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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리 맞은 장미

Penulis: 이클리프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10 15:27:45

엘라엔이 르세인의 질서를 뒤흔들고 베르제의 힘을 빌리는 것은 결국 하르만과 루시안이 르세인의 가혹한 숙청에 휘말리지 않게 하려는 방패를 세우는 일이기도 했다.

하녀 마리에게 건네받은 이사벨라의 서신을 쥐었을 때는 엘라엔의 낯빛이 단번에 차갑게 날이 섰다.

그녀는 거칠게 서신을 펼쳐 들었다.

[하르만과 루시안이 네 부재를 무척이나 견디기 힘들어하는구나. 특히 루시안은 요새에서 네가 겪은 험한 일들을 듣고 밤새 열병에 시달렸지. 또한 네가 베르제에서 안락을 누리는 동안 하르만이 라안느 후계자로서 받아야 할 엄격한 교육이 얼마나 가혹해졌는지 너는 상상도 못 하겠지.]

서신을 읽어 내려가는 엘라엔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건 명백한 협박이었다.

베르제의 힘을 빌려 자신을 압박한다면 자신은 엘라엔이 아끼는 하르만과 루시안의 일상을 지옥으로 만들겠다는… 이사벨라 특유의 은밀하고도 잔인한 경고.

이사벨라는 결코 자신의 발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늘 어머니의 사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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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골
크 재밌다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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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팡팡
매일 업로드만 기다리는 중... 업뎃되면 행복 ㅋㅋㅋㅋㅋㅋㅋ너무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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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캉몰캉
아 작가님 글 너무 맛있어요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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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협적인 소유의 설계자   162. 비이성적인, 지극히 본능에 따른

    “르세인은 내가 굶어 죽기를 기다리고 있겠지. 아니면 비굴하게 무릎을 꿇고 제국의 속령이 되겠노라 구걸하기를 바라거나.”카시안은 화로 위에 놓인 지도를 검 끝으로 그었다.“하지만 그는 모른다. 굶주림은 인간을 약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가장 원초적인 폭력성을 깨우기도 한다는 것을. 내 병사들은 이제 식량이 아니라 제국의 그 비단 같은 살점을 뜯어 먹기 위해 이를 갈고 있지.”카시안은 품 안에서 빛바랜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묻었다. 엘라엔.그녀는 지금쯤 따뜻한 황궁에서 르세인이 하사한 보석을 두르고 있을까, 아니면… 그 품에서 억지로 신음하고 있을까.그 생각을 할 때마다 카시안의 가슴속에서는 얼음보다 차가운 분노가 솟구쳤다.“엘라엔…. 당신이 밟고 있는 그 화려한 대리석 바닥을 피로 적실 때…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제국이 무너질 때… 당신은 결국 누구의 손을 잡게 될까.”카시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갑주를 챙겨 입었다.“옌스, 전군에 명하라. 내일 새벽 철혈의 요새를 우회하여 황궁의 지하 수로로 연결되는 길을 연다. 황제가 보낸 밀서는 우리가 국경을 넘을 면죄부가 될 것이다.”카시안은 황제 헤이브릭이 보낸 밀서를 다시 한번 상기했다.제 아들을 막기 위해 버린 자식을 부르는 비겁한 아비의 손짓.카시안은 그 밀서를 떠올리며 주먹을 움켜쥐었다.“황제 폐하, 기대하십시오. 당신이 부른 이 유령이 당신의 목을 물어뜯기 위해 얼마나 오래 이를 갈았는지 당신은 모르겠죠.”카르노스의 군대는 고요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굶주림으로 인해 육체는 쇠약해졌을지 모르나, 그들의 정신력은 오직 약탈과 복수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날카롭게 갈아져 있었다.*** 엘레니르 제국, 에르디엔 황궁의 지하 수로는 제국의 화려함 아래 감춰진 거대하고 습기 찬 무덤이었다. 카시안은 이끼 낀 석조 벽을 타고 흐르는 오수를 소리 없이 지나쳤다.그의 검은 사냥복은 어둠 속에 완벽하게 스며들었고, 굶주림으로 단련된 그의 몸은 가벼웠다.카시안의 숨소리는 지하 적막에 묻혔다

