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의 말에 우빈과 우해를 포함한 우 씨 가문의 그 누구도 감히 반박할 수 없었다.흑용 총사령관보고 직접 찾아오라고 하다니 그 기세는 너무나 강하고 말투는 더없이 포악하다.흑용 총사령관은 남영구의 최고 상장군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우빈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결국 한지훈에게 빌었다.“총사령관님,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 번만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우씨 가문을 위해 한 번만 눈 감아 주세요. 반드시 총사령관님의 교훈을 가슴 속 깊이 새우겠습니다. 앞으로 법을 어기는 일 근처에 가지도 않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우리 흑용 총사령관님을 봐서라도 좀 봐주세요.”땀이 비처럼 내리고 있는 우빈은 지금 영문 모를 강대한 압력을 감당하고 있다.이러한 압력에 우빈은 온몸이 살짝 떨리기도 했다.잊지 말아야 할 점은 우빈도 3성 상군이라는 것이다.게다가 우빈은 일성의 예비 군신이다.이와 같은 실력은 용국에서 강력하기 그지없는 존재이다.하지만 이런 실력은 한지훈 앞에서 더없이 약해졌다.북양구 총사령관인 한지훈 앞에서 존재감을 잃은 채 무릎을 꿇고 비는 신세밖에 되지 않는다.한편, 두 아들에게 기대려고 했던 우경훈은 이미 얼굴이 사색이 된 채로 신념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다.이때, 한지훈은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우빈이를 보면서 카리스마를 풍기며 차가운 소리로 말했다.“너 지금 날 가르치는 거야?”그러자 우빈은 온몸에 솜털이 곤두서며 고개를 더 숙이고 경외하며 말했다.“감히 그럴 수 없습니다.”“너희 두 사람까지 내쫓지 않은 것에 감격하며 살아! 사흘이다! 사흘이 지나면 우씨 가문은 Y도시에서 그림자도 보여서는 안 된다.”한지훈은 말을 마치고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곧장 우 씨 저택을 떠났다.한지훈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그제야 집안 전체에 감돌던 한지훈의 강력한 기세가 천천히 사라지는 듯했다. “우빈아, 우해야, 우리 가문 이제 어떡하면 좋니? 이대로 순순히 Y도시에서 나가야 하는 거야?”우
“돌이킬 방법은 없는 겁니까?”우빈이 초조한 모습으로 물었다.그러자 하동훈은 한 층 더 어두워진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없다! 복양구 총사령관님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지금으로선 너희 가문이 살 수 있는 마지막 길이다.”쿵!하동훈의 이 말은 Y도시에 더 이상 우씨 가문이 없다고 선고를 내린 것과 다름이 없다.삽시간에 우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수심이 가득한 모습을 드러냈다.다음날.Y도시를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다.우씨 가문은 기자회견을 열어 Y도시에서 나간다고 선포했다.기자회견이 열린 뒤 Y도시의 다른 9개 도시가 끓어 넘쳤다.우씨 가문은 과연 정말로 Y도시에서 나갔다.9개 도시의 각 세력들은 저마다 우씨 가문이 갑자기 Y도시에서 나간 것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여동해도 기사를 보자마자 가슴이 움찔거렸다.북양구 총사령관이 정말로 해낼 줄은 몰랐다.이를 해냈다는 사실에 놀라고 그 뒤에 숨겨져 있는 힘에 놀라워 마지 못했다.불과 하루 만에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씨 가문을 Y도시에서 나가게 했으니 말이다.이로써 Y도시의 하늘이 뒤바뀌게 된 셈이다.우씨 가문이 Y도시에서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여동해도 여러 가지 명을 내렸다.우씨 가문과 관련이 되어 있는 기업, 부문, 여러 도시의 지하 세력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했다.이는 전례 없는 대청소이기도 하다.청소는 자그마치 한 달 동안 진행되었다.그리고 우씨 가문이 Y도시에서 나간다고 선포한 날에 한지훈은 이미 전용기를 타고 Y도시를 떠나 S시로 돌아갔다.한지훈은 병원에 있는 강우연과 한고운을 만나려고 황급히 달려갔다.두 사람과 헤어진 후 한지훈은 단 한 순간도 두 사람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병원에 이르러 병실로 왔을 때, 한지훈은 서경희와 강학주도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분위기는 심상치 않은 채 방금 강우연과 싸우기라도 한 듯했다.한지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서경희는 즉시 삿대질 하며 꾸지람을 퍼부었다.“마침 상겨견도 돌아왔으니 우리 오늘 터놓고 얘기하자! 너랑 우연
