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과일 제공이 끝난 뒤 더 강력한 것을 선보이고자 마르바스는 쿠퍼를 만들기 시작했다.학생들의 분위기는 더 달구어져만 갔다.중얼중얼 영창을 되뇌자 댕그랑 탁자 위에는 쿠퍼 1개가 떡- 하고 놓였다.박수갈채가 쏟아졌다.저게 대단한가. 고작 쿠퍼 하나가.스틸은 그저 코웃음만 흘러나왔다.강의실에는 귀족 몇 명이 섞여 있었지만, 대부분은 평민 학생들이었다. 『던전의 세계』 수업 때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그들에게 이 강의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듯 보였고 환상을 심어주듯 모두의 눈과 마음을 현혹시켰다.-주인님, 너무 어지러워.‘그래, 하지만 수업은 들을만 하군.’하지만 옆에 있던 스펙터는 다른지 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저자는 불온한 목적으로 여기에 온 게 틀림없다. 믿어서는 안 된다.]당연했다. 스틸은 절대 그를 믿을 마음이 일도 없었다.‘지니를 데려가고 싶어 안달인 눈이야.’학생들에게 환심을 사면서도 계속 스틸만 의식하는 게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교과서의 내용에서는 맨 처음 수업은 저렇게 사과나 금화로 시작하지는 않았다.연금술 자체가 철학적인 의미를 더 많이 담고 있었다.진리가 무엇이고, 세상 만물에 대한 근원이 무엇이며 마력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에 대해 변환되는 것이 있는 데다가 마력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물론 스틸은 이것저것 연금술로 지금 뭔가 단순한 것들은 다 만들어 낼 수 있었다.지금 마르바스는 일단 즐겁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누구나 다 연금술을 쓸 수 있다는 듯 즐겁게 알려 주잖아?
레투카 제국의 그것도 신성한 지성의 학당 아카데미에는 원래 결계가 쳐져 있었다.하지만 그것을 지금 마르바스는 도른에서 침투한 세작들과 함께 겨우 걷어내어 이리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게 되었다.강의실에 들어서는 순간.마르바스는 거대한 마력이 물결이 치는 듯한 두꺼운 막이 스틸 주변에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순도 높은 청량한 기운은 분명 빛의 요정이 저자 몸에 붙어 있다는 뜻일 터.‘이런! 빛의 요정은 어디 갔지? 게다가 근처도 못 가겠어. 에잇!’스틸에게서 흘러나오는 정화의 기운이 너무 강력해 마르바스의 흑마력 자체가 다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까지 들어 그는 숨이 막혀왔다.게다가 스틸 자체도 본인 마력뿐만 아니라 다른 이질적인 존재가 그에게 가득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스틸 주변에 투명화한 대단한 무언가 들도 덕지덕지 붙어 있는 기분이었다.속에서 욕만 흘러넘쳤지만, 다른 학생들도 경계심을 갖고 자신을 보고 있어 분노를 억눌렀다.그런 다음 표정을 관리하면서 인자한 교수상을 보여주기 위해 얼굴에 가면부터 씌웠다.“자, 반갑습니다. 난 마르바스 디 군터라고 합니다. 제가 도른 출신이라 좀 편한 눈빛들은 아니군요. 저도 적국이라 두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하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또박또박 신뢰감 있는 말투로 마르바스가 사람 좋은 척 순한 웃음기로 학생들을 응시했다.스틸만 따로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계속 눈길이 갔다.그에게서는 향기로운 마력으로 인해 온몸에 피가 끓어올랐다자신도 이런데, 제논이 봤다면 정말 당장 사지를 찢어서라도 끌고 가고 싶을 만큼 탐을 낼 것 같았다.
