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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Penulis: 청연
민씨가 자식들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며, 이연주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소설아를 바라보았다.

"설아야, 이따 후부로 돌아가면 필시 곤욕을 치르겠구나."

이 시대 여인들의 삶이란 본디 그러했다. 집에서는 부모를 따르고, 시집가서는 부군을 따랐다. 혼인 전의 여인에게 부모의 뜻은 곧 하늘과도 같았다. 민씨는 수양어머니라는 명분 아래 소설아를 마음대로 억누르고 핍박할 수 있었다.

밖에서야 이연주가 힘을 보태 줄 수 있었지만, 일단 소씨 가문의 문을 들어서는 순간 소설아가 아무리 영민하고 재주가 뛰어나다 한들 민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오늘은 후부로 돌아가지 말고 나와 함께 내 처소로 가거라. 혼인 날짜가 정해질 때까지 머물러도 좋고, 아니면 장공주부에 잠시 몸을 의탁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니? 공주 마마께서는 겉으로만 그럴듯한 체하며 속으로 다른 속셈을 품은 자들을 몹시 싫어하시니, 네가 이곳에 머무는 한 민씨도 감히 함부로 굴지는 못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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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36화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소설아가 가로막고 있어 거리가 너무 멀었다. 손을 쓸래야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소명지는 용비의 슬픔에 전염된 듯, 거침없이 내뱉었다. “용비 마마, 최희정이 설 아가씨를 독살하려고 했습니다.”용비가 붉어진 눈시울을 비비며 물었다. “최희정이라고? 최희정은 현정이와 각별한 사이라고 듣지 않았느냐? 아무리 사이가 좋다 한들 당연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할 터인데? 혹여 다른 숨은 사연이라도 있는 게냐?”설현정이 날카로운 눈총을 쏘아보냈지만, 소명지는 그 의미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최희정이 설아 언니를 해치려다가, 설 아가씨가 대신 당한 것입니다.”“오?”용비가 다시 물었다. “최희정은 어째서 소 아가씨를 해치려 했다는 게냐?”그건 소명지도 모르는 일이었다.하지만 소명지는 다른 건 알고 있었다. “화친왕 전하와 금의위도 왔었습니다. 그런데 설 아가씨가 계속 최희정을 감싸는 게, 마치 최희정의 공범 같았답니다.”소명주는 그만 할말을 잃고 말았다.'이 눈치 없는 바보 같으니. 지난 생에 보국공부로 시집가서 그토록 고달프게 산 것도 무리가 아니지. 생각도 안 하고 함부로 입을 놀리다니, 궁에 들어왔다간 하루도 못 넘기고 목숨을 잃을 게 분명해!'하지만 소명주로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너무 멀리 앉아 있어 눈치조차 줄 수 없었다.용비는 소명지의 손을 잡고 가볍게 토닥였다. “이 아이는 성정이 참으로 솔직하여 내 마음에 쏙 드는구나. 앞으로도 자주 입궁하여 나를 보러 오너라.”소명지의 얼굴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어여삐 여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용비 마마.”그녀의 가슴이 벅차올라 마구 뛰었다. 자신도 마마의 총애를 얻었으니, 앞으로 자주 입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따가 출궁하면 곧장 주 도련님을 찾아가 이 기쁜 소식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태자빈과 설현정의 안색은 그리 좋지 못했다.용비는 첨자를 집어 들고, 친히 복숭아꽃 다과를 한 조각 찍어 소명지의 입가로 가져갔다. “명지야, 이 다과를 좀 맛보려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35화

