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함명우는 위우진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형님, 민정이를 대신해 화풀이하고 싶은 그 마음은 잘 압니다. 제가 과거에 저지른 일들이 용서받지 못할 짓이라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저와 민정이 사이에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당시 그 일은, 정말로 저도 몰랐던 일입니다. 만약 알았더라면, 제가 어떻게 민정이를 그냥 내버려뒀겠습니까...”“내가 민정이를 찾아냈을 때, 민정이가 나한테 건넨 첫마디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모습으로 말했는지 알아?”그 말에 함명우는 잔뜩 긴장했다.그는 위우진을 바라보았고 위우진 역시 그를 쏘아보았다
다음 날 오전, 위우진과 위민정은 위씨 가문의 묘원으로 향했고 제사를 마친 두 사람은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오늘은 지형민이 위민정의 진맥을 위해 이원으로 오는 날이었다.위민정이 집을 나서자 위우진은 집사를 바라보며 지시했다.“함명우한테 전화하세요.”그러자 집사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함명우는 위우진의 연락을 받자마자 한달음에 위씨 가문 저택으로 달려왔다.도착하니 집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도련님께서는 서재에 계십니다. 모셔다드리죠.”함명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집사를 따라 2층 서재로 향했다.
위민정은 휠체어를 밀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위우진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집사도 그들을 뒤따랐다.“도련님, 방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제가 미리 사람들을 시켜서 깨끗이 치워두었습니다.”집사가 방문을 열자 익숙한 방의 전경을 마주한 위우진은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그리고 이내 웃으며 말했다.“모든 게 너무 익숙해서 고작 하루 자고 일어난 기분이 드네요.”그러자 위민정이 농담을 하며 그를 놀렸다.“오빠, 거울 좀 봐. 8년이야, 8년. 오빠 눈가에 벌써 주름이 생겼다고.”위우진은 올해로 서른여덟 살이다.곧 불혹을 바
함명우가 무슨 말을 더 꺼내기도 전에 위민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함 대표님, 자중해 주세요.”담담하고도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순간, 함명우의 동공이 살짝 떨렸다.함명우는 위민정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위민정은 습관처럼 한 손으로 불룩한 배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얼굴의 절반을 베이지색 목도리에 파묻고 있었고 늘어진 머리카락이 그녀의 눈을 가렸다.함명우는 단지 그녀가 자신을 보기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두툼한 패딩 점퍼 속에
위민정은 살짝 움찔하더니 무의식적으로 배를 어루만졌다.그녀는 자신과 함명우, 그리고 위준하와 아이에 얽힌 복잡한 사연들에 대해 아직 위우진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상태였다.위우진은 그저 그녀가 함명우와 결혼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일부러 말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그저 그의 몸이 조금 더 회복되기를 기다렸을 뿐인데, 위우진의 툭 던진 한마디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묘해졌고 안서우와 신서진이 서로 눈치를 살피며 시선을 교환했다.“저, 짐은 다 챙긴 건가요? 다 됐으면 일단 출발할까요?”그때, 안서우가 눈치 빠르
음력 12월 8일, 오늘은 위우진이 퇴원하는 날이었다.안서우는 이른 아침부터 위씨 가문에 도착해 있었고 위민정과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위우진을 데리러 병원으로 향했다.위우진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지 오늘로 벌써 한 달 반이 되었다.수술 후 닷새 만에 깨어나 식물인간이 될 운명에서 벗어난 위우진은 그 이후 한 달 반 동안의 고된 재활 치료를 견뎌내야 했다.위민정은 퇴원하자마자 위우진의 엄명에 따라 집에서 태교에만 전념해 왔다.위우진은 예전과 다름없이 여동생인 위민정의 일이라면 늘 노심초사하며 마음을 썼다.예전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