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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라 시점]

Author: Ravenna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29 17:25:00

이번에는 라일라의 시점(POV)이군요! 네 사람의 복잡한 감정선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는 라일라의 복잡한 내면과, 카이와의 가슴 먹먹하면서도 다정한 대화, 그리고 마침내 트레버를 향해 드리우는 지독한 의심의 그림자까지 아주 팽팽한 긴장감이 잘 살아있습니다.

라일라 특유의 섬세하고 이성적이면서도, 친구들을 깊이 아끼는 다정한 어조와 감정선을 그대로 살려 이전 번역들과 100% 일치하는 톤앤매너로 번역해 드립니다.

## 라일라 POV (시점)

방과 후의 도서관은 보통 내가 복잡한 현실로부터 도망쳐 나와 온전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였다. 막장 드라마 같은 치정극도 없고, 기괴한 대화도 없으며, 주변에서 일어나는 그 모든 파국적인 상황에 나 역시 멘탈이 터져서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내숭 떨 필요도 없는 곳.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 도피처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구석 자리에 앉아 수학 교과서를 펼쳐놓은 채, 벌써 몇 시간은 지난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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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가장자리   후폭풍

    릴라 시점 월요일 아침, 눈을 뜨고 딱 3초 동안은 모든 게 지극히 평범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뇌 회로가 돌아가며 이 학교에 존재하는 전교생이 내가 섹스하는 비주얼을 직관했다는 팩트가 떠올랐고, 위장이 바닥 아래로 꺼져 내리는 기분이 다시 들이닥쳤다. 엄마는 아침 식사를 준비해 두셨다—모든 게 다 멀쩡하다는 듯 가식을 떠는 엄마 특유의 방어 기제 방식이었다. 아빠는 이미 출근하고 없으셨다. 딸내미의 대형 트라우마를 케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그냥 자리에 안 나타나는 거라고 판단하신 모양이다. 역시 우리 부모님다운 클래스다. 폰을 스캔해 보니 알림창에 200개가 넘는 노티가 쌓여있었다. 대부분은 단톡방 메시지였다. 은근히 응원해 주는 멘트도 있었고, 스펙타클한 세부 디테일을 요구하는 질 떨어지는 질문도 있었으며, 그저 이 상황을 가지고 이상하고 더럽게 나대는 인간들도 널려있었다. 그딴 거 다 개무시 때리고 카이한테 다이렉트 문자를 쐈다. **[너 살아는 있냐?]** **[카이: 간신히. 우리 엄마가 나 학교 상담사 선생 만나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안 놓아주더라. 내 “무모한 행동 패턴”에는 엄중한 대가가 따른다나 뭐라나.]** **[릴라: 엄마가 진짜 “무모한 행동”이라고 단어를 픽했어?]** **[카이: 입 밖으로 직송하진 않았는데 팩트로 그 뜻이었음. 나 학교 일찍 들어간다. 너는?]** **[릴라: 정시 출근. 가서 보자.]** 옷가지는 그냥 아무렇게나 집어던져 입었다. 그딴 건 이제 단 1의 영양가도 없었으니까. 어차피 이 학교 인간들 전부 내 알몸 스펙을 직관한 상태인데 옷차림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생각이 스치자 속이 메스꺼워졌지만, 억지로 멘탈을 누르며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학교 교문 안으로 들어서는 건 그야말로 지뢰밭 한복판을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모두가 나를 정조준해서 쳐다보고 있었다. 은밀하게 스캔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작정하고 대놓고 쳐다봤다. 내가 지나쳐 갈 때마다 잘 나가던 대화가 셧다운 되었다. 손가락질

