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원래도 리노 상단이 캔도르 대공가와 손을 잡고 사업 규모를 크게 확장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니 그 일련의 과정들이 예상보다 조금 더 빨리 진행될 뿐, 절망에 빠져 고개를 숙이고 있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자, 그럼 곧바로 시작해 봅시다.”
“정녕 그 많은 물품과 건물의 짐들을 다 옮기는 게 가능하시겠습니까?”스틸은 길드 내부의 짐을 이른바 ‘포장이사’ 개념으로 싹 다 가르나르로 이동시킬 마음을 먹은 참이었다.
어쨌든 생각한 대로 마법을 자유자재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판단하에 일단 호기롭게 말을 뱉어 보았다.
“뭐라도 시도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그동안 소소한 물품
스틸이 여유롭게 웃으며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제 감각을 키워 사람들과 벤시들, 그리고 오스카의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뭐 군사력은 보여주면 되지.”“주인님, 그러게. 하데스 님의 호의는 다 이유가 있었네.”아쳐가 중간에 농간을 피워서 일이 꼬이다니.하긴 반년 전이면 스틸은 그런 대접을 받을 수준이기는 했다.하지만 이리 떵떵거리면서 위세를 떨칠 정도라면 뭐 어려운 가문에 나라를 지킨 스틸에게 밥 한번 줄 수 있는 것 아닌가?그때 옆에 있던 마지션은 한숨을 흘리며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대공 전하가 얼마나 위상이 높아졌는지 이 지역 소식지는 별로 안 다뤘나 봅니다.”“아쳐가 만든 소문만 믿는다면 앞으로 곤란할 거라는 것을 알려 주십시오.”마지리안의 말도 옳았다.오스카 대공과 저 대공비는 눈 막고 귀 닫고 살았나.하지만 레투카는 대지가 넓었고, 이곳 사람들에게 황성의 일은 관심 밖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소문이 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환경이기도 하니 말이다.지니는 저 멀리 스틸의 첫사랑과 닮은 여자를 바라보았다. 라이엔이라고 했던가. 저 여자는 무슨 생각으로 스틸을 바라보고 있을까 잠시 생각하게 되었다.그때 라이엔은 오스카 귓가에 대고 뭐라고 속삭이자, 오스카는 쐐기를 박듯 스틸을 향해 더 소리를 쳤다.“우리 영지는 제국을 수호하느라 바쁘니 이만 가시오! 어제 오전에 국지전이 있었소!”그리 오스카가 호통을 치듯 말하자 갑자기 이곳의 수천 기사들은 여기저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우린 제국을 지키느라 바쁜데, 스틸 대공이 여기에 놀러 온 거야?
해변가에 대공가 마차를 이끌고 오스카 대공이 있는 곳으로 가던 그 순간..갑자기 마차는 멈추게 되었다.“······이런!”“윽! 전하······?”그런데, 역시.스틸 제 인생이 그렇지.강철신 인생에서도 뭐 놀랄 일도 아니고.“······주 주인님! 이게 뭐야?”그런데 조금 전까지 밝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이 땅을 밟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세상일이 술술 풀릴 리가 없지.”스틸도 자조하듯 그리 웃음을 흘리고는 눈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세시르 영지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으로 치자면 부산처럼 대규모 항구도시다.바다 내음이 한껏 나는 거대한 해안가에 자리 잡은 발전된 영지라 배도 상당하고 사람들 역시 곳곳에 활력도 넘쳤다.그런데, 이런 풍경 따위 지금 중요한 게 아니었다.갑작스러운 시커먼 수 천의 군사들이 스틸을 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게 아니던가.분명 식사를 하고 즐겁게 담소를 나누자는 분위기가 아닌 건가?리노가 배신했나? 아니면 무슨 덫에 걸렸나? 잠시 만나자고 했더니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한 거 아니었나?-스틸, 뒤통수를 맞았군.스펙터도 덤덤하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케르베로스도 아주 살판났다고 들떠 있었다.-인간들의 검은 속내는 알 수가 없군. 허허. 흥미진진해.-이런 볼만하겠어. 우리도
