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잠자리 상대였던 아내의 반격

잠자리 상대였던 아내의 반격

By:  강월Completed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8Chapters
27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SCAN CODE TO READ ON APP

"질 확장 수술도 가능한가요?" "남편 것이 너무 커서... 제가 좀 감당하기 힘들어요." 눈앞의 앳되고 예쁜 환자를 보며 조금 의아했다. 수술을 받으러 오는 환자는 많았지만 대부분 질 축소 수술이나 처녀막 재건술을 원했다. 스스로 질 확장 수술을 받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문진을 마치고 여자를 검사했다. 확실히 조금 좁기는 했지만 수술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다. 걱정이 되어 만류했지만 여자는 단호히 거절했다. "남편 것이... 워낙 커요. 저 다칠까 봐 매번 얼마나 힘들게 참는지 몰라요." "그렇게 괴로워하는 건 더 못 보겠어요. 신 선생님, 최대한 빨리 수술 잡아 주세요." 문득 한지헌이 떠올랐다. 그도 그쪽으로는 놀라울 만큼 커서 몇 번이나 나를 다치게 했다. 뺨이 뜨거워지자 얼른 잡념을 누르고 수술 일정을 잡아 주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고 한 남자가 성큼성큼 들어왔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여자가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오빠!" 눈앞에서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을 보는 순간, 온몸의 피가 서서히 식어 갔다. 여자가 남편이라고 부른 사람과 내가 2년을 함께 산 남편. 둘은 같은 사람이었다.

View More

Chapter 1

제1화

한지헌은 미간을 좁힌 채 서민아를 바라봤다.

"비서가 병원에서 널 우연히 못 봤다면, 나 몰래 수술할 생각이었어?"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했잖아. 나 때문에 네 몸을 망가뜨리지 마."

서민아가 서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당신이 매번 그렇게 힘들게 참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요."

한지헌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바보야. 네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해."

"욕구 같은 건 너와 비교도 안 돼. 평생 참으라 해도 참을 수 있어."

서민아의 눈에 감격 어린 눈물이 맺혔다.

두 사람은 주변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애정을 나눴다.

한지헌의 눈에는 서민아밖에 없어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두 사람 사이에 잘못 끼어든 제삼자처럼 덩그러니 서 있었다.

바로 어젯밤만 해도 그는 내 귓가에 숨을 섞으며 살을 맞댔는데.

몸을 깊이 맞붙인 채 몇 번이고 사납게 나를 취했다.

그런 사람이 이제는 다른 여자를 위해 평생 욕구를 참겠다고 말했다.

"가자. 집에 가자."

한지헌이 서민아의 손을 잡아 이끌었지만 그녀는 자리를 지켰다.

"오빠, 전 그래도 수술받고 싶어요."

서민아가 쑥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도 갖고 싶고요."

한지헌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래도 네 몸을 해치게 둘 수는 없어."

두 사람이 팽팽히 맞서는 사이 탁자 위의 펜이 툭 떨어졌다.

고개를 돌린 한지헌의 시선이 창백한 내 얼굴에 닿자 그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몇 초 만에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돌아왔다.

"착하지, 먼저 집에 가 있어."

한지헌은 서민아를 데리고 나갔다.

나는 굳은 몸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슴이 솜뭉치로 꽉 막힌 듯 답답하게 아파 왔다.

한지헌이 바람을 피우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런데 현실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눈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자 참았던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밖에 있던 간호사가 진료를 재촉했다.

나는 황급히 눈물을 닦고 모든 감정을 억누른 채 진료를 이어 갔다.

교대 시간이 되어서야 감각도 없는 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 안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불을 켜려는 순간, 등 뒤로 뜨거운 몸이 밀착해 왔다.

익숙한 체취가 코끝을 덮쳤다.

한지헌이었다.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그는 나를 소파에 눌러 버렸다.

외도를 들킨 뒤에도 변명 한마디 없이 욕망부터 풀어내려 들 줄은 몰랐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

"손대지 마!"

한지헌은 너무도 쉽게 내 두 손목을 제압했다.

"하기 싫어?"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마저 떨렸다.