강우연의 진심 어린 말을 듣고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약속해!”강우연은 눈물을 닦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렇게 며칠이 지나갔다.요 며칠 동안 서경희는 자주 찾아와 두 사람의 이혼을 진척하려고 했고 백 선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강우연은 번마다 거절하여 서경희는 화가 나 쓰러질 지경이었다.그리고 한지훈은 요 며칠 동안 도영 그룹에 딱 한 번 갔다.그것도 도설현과 함께 회의에 참석하려고 간 것이다.도호헌은 도설현 옆에 서 있는 한지훈을 보고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졌다.눈빛에는 노여움과 분노가 가득했다.이를 본 도설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옆에 있는 한지훈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지훈 씨가 저 사람 화나게 했어요?” 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맞은 편에 미친 듯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도호헌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하도 뛰어난 외모 때문에 어디로 가나 이런 일이 있는 법이겠죠.”피식!한지훈이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고 도설현과 같은 유학파 천금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자신감이 넘치네요.”그러나 한지훈은 확실이 인물이 뛰어나다.남자다운 외모에 짙은 눈매까지 든든하기 그지없다.한지훈은 어깨를 들썩였다.이런 장면을 지켜본 도호헌은 화가 치밀어 올라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두 사람이 자기 몰래 자기 흉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칠 전 백마 산장 연회에서 있은 일과 살랑 암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 욕을 먹은 것을 떠올리니 가슴 속의 불씨가 점화되는 듯했다.‘한지훈, 너 절대 제대로 살 수 없게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네 아내 강우연도 내가 호되게 괴롭히고 지옥을 맛보게 할 거야!’회의가 끝나자,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도호헌도 일어나 도설현과 앞뒤로 떠났다.앞에서 걷고 있던 도호헌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며 사악한 웃음이 만발한 얼굴로, 도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오늘 중요한 모임이 있는데, 내가 미처 알려주지 못했어. 너도 같이 가야 해.”그러자
도허헌 옆에 있던 남자도 한지훈이 갑작스럽게 날린 주먹에 놀라 휴지를 건네주며 호들갑을 떨었다.“대표님! 괜찮으세요?”“한지훈! 어떻게 감히 우리 대표님의 코를 때릴 수 있어!”“도설현 부사장님 옆에 따라다니는 경호원 주제에 어디 감히 대표님 몸에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어!”그러자 한지훈은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나보고 자기를 때리라고 그랬어. 난 그냥 그 말을 들어 준 것뿐이야. 이런 어처구니없는 부탁은 또 처음 들어보네!”“그리고……”말하면서 한지훈은 앞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차가운 눈빛으로 피가 아직도 흐리고 있는 도호헌을 보며 경고했다.“내 아내랑 아이한테 어떻게 할 생각하지 마! 아니면 이 세상에 살아 있다는 것을 후회하게 해줄 테니!”이 말을 남기고 한지훈은 홀연히 몸을 돌려 이미 차에 오른 도설현의 뒤를 따라갔다.도설현은 차 안에서 방금 전에 일어난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다.한지훈은 마치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차에 올라왔다.도설현은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도호헌 콧대 때렸어요? 저 사람이 도영 그룹 대표라는 거 모르세요?”그러자 한지훈은 어깨를 들썩였다.“알아요.”“근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도설현은 물으면서 불쾌한 빛이 번쩍였다.한지훈을 잘못 들인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설현 씨도 도영 그룹 부 사장인데, 뭐가 안 된다는 거죠? 게다가 나보고 때리라고 그랬어요.”한지훈은 개의치 않은 태도를 내세우며 답했다.도설현은 마지못해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도호헌이 한지훈 앞에서 두 번이나 손해를 봤다는 생각에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일이 흥미롭게 벌어지고 있는 듯했다.“출발해.”도설현이 말을 하자 차는 서서히 시동을 걸며 회사를 떠났다.차안에서 도설현이 입을 열었다.“오늘 저녁의 모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한지훈은 두 손을 뒤로 한 채 눈을 감고 심드렁하게 답했다.“될수록 가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도허헌 같은 사람이 좋