일단 도착한 세시르 영지.순간이동으로 해안가에 발을 내딛는 순간.스틸은 잊고 있었던 광활한 바다를 눈에 품자 기분이 고양되어 절로 탄성을 뱉게 되었다.은빛 갈매기들이 파도 위로 날아올라 햇살을 가르며 푸드덕거렸고, 발밑의 모래가 파도의 속삭임에 맞춰 일렁거렸다.짭조름하면서 비릿한 바다 냄새도 가슴을 수런거리게 하였고, 무엇보다 이세계에도 바다가 있다니 너무 좋아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어머! 주인님! 너무 좋아!”지니는 양팔을 벌리고 한껏 웃었고 스틸 역시 그 모습을 보며 잔잔히 미소 지었다.“속이 뻥 뚫리는군.”해안가에서 바라본 파도의 풍경은 마치 꿈속의 낙원 같았다.스틸의 목소리가 오랜 피로를 녹여 내듯 평온하게 울리자, 옆에서 낯선 목소리들이 귓가를 스쳤다.“스틸 대공 전하, 순간이동 능력도 대단하시군요.”“와- 이곳은 축복받은 땅이네요. 너무 멋있어요.”그런데 지금 스틸 옆으로는 마지션과 마지리안도 따라온 상태다.그렇게 거리를 두고 생각을 하려 했는데, 그 틈을 주지 않고 이리 밀어붙이다니.일단 오스카 대공을 만나기 전, 상황 정리를 하게 되었다.***광활한 바다 앞에서 어지간히도 마지션과 마지리안은 간절하게 스틸에게 마음을 들쑤셔 놓았다.자꾸 옆에서 살살 위기를 넘겨주겠다, 복수에 힘을 보태겠다, 지니를 지켜 주겠다 기타 등등.각오가 흔들릴 정도로 그리 말을 하니 실험도 할 겸 우선 다시 쫓아 보낼 수는 없었다.“참, 고민이 되는군요.”“모습과 냄새가 바뀌어서 본능적으로 거부감은 안
거봐 거봐. 역시. 현자 맞네.스틸은 상태창의 능력을 보고 의미를 두고 살펴보았다.“주인님! 수명이 55년이래!”기타 능력이 올라간 동시에 수명은 더 늘어 있었다.“그렇군. 그리고 엘릭서는 진짜 효과는 맞는 것 같지만 마물에 가까워진다니. 웃기는 군.”스틸도 내심 스테이터스를 보고 만족스러운 듯 환한 표정을 지었다.저번에 봤을 때 50년이었는데 그새 5년이 늘었다. 수명이 55년이라면 이제 살 만큼 살 수 있다는 것에 가까워졌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최소한 강철신이라는 요절한 사람의 못다 이룬 삶을 스틸로써 한평생은 살 수 있다는 것이기에 반가운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대단하군요! 스틸 대공!”그때, 마지션과 마지리안도 뭘 봤는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제 옆으로 와서 탄식을 흘렸다.그들 눈에도 상태창이 보이는 건가.스틸은 지금 그 점이 제일 놀라웠다.***스틸은 일단 그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하게 되었다.곧 오스카가 있는 영지로 떠나야 했지만 좀 더 검증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였다.능력자 아군은 많을수록 좋고, 심지어 요정력이 발휘되는 스테이터스를 읽어낸 사람을 만난 것도 최초라 적으로 두기엔 더 신경이 쓰였다.‘일단 마지션은 지니가 엘프라는 것을 알고 고문까지 했으니 잘 알 텐데. 마지리안은 어떨지. 과연 입이 가볍지는 않을 런지.’그녀는 아쳐를 사모한 여인이었다.어쩌다 그런 쓰레기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외모가 대단하고 황태자라는 신분이 남달랐나?아니면 몸정이 들어서 마음이 어찌 안 되는 건가.지니에 대한 정보가 여기저기 발설
스틸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몸을 뒤로 물렸다. 지니 역시 스틸의 어깨를 붙잡은 채 천천히 돌아섰다.마지션의 손끝에서 은빛 술식이 그려진 양피지와 작은 유리병이 나타났다. 병 속 액체는 달빛 아래에서 신비로운 빛을 발했다.“저희를 거둬주신다면 필요할 때, 이 엘릭서(Elixir)를 드리겠습니다. 만드는 제조법도 전수해 드리겠습니다.”그의 목소리엔 오래된 비밀과 새로운 거래가 뒤섞여 있었다.스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생이 짧은 인간에게 불멸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데.유리병 속 액체가 만들어 줄 미래와 그 대가로 치러야 할 복수의 무게가 공기처럼 무겁게 내려앉았다.***스틸은 마지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도른의 대마법사이자 제논에게서 탈출한 그가 불로불사 엘릭서를 제안하는 모습은 마치 진시황의 불사 추구를 연상시켰다.“오래 사는 포션인 엘릭서라···. 폭군들이 원하는 불멸의 아이템이라니.”스틸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니는 옆으로 다가와 스틸의 팔뚝을 살짝 두드렸다.“주인님, 갈등하는 거야?”마지션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술식이 새겨진 양피지를 흔들었다.“함께 복수를 완성할 동반자가 되어준다면, 이 엘릭서는 당신의 것입니다.”그 순간, 스틸은 머릿속에 진시황의 광기 어린 모습이 스쳤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 보니 지니 옆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함께라면, 이 위험한 거래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생애 미련도 없고 복수를 위해서는 다시 태어난다는 믿음으로 죽는 것도 두렵지 않았던 스틸이었다.이만큼 능력이 갖춰져 있으