  • 위협적인 소유의 설계자   161. 그리움, 살의, 증오

    카르노스의 바람은 더욱 날카로웠다. 제국의 황실이 온실 속의 장미처럼 화려한 연회에 취해 있을 때, 카르노스의 왕세손 카시안은 살점이 찢겨 나가는 듯한 혹한 속에서 상반신을 드러낸 채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그의 탄탄한 등 근육 위로 길게 늘어진 상처들은 제국에서 추방당할 때 새겨진 낙인이자, 그가 살아남아 카르노스의 왕좌를 찬탈하며 얻은 훈장이었다.챙! 챙!카시안의 검이 훈련용 철퇴를 단숨에 토막 냈다. 흩날리는 불꽃 사이로 보이는 그의 푸른 눈동자는 예전의 유순했던 소년의 것이 아니었다. 굶주린 늑대를 닮은, 얼어붙은 호수처럼 차갑고 깊은 복수심의 심연이었다.“전하, 몸을 돌보셔야 합니다. 벌써 사흘째 쉬지 않고 연무장에 계시지 않습니까.”카르노스의 충직한 기사 옌스가 망토를 들고 다가왔다. 카시안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검을 꽂았다. 그의 가슴팍에서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은 북방의 냉기와 만나 몽환적인 안개를 만들어냈다.“쉬면… 그 목소리가 들려, 옌스.”카시안이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말을 내뱉었다.그의 손에는 작고 해진 손수건 한 장이 쥐여 있었다. 엘라엔이 주었던 유일한 온기….이제는 그녀의 향기조차 남아 있지 않았지만 카시안은 매일 밤 그 천 조각을 쥐며 엘라엔을 그리워했다.그녀의 곁에는 르세인이 있다.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고 광산과 맞바꾼 그의 품에서 엘라엔은 제국의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엘라엔…….”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심장 끝이 저릿하게 타올랐다. 이 통각은 그리움과 동시에 그녀를 차지한 르세인을 향한 살의였고, 자신을 버린 제국을 향한 증오였다.카시안은 알고 있었다. 그녀가 르세인을 선택한 것은 사랑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야망 때문임을.그렇기에 그는 더욱 강해져야 했다. 르세인이 깔아놓은 판을 통째로 뒤엎고, 그녀가 올라탄 그 견고한 성벽을 무너뜨려 자신의 곁으로 데려와야만 했다.“제국 황실의 밀서는 도착했나.”“예, 전하. 황제 헤이브릭이 비밀리에 보낸 서신입니다. 르세인의 폭주를 막

  • 위협적인 소유의 설계자   160. 낡은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

    르세인이 비릿하게 웃으며 그녀의 이마에 제 이마를 맞댔다.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황홀했지만 이전과 같은 가학적인 날카로움은 무뎌져 있었다.“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하의 그 압도적인 힘이 낭비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거라 해두죠. 전하께서 제 목을 조르는 데 힘을 쓸 게 아니라, 천하를 쥐락펴락해야 하니까요.”엘라엔은 르세인의 흐트러진 셔츠 깃을 단정하게 정리해 주며 속삭였다.르세인은 그녀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손길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았다.평생을 타인의 두려움만 먹고 자란 그에게, 자신의 광기를 정면으로 마주하고도 쓸모를 논하는 여자는 엘라엔이 유일했다.“좋습니다. 당신의 그 조율 기꺼이 허락하죠.”르세인은 엘라엔을 안아 들어 책상 위에 앉혔다. 그리고 그녀의 무릎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서서 엘라엔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내일 사교계의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선포할 겁니다. 남부 행정권뿐만 아니라 제국 국고의 열쇠인 금사의 인장을 당신에게 넘기겠다고. 이제 제국에서 내 명령 다음으로 무거운 것은 황제의 명이 아니라 당신의 날인이 될 것입니다.”엘라엔의 눈동자가 깊게 파동 했다. 그건 그녀가 원하던 실질적인 제국의 절반이었다. 르세인은 단순히 보석을 선물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권력을 그녀에게 떼어주고 있었다.“전하의 결단에 오점이 남지 않게 하겠습니다. 카르노스의 광산이 제국의 창고를 채우고, 남부의 곡창지대가 전하의 군대를 먹일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완벽한 제국을 가질 거예요.”엘라엔의 말에 르세인은 희열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녀의 목에 남은 자신의 손자국을 아주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이 멍 자국이 사라질 때쯤 당신의 목에는 가장 화려한 목걸이가 걸릴 겁니다. 그때는 오직 나의 정비로서 그 무게를 견뎌주길 바랍니다.”르세인은 다시금 엘라엔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그녀의 달큼한 체취를 들이켰다.여전히 지독하고, 제멋대로인 남자였지만 엘라엔은 그의 떨

