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이게 뭐야?”온아정이 이혼 증명서를 집어 들어 펼쳐 보았다.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온세아랑 이혼했어?”구형민이 온아정을 빤히 쳐다봤다.“세아랑은 이미 갈라섰어. 그러니 이제 그 손수건 주인이 어디 있는지 말해.”그녀가 손에 든 이혼 증명서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내려다봤다.‘이렇게나 빨리? 둘이 벌써 이혼했다고? 구형민이 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됐는데도 온세아가 놓아줬어?’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온아정은 이 이혼 증명서가 진짜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다.온아정이 금세 의구심을 드러냈다.“거짓말이지? 이거 가짜지?”구형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보든가.”온아정은 어안이 벙벙했다.‘당당하게 나오는 걸 보니 진짜인 것 같긴 한데. 진짜로 세아랑 이혼한 거야?’“정말 세아를 버렸어?”그녀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만약 이 이혼 증명서가 진짜라면 나한테 다시 기회가 생긴 게 아닌가?’구형민이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네 요구대로 이혼했으니 이제 말해.”그는 오직 손수건 주인의 행방만 궁금할 뿐 온아정과 쓸데없는 말을 섞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내 조건은 온세아랑 이혼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랑 결혼하는 것까지야.”구형민이 제대로 분노한 듯 미간을 팍 찌푸리더니 온아정의 목을 잡고 소리를 질렀다.“제 주제를 알아야지!”이혼 증명서를 보여준 게 구형민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양보였다. 그런데 뻔뻔하게 결혼까지 요구하다니.구형민이 온아정 따위와 결혼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찾는 그 여자도 아니었고 심지어 지금까지 속이기까지 했다.지난 과거의 죄를 묻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자비를 베푼 셈이었다. 그런데 끝까지 이런 어이없는 요구를 할 줄이야.숨이 턱 막힌 온아정이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했다.“평생 그 여자를 만나기 싫다면 어디 해보든지...”구형민이 손수건의 주인을 얼마나 애타게 찾고 있는지 온아정은 잘 알고 있었다.그가 간절할수록 절대로 사실을 말해주어서는 안 되었다.만약 손수건의
권태혁이 온세아에게 브랜드 하나를 통째로 선물했다.이렇게 커다란 선물을 받는다면 나중에 갚을 길이 없었다.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정 미안하면 나랑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보는 건 어때?”온세아는 순간 멍해졌다.“네?”자신의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관계를 더 발전시키자고? 어떻게?’“천천히 생각해 봐.”권태혁이 씩 웃으며 다정하게 말했다.통화를 끝낸 뒤에도 권태혁이 눈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휴대폰을 내려다봤다.그와 화상 회의를 진행 중이던 임원들이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어리둥절해 했다.‘해가 서쪽에서 떴나? 대표님이 저런 웃음을 지으셨다고?’...온아정과 심미란이 백화점 밖으로 나오자마자 낯익은 벤틀리 한 대가 두 사람 앞에 멈춰 섰다.뒷좌석 창문이 내려가며 구형민의 음침하면서도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다.온아정은 구형민을 본 순간 긴장감에 온몸이 굳어버렸다.사실 얼마 전 구형민의 별장에서 몰래 도망쳐 나왔다. 손수건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아직 말해주지 않았기에 구형민이 그녀를 그냥 둘 리가 없었다.심미란은 구형민과 온아정의 진짜 관계를 알지 못했고 그저 구형민이 예전의 구형민이 아니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구씨 가문의 후계자가 된 구형민이 이혼한 온아정이 재벌가에 시집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다.구형민도 온아정에게 관심이 있으니 심미란으로서는 두 사람 사이를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형민아, 우리 아정이 보러 왔어?”심미란이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어머님, 제가 태워다 드릴게요. 아정아, 타.”구형민이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심미란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괜찮아. 난 친구들이랑 피부 관리 받으러 가기로 했거든. 우리 아정이나 데려다줘.”그러고는 온아정을 차에 밀어 넣은 뒤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연신 눈짓을 보냈다.온아정이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지금 얼마나 도망치고 싶은지 하늘만 알 것이다. 구형민에게서 최대한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하지만 심미란의
