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요즘 자신의 운이 비정상적으로 좋다고 느꼈다.‘이게 바로 막다른 길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그런 건가?’앞에서 직원이 어민경을 불렀다.어민경은 순간 아무 반응도 못 하고 허둥댔다.심윤영은 그쪽 상황을 듣고 부드럽게 말했다.“어민경 씨, 괜찮아요. 먼저 비행기 타세요. 2, 3일 정도 고민해보시고 마음 바뀌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어민경은 기계적으로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임예빈의 재촉에 떠밀리듯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로펌, 심윤영 사무실.“왜 저보고 엄마가 직접 부탁해서 도와달라고 했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한
낯선 번호라 받지 않으려 했지만 손이 미끄러져 실수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귀에 댔다.“여보세요, 누구세요?”“어민경 씨, 저 심윤영입니다.”어민경은 놀랐다.“심, 심 변호사님?”“네. 어민경 씨가 저희 로펌에 의뢰한 사건에 대해, 저와 차 변호사가 따로 논의해봤는데, 이 사건은 쉽지 않을 것 같네요.”어민경의 심장이 내려앉았다.“그럼 맡을 수 없다는 뜻인가요? 그런데 차 변호사님은 이미...”“어민경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심윤영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전화드린 건 지금 시간이
어민경이 눈물을 닦아줬다.“수상 소감이야? 감동하게 하려는 거야?”임예빈은 웃다가 다시 그녀를 끌어안았다.“어민경... 왜 너한테만 이렇게 가혹해... 넌 진짜 열심히 했는데... 10년이나 버텼는데... 연예계가 너 하나 더 탑 여배우 된다고 뭐가 문제야...”어민경은 코끝이 시큰해졌지만 웃었다.“맞아. 연예계는 나한테 상 하나 빚졌어.”임예빈은 울부짖었다.“10년 노력하고 남은 게 캐리어 하나라니... 카펫도 못 가져가고, 집도 못 가져가고... 어민경, 나 너무 속상해... 나 아무 도움도 못 된 것 같아...”
3일 후, 방 안에서 어민경은 캐리어 지퍼를 닫고 모든 짐 정리를 완료했다.오늘 오후 3시 비행기로 그녀는 안성으로 떠난다.북성, 앞으로는 아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곳이다.아니, 돌아온다는 표현도 맞지 않았다.이곳은 애초에 그녀의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어민경은 캐리어를 끌고 방에서 나왔다.임예빈은 거실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예빈아, 뭐 해? 짐 다 쌌어?”임예빈은 돌아보며 바닥 카펫을 가리켰다.“이건 어떻게 할까?”어민경은 잠시 멈췄다.그리고 카펫을 내려다봤다.집을 살 때 같이 산 것인데 너무 좋아해서 5년
“그렇게 잘 아시면, 은하로 데려가시죠.”변영준이 무심하게 말했다.“저는 관심 없어요. 연예인에는 흥미 없어요.”“그래, 연예인이 싫다 이거지?”심지우가 말을 이었다.“그럼 궁씨 가문 아가씨는 어때? 걔는 너 좋아하잖아.”변영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사업가는 이익이 최우선이죠. 엄마, 궁서월은 확실히 좋은 협력 파트너예요. 하지만 결혼까지 간다면, 결국 이해관계로 묶인 부부가 될 거예요.”“그렇게 말할 거면 그만두자!”심지우가 급히 말했다.“우리 집은 네가 결혼을 희생해서 이익을 얻길 바라지 않아. 엄마가 결
변영준이 설명하기도 전에 심지우는 이미 집 안으로 들어왔다.마침 그 순간, 어민경이 고양이를 안고 침실에서 나왔다.연한 회색 홈웨어, 맨발, 품에 고양이를 안고 있는 모습, 그리고 그 정교하게 아름다운 얼굴...심지우의 얼굴에 드물게 놀란 기색이 떠올랐다.그녀는 은하 엔터테인먼트 대표라 어민경의 얼굴을 모를 리 없었다.요즘 작품은 없지만, 얼굴 하나로도 항상 화제성을 몰고 다니는 인물이었다.‘그런데 어떻게 이런 조합이?’심지우는 아들이 남자를 데려올 수도 있다고까지 생각했지, 이렇게 요염하고 위험한 느낌의 여자 연예인을
“현민아.”염하나는 변현민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엄마가 좀 이상한 것 같아. 간호사실 가서 간호사 좀 불러와.”변현민은 주승희가 걱정돼서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병실 밖으로 뛰어나갔다.변현민이 나가자마자 염하나는 재빨리 병실 문을 잠갔다.그리고 주승희에게 다가가 그녀의 뺨을 톡톡 두드렸다.주승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악몽 속에서 몸부림치며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염하나는 손에 힘을 주었다.“주승희 씨!”얼굴에 전해진 따끔한 통증에 주승희는 화들짝 눈을 떴다.그리고 마주한 건 염하나의 시선이었다.“깨셨군요, 주승희
그때, 방문이 열렸다.깜짝 놀란 심지우는 유리 조각을 잡으려다 들어온 사람이 도우미인 걸 보고 멈췄다.“사모님, 놀라지 마세요. 도련님께서 저더러 사모님을 돌봐드리라고 하셨어요.”문 앞에 서 있던 도우미는 심지우의 얼굴에 가득한 공포와 경계를 보더니 바로 다가오지 않고 미소 지으며 자기소개를 했다.“사모님, 저는 장선화라고 해요. 다들 저를 장씨 아주머니라고 부르죠.”장선화는 부드러운 인상에 몸집은 조금 통통했다.심지우는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않고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저를 돌볼 필요 없어요. 나가세요.”장선화는
변승현은 마음속으로 안타까워하며 변현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시간이 필요해서 그래. 주승희 때문에 아직 네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는 거야.”“알아요. 지우 엄마 원망하지 않아요.”변현민은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전 괜찮아요. 지우 엄마가 집에 돌아온다면 저는 새집에 살지 않아도 돼요.”“잠깐일 뿐이야.”변승현의 목젖이 꿈틀거렸다.“현민아, 걱정하지 마. 지우 엄마는 그렇게 독한 사람이 아니야. 시간이 지나서 마음이 풀리면 우리 가족이 다시 함께 살 수 있을 거야.”변현민은 매우 슬펐지만 아빠가 이렇게 말한 이상 순
변승현은 심지우를 놓아주며 말했다.“지우야,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마.”변승현은 탁자 위의 음식을 흘깃 보더니 말했다.“네가 잘만 해준다면 네가 바라는 거 고려해 볼게.”심지우는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역시 변승현은 그렇게 쉽게 속아줄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당장은 변승현을 자극해선 안 됐다.심지우는 천천히 발을 들어 한 걸음씩 작은 탁자 앞으로 걸어갔다.쇠사슬이 바닥에 끌리며 내는 소리가 고막을 자극했다.그 소리는 심지우에게 굴욕감을 안겨줬다.입맛도 전혀 없었다.“먹어. 네가 좋아하는 것들만 준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