    사람들은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태자빈은 왼쪽 상석에 앉았고, 용비는 태자빈의 오른편에, 설현정은 태자빈의 아랫자리에 자리했다.나이와 서열을 따지면 소설아가 용비의 아랫자리에 앉아야 했다.소설아가 막 자리에 앉으려던 순간, 용비가 소명지를 향해 손짓했다.“소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와 오늘 처음 만났는데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듯 정이 가는구나. 이리 가까이 와 앉아 나와 이야기를 나누자꾸나.”소명지는 흥분한 나머지 머리에 꽂은 주옥 장신구가 파르르 떨릴 정도였다.소명지는 득의양양한 눈빛으로 소명주를 흘끗 바라보았다.마치 ‘언니, 오늘은 아무래도 제가 언니를 챙겨 드려야겠네요.’라고 말하는 듯했다.소명주는 소명지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있다가, 소명지가 행여 실수라도 하면 곧바로 끌어당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소설아가 먼저 자리에 앉아 버리는 바람에, 소명주는 어쩔 수 없이 소설아의 아랫자리에 앉아야 했다.용비는 사람들에게 차와 다과를 내오게 했다.“이것은 폐하께서 하사하신 녹차이니, 다들 입맛에 맞는지 한번 맛보거라. 내 처소가 이리 시끌벅적해진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구나.”용비는 찻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마신 뒤, 웃으며 말을 이었다.“현정이는 우리 휘의 왕비가 될 사람이고, 너희는 현정이의 벗이니 모두 한 식구나 다름없다. 아가씨들은 너무 어려워하지 말거라.”소명지는 소설아에게 몸을 기울여 귓속말을 했다.“용비 마마께서는 아름다우신 데다 저리 다정하시기까지 하니, 황제 폐하의 총애를 받으시는 것도 당연한 거 같아요.”소설아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확실히 그렇구나.”사람들은 차를 마시며 서로 통성명을 나누었고, 그러는 사이 서먹한 분위기도 제법 누그러졌다.용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설현정을 바라보았다.“현정아, 네가 실수로 불임약을 먹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체 어찌 된 일이냐? 내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어쩌다 그런 몹쓸 것을 먹게 된 게야?”설현정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그녀는 진작부터 이런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34화

    설현정은 태자빈 뒤에 서서 눈을 치켜뜬 채 소설아를 흘겨보았다. 그 눈빛에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깔보는 듯한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그녀는 태자빈의 여동생으로, 신분이 고귀했다. 궁에도 자주 드나들었기에 이 후궁은 그녀에게 마치 제집 뒷마당이나 다름없었다. 어쩌다 한 번 입궁해 조심스럽게 눈치나 살피는 소설아와는 애초에 격이 달랐다.설현정은 뼛속 깊이 소설아를 무시하고 있었다.“인사는 거두어라.”태자빈 역시 소설아를 바라보았다.솔직히 소설아의 미모는 확실히 출중했다. 소명주와 소명지 사이에 서 있으니, 가장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도 오히려 가장 눈에 띄었다.하지만 세상에 아름다운 여인은 얼마든지 있었다. 특히 이 후궁에는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는 미인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동생을 저토록 화나게 만든 걸 보면, 소설아에게도 나름의 재주가 있는 모양이었다.태자빈은 설현정의 손을 잡고 턱을 치켜든 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완옥 상궁은 나머지 사람들을 이끌고 그 뒤를 따랐다.전각 안으로 채 들어가기도 전부터 공기 중에 화약 냄새가 맴도는 듯했다.정전 안, 용비는 창가 평상에 앉아 우유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그녀는 달빛처럼 새하얀 궁복을 입고 있었다. 치맛자락에는 은실로 구름무늬만 수놓아져 있어, 마치 물 위에 비친 달빛처럼 맑고 우아한 자태를 자아냈다.머리에도 장신구를 주렁주렁 꽂는 대신 최고급 백옥 비녀 하나로 머리를 틀어 올렸다. 덕분에 나른하면서도 고상한 멋이 풍겼다.“현정이가 왔구나.”용비는 설현정을 보자 희고 매끄러운 손목을 가볍게 문지르며 말했다.“어머나, 눈부셔라. 현정이가 들어오니 이 궁까지 환해지는구나.”그녀의 눈가에는 웃음이 어렸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눈을 반쯤 내리감고 있었다.칭찬처럼 들리는 말이었지만, 그 말투 속에는 알아채기 어려운 비아냥거림이 숨어 있었다.설현정은 그야말로 번쩍번쩍 빛났다. 오늘은 작정하고 치장한 터라 머리와 몸에 두른 장신구만 해도 족히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33화

