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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탄산요정
“남우야, 고은희는 정말 조심해야 해. 마음만 먹으면 무슨 짓이든 할 사람이야. 맑음이 아직 어린데 어떻게 아이한테까지 손을 댈 수가 있어.”

“우리 맑음이 상태를 나쁘게 만든 것도 고은희야. 하세준하고도 계속 얽혀 있고. 둘이 손잡고 너한테 해가 되는 일을 했어. 고은희는 너랑 이혼하기 싫어서 이런 일까지 벌인 거야.”

영은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했다. 말 끝에 약하게 기침까지 했다.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표절 문제도 처음에는 고은희가 한 걸로 거의 굳어졌었어. 그런데 송화 선생님은 병원에 들어가 버렸고 고은희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지. 그래도 여론이 생각만큼 자기편으로 돌아오지 않으니까...”

“이번에는 사람을 시켜서 자기 손을 다치게 한 거야. 그러면 경연을 못 하니까 누가 진짜 표절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어지잖아.”

영은은 말을 마치자 몸까지 떨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더 심한 건, 고은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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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21화

    “남우야, 고은희는 정말 조심해야 해. 마음만 먹으면 무슨 짓이든 할 사람이야. 맑음이 아직 어린데 어떻게 아이한테까지 손을 댈 수가 있어.”“우리 맑음이 상태를 나쁘게 만든 것도 고은희야. 하세준하고도 계속 얽혀 있고. 둘이 손잡고 너한테 해가 되는 일을 했어. 고은희는 너랑 이혼하기 싫어서 이런 일까지 벌인 거야.”영은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했다. 말 끝에 약하게 기침까지 했다.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그리고 표절 문제도 처음에는 고은희가 한 걸로 거의 굳어졌었어. 그런데 송화 선생님은 병원에 들어가 버렸고 고은희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지. 그래도 여론이 생각만큼 자기편으로 돌아오지 않으니까...”“이번에는 사람을 시켜서 자기 손을 다치게 한 거야. 그러면 경연을 못 하니까 누가 진짜 표절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어지잖아.”영은은 말을 마치자 몸까지 떨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더 심한 건, 고은희가 너를 계속 자극해서 병원까지 가게 했다는 거야. 그 뒤로 네 상태가 나빠지고 점점 집중력도 떨어지게 됐어. 결국 최근 기억까지 거의 잃었잖아. 어쩌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몰라.”“고은희 때문에 겪었던 그 끔찍한 일들을 잊을 수 있으니까.”이 말들은 영은이 오래전부터 머릿속으로 정리해 둔 내용이었다. 감정을 섞어서 사실처럼 들리게 말하는 것도 영은이 잘하는 일이었다.그래서 겉으로는 거짓말이라는 흔적을 거의 찾기 어려웠다.남우의 머릿속에서는 흐릿한 기억 조각들이 천천히 떠올랐다. 영은의 설명과 겹쳐 놓으니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았다.“맑음이는 지금 괜찮아?”남우가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은 건 아이의 상태였다. 영은은 입술을 잠깐 다물었다.“예전보다는 몸 상태가 나빠졌어. 남우야, 네가 딸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아. 그래서 더 말하기 어려운 일이 하나 있어. 숨기면 안 된다는 것도 아는데, 너도 이제 막 정신 차렸잖아...”영은은 눈을 피하며 말을 끊었다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20화

    은희는 오래전부터 하루라도 빨리 이혼하고 싶었다.남우가 계속 미루지만 않았어도 지금쯤은 이미 아무 사이도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그랬다면 남우가 찾아올 때마다 당당하게 나가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남우는 ‘이혼’이라는 말을 듣자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목소리도 차갑게 굳었다.“안 돼. 이혼은 절대 못 해.”예전에는 은희가 계속 이혼 이야기를 꺼내도 자신을 흔들기 위한 말이라고 치부했다.하지만 이제는 남우도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은희는 정말 이혼에 대해 진심이었다. 자신에게서 완전히 떠나려 했다.원하던 답을 듣지 못한 은희는 낮게 비웃었다.“그냥 이혼해 주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나도 법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최후통첩 같은 말에 남우의 머리가 다시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남우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최근 이런 증상이 자주 나타났고 집중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졌다. 기억이 통째로 빠지는 일도 잦았다.그전까지는 적어도 은희 앞에서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하지만 방금 들은 말은 머릿속을 강하게 건드렸다. 통증이 더 심해지며 눈앞까지 흐려졌다.최근에는 상태가 많이 나빠져 전날 은희를 만났을 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은희가 차갑게 자신을 밀어냈다는 감각만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오늘은 두통이 특히 심했다. 몸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느낌이었다.“나... 오늘 좀 안 좋아.”남우는 힘겹게 몇 마디를 뱉었다. 목소리가 너무 약해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은희는 남우 쪽을 보지 않았다. 요즘은 거의 늘 그랬다.그래서 남우가 정말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은희는 또 자신을 붙잡기 위해 아픈 척한다고 생각했다.“안 좋으면 먼저 들어가.”남우가 나가면 오히려 조용해질 것이다. 아무도 남우에게 여기 남아 있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그래. 먼저 갈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남우는 말을 마치고 휘청거리며 몸을 돌렸다.자기 방까지 돌아오자 긴장이 풀리고 더 버티기 힘들었는지 시야가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19화