"한지헌, 나한테 설명할 말 없어?"

어떻게 저렇게 태연할 수 있지?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한지헌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나를 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 애가 너한테 피해 줄 일은 없어. 지금처럼 지내면 돼."

내 귀를 의심했다.

"뭐... 뭐라고?"

"그 애는 나를 만족시킬 수도 없고 임신도 힘든 체질이야. 넌 모르는 척해. 우린 전처럼 지내면 돼."

그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곧이어 내 계좌로 거액의 입금 알림이 떴다.

"일 그만둬."

입술만 달싹일 뿐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한지헌은 내 위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금세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래. 지금 갈게."

통화를 끊은 그는 곧장 성큼성큼 나가 버렸다.

멍하니 남겨진 내 가슴에 서늘한 기운이 파고들었다.

전화한 사람이 서민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눈물은 끝날 줄 모르고 흘렀다.

나는 휴대전화를 들어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이혼 합의서 작성 좀 부탁드릴게요."

Expand
Next Chapter
Download

Latest chapter

More Chapters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No Comments
8 Chapters
제1화
한지헌은 미간을 좁힌 채 서민아를 바라봤다."비서가 병원에서 널 우연히 못 봤다면, 나 몰래 수술할 생각이었어?""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했잖아. 나 때문에 네 몸을 망가뜨리지 마."서민아가 서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당신이 매번 그렇게 힘들게 참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요."한지헌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바보야. 네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해.""욕구 같은 건 너와 비교도 안 돼. 평생 참으라 해도 참을 수 있어."서민아의 눈에 감격 어린 눈물이 맺혔다.두 사람은 주변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애정을 나눴다.한지헌의 눈에는 서민아밖에 없어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나는 두 사람 사이에 잘못 끼어든 제삼자처럼 덩그러니 서 있었다.바로 어젯밤만 해도 그는 내 귓가에 숨을 섞으며 살을 맞댔는데.몸을 깊이 맞붙인 채 몇 번이고 사납게 나를 취했다.그런 사람이 이제는 다른 여자를 위해 평생 욕구를 참겠다고 말했다."가자. 집에 가자."한지헌이 서민아의 손을 잡아 이끌었지만 그녀는 자리를 지켰다."오빠, 전 그래도 수술받고 싶어요."서민아가 쑥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도 갖고 싶고요."한지헌은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래도 네 몸을 해치게 둘 수는 없어."두 사람이 팽팽히 맞서는 사이 탁자 위의 펜이 툭 떨어졌다.고개를 돌린 한지헌의 시선이 창백한 내 얼굴에 닿자 그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하지만 몇 초 만에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돌아왔다."착하지, 먼저 집에 가 있어."한지헌은 서민아를 데리고 나갔다.나는 굳은 몸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가슴이 솜뭉치로 꽉 막힌 듯 답답하게 아파 왔다.한지헌이 바람을 피우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그런데 현실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눈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졌다.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자 참았던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그때 노크 소
Read more
제2화