“온세아, 너 이러다 한 대 치겠다?”심미란이 매서운 눈초리로 노려보자 온세아가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제 손이 더러워질까 봐 참는 중입니다.”화가 난 나머지 심미란은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온아정이 그 틈을 타 다가와 심미란을 감싸는 척했다.“온세아, 우리 엄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온세아가 싸늘하게 말했다.“여긴 집이 아니야. 두 사람이 위세를 부려도 되는 곳이 아니라고.”그러고는 황성민을 돌아보며 은행카드를 건넸다.“매니저라고 하셨죠? 이 원피스 제가 사겠습니다.”황성민이 굽신거리며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온세아가 긴 머리를 쓸어넘긴 뒤 심미란과 온아정을 보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매장에 이 두 사람 출입 금지하세요.”“알겠습니다.”“감히!”온아정이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진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심미란의 눈빛이 당장이라도 온세아의 몸에 구멍을 낼 것처럼 독기가 서려 있었다.황성민이 어느새 보안요원들을 불러 두 모녀를 매장 밖으로 끌어내라고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을 나선 온세아가 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잠겼다.‘대체 오늘 어떻게 된 거지? 누가 뒤에서 몰래 든든한 뒷배가 되어줬나?’이채린 역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세아야, 너 언제 TF 브랜드 대표가 된 거야?”온세아가 고개를 저었다.“나도 잘 모르겠어.”이채린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너도 모른다고? 그럼 누가 알아?”TF 브랜드의 대표 자리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을 리는 없었다.온세아가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마음속에 격렬한 파도가 일었다.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온세아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거물을 알지도 못했다. 권태혁만 빼고.‘설마 권태혁?’...집으로 돌아온 후 온세아가 권태혁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야?”온세아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에 권태혁이 놀라움과 기쁨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화상 회의 중이라 감정을 억눌러야만 했다.“지금 바빠요?”온세아가 조심스럽게 물었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알았어.”황성민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온세아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온세아에게 허리를 숙였다.“죄송합니다. 방금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심미란과 온아정은 어안이 벙벙했다.‘뭔가 잘못 안 거 아니야? 온세아한테 사과를 해?’온세아 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총괄 매니저가 나한테 이렇게 정중하게 대한다고? 사람을 잘못 본 거 아니야?’점장도 같은 생각이었다. 서둘러 황성민에게 다가가 귀띔했다.“매니저님, 온씨 가문 아가씨와 사모님은 이 두 분이십니다.”뜻밖에도 황성민이 점장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너 해고야!”점장이 화들짝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네? 매니저님, 제가... 대체 뭘 잘못했는데요?”“하극상!”점장이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제가 언제 하극상을 벌였다고 그러세요?”“대표님께 무례하게 군 게 하극상이 아니면 뭔데?”“대표님이요?”점장이 경악을 금치 못했고 심미란과 온아정은 아예 넋을 잃고 말았다.황성민이 진지하게 소개했다.“온세아 씨가 저희 TF 브랜드의 새로운 대표님이십니다.”그곳에 있던 모두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온세아 본인조차도.황성민이 정중하게 안내했다.“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누추한 곳에 귀한 걸음을 하신 줄도 모르고 마중 나가지 못했습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온세아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내가 언제 TF 브랜드의 새 대표가 되었지? 농담인가?’하지만 지금은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상황에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온세아는 심미란과 온아정 쪽을 슬쩍 흘겨보고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대답했다.“그래요.”온세아가 VIP 구역 소파에 여유롭게 앉자마자 온아정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쟤가 어떻게 TF의 새 대표야? 뭔가 잘못 안 거 아니야? 절대 안 믿어.”‘온세아 따위가? TF에서 말단 직원으로도 일할 주제가 못 되는데 무슨 수로 대표가
심미란의 시선이 즉각 온세아에게 꽂혔다. 독바늘이라도 쏠 듯한 매서운 눈빛이었다.“당장 안 벗고 뭐 해? 흠집이라도 나면 네깟 게 물어낼 수나 있겠어?”온세아의 얄팍한 지갑 사정을 심미란이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 원피스의 가격이 온세아의 평소 소비 수준을 한참 뛰어넘는 고가임이 분명했다.게다가 지금까지 온세아가 온아정에게 양보하며 살아왔다. 심미란이 직접 나서서 벗으라고 호통을 쳤으니 온세아가 감히 거역하지 못할 거라 확신했다.그런데 예상과 달리 온세아가 심미란을 똑바로 쳐다보며 당당하게 받아쳤다.“여사님, 이 원피스는 제가 먼저 골랐어요. 제가 싫다고 하지 않는 이상 언니가 제 것을 뺏으려 들면 안 되죠.”그 말에 심미란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온세아가 이젠 그녀의 체면조차 무시할 줄은 몰랐다.‘감히 아정이의 것을 빼앗으려 들어? 간덩이가 제대로 부었네, 아주.’“온세아, 갈수록 막 나가는구나.”심미란의 얼음장 같은 경고에 온세아가 턱을 치켜들고 비웃으며 물었다.“여사님은 제가 언니한테 고분고분 당해주지 않으면 막 나가는 거로 생각하시나 봐요?”“너!”심미란이 눈을 부릅뜨고 온세아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흉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옆에 있는 직원에게 명령했다.“당장 점장 불러와.”이곳은 심미란이 평소 사모님들과 자주 오던 매장이었다.최상급 명품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최근 한창 뜨고 있는 매스티지 브랜드로 젊은 여성들에게 꽤 인기가 많았다.하여 점장도 당연히 심미란을 잘 알고 있었다.점장이 부리나케 달려와 굽신거리며 아부했다.“사모님, 웬일로 이렇게 귀한 걸음을 다 하셨습니까?”점장과 시시껄렁한 인사를 나눌 여유가 없었던 심미란이 손가락으로 온세아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애가 입고 있는 저 원피스 우리 아정이가 마음에 든대.”점장은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는 온세아에게 다가갔다.“죄송합니다, 손님. 입고 계신 원피스는 손님께 판매할 수가 없습니다.”온세아가 차분한 얼굴로 점장을 훑어보았다.“이유가 뭐죠?”점장이 심미