  • 위협적인 소유의 설계자   159. 가련한 괴물

    “전하, 황태자 전하께서 연무장에서 돌아오셨습니다. 전하를 즉시 배알하기를 원하십니다.”말리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훈련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르세인이었다. 땀에 젖어 살갗에 달라붙은 셔츠는 그의 단단한 골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흐트러진 금발 사이로 번뜩이는 녹색 동공은 지독하게 위험했다.“인장은 손에 익었습니까, 황태자비.”르세인은 다가와 엘라엔의 책상을 두 손으로 짚고 그녀를 가두듯 몸을 숙였다. 거친 숨소리가 엘라엔의 이마에 닿았다.“전하께서 제 손발을 풀어주셨으니 당연히 제 몫을 다해야지요. 남부의 세수는 이미 안정권에 접어들었습니다.”“정무 이야기는 이쯤하지. 내가 듣고 싶은 건 그 건조한 것 따위가 아니니.”르세인은 엘라엔의 얼굴 곳곳을 세밀하게, 아주 면밀히 들여다보았다.그녀의 살결을 스치는 감촉은 이상할 만큼 조심스러웠다. 예전에 목을 조르던 그 짐승과 같은 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당신은 왜 나를 그렇게 보는 걸까. 증오도, 분노도 아닌… 마치 내가 죽어있는 조각상이라도 되는 것처럼.”르세인의 목소리가 낮게 떨렸다. 처음으로 내비치는 갈증이었다.그는 제국 전체를 아우르는 남자였지만, 정작 제 품 안에 든 여자의 마음 한 자락을 얻지 못해 안달이 나 있었다.“전하께서 그렇게 만드셨죠. 전하의 논리 안에 감정이라는 오차는 허용되지 않지 않습니까.”“……내 논리가….”“…….”“틀렸다면?”르세인이 자조하듯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묵직한 그의 체중이 전해졌다.제국의 차기 태양이라 불리는 남자는 오직 엘라엔 앞에서만 자신의 거대한 몸을 꺾으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엘라엔은 본능적으로 그를 밀어내려다가 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는 것을 느낀 순간 손을 멈췄다.르세인의 심장은 정말 곧 터져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뛰고 있었다. 그녀를 향한 통제할 수 없는 욕망과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엘라엔. 나를 경멸해도 좋아. 내 곁을