떠나는 날은 일주일 뒤로 정했다.다음 날에도 평소처럼 병원에 출근했다.하지만 곧 떠날 거라는 사실은 병원장에게 알렸다.병원장은 몹시 아쉬워하며 몇 번이나 나를 붙잡았다."일하면서 힘든 일이 있었어요?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신 선생처럼 실력 좋은 의사가 떠나면 우리 병원에도 큰 손해예요."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끝내 거절했다.나는 내 일을 사랑했고 앞으로도 계속 의사로 살 생각이었다.다만 장소를 옮길 뿐이었다.병원장은 나를 알아봐 준 은인이었다.더 머물렀다가는 정말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 황급히 핑계를 대고 나왔다.진료실로 돌아오자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서민아가 안으로 들어와 마스크를 벗었다."신 선생님, 제 수술 좀 해 주세요."표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 했다."남편분이... 수술을 반대하시잖아요. 서민아 씨, 그냥 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아무것도 모른 채 끼어든 여자를 괴롭히고 싶지는 않았다.어차피 나는 곧 떠날 사람이었다.그러나 서민아는 애원하는 얼굴로 내 손을 붙잡았다."신 선생님, 제발 도와주세요.""보셨잖아요. 우리 남편 정말 잘생겼죠. 지금은 저를 너무 사랑해서 욕구가 생겨도 저 다칠까 봐 늘 참고 있어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여자가 남편을 유혹할까 봐 너무 무서워요.""사귄 지 거의 1년이나 됐는데 아직 한 번도 제대로 풀지 못했어요.""지난달에는 저도 끝까지 받아 주려고 했는데 조금 찢어졌어요. 그 뒤로는 보름 내내 약까지 먹어 가며 참더라고요..."서민아는 쉴 새 없이 말을 늘어놓았지만 더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한지헌은 욕구가 강했다.베란다, 소파, 부엌...집 안 어디에서든 우리는 몸을 섞었다.하지만 1년 전부터 그는 야근과 출장이 잦아졌다.한 달 중 절반은 집 밖에서 보냈고 돌아올 때마다 나를 거칠게 취했다.지난달에는 2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나는 사흘 내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고 그제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그런데 오늘, 다른 여자의 입으
Read more
제3화
바닥에 쓸려 피가 나는 팔을 감싸 쥐었다.한지헌이 수술 사실을 알게 된 줄 알았다."그 사람이 원해서..."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지헌이 내 몸을 거칠게 잡아 일으켰다.그는 무서운 속도로 차를 몰아 나를 병원으로 끌고 갔다.병상에 앉아 있던 서민아는 나를 보자마자 눈물범벅이 되어 따져 물었다."왜 저한테 이러셨어요? 그렇게 믿었는데 일부러 절 망치다니요.""내 남편을 빼앗아 놓고, 이제 나와 이혼시키고 다시는 날 못 안게 하려는 거죠?"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었다.목이 바싹 말랐다."수술은 문제없이 끝났어요. 전 해치지 않았어요...""거짓말! 피가 얼마나 많이 났는지 알아요? 방금 다른 의사에게 진료받았는데, 신 선생님이 수술을 크게 잘못해서 그곳을 망쳐 놨대요."서민아의 눈물이 더욱 거세게 쏟아졌다."일부러 그런 거잖아요. 저한테 복수하고 남편까지 빼앗으려고!"나는 번쩍 고개를 들어 서민아를 봤다가 한지헌에게 시선을 돌렸다."아니에요. 수술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고, 보복할 생각도 없었어요.""전 의사예요. 절대 그런 짓은 하지 않아요."하지만 두 사람 모두 내 말을 믿지 않았다.서민아는 울부짖으며 한지헌에게 대신 복수해 달라고 했다."오빠, 이 여자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감싸 줄 거예요? 그러면 다시는 당신 앞에 나타나 거슬리게 하지 않을게요.""딱 하나만 대답해요. 이 여자를 택할 거예요, 나를 택할 거예요?"서민아는 대답을 기다리며 한지헌을 집요하게 바라봤다.나 역시 한지헌을 바라봤다.가슴 한구석에 실낱같은 기대가 피어올랐다.적어도 그의 아내인 내 말만은 믿어 주기를 바랐다.그러나 다음 순간, 한지헌은 서민아를 품에 안고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분명히 경고했는데 왜 말을 안 들어.""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지."뒤에 서 있던 경호원들이 재빨리 달려들어 나를 짓눌렀다.미친 듯이 몸부림치자 목소리까지 심하게 떨렸다."한지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내가 아니야. 정말 해
Read more
제4화