    오늘, 위원후는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직접 말을 타고 세 딸을 황궁 문 앞까지 배웅했다.“너희는 입궁한 뒤 반드시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너희의 일거수일투족이 곧 위원후부의 체면이자 영광을 대변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거라.”위원후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황제의 부름을 받아 입궁할 때보다도 한층 들뜬 기색이었다.세 딸이 가문의 명예를 드높이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세 딸이 황궁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위원후는 곧장 부로 돌아가 사당에 향을 피우고 조상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런 다음 천배취로 가서 상을 두 개나 푸짐하게 차리게 한 뒤, 친척과 벗들을 초대해 이 좋은 소식을 널리 알렸다.마차는 소씨 가문의 세 자매를 태우고 천천히 궁문을 통과했다. 승천문을 지날 무렵, 소설아는 마차의 발을 살짝 걷어 올리고 고개를 들어 바깥을 내다보았다. 붉은 궁궐 담장은 구름에 닿을 듯 높이 솟아 있었고, 담장 위를 덮은 유리 기와는 햇빛을 받아 서늘한 빛을 뿜어냈다. 바닥에 깔린 벽돌 한 장 한 장에서도 황권의 위엄이 느껴지는 듯했다.소명주가 자세를 바로잡으며 말했다.“언니는 입궁이 처음이죠? 처음 궁에 들어오면 무엇이든 신기해 보이기 마련이예요. 하지만 이따 귀인들을 뵐 때는 촌스러운 티를 내지 마세요. 남들에게 비웃음을 사서 가문의 체면을 깎아서는 안 되니까요.”소명지는 손을 들어 머리에 꽂은 푸른 장신구를 매만졌다.“명주 언니는 궁에 자주 오셨으니, 이따 저도 잘 챙겨 주세요.”소설아는 마차 발을 내리며 가볍게 웃었다.“예전에 어머니를 모시고 한 번 입궁한 적이 있단다.”실제로 입궁한 적이 있었다. 지난번 월 이낭을 모시고 태후를 뵈러 왔었으니까.“한 번밖에 와 보지 못했으니 너만큼은 못하겠구나.”소명주의 눈가에 득의양양한 기색이 스쳤다.“겨우 한 번이군요. 전 여러 번 왔었는데. 이따 용비 마마를 뵙고 나면 채빈 마마께서도 저를 부르실지 모르겠네요.”소명지가 웃으며 말했다.“명주 언니는 채빈 마마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32화

    태후의 확답을 듣고서야 설현정은 비로소 안심했다. 기쁜 나머지 머리에 꽂은 주옥 장신구들까지 파르르 떨렸다.“하, 하오나 저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입니다.”태후가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아이를 낳지 못한다면 다른 여인이 낳으면 될 일이다. 여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제 배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라.”지금의 황제 역시 태후의 친아들이 아니었다.여인이 진정으로 다투어 쟁취해야 할 것은 살아남기 위한 밑천과 가문의 영광, 그리고 권력이었다.권력만 굳게 틀어쥐고 있다면 아들이 없어도 왕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법이었다.“용비가 훼방을 놓을까 염려됩니다.” 태자빈이 말했다. “용비는 현정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데다 폐하의 총애까지 한 몸에 받고 있지 않습니까. 현정이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핑계로 폐하께 혼례를 거두어 달라고 억지를 부릴까 두렵습니다.”태후가 냉랭하게 말했다.“용비 그 계집에게는 이번에 따끔한 맛을 보여 주어 제 주제를 깨닫게 해야겠구나.”“이번에는 원 상궁을 네 곁에 딸려 보내마.”*위원후부민씨는 아침 일찍부터 의란거에 사람을 보내 소설아에게 장신구를 서둘러 보내라고 재촉했다.소설아는 진주 머리 장신구 한 개와 사파이어를 박아 넣은 황금 머리 장신구 한 개를 골라 춘경원으로 보냈다.두 장신구 모두 화려하고 값비싼 물건이었기에, 민씨는 장신구를 보고 무척 흡족해했다.“장 도사께서 과연 영험하시긴 하구나!”소명주는 돌아온 뒤로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이 멈췄다.조 어멈은 오늘 반나절 휴가를 냈다. 오후에는 민씨 가문으로 돌아가 방 어멈이 말했던 그 그림을 확인할 생각이었다.오윤녕과 젊은 시절의 민씨가 도대체 얼마나 닮았는지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민씨는 소명주와 소명지를 눈부시게 아름답게 꾸미는 데 공을 잔뜩 들였다.출발할 시간이 되자 그녀는 직접 두 사람을 문 앞까지 배웅했다.소명주와 소명지의 화려한 치장에 비하면 소설아의 차림새는 무척 수수했다.머리에는 백옥 비녀 두 개를 꽂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31화