    남우는 은희가 사과를 다 먹는 걸 확인하고 나서 시선을 거뒀다.은희는 끝까지 남우와 눈을 맞추지 않았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남우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인 듯 행동했다.“다 먹었어. 이제 가.”은희는 마지막 조각을 삼킨 뒤 차갑게 말했다.남우는 남은 사과 심을 쓰레기통에 버렸다.쓰레기통을 열고 닫는 동작이 유난히 느렸다. 조금이라도 더 머물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처럼 보였다.그래도 은희는 고개도 들지 않았다.“은희야.” 남우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피곤함도 묻어났다.“그 일은... 정말 미안해. 그래도 내가 그 사람들한테 널 해치라고 시킨 건 절대 아니야.”은희는 여전히 답하지 않았다. 고개를 창밖으로 돌린 채 남우의 말을 듣지 못한 사람처럼 무심하게 앉아 있었다.사실 은희도 남우가 직접 지시한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자신을 믿어 주지 않았던 남우에게 같은 감정을 돌려주고 싶었다.누구에게도 믿음을 받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괴로운지 남우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남우는 결국 한숨을 내쉬고 병실을 나갔다.온라인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이제 상당 부분 남우의 개입 아래에 남았다.송화와 은희가 비슷한 시기에 둘 다 병원에 입원하자, 누군가 의도적으로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말도 힘을 얻었다.송화가 경연을 피하려고 아픈 척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로 은희가 사람을 써서 습격당한 것처럼 꾸몄다는 주장도 나왔다.온라인에는 온갖 추측이 뒤섞였다.그래도 회사 주가는 점차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위험을 감수하고 은희 쪽 반전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생겼다.의혹이 뒤집힐 경우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 사람들이었다.오랫동안 시장에서 버틴 이들은 이번 일이 단순한 표절 분쟁만은 아니라는 점도 어느 정도 읽고 있었다.강양그룹 쪽에서도 이섭이 나서 은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시점을 일단 더 미뤘다.송화와 은희 모두 입원했고 은희는 실제 습격까지 당했다. 지금 당장은 사실관계를 단정하기도 어려웠다.외부에서는 남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18화

    예전에 영은이 자신에게 해 줬다고 믿는 마사지는 효과가 꽤 좋았던 기억이 있었다.남우는 곧 컴퓨터를 덮고 영은을 찾아갔다.영은은 맑음을 재우고 있었다. 남우가 들어오자 검지를 입술 앞에 세우며 조용히 하라는 뜻을 보였다.영은은 곧 방 밖으로 나갔고 남우도 뜻을 알아들었다.남우는 뒤따라 나오며 문을 소리 나지 않게 닫았다.“나 찾았어?”영은은 그렇게 물으며 일부러 옷깃을 조금 더 내려 쇄골이 보이게 정리했다. 남우가 먼저 자신을 찾아온 건 드문 일이었다.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찾아보니까 손을 다친 뒤에는 상태에 맞춰 마사지하는 것도 재활에 도움이 된대. 네가 하던 방법 있잖아. 당분간 은희 손도 좀 봐 줄 수 있어? 회복이 빨라질 수도 있으니까.”그 말을 들은 영은의 표정이 굳었다.그래도 곧바로 웃는 얼굴로 바꿨다.“내가 하기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손가락은 다른 부위랑 달라. 함부로 마사지하면 안 돼. 잘못 건드리면 오히려 손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고.”부위마다 치료 방식이 다르니 영은의 말이 아주 틀렸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남우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더 묻지 않았다.“알았어. 부담 갖지 마. 하던 거 해.”영은은 달콤하게 웃고 주방 쪽으로 돌아섰다. 물을 따르려 했지만 손이 제멋대로 떨려 컵을 놓칠 뻔했다.그 소리가 서재까지 들리자 남우는 미간을 좁혔다. 그러고는 이내 겉옷을 챙겨 집을 나섰다....병원.남우는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와 가져온 것들을 옆 탁자에 내려놓았다.은희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남우 쪽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몸 회복할 때 먹으라고 몇 가지 가져왔어.”은희는 고개만 저었다. 말 한마디 더 섞을 마음도 없어 보였다.남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적절한 마사지나 가벼운 움직임이 재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떠올렸다.“내가 손 주변 좀 풀어줄까? 아니면 같이 간단한 재활 운동이라도 해 볼래?”은희는 이번에도 거절했다. 이전보다 짜증이 섞인 반응이었다.“그럼 사과라도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17화