한지헌은 서민아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그러니 사람을 시켜 나를 이토록 가차 없이 짓밟은 것이겠지.이미 오래전에 인정한 현실인데도 심장은 견딜 수 없이 아팠다."신서연, 불륜녀 노릇을 한 대가야."서민아는 나를 내려다보며 경멸 어린 시선을 던졌다.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목소리는 모래를 삼킨 듯 갈라졌다."한지헌과 정식으로 결혼한 아내는 나야. 불륜녀는 너라고."서민아의 얼굴에 노기가 스쳤지만 이내 다시 웃었다."설마 아직도 몰랐어? 너와 오빠의 혼인관계증명서는 위조된 거야.""너랑은 진작 이혼했어. 지금 혼인관계증명서상 배우자는 나야.""게다가 오빠가 그러더라. 넌 욕구를 풀 때만 쓰는 잠자리 상대일 뿐이라고."믿을 수가 없어 서민아를 멍하니 바라봤다.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혼인관계증명서가 위조됐다고...''욕구를 풀기 위한 잠자리 상대...'"오빠가 정말 널 사랑한다고 생각했어? 나를 다치게 하기 싫어서 욕구만 풀려고 네 곁에 둔 거야.""신서연, 너도 참 스스로를 천하게 만들었네."갑자기 웃음이 터졌다.그런데도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진실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추악했다.밤마다 나를 탐하던 그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믿었다.실은 다른 여자를 사랑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웃음소리는 점점 커졌고 가슴까지 흔들려 아파 왔다.서민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미쳤어?"나는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문득 입을 열었다."내가 그저 잠자리 상대일 뿐이라면, 넌 대체 뭐가 무서운 건데?"서민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정곡을 찔렸다는 분노가 곧 얼굴을 뒤덮었다.그녀는 날카로운 손톱으로 내 상처를 사정없이 찔렀다."내가 널 무서워한다고? 오빠는 절대 너 같은 애를 거들떠보지 않아.""그리고 난 네게 티끌만 한 기회도 주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서민아는 사람들에게 나를 끌고 가라고 했다."놔!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다친 몸에 남은 힘
Read more
제5화
수술대 위에 흥건한 피...한지헌은 조금 전 인턴 의사들에게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이 밀려왔다.'여기 있었던 사람은... 누구지?'한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그는 곧바로 그 생각을 부정했다.'우연일 뿐이야.'한지헌은 즉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장 알아봐. 사모님이 어디로 끌려갔는지."한지헌이 아는 한, 지금 신서연이 병원에 있을 리는 없었다.서민아에게 신서연을 수술 실습 대상으로 쓰게 해 주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명령을 내린 적은 없었다.그 말은 서민아의 화를 달래기 위해서였을 뿐이다.어쨌든 신서연은 자기 여자였다.자존심 강한 한지헌은 자신 외의 다른 남자가 그녀에게 손대는 꼴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그런데도 인턴 의사들의 말이 자꾸 귓가를 맴돌았다.한지헌은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가슴속에서 불길한 초조함이 치밀었다.그의 목소리에 옆에서 자던 서민아가 눈을 떴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한지헌 곁으로 다가왔다.수술대 위의 피를 본 서민아의 눈에 만족스러운 빛이 스쳤다.그러나 다음 순간, 놀란 척 입을 틀어막고 한지헌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어머,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피가 왜 이렇게 많아요?"한지헌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그녀의 등을 몇 번 토닥였다."괜찮아. 무서워하지 마.""사람을 불러 치우게 할게."곧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한지헌은 몇 걸음 떨어진 뒤에야 전화를 받았다.[한 대표님, 저희 사람들은 사모님을 모시지 못했습니다. 다만 사모님이 병원으로 가는 모습을 봤다는 사람이 있습니다.]"병원에는 왜 갔지?"묻고 나서야 한지헌은 부러진 신서연의 손목을 떠올렸다.눈빛에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빠르게 스쳤다."지금 어디 있는지 확인해."통화를 끊은 한지헌은 제자리에 몇 초간 서서 생각에 잠겼다.그는 신서연이 부러진 손목을 치료하러 병원에 왔다고 생각했다.조금만 지나면 집에 돌아왔다는 보고가 올 줄 알았다.그러나 3시간이 지나도록 비서는 신서연의 행방을 찾지 못했
Read more
제6화