비가 점점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스틸은 순간이동으로 식당 건물에서 강의동으로 효율적으로 오게 되었다.복도를 걸어가면서 스틸은 그냥 잠이나 자라고 지니에게 농담을 건넸다.-잠이나 올까 모르겠어. 마르바스는 무서운 사람이거든.역시 지니가 가라앉아 있는 것은 날씨 탓도 있고 주말에 피곤했던 것도 있지만, 지금은 마르바스 때문에 스트레스받은 것도 원인으로 보였다.그때 스펙터도 스틸의 곁에 있다가 한마디 거들었다.[그자는 순수한 목적으로 온 게 아니야. 나 역시도 그자에게 마력을 뽑혀 제논에게 넘겨졌기에 앙금이 남아 있다.]스펙터는 투명화를 하여 옆을 지키고 있었기에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울렸다.그의 음성에서도 스산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그 역시도 현재는 인간으로 목숨을 잃은 원념만 남은 이형의 존재.얼마나 원한이 사무치겠는가.어쨌든 자꾸 레투카 제국에 도른의 사람들이 오고 있다는 점은 염려되었다. 타국에 그것도 황태자가 다니는 대단한 아카데미에 적국의 대마법사가 교수로 오다니 뭔가 말이 되지 않았다.도른 제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레투카를 집어삼키기 위해 호시탐탐 노렸다.전쟁을 일으키고 지니 같은 존재의 마력을 탐욕스럽게 끌어 모아 제논에게 갖다 바친 마르바스를 어찌 신뢰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레투카 황실은 그런 불온한 인물을 어찌 이리도 금방 의심도 없이 품어 준다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든든해. 주인님도 스펙터 님도 있으니까.물론 그렇다고 다 도망 다닐 필요는 없었다. 자신에게는 이제 넘치는 마력이 있고, 스펙터도 있는 데다가 대단한 이형의 존재도 잔뜩 지켜주는 중이다.즉, 스펙터라는 든든한 존재에 벤시, 듀라한을 비롯하여 플로럴스피릿까지.심지어 저 멀리 하데스가 지켜봐
침대 위에 홀로 누운 제논의 주변에 흐트러진 시트만이 그의 고독한 열기를 감싸고 있었다.샤나도 없고, 지니를 이곳에 들이기도 아직 멀었고.은밀한 갈증이 차오르자 그는 여인 하나를 들였다. 문이 열리자 금빛 머리칼이 달빛을 머금은 듯 흩날리며 시녀 하나가 등장했다.그녀의 눈가에 맺힌 두려움과 호기심이 교차하는 순간, 공기는 팽팽하게 당겨진 현처럼 떨리기 시작했다.그녀가 천천히 옷을 벗자 달빛이 그녀의 쇄골과 가슴에 닿아 제논의 시선을 끌었다. 다가오라 명한 뒤 손을 들어 어깨선을 따라 가슴으로 미끄러지는 동안 그녀의 숨결이 귀밑머리에 닿았다.입을 맞추자 그녀의 혀가 파르르 떨리는 것이 느껴져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섰다. 그리고 침대에 누운 뒤 제 몸 위로 그녀를 올라가게 한 다음 관계를 시작했다.침대 옆 탁자의 은촛대가 흔들리며 벽면에 기다란 그림자를 드리웠다.그 순간 제논의 머릿속에는 뜬금없이 치르수 교수의 강의 내용이 떠올랐다.[아름다움은 짧고 시듦은 길다.새로움은 찰나에 지나가고 추함은 오래도록 남는다.그래서 시간이라는 것은 상대적이다.]지금 침대에 고개를 숙여 보니 제 눈앞에 있는 자는 갓 20살이 넘은 젊은 여인이었다.자신의 속알맹이는 노년인데.겉모습만 이리 젊음을 탐하여 생생하면 뭐 하나.머릿속은 온통 추하고 시들어 더 많은 마력과 더 대단한 싱그러운 몸을 원하는데 말이다.그래서 제논은 생각했다.“난 좀 이기적이란다.”제 남성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던 시녀가 눈을 깜빡이며 뭔가 실수를 했나 싶어 긴장하며 제논을 바라보았다.제논은 그녀에게 손을 들어 올려 엎드리라고
스틸과 지니가 의아해하자 마티스는 기사 내용을 자세히 알려 주었다.“······진짜···입니까?”“세상에나···.”처음에는 어린 시절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기 위해 레투카에 왔다가 죽은 것을 알고는 그만 생을 마감하려 한다고 적힌 곳을 펼쳤다.글 내용은 상당히 자세했고, 누구나 봐도 마지션에게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었다.사실 지금 마지션과 마지리안은 가르나르 영지의 캔도르 대공저에서 임시 참모로 여러 가지 업무를 맡아 얼굴을 바꾸고 머무는 중이다.참 거대하게 소식지에 제보까지 하면서 션과 안으로 아주 잘 있긴 하지만, 강수를 둔 것은 현명해 보였다.제논도 포기하고 아쳐도 더 안 이용할 테니 말이다.“너무··· 충격적이네요.”“······이런 일이.”어색하지만 지니와 스틸이 놀란 반응을 하자 마티스는 눈치채지 못하고 한숨을 뱉으며 설명을 이었다.“난 마지션 교수님께 수업을 듣지 않았지만, 늘 마법과 교수님들은 이래저래 일신이 불안해 보이긴 했어.”마법과 교수들이 왜? 이건 좀 거슬렸다.“왜 그렇습니까?”스틸이 의구심을 갖고 그리 묻자 마티스는 한숨을 뱉으며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마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만큼 그것을 갈구하는 나쁜 사람에게는 안 좋은 일에 이용하기도 하니까. 우리 형은 그래서