그러자 한지훈은 웃으며 답했다.“아, 우리 사장인데, 지난번에 말했던 도설현 있잖아, 마침 방향이 같아서 데려다 준거야.” “그래요? 그냥 사장이에요? 방향이 같아서 데려다준 거예요?” 강우연은 반문하며 말하지 못할 질투심을 드러냈다.한지훈은 순간 멍해져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냥 사장 맞아. 왜 그래?”“흥!”강우연은 콧방귀를 끼며 한지훈 품에 있던 한고운을 도려 안았다.“고운아, 우리 집에 가자!”한지훈은 더욱 어리둥절해졌다.머리를 긁적이며 두 사람의 뒤를 쫓아갔다.“우연아, 지난번에 말했던 일 우리 사장님이 허락해 주셨어. 2년 치 월급을 가불해 주기로 했어! 이젠 고운이 그 학교로 보내도 돼.”강우연은 발걸음을 멈추고 한지훈을 응시하며 질투에 잔뜩 젖은 말투로 입을 열었다.“그래요? 지훈 씨 사장님이 지훈 씨한테 참 잘해 주네요. 2년 치 월급도 가불해 줄 만큼!”말을 마치고 강우연은 몸을 돌려 정원으로 들어갔다.한지훈은 문 앞에 덩그러니 서서 어안이 벙벙했다.갑작스러운 상황과 180도 달라진 강우연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때, 지프차 한 대가 문 앞에 세워졌고 용이가 차에서 내려 한지훈 앞으로 공손하게 다가왔다.“총사령관님, 사대 가문에 대한 실마리가 나왔습니다.”한지훈은 즉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장 보고해.”“지금 알아본 상황에 의하면 사대 가문은 용국에서 백 년 동안 전승해 온 가문이라고 합니다. 청나라때부터 계속 존재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 힘과 실력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그중 한 가문만 알아냈는데, 바로 원씨 가문입니다. 원씨 가문의 조상은 백 년 혼전을 겪은 원 총수라고 합니다.”“원씨 가문?”한지훈은 단 한 번도 이 가문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없다.“네! 이 원씨 가문도 우리가 수많은 인력과 인맥을 동원하여 겨우 알아낸 것입니다. 그러나 단언 할 수 있는 것은 원씨 가문이 용국 사대 가문 중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원씨 가문의 실력은 아주 강합니다. 은거한 가문에 속하고 밖으
“회사에 가려고요. 고객이 합작을 원한다고 할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었어요.”강우연은 말을 하고 황급히 문을 나섰다.한지훈도 어찌 할 방법이 없어 소파에 앉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한고운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고운아, 아빠 좀 도와줄 수 있어?”한편, 강우연은 회사 회의실에 도착하자마자 회의실 안에 강씨 가문의 고위층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강준상, 강문복 일가와 강학주 서경희도 자리에 있었다.사람들은 이제야 도착한 강우연을 보고 참지 못하고 수군거렸다.강우연은 마냥 멋쩍어 웃으며 죄송하다고 하고 구석을 찾아 앉았다.이때 강준상이 회의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여러분, 좀 있으면 도영 그룹의 대표님이 우리 그룹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으러 옵니다! 이번이야말로 우리 그룹에게 있어서 절호의 찬스입니다! 만약 순조롭게 계약이 맺어지면 우리 강운 그룹은 S시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입니다!”“아버지, 그게 사실이에요? H시의 그 도영 그룹 맞아요? 도영 그룹의 지사가 우리랑 합작한다고 그래요?”강문복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강희연도 웃음꽃이 만발하여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그럼, 우리 강씨 가문이 S시의 일류 가문으로 거듭나는 거 아니에요?”회의실에서 저마다 의논하며 흥분하고 격동했다.강학주와 서경희도 입꼬리가 올라갔다.강씨 가문은 이번에 대박이 날 듯하다.유독 강우연만 안색이 좋지 않다.왜냐하면 그날 밤 백마 산장에서 있었던 일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기 때문이다.‘그 역겨운 도호헌인가?’강준상을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그 도영 그룹 맞습니다! 방금 도영 그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아마 대표님이 곧 도착 할겁니다. 우리 먼저 문 앞으로 나가서 기다리시죠! 우리 그룹의 성의를 보여드려야 할게 아닙니까?”말을 마치고 강씨 가문의 사람들과 회사의 고위층 들은 모두 일어서서 회사 문 앞으로 왔다.세줄로 나란히 서서 도호헌이 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10분이 지나자 검은색의 마이바흐가 다가왔다.“왔어! 왔다