  • 우리의 가장자리   추락

    메이슨 시점하키 경기장은 그야말로 가장 완벽한 형태의 대혼돈 그 자체였다.스포츠 페스티벌 결승전, 종료를 불과 2분 남겨둔 상황에서 스코어는 3-2. 내 뇌 회로는 이미 완벽한 초집중 상태에 들어서서 내 몸뚱이의 피로감 따윈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직 동물적인 본능뿐. 퍽이 어느 좌표로 떨어질지 몸이 먼저 선빵을 치고 움직였다. 내 스틱이 퍽을 깔끔하게 후려쳤고, 그대로 골키퍼의 수비를 뚫어내며 그물망 안으로 꽂혀 들어갔다.우리가 이겼다. 경기장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 요란하게 폭발했다. 팀 동료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내 위로 떼거리로 덮쳐왔고, 소리를 질러댔다. 코치님이 사방의 소음을 뚫고 고함을 쳐댔지만 단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관중석은 이미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바로 이 순간이었다. 우리가 그동안 영혼을 갈아 넣으며 지옥 훈련을 소화했던 유일한 이유.나는 숨을 헐떡이며 관중석을 스캔했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제자리에서 방방 뛰고 있는 에즈라의 비주얼을 포착했다. 그 옆에선 릴라 역시 광분해서 계단을 뛰어대고 있었고, 카이는 폰을 꺼내 들어 나중에 나를 고문할 게 뻔한 영상 촬영질을 시전 중이었다.저 애들도 각자 소속된 종목 매치에서 전부 승리를 거두었다. 에즈라는 피겨 스케이팅 2위—본인은 존나게 빡쳐하고 있었지만 전혀 그럴 필요 없는 대단한 스탯이었다—릴라의 치어리딩 팀은 당당히 1위, 카이는 테니스 토너먼트 브래킷을 완벽하게 씹어 먹고 우승을 채갔다. 우리는 서로에게 했던 약속대로,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서로의 지척을 지켜주었다.원래대로라면 오늘 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한 레전드의 날로 박제되어야 마땅했다.내가 여전히 온몸에 하키 장비를 처바른 채, 승리의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으로 핏대를 세우고 있던 바로 그 순간… 체육관 안에 있던 모든 인간들의 폰이 동시에 징하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고작 몇 명의 폰이 아니었다. 사방에 존재하는 단 한 대도 빠짐없이 전부 다. 교사들, 학생들, 마치 전교생과 전 교직원

  • 우리의 가장자리   드디어 내 날이야

    릴라 시점수요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들이닥쳤다. 부모님과의 생일 디너 자리는 내가 진짜 싫어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진행되었다—음식은 예쁘지만 감질나게 적었고, 분위기는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었다. 엄마는 몹시 피곤해 보였는데, 날 위해 출장 일정을 밀루고 남아준 걸 알기에 묘하게 죄책감이 들었다. 아빠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든 띄워보려고 지나치게 노력 중이셨다.“자, 이제 내년이면 졸업반이네,” 아빠가 마치 자연스러운 대화 주제라는 듯 운을 뗐다.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생각해 둔 곳은 있고?”전혀 없다. 내가 고민한 건 다가올 스포츠 페스티벌, 카이, 내 친구들, 그리고 내년에도 치어리딩을 계속할지 말지뿐이었다. 대학은 내 인생의 완전히 다른 버전에서나 고민할 법한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아직이요,” 내가 말했다. “이제 막 고3 되는 거고 시간은 아직 많으니까요.”“미리미리 생각해야지,” 엄마가 거들었다. 악의는 없고 단지 팩트를 말하는 톤이었다. “상위권 대학들은 조기 지원 기간이 빠르단다.”“알아요. 생각할게요.”엄마는 자기가 압박을 주었다는 생각에 찌뭇한 표정을 지었는데, 그 때문에 나는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결국 내 생일 디너는 아무도 진짜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는 기묘한 정적의 공간이 되어버렸다.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청바지에 편한 상의로 갈아입었고, 부모님은 나를 카이네 집까지 태워다 주셨다. 안으로 들어오시진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류를 보니 당장 도로 위로 나서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레스토랑에서의 디너만으로도 오늘 저녁의 의무는 충분히 다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재밌게 놀다 오렴,” 엄마가 말했다. “너무 늦게까지 있지는 말고.”“오늘 제 생일인데요,” 내가 짚어주었다.“그래, 맞아. 생일 축하한다, 우리 딸.”차가운 건 아니었다. 그냥 조금 비어있는 듯한 다정함이었다. 부모님 차는 떠났고, 나는 카이네 집 현관으로 걸어 들어갔다.발을 내딛는 순간, 음악 소리가 귓가를 감쌌다. 거실에는 꼬마전구

