸움을 하다 떨어뜨렸을까 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한마디 덧붙였다.

“전에 왕야께서 주셨던 옥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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