강우연이 벌떡 일어나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그녀한테로 향했다! "할아버지,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와 함께 프로젝트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강우연은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하고 주먹을 꽉 쥐었다!강씨 집안의 다른 회사 높은 임원들조차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도호헌이 강우연한테 관심이 있다니...그들은 그날 밤 백마 산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고 있다.그러자 강준상은 찌그린 얼굴로 "앉아!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데 네가 감히 끼어들다니! 동의를 하지 않는다고? 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야? 이것은 그야말로 억대 프로젝트다! 게다가 도 씨 그룹과 협력하는 것은 우리 강 씨 회사에 있어서 천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다! 남들은 협력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우리한테 주어진 기회를 버릴 셈이야?!”라고 말했다.강 어르신은 엄격한 명령을 내렸고 얼굴에는 냉기가 가득했다!강 어르신의 말은 강우연한테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었다!강우연은 억울했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을 글썽였다.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1억의 협력을 위해 자신의 친손녀를 다른 남자한테 팔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모두가 성인이니 당연히 도호헌이 말한 부가조건의 뜻을 알고 있다!바로 강우연을 잠자리에 들게 하는 것이다.필경 어르신이 이렇게 말했으니 강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강우연! 이것은 천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좋은 기회다. 도 사장님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너는 앞으로 단번에 높은 지위에 오를 것이다!”"강우연, 1억의 협력이다! 성질부리면 안 돼! 게다가 도 사장님이 어디가 안 좋아서 그래? 집에서 놀고먹기만 하는 게으른 한지훈보다 훨씬 좋지 않아?"“맞아맞아! 이번 일은 이렇게 결정하자. 강우연, 인츰 도 사장님이랑 협력하러 가!”강희연은 사람들 틈에 섞여 강우연이 도호헌 눈에 띄어 부럽기도 했지만 그녀는 마음속으로 강우연이 빨리 도호헌과 협력하러 갔으면 했다. 이렇게 되면 강우연
특히 강우연이 울 때 아름다운 모습은 도호헌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강 씨 가족이 하는 짓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했다!"그렇다면 강 아가씨 저녁 7시 정각에 힐튼 호텔 1808호 실로 오세요. 이건 제가 특별히 그대에게 주는 선물이니 꼭 입고 오세요"라고 말했다.도호헌은 웃으며 일어나 경리한테 준비한 선물 세트를 강우연에게 가져다주라고 부탁하고 곧바로 회의실에서 나갔다.강 씨 집안사람들은 도호헌을 바래다주었다.강우연은 엄청 억울하고 힘없이 회의실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한지훈한테 말해야 하는가?하지만 이번 일은... 한지훈한테 말할 수가 없었다.한참을 울던 강우연은 눈물을 닦고 운명이라고 단념하고 테이블 위에 남겨진 검은색 선물 세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선물을 천천히 열고 내용물을 보았을 때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고 화가 나서 선물이 담긴 상자를 덮었다!상자 안에 있는 것은 놀랍게도 투명한 검은색 섹시 바니걸 옷이었다......부끄럽다!창피하다!저녁에 이 옷을 입고 도호헌이랑 협력하러 가라고?이건 불 보듯 뻔한 게 아닌가...강우연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가냘픈 몸을 계속 떨었다!......그리고 한지훈은 강우연이 밥을 먹으러 오지 않고 고객과 프로젝트를 논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한지훈은 인츰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소파에 편안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강우연에게 무엇을 사주면서 사죄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가방?액세서리?다 될 것 같은데.저녁 6시 반이 되자 도설현의 차는 작은 마당 입구에 멈춰 섰다.한지훈은 마당에서 나와 차에 올라타며 "가자.”라고 말했다."딸은요?" 도설현이 물었다."내 친구가 돌봐주기로 했어.”도설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사에게 운전하라고 명령하고 곧장 오늘 저녁 식사 장소인 카이로스 호텔로 향했다!한편 강우연은 힘없이 강 씨 회사에서 나와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자신의 스커트를 잡아당겼다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