  • 우리의 가장자리   생일 준비

    릴라 POV (시점) 우리들의 점심 식탁은 어느새 일종의 기묘한 성역(Sacred space) 같은 좌표가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전에도 이 대가리로 비슷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적이 있긴 한데, 날이 갈수록 그게 빼도 박도 못하는 팩트가 되어간다는 소리다. 학교의 다른 모든 인간들이 각자 지들 라이프 챙기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 우리 4인방이 이렇게 나란히 처앉아 있는 그림. 이 꼬라지가 이젠 너무나 당연한 루틴 스탯으로 박제되어서 이젠 의식조차 안 될 지경이다—그냥 여기가 우리들이 안착할 디폴트 좌표인 것처럼. 오늘도 카이 저 새끼는 내 감자튀김을 서리해 처먹고 계신다. 또 시작이다. 보아하니 이건 거의 일정한 패턴의 법칙인데, 저 인간은 그 룰을 파괴할 생각이 단 1도 없는 모양이었다. “야, 너 네 피드(Food) 따로 받아왔잖아,” 내가 걔 주둥이를 조준하며 팩폭을 날렸다. “네 감튀가 스펙상 더 훌륭해,” 걔가 입안에 감튀를 가득 처넣은 채 주둥이를 털었다. “이건 과학적으로 입증된 팩트야.” “과학이 그딴 식으로 굴러갈 리가 없잖아,” 메이슨이 태클을 걸었다. “과학뿐만 아니라 이 세상 그 어떤 법칙도 그딴 식으로 작동 안 해,” 에즈라가 옵션을 얹었지만, 저 새끼 면상 역시 실시간으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월요일 점심시간이었고, 우리 모두는 페스티벌 서사가 실시간 압박으로 다가올 만큼 가깝지만 그렇다고 당장 멘탈 부여잡고 발광할 정도로 촉박하진 않은, 딱 그 미묘한 공백의 스펙 속에 머물고 있었다. 메이슨은 지 하키 매치 일정에 대해 주둥이를 털어댔고, 에즈라는 링크장 대관 시간 스탯이 좆같다며 징징거렸으며, 카이는 지 테니스 랭킹 스펙을 가지고 세상 가오 잡으며 나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틀 뒤면 내 생일이라는 팩트를 뇌 뇌에서 어떻게든 셧다운 시키려고 애쓰는 중이었다. “야, 뜬금포 질문 하나 던진다,” 에즈라가 갑자기 나와 카이의 좌표를 번갈아 정조준하며 주둥이를 열었다. “니들 이제 공식적으로 1일 친