    다음 날 아침, 설현정은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나 화려하게 치장했다.머리는 틀어 올리고, 정수리에는 보석이 박힌 장신구를 꽂았다. 양옆에는 푸른 비녀를 꽂았으며, 목에는 보석을 장식한 금목걸이를 걸고 손목에는 굵은 금팔찌를 찼다.얼굴에 바른 연지마저 평소보다 훨씬 짙었다.수수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던 평소의 옷차림과 달리, 오늘의 치장에는 한층 날카롭고 위압적인 기세가 서려 있었다.그녀는 예정된 시각보다 두 시진이나 일찍 입궁해, 가장 먼저 태자빈의 처소로 향했다.“현정아, 왔느냐.”태자빈은 설현정보다 무려 열 살이나 많았지만, 평소 관리를 잘한 덕분에 두 사람은 자매처럼 무척 닮아 보였다.이목구비뿐만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에서 풍기는 고귀한 기품까지 빼닮았다.평국공부의 여식들은 어릴 적부터 궁에서 상궁을 모셔 와 엄격한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이다.태자빈은 설현정이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설현정이 실수로 불임약을 먹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울 정도였다.“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 어쩌다 네가 그 약을 마시게 된 게야?”첫마디를 떼자마자 태자빈은 끝내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여인이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되면 앞으로 어찌 살아간단 말인가?태자에게 시집온 그녀는 자식이 없는 고통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깊은 궁궐의 암투 속에서, 그녀 역시 수많은 고비를 넘긴 끝에 천신만고 끝에야 황태손을 낳을 수 있었다.화친왕에게 시집가야 하는 설현정의 앞날 또한 그만큼 험난할 터였다.평국공부의 여식들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한 가문의 여식들보다 훨씬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야 했다.설현정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큰 아버지께서 저를 위해 귀의를 찾고 계세요. 귀의만 찾는다면 제 몸도 고칠 수 있을 거예요.”“그 소씨 가문의 아가씨는 참으로 악독하구나!”태자빈이 이를 악물었다.“오늘 용비 마마가 그 소씨 가문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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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명준은 왕 태의 댁에서 한 시진 넘게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너희 하인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거냐? 감히 본 세자를 이렇게 홀대하다니!"어린 하녀가 깍듯하게 대꾸했다."세자 저하, 저희 주인님께서는 오늘 시간이 없으셔서 손님을 받지 않으십니다."소명준이 욕설을 내뱉었다."정말 예의라곤 없구나. 본 세자 앞에서 감히 '노비'라 자칭하지도 않고 예의를 밥 말아 먹었느냐!"하녀가 코웃음을 쳤다."공자님이 대체 누구신데요?"소명준은 모욕감을 느꼈다."나는 위원후부 세자 소명준이다!"하녀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4화

    대청에서 나온 소설아는 거처를 새로 옮겼다.그 연놈이 더럽힌 곳에는 단 한 발자국도 들여놓고 싶지 않았다.이 후부도 이제는 더는 머물 곳이 못 되었다. 하지만 조정의 법도상 여인은 홀로 호적을 가질 수 없으니, 혼인도 하지 않은 몸으로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후부를 떠나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했다.소설아가 하녀들을 시켜 이삿짐을 옮기게 하고, 거처를 옮긴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소명주의 시녀가 찾아왔다. "큰 아가씨, 둘째 아가씨께서 노비를 보내 물어보라 하셨습니다. 아가씨께서 이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3화

    "소명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나 있느냐?!"민씨는 염주를 쥔 손끝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주었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소명주는 민씨의 표정에 겁을 먹었다."어머니, 제 설명을 들어보십시오…"민씨는 무의식적으로 소설아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으나 허공만을 휘저었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민씨는 소설아가 오늘따라 왜 저러나 싶었다.'후부의 세자가 기녀를 아내로 맞겠다는데, 이토록 큰일 앞에서 소설아가 이토록 침착하다니?''가장 격렬하게 반대해야 할 사람은 바로 소설아가 아닌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2화

    "아버지, 어머니, 소자는 평생 임현 낭자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습니다!""임현 낭자가 비록 춘란원(春欄院)의 기녀라 하나 몸가짐이 깨끗합니다. 경성의 수많은 귀공자가 그녀를 위해 천금을 아끼지 않았으나, 그녀는 오직 소자 한 사람만을 허락했습니다.""부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허락해 주십시오!""만약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내년 과거 시험에도 응시하지 않겠습니다!"소설아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망언이었다.'오라버니는 여전히 이토록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고작 기녀 한 명 때문에 과거 시험을 담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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