    남우는 몸을 낮춰 맑음의 작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부드럽게 물었다.“맑음아, 아빠한테 말해 봐. 요즘 이상한 일 같은 거 없었어?”그 말을 들은 영은의 가슴이 철렁했다. 예상했던 대로 남우는 이미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그래도 미리 대비해 둔 것이 다행이었다.맑음은 맑은 눈을 몇 번 깜빡이다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했다. 이내 아이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맑음이 잘 자고 잘 쉬었어. 근데 아빠를 너무 오래 못 봐서 속상했어.”남우는 미간을 조금 좁히고 다시 물었다.“아빠 보고 싶었던 것 말고는? 다른 일은 없었어?”맑음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응, 없어.”영은은 곧 다가가 맑음을 안아 들었다.“맑음이 계속 너 보고 싶다고 했어. 그런데 너도 몸을 다쳤고, 요새 회사 일도 너무 많았잖아. 괜히 신경 쓰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조금만 참자고 한 거야. 치료도 해야 하고 일도 정리해야 하니까.”그 말은 영은이 맑음에게 여러 번 반복했던 이야기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맑음의 머릿속에는 그 문장이 유난히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그래서 아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말을 했다.“맞아.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 엄청 바쁘대. 그래서 맑음이 착하게 있어야 한댔어.”남우는 영은과 맑음을 번갈아 보았다. 어딘가 어긋난 느낌은 있었지만 확실히 집히는 점은 없었다.‘내가 너무 예민한가?’남우는 최근 자신의 정신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영은은 그제야 팽팽했던 긴장을 조금 풀었다.미리 맑음에게 기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을 먹여 둔 것이 효과를 보았다고 생각했다.아이에게는 약의 영향이 더 빨리 나타났고, 맑음은 자신이 영상을 찍었다는 사실도 이미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남우는 맑음에게 몇 마디 더 당부하고 잘 자라고 말한 뒤 방을 나왔다.거실로 돌아온 남우는 지친 몸을 소파에 기대며 관자놀이를 눌렀다.영은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물 마실래?”남우는 손을 들어 됐다는 뜻만 보일 뿐 아무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116화

    별도의 취조실.남우를 배신한 경호원 몇 명이 의자에 묶인 채 앉아 있었다. 얼굴 곳곳에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남우가 들어오자 경호원들의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원래 남우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이라 남우가 어떤 식으로 사람을 다루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예전 누군가를 강하게 압박해야 할 때 직접 움직였던 사람들도 바로 그들이었다.“말해. 누가 고은희를 해치라고 너희들에게 시켰어?”남우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억눌린 분노가 온몸에서 느껴졌다.자신이 애써서 고르고 키운 경호 인력이 은희의 손을 망가뜨렸다.남우가 직접 지시한 일은 아니어도 결과적으로 자신의 사람들이 은희를 다치게 했다.경호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남우는 옆에 있던 탁자를 거칠게 걷어찼다.곧 한 경호원에게 다가가 멱살을 움켜쥔 뒤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끝까지 입 안 열면 그다음은 나도 봐주지 않아.”경호원은 겁에 질려 입술까지 떨었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우는 몸을 돌려 옆에 놓인 채찍을 집어 들고 경호원의 몸을 거칠게 내리쳤다.채찍이 닿을 때마다 상처가 벌어졌고, 경호원은 견디지 못해 비명을 질렀다.그래도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이 정도 버티면 끝날 것 같아?”남우는 이를 악물었다. “너희들 입을 열게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시간이 지날수록 경호원들의 모습은 처참해졌다. 몸에는 멀쩡한 곳이 거의 남지 않았다.은희의 손을 다치게 한 대가로 손도 심하게 상해, 더 손댈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남우가 위협하고 회유해도 몇 사람은 끝까지 뒤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남우가 처음 이들을 선발할 때는 가족처럼 약점으로 잡힐 사람이 없는 이들을 일부러 골랐다. 그렇게 하면 다른 세력이 사람을 이용해 흔들기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작 배신이 벌어지고 나니,압박할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남우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남우는 짜증스럽게 채찍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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