  • 우리의 가장자리   부드러운 아침

    메이슨 POV (시점)토요일 아침 9시인데도 침대 뭉텅이에 누워 비비적대고 있었다. 내 라이프 사전에선 거의 있을 수 없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보통 이 타임이면 새벽 6시에 기상해서 링크장 훈련을 뛰거나 뭔가 생산적인 스탯을 쌓고 있어야 정상인데, 오늘은 부모님이 아웃 상태였다. 우리 엄마가 기어코 아빠 멱살을 잡고 동반 참석해야 한다고 빽빽 우겨댔던 무슨 자선 바자회인가 뭔가를 보러 친구들과 조인하러 가신 덕에, 이 넓적한 아지트 전체가 온전히 내 차지가 된 것이다.그리고 내 대가리는 뇌 회로가 고장 난 것처럼 에즈라 저 새끼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예전처럼 저 새끼를 떠올릴 때마다 내 멘탈적 안정성이 위협받는 듯한 그 피 말리고 초조한 장르가 아니었다. 이번엔 결이 달랐다. 지독하리만치 소프트했다. 그냥 저 새끼에 대한 잔상과 기억을 대가리에 띄우는 것만으로도 내 허파와 가슴팍 전체가 뜨끈하게 지져지는 그런 묘한 기류.지난 주말, 우리는 무려 10시간 동안이나 그 어떤 방해 공작도 없는 오롯이 우리 둘만의 공간을 확보했었고, 그 타임의 대부분을 주둥이 털기, 정크푸드 조지기, 그리고 새로운 플레이들을 시험해 보는 서사로 가득 채웠었다. 남들 시선을 의식한 무슨 가오 잡는 연출 같은 게 아니었다. 그냥… 완벽하게 함께 녹아들었을 뿐. 내 가슴팍 위에 저 새끼의 머리칼을 얹어두고, 내 손가락으로 걔 머릿결을 슬슬 쓸어내리며 영양가 없는 유치한 대사들을 주절거리다가, 이내 주둥이를 닫고 사방의 고요함 속에 우리 두 사람의 존재감만 박제해 두던 그 시간.한창 그러고 있을 때, 에즈라가 고개를 슬쩍 들어 나를 정조준하더니 질문을 던졌었다. “너 지금 무슨 시뮬레이션 돌리냐?”그리고 난 내 뇌내 필터링 없이 100% 리얼 팩트를 게워냈었다. “나 지금 존나 행복하다고.”저 새끼는 마치 내가 지 인생 최고 등급의 레전드 대사라도 날려준 양 세상을 다 가진 미소를 지어 보였었다.그날 나눈 섹스는 진심 머리가 깨질 정도로 상타치였다—

  • 우리의 가장자리   나이트클럽

    (카이 시점)난 평소에 “야, 클럽 가자” 하고 앞장서는 장르의 인간이 절대 아니다. 근데 어쩌다 보니 지금 내 라이프가 그 시츄에이션 속으로 내던져져 있었다. 불과 한 시간 전쯤, 릴라한테서 당장 밖으로 기어 나가야겠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치어리딩이니 학교니 그딴 평범하고 숨 막히는 일상 스펙 말고, 뇌 세포를 완전히 리프레시할 만한 자극이 필요하다면서 말이다. 덕분에 난 내 친아버지 옷장에서 대충 주워 입은 티가 안 나는, 나름 짱짱한 핏의 착장으로 세팅을 완료한 상태였다.블랙 진. 바디라인에 딱 붙는 핏한 셔츠. 그리고 꽤나 지출이 컸던 고가 스펙의 향수까지. 존나게 기괴할 정도로 가오 잡은 꼴이면서도, 동시에 거울 속 비주얼은 꽤 잘 빠져 있었다. 뭐, 알 바냐.클럽 내부는 내 예상 스펙 그대로였다—귀가 터질 듯한 소음, 발 디딜 틈 없는 인간들의 홍수, 인생의 마지막 날인 양 목숨 걸고 골반을 흔들어대는 무리 아니면 구석탱이에 서서 지들이 존나게 쿨한 줄 착각하는 찐따 놈들뿐. 조명은 사방의 모든 인간들이 실시간으로 얼마나 피로에 찌들어 있는지 감춰줄 수 있을 정도로 딱 적당히 어두컴컴했고, 술값은 퀄리티에 비해 확연하게 에바급으로 비싸 처먹었다.하지만 그 타이밍에 릴라가 등판했다. 그 애는 몸매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핏한 블랙 드레스를 박제하고 있었는데, 장담컨대 학교 복장이었으면 학칙 세 개쯤은 다이렉트로 위반해 정학 스펙을 찍었을 퀄리티였다. 머리칼은 자연스럽게 풀어헤쳐 어깨너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리가 이 미묘한 장르를 시작한 이래로 내 대가릿속 시뮬레이션 회로에서만 존재하던 완벽한 판타지 속 비주얼 그대로 내 눈앞에 서 있었다.“어 왔냐,” 걔가 대사를 날렸고, 나를 향해 씩 웃어 보이는 눈빛은 마치 내가 이 클럽 안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나를 스캔하고 있었다.“와, 씨발…” 내 주둥이에서 나간 대사는 이게 다였다. 내 뇌세포가 단체로 휴가라도 처떠난 게 분명했다. “너 진짜… 와.”릴라가 빵