간밤에 전쟁이라도 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오스카는 간담을 쓸어내렸다.“바르트, 스틸의 전력이 엄청났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저도 놀랐습니다. 이미 황성에 알아보니 스틸 대공의 영향력이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바르트가 구해다 준 황성의 소식지에는 놀랄만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부르도 영지에 개간을 위해 이형 던전을 폐쇄하려고 목숨을 건 이야기. 도른 제국의 부르도 영지 침입 때 마법사 군대와 기사단을 대동해 막은 이야기, 가르나르 영지 미궁 안정화 사건, 캔도르 상단 출범 등등.자신이 아는 것뿐만 아니라 그 뒤로도 상당한 미담 사례가 이어져 스틸은 황성에 대단한 입지를 보였다.“어제 우리 눈으로 확인했잖아. 그가 보인 전력이 거의 1만 5천 이상이었어.”“네, 알아본 바에 의하면 가르나르 영지 주변은 검은 마력으로 뒤덮인 연기가 상당해 도른이 접근 자체를 꺼린다고 합니다. 흑마법 자체를 정화시켜 버린다고 들었습니다.”오스카는 지나간 소식지이지만 그곳에 나와 있는 내용을 꼼꼼하게 살폈다.“그럼 그 성벽도 사실이군.”“네, 심지어 수십 킬로미터 늘어진 성벽마다 마력이 깃들어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새벽에 순간이동으로 직접 보고 왔는데 인간이 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했습니다.”오스카는 하- 하고 탄식을 흘리며 손으로 제 이마를 짚었다.설마 했지만 정말 스틸이 보여준 능력은 사실이었기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덕분에 어제 루카스크 대공가의 수많은 기사들의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진실이었다.조금 전 시녀로부터 받은 메모를 뒤에 서 있던 바르트를 향해 그는 읽던 메모를 건네주었다.
마구간 아래, 공기가 무겁게 감도는 비밀스러운 지하 공간.황태자의 은밀한 아지트인 침대 위에서, 아쳐는 억눌린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리나를 제 육체 아래로 뜨겁게 가두었다. 그는 옷가지가 채 다 벗겨지지도 않아 날것의 살결과 옷감이 뒤엉킨 그녀의 몸을 거칠게 뒤돌려 세웠다. 매끄러운 척추 라인이 쾌락의 예감으로 잘게 떨렸다.질척, 찌걱.밀폐된 정적을 깨는 노골적인 파찰음과 함께 리나의 하얀 둔덕이 아쳐의 손자국대로 붉게 달아올랐다. 아쳐의 뜨거운 손길에, 그녀의 가녀린 신음은 축축한 지하의 공기 중으로 애처롭게 흩어졌
주인님은 무슨. 불이 난 연기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스틸은 우선 잠시 목걸이를 들여다보았다.3초 잠깐 고민한 그였다. 누가 봤나? 참 CCTV는 없는 세상이지? 하지만 목숨까지 내던지며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던 천하의 파일럿 강철신이 이런 목걸이 하나의 움찔하다니.게다가 망한 영지기는 해도 고위 귀족 대공 인생에 뭘 주워서 넙죽- 꿀꺽할 수 없는 법.일단 이 화재부터 진압하고 주인이나 찾아줘야겠다 싶어 주변을 훑었다.강철신은 일단 구유통이 아닌 우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불길에 쫓겨 물을 찾던 그의 눈에 목걸이가 들어
한 달 전, 20XX년 4월 1일 오전. 인생 2번째라 공군 소령 강철신은 오늘이 당연히 올 줄 알았다. 그리고 당연히 적국기 등장으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전생의 기억이 혈관 속을 맴돌았다. 오늘, 그는 죽을 각오로 전투기에 올라가야 하는 날이다. 분명 적국의 전투기에는 망할 아쳐가 타고 있을 터.정밀유도폭탄(SDB)까지 무장하고 스텔스 전투기로 출격 30분 만에, 지금 그는 사선을 넘나들게 되었다. 여전히 그는 대한민국 영공을 휘저어 놓았고,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 미사일을 터트릴 요량으로 북방 한계선을 넘었다. “이
잠깐, 이거 꿈이지?그녀의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주인님, 아읏! 너무 좋아!”그리 곱고 고운 엘프가 눈부신 나신으로 제 밑에 이리 깔려있다니.오 신이시여, 강철신 인생이 너무 불쌍하여 회귀 포함 토털 5번 생애 처음으로 이런 선물을 주시는 겁니까. 그럼 넙죽 받을 수밖에요. 어차피 꿈인데 뭘 못하겠습니까.스틸은 떨리는 손끝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지니, 제대로 하는 거 맞겠지?” “응, 내 몸이 너무 뜨거워졌어. 나도 처음이라··· 흐흣! 뭐가 뭔지 모르겠어. 으윽!”두 몸이 얽히는 소리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