그때 뒤에서 낯익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저 여자가 입고 있는 원피스 내가 살 거야.”온세아가 고개를 돌려 보니 온아정이었다. 온아정이 매장 안을 손가락으로 휙휙 가리키며 덧붙였다.“그리고 이거, 이거, 이것도... 전부 다 포장해 줘.”단숨에 원피스 십여 벌을 고른 온아정이 직원에게 포장을 지시했다.“고객님, 그게...”그녀가 온씨 가문의 첫째 딸이라는 것을 알아본 여직원이 몹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다른 손님이었다면 먼저 피팅 중인 고객이 있으니 그 고객이 구매하지 않겠다고 해야 구매가 가능하다고 정중하게 말했을 것이다.하지만 여직원은 온아정의 불같은 성질머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원칙대로 말했다가는 욕을 한바탕 먹을 게 뻔했다.게다가 온아정은 일개 직원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인물도 아니었다.“그게 뭐? 포장하라는데 왜 가만히 서 있어?”여직원의 굼뜬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온아정이 매섭게 눈을 흘겼다.여직원이 어쩔 수 없이 온세아에게 다가가 몹시 미안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입고 계신 원피스를 저 고객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셔서요. 벗어주실 수 있으실까요?”“이 원피스 제가 살 거예요.”온세아도 물러서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원피스를 먼저 사려 했던 건 온세아였기에 온아정이 원한다고 해서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양보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하지만...”여직원이 겁에 질린 눈으로 온아정을 힐끗 봤다가 어쩔 줄을 몰라 했다.직원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 없었던 온세아가 온아정을 힐끗 돌아보며 말했다.“미안하지만 언니, 이 옷은 내가 먼저 골랐어.”온아정이 두 눈을 부릅뜨고 온세아를 노려보았다.“온세아, 너 갈수록 위아래가 없구나. 감히 내 물건을 가로채려 들어?”어릴 적부터 온아정이 온씨 가문의 본처가 낳은 자식이라는 이유로 항상 그녀에게 최우선권이 있었고 온세아는 무조건 온아정의 다음 차례였다.좋은 물건이 생겨도 온아정이 먼저 고르고 남은 것만이 온세아의 차지가 되었다.
온세아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몸의 공허함과 마음의 충격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행히 다음 날 아침 출근은 늦지 않았다.온세아가 하품하며 회사에 들어선 그때 오늘따라 회사의 분위기가 왠지 이상했다.“오늘 대표님이 새로 부임하신대...”친구 이채린이 중대한 소식을 전했다.알고 보니 신임 대표가 오는 날이었다. 어쩐지 온세아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여직원들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더라니,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세아야, 왜 아직도 화장 안 고쳐?”온세아가 그 소식을 듣고도 가만히 있자 이채린이 급히
온세아는 진료실을 나와 약을 받은 뒤 서둘러 병원을 떠났다.조금 전 진료실에서 남자 의사의 명령에 따라 바지를 벗고 검사를 받았던 장면이 떠오르자 얼굴이 또 저도 모르게 화끈거렸다.소문이라도 퍼진다면 온세아는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다.‘앞으로는 여자 의사한테 검사받아야겠어. 다시는 낯선 남자한테 검사받지 않을 거야.’바로 그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온세아의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온세아는 그녀가 부른 택시가 도착한 줄 알고 유리창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신이
“벗고 누우세요.”남자의 낮게 깔린 차가운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그 순간 온세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이런 수치스러운 증세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도 몰랐다.병이 도지면 욕구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심지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그 욕구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온세아가 용기를 내어 이 병원의 산부인과에 진료 예약을 잡았다. 병원의 보안이 철저한 대신 진료비가 일반 병원의 몇 배에 달했다.그런데 분명 40대 산부인과 여자 의사로 예약했는데 진료실에 앉아 있는 건 젊
온세아가 권태혁에게 다가가고 있을 때, 누군가 돌연 제안했다.“권 대표님, 이왕 오신 거 파트너분이랑 듀엣곡 한 곡조 시원하게 뽑아주시죠!”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손바닥 위로 마이크가 쥐어졌다.권태혁과 듀엣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자신이 연인이 아닌 그저 일개 비서라는 사실을 정녕 모르는 걸까?온세아는 무의식적으로 권태혁의 눈치를 살폈다.권태혁은 술잔을 만지작거릴 뿐, 한참이 지나도록 침묵을 지켰다.그가 내키지 않아 한다고 생각한 온세아가 먼저 재치 있게 나섰다.“우리 대표님 곤란하게 하지 마시고,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