지금 가르나르 영지 캔도르 가문의 저택 응접실에는 묘한 남녀가 와서 앉아 있었다.스틸은 놀라 그들을 빤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물론 겉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알 듯 말 듯 하지만, 누구라고 단정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지니 역시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마법의 향기도 난생처음 맡는 데다가 외모 또한 낯설었다.훤칠한 키에 보라색 머리, 보라색 눈을 지닌 남자와 넘실넘실 풍성하게 굽슬굽슬 붉은색 머리에 붉은색 눈을 지닌 아름다운 여성이었다.처음 보는 외모지만, 느껴본 적 있는 마력의 향기라 자꾸 마음이 끌렸다.아무도 없는 게 확인되자 그제야 스틸을 향해 그 두 남녀는 입을 열었다.“난 마지션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는 그동안 저 대신 행세를 한 건, 마지리안 제 여동생입니다.”지니는 흡-하고 숨을 크게 삼켰고, 스틸 역시도 아하, 탄식을 뱉으며 천천히 대답을 건넸다.“······전혀 다른 모습이라 놀랐습니다. 교수님.”사람이 이리 변할 수가 있나?그리고 내뱉는 말도 참 놀랍기만 했다.“앞으로 스틸 대공 전하께 충성을 다하고자 이리 급하게 결심하고 오게 되었습니다.”“······믿어 주세요. 전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사람으로 살려고요. 아쳐 황태자와도 인연 끊었습니다.”스틸은 놀라 지니와 시선이 얽혔고, 스펙터와도 의견을 주고받았다.-이런 놀랍군.“그러니 마지션 교수님과 마지리안 님이 제 편이 되어주신다고요?”“네, 그렇습니다. 스
한 달 전, 20XX년 4월 1일 오전. 인생 2번째라 공군 소령 강철신은 오늘이 당연히 올 줄 알았다. 그리고 당연히 적국기 등장으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전생의 기억이 혈관 속을 맴돌았다. 오늘, 그는 죽을 각오로 전투기에 올라가야 하는 날이다. 분명 적국의 전투기에는 망할 아쳐가 타고 있을 터.정밀유도폭탄(SDB)까지 무장하고 스텔스 전투기로 출격 30분 만에, 지금 그는 사선을 넘나들게 되었다. 여전히 그는 대한민국 영공을 휘저어 놓았고,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 미사일을 터트릴 요량으로 북방 한계선을 넘었다. “이
잠깐, 이거 꿈이지?그녀의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주인님, 아읏! 너무 좋아!”그리 곱고 고운 엘프가 눈부신 나신으로 제 밑에 이리 깔려있다니.오 신이시여, 강철신 인생이 너무 불쌍하여 회귀 포함 토털 5번 생애 처음으로 이런 선물을 주시는 겁니까. 그럼 넙죽 받을 수밖에요. 어차피 꿈인데 뭘 못하겠습니까.스틸은 떨리는 손끝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지니, 제대로 하는 거 맞겠지?” “응, 내 몸이 너무 뜨거워졌어. 나도 처음이라··· 흐흣! 뭐가 뭔지 모르겠어. 으윽!”두 몸이 얽히는 소리 대신,
마구간 아래, 공기가 무겁게 감도는 비밀스러운 지하 공간.황태자의 은밀한 아지트인 침대 위에서, 아쳐는 억눌린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리나를 제 육체 아래로 뜨겁게 가두었다. 그는 옷가지가 채 다 벗겨지지도 않아 날것의 살결과 옷감이 뒤엉킨 그녀의 몸을 거칠게 뒤돌려 세웠다. 매끄러운 척추 라인이 쾌락의 예감으로 잘게 떨렸다.질척, 찌걱.밀폐된 정적을 깨는 노골적인 파찰음과 함께 리나의 하얀 둔덕이 아쳐의 손자국대로 붉게 달아올랐다. 아쳐의 뜨거운 손길에, 그녀의 가녀린 신음은 축축한 지하의 공기 중으로 애처롭게 흩어졌
극단의 조치!“지니, 너는 요정이잖아? 소원 같은 거 당장 못 이뤄주나?”이건 사심을 품고 물어 보게 되었다.“당연히 마력이 높으면 주인님 원하는 것을 많이 들어줄 수 있지.”어쨌든 옛날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든 천일야화 판타지든 간에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지니, 이왕이면 돈이나 외모를 어찌해 봐야겠어.”인간에게 가장 필요한게 아니겠는가.“어머, 드디어 주인님! 욕망이 생긴 거야?”지니는 너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스틸에게 더욱 바짝 의자를 붙였다. 보통 다들 그렇지 않나? “그래. 너와 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