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이거 다 들으면 너도 분명 화날 거야. 어민경이 회사에 제대로 당했어. 불공정 계약을 맺었거든. 지금 계약은 다음 달이면 끝나. 원래는 계약 끝나면 연예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했대. 그런데 매니저가 안 놔줘. 계약서에 있는 불공정 조항을 들이밀고 있어...”...30분 후, 심윤영은 대략 상황을 파악했다.한마디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어민경은 계약 만료 후 해지하려 하지만 회사가 놔주지 않고, 강행할 경우 ‘연습생 양성비’ 명목으로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게다가 어민경은 최근 2년 동안 회사에서 거의
월요일, 위준하는 차를 몰아 먼저 두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이어서 심윤영을 로펌까지 데려다주었다.차 안에서 심윤영은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오늘 오후에 재판이 있어서 아이들 데리러 못 갈 수도 있어요.”“괜찮아. 일 먼저 해. 아이들은 내가 데리러 갈게.”“알겠어요. 그럼 전 들어갈게요.”심윤영이 차 문을 열었다.“잠깐만.”심윤영이 멈추고 그를 돌아봤다.“또 뭐 있어요?”위준하는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공연 티켓 두 장 있어. 전에 네가 [다시 피는 꽃] 좋아한다고 했잖아. 이번 주 북성
문밖에는 얼굴이 잔뜩 굳은 백경진이 서 있었다.“어민경 씨 어디 있어요?”“화장실에 있어요...”임예빈이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백경진은 안으로 들어왔다.임예빈은 서둘러 문을 닫고 슬리퍼를 꺼내려다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백경진은 이미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두 팔을 끼고 다리를 꼰 채, 완전히 거들먹거리는 태도였다.그의 신발은 어민경이 가장 아끼는 하얀 카펫 위를 밟고 있었다.임예빈은 이를 악물다가 결국 손님용 슬리퍼를 다시 신발장에 넣어버렸다.어민경은 아직 회사와 계약 해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백경
결국 원상준은 그를 붙잡지 못했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걸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전화기 너머로 주경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저 지금 회사 거의 다 왔어요. 변 대표님 먼저 제 사무실로 모셔서 기다리게 해요.”“늦었어요. 회사의 여자 연예인이 변 대표님 눈을 확 뜨이게 해줬거든요. 이미 가버렸어요.”전화기 너머에서 주경우가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원상준은 뒤를 돌아 난장판이 된 현장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직접 와서 봐요.”...주경우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어민경과 계정음의 ‘페인트 전쟁’
일주일이 지나도 변영준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고, 원상준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원상준은 이번 작품은 해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작품을 원작으로 한 대형 상업 영화라서, 개봉하면 무조건 대박이 날 거라고 말했다.변영준은 영화 투자에 관심이 없었고, 연예계에는 더더욱 호감이 없었다.그는 심윤영이 말한 것처럼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사람에 가까웠다.연예계의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에게도 별로 감흥이 없었고, 예술영화니 상업영화니 하는 구분을 굳이 이해하려 들지도 않았다.그에게 이 업계는 너무 혼란스러웠고, 애초에 이쪽으로 돈을
위준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내려놓는다니... 그건...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다는 뜻이야?”“별거 기간은 이혼 소송 청구 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요.”심윤영은 그를 보며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준하 씨, 준하 씨한테 2년 줄게요. 우리 사이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 2년 동안은 별거할 거예요. 아이 양육권은 저한테 있지만 준하 씨는 충분한 면접권이 있어요. 같이 아이를 키우고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우리 둘 사이는 분리된 거예요. 우리는 더는 부부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에요.”위준하는 옆으로 늘어뜨린 손
표유진의 본명은 조사연이었다.그녀는 항성의 성수촌에서 태어나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부모는 다섯 남매를 낳았는데, 앞의 네 명은 모두 딸이었고 막내만 아들이었다.조사연은 그중 넷째 딸이었다.여느 남아선호 가정과 다르지 않게, 그녀는 기억이 트이기 시작할 무렵부터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모든 일에서 동생을 먼저 생각해야 했고, 언제나 동생에게 양보해야 했다.조금 더 자라자 부모는 세 언니처럼 일찌감치 밖에 나가 돈을 벌어 동생의 대학 학비를 대야 한다고 말했다.동생 역시 그런 집안에서 자란 대부분 아들들과
VIP 병동, 온정한의 병실 앞.송해인은 문을 두드리고 병실 문을 열었다.문 안쪽에서 서서 마스크를 쓴 송해인을 본 배지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누구시죠?”송해인은 마스크를 내리고 인사했다.“어머님, 안녕하세요. 미리 연락도 드리지 않고 찾아봬서 죄송합니다.”배지원은 멈칫하더니 이내 상황을 파악하고 서둘러 병실 밖으로 나와 문을 닫았다.그녀는 송해인을 바라보았고 표정은 온화했으나 눈동자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혼자 온 거야? 주원이는 왜 같이 안 오고?”송해인은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제가 병원에 온
“온주원 씨, 정말 실망스럽네요. 양다리까지 걸쳐가며 만나는 여자라면 우리 서아보다 훨씬 뛰어난 여자일 줄 알았는데, 고작 이렇게 천박하고 교양 없는 여자였나요? 온씨 어르신께서 한평생 가장 중요하게 여기신 게 인품과 교양인데 이런 여자를 데려오다니, 어르신을 화병 나서 돌아가시게 할 작정인가요?”“류다영 씨!”온주원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내려는 찰나, 옆에 있던 송해인이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온주원은 고개를 숙여 송해인을 내려다보았고 송해인은 그에게 안심하라는 듯 눈짓을 보냈다.“나한테 맡겨요.”온주원은 미간을 찌
표유진은 3층에서 내려와 침실로 향했다.류석민은 여전히 약 기운에 취해 깊이 잠들어 있었다.그제야 안심한 표유진은 밖으로 나섰다.그녀는 수수한 캐주얼 차림으로 갈아입고, 모자와 마스크를 눌러쓴 뒤 별장 뒤쪽으로 빠져나왔다.후문 밖에는 이미 검은색 비즈니스 차 한 대가 대기 중이었다.차에 오른 표유진을 태운 비즈니스 차량은 곧장 산에서 내려가더니 시내로 진입했고, 이내 성남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다.약 삼십 분쯤 지나 차량은 항구 인근의 고급 주거 단지로 들어섰다.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차가 멈췄고, 표유진은 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