  • 위협적인 소유의 설계자   158. 혐오스러운

    다음 날 아침, 르세인은 엘라엔에게 남부 행정권뿐만 아니라 제국의 전후 복구 사업과 광산 개발 전권을 위임하는 파격적인 조서를 발표했다.하지만 그 찬란한 권력의 뒷면에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고 보고하는 황태자 직속 호위대가 그림자처럼 붙었다.엘라엔은 제국의 상징이 새겨진 의복을 입고 아르젠트 궁의 중앙 회의실로 향했다.그녀의 발소리는 이제 황후 로잘린의 것만큼이나 묵직한 위엄을 띠고 있었다.“황태자비 전하를 뵙습니다.”중앙 회의실에 모인 대신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르세인의 광기 가득한 총애를 입은 것도 모자라 엘라엔의 서늘한 지략을 목도한 그들에게 이제 엘라엔은 르세인보다 더 두려운 존재가 되어 있었다.엘라엔은 상석에 앉아 르세인이 던져준 장부들을 펼쳤다.“남부 곡물 가격을 동결하고, 카르노스로 향하는 모든 상단의 통행세를 세 배로 인상하세요. 또한 상단을 통해 유입되는 북방의 광물들은 전량 황실 창고로 귀속시킵니다. 전하의 논리에 반하는 모든 오차는 오늘부로 숙청될 겁니다.”엘라엔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조금의 자비도 없었다.그녀는 르세인이 자신을 감사한다는 사실을 역으로 이용했다.자신이 제국을 완벽하게 통치할수록 르세인은 자신의 유능함에 더욱 중독될 것이고, 그 중독은 곧 자신에 대한 의존으로 이어질 터였다.그 시각, 르세인은 훈련장에서 기사들의 대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매서운 겨울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코트를 벗은 채 차가운 물을 들이켰다. 그가 뿜어내는 거칠고 타락한 아름다움에 기사들은 감히 눈을 맞추지 못했다.“바델.”“예, 전하.”“황태자비는 무엇을 하고 있지.”“현재 행정관들과 카르노스 봉쇄령을 논의 중이십니다. 전하의 뜻대로 흐트러짐 없는 결단을 내리고 계십니다.”르세인은 하늘에 떠있는 태양보다 더 환한 웃음을 내보였다.“역시. 나를 경멸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제국의 모습을 누구보다 완벽하게 그려내고 있어.”그는 바델이 건네는 검을 건네받으며 여전히 입매를 늘였다.르세인은 자신이 엘라엔에게 저지른

  • 위협적인 소유의 설계자   157. 하찮은 자격지심

    르세인은 엘라엔을 자신의 말 위에 올렸다. 사냥은 이미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사냥감을 성역 안으로 끌고 가, 누구도 넘볼 수 없도록 처참하게 망가뜨리는 포식자의 광기뿐이었다.르세인은 말을 몰아 황궁으로 향하며 자신의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기이한 흥분과 살의를 즐겼다.엘라엔의 귓속에는 말발굽 소리가 흙바닥을 짓누르는 소리보다 르세인의 거친 숨소리가 더 가깝게 들렸다.그의 한 손은 고삐를 쥐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자신의 앞에 앉은 그녀의 허리를 부서뜨릴 듯 끌어안고 있었다.사냥터에서 발견된 카르노스의 단검은 르세인의 이성을 완전히 잃게 만든 듯했다.“전하, 허리가 아픕니다.”엘라엔의 말에도 르세인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되레 그녀의 귓불을 잔인하게 깨물었다.“끊어지는 게 나을지도. 그래야 내 품을 벗어나 그 유령 같은 놈에게 달려가는 상상조차 못 할 테니까.”*** 에르디엔 황궁에 도착하자마자 르세인은 엘라엔을 안아 들고 자신의 집무실 옆, 황태자만이 출입할 수 있는 비밀 침전으로 향했다.그곳은 햇빛조차 허락되지 않는, 오직 촛불의 일렁임과 르세인의 취향으로 점철된 차가운 석재 감옥이나 다름없었다.쾅!철문이 닫히고 빗장이 걸리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르세인은 엘라엔을 넓은 침대 위로 내동댕이치듯 던졌고, 엘라엔은 신음을 삼켜야 했다. 그는 상의를 거칠게 벗어던지며 탄탄한 근육을 내보였다.“이제 말해봐. 그 단검을 봤을 때 당신의 그 영리한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그러졌는지. 카시안이 나를 죽이고 당신을 구원하는 영웅적인 결말?”침대 위로 올라온 르세인은 엘라엔을 제 몸 안에 가두며 그녀의 목을 부드럽게 틀어쥐었다.다른 손으로는 엘라엔의 아랫입술을 문지르면서.“전하, 참으로 유치하시군요. 고작 단검 하나에 제국의 황태자가 이토록 평정심을 잃다니. 전하가 두려워하는 것이 카시안입니까, 아니면 저를 온전히 소유하지 못했다는 그 하찮은 자격지심입니까.”엘라엔의 도발적인 일침에 르세인의 표정이 뒤틀렸다. 그는 낮게 웃으며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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