  • 우리의 가장자리   커피를 든 소녀

    3주 차가 되었지만, 이 강제 훈련이라는 좆같은 짓거리엔 도무지 적응이 안 됐고 여전히 벌을 받는 기분이었다.매일 아침 5시마다 메이슨과 나는 반쯤 졸린 눈으로 짜증을 유발하며 링크장으로 몸을 끌고 나왔다. 녀석의 실력은 늘고 있었다—느리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자연재해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하키 선수처럼 스케이트를 탔다.지나치게 뻣뻣하고, 거칠었으며, 통제가 필요한 타이밍에 힘만 존나게 밀어붙였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링크장 전체를 지 혼자 다 처먹으며 쏘다녔다.이제는 녀석에 대한 사소한 것들이 내 눈에 들어온다

  • 우리의 가장자리   우리 사이의 어색한 순간

    다음 날 아침은 평소보다 더 춥게 느껴졌다.내가 이미 얼음 위에서 랩을 돌고 있을 때 메이슨이 들어왔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가방을 툭 내려놓고는 내가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인 양 스케이트 끈을 묶기 시작했다.그는 이상하게 굴고 있었다. 거의 부끄러워하는 것 같기도 했다. 마치 펜스 뒤로 증발해 버리고 싶어 하는 모양새였다.나는 스케이트를 타고 다가 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나 안 보이는 척 계속 영원히 이럴 거냐?” 내가 물었다.메이슨의 손이 스케이트 끈 위에서 잠시 얼어붙었다. 그는 고

  • 우리의 가장자리   이 느낌

    새벽 5시의 링크장은 조명등의 낮은 웅웅거림과 갓 정돈된 얼음 위를 지치는 스케이트 날의 마찰음 외에는 죽은 듯이 고요했다.내가 이미 얼음 위에서 웜업 랩을 돌고 있을 때 문이 쾅 열렸다. 메이슨이 더플백을 어깨에 가로지른 채, 세상에서 가장 오기 싫은 곳에 온 듯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왔다.그는 가방을 툭 내려놓더니 아무 말도 없이 하키 스케이트를 꺼내 신기 시작했다.나는 펜스 근처에 멈춰 섰다. “게이지 교장 선생님이 피겨 스케이팅 요소를 하라고 하셨어. 그 말은 피겨 스케이트화를 신어야 한다는 뜻이야.”메이슨은 내가 마

  • 우리의 가장자리   첫 만남

    “그 좆같은 소리 다시 한번 씨부려봐.”메이슨 리드는 그가 말을 끝마치길 기다려주지도 않았다. 그의 주먹은 이미 어떤 스케이터 녀석의 깃덜미를 움켜쥐고 있었다. 내 뒤로 플라스틱 식판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전까지 급식실은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브라이튼 고등학교는 한순간도 조용할 날이 없는 곳이었다. 학생들은 항상 무리 지어 스포츠에 대해 논쟁하거나, 약한 애들을 괴롭히거나, 돈 많은 집 애들끼리 계급을 나누곤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자애들이 침을 흘리며 쫓아다니는 하키 선수이자 골든 보이인 메이슨이 있었다.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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