인턴 의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벌벌 떨었다.사실대로 말했다가는 앞날이 완전히 끝난다는 걸 모를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한지헌은 그들의 속셈을 단번에 읽었다.눈짓 한 번에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움직였다.두들겨 맞은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살려 달라고 빌었다.그중 얼굴이 피범벅이 된 한 명이 울부짖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아까... 저희는 수술 실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연습이었습니다..."한지헌의 손끝이 떨렸다.'수술 실습이라고... 우연인가?'"수술 실습 대상은 누구였어?"인턴 의사들은 일제히 고개를 저으며 눈물로 호소했다."모르는 사람입니다. 저희도 시키는 대로 불려 왔을 뿐이라 아무것도 모릅니다.""맞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한지헌은 온기 하나 없는 눈으로 그들을 차갑게 내려다봤다.시선을 옮긴 그는 그중 한 명을 지목했다."아까 수술대에 있던 사람도 의사라고 했지?"지목당한 남자가 온몸을 벌벌 떨었다.그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서민아가 다가왔다.인턴 의사들을 본 서민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그녀는 한지헌의 손을 붙잡고 불안하게 물었다."오빠, 무슨 일이에요?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한지헌은 경호원들에게 눈짓했다.사람들은 곧 모두 밖으로 끌려갔다."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물어볼 게 있었어."한지헌은 어둠이 내려앉은 눈으로 서민아를 바라봤다.한 가지 의심이 마음속에서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제발 사실이 아니기만을 바랐다.1시간 뒤, 심문을 마친 경호원들이 돌아왔다.막 보고를 시작하려는 순간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한 대표님, 확인했습니다. 유치장에 사모님을 괴롭히라고 지시한 사람은... 서민아 씨였습니다.][그리고 사모님은 오늘 아침 유치장에서 나오자마자 서민아 씨에게 끌려가셨습니다.][목적지는 병원이었습니다.]서민아가 신서연을 데려간 곳은 바로 조금 전 그 수술실이었다.그때 또 다른 경호원이 피범벅이 된 남자 하나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Read more
제7화
한지헌이 신서연을 사랑하지 않는 건 사실일지도 몰랐다.하지만 서민아가 제 몰래 이런 일을 벌이는 것까지 용납할 생각은 없었다.무엇보다 다른 남자가 신서연에게 손대게 만든 짓은 절대 넘길 수 없었다.한지헌이 서민아에게 끌렸던 건 그녀의 천진하고 생기 넘치는 모습 때문이었다.그러나 지금 눈앞의 서민아에게서는 다정한 얼굴 뒤에 독을 감춘 모습만 보였다.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이라도 몇 년을 곁에 두면 정이 들기 마련이었다.서민아는 일을 은밀히 처리했다고 자신했던 모양이다.한지헌이 이렇게 빨리 알아챌 줄은 몰랐을 것이다.당황한 기색이 잠깐 스쳤다.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한지헌의 팔을 끌어안았다."오빠, 전 그냥 너무 사랑해서 그랬어요. 저 여자가 당신을 빼앗아 갈까 봐 무서웠어요.""미안해요. 화내지 말아 주면 안 돼요?"한지헌은 그녀를 차갑게 뿌리쳤다."벌을 주고 싶었다면 줘도 돼. 그런데 왜 그런 식으로 했어?"서민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저 여자는 2년 동안 몸으로 당신 곁에 있었잖아요. 혹시 당신이 저 여자에게 익숙해질까 봐...""그리고 오빠가 말한 대로 수술 실습을 시켰을 뿐이에요. 그 사람들이 그런 짓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이제 정말 잘못한 거 알아요.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줘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가련한 척 매달리는 건 서민아가 늘 쓰던 수법이었다.하지만 이번만큼은 한지헌에게 통하지 않았다."여기서 얌전히 치료나 받아. 쓸데없이 밖에 나가지 말고."말을 마친 한지헌은 단 1초도 머물지 않고 떠났다.집으로 돌아온 그는 신경질적으로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욕실로 들어가 자욱한 수증기 속에 서자 문득 그날 신서연의 눈빛이 떠올랐다.산산이 부서진 듯 절망에 잠기고, 짙은 증오까지 서려 있던 눈빛...한지헌은 미간을 깊이 좁혔다.가슴 한구석에서 모든 것이 통제 밖으로 벗어나는 듯한 감각이 피어올랐다.한지헌은 자신이 신서연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었다.그녀와 결혼한 것도 잠자리 궁합이 잘 맞았기 때
Read more
제8화
한 달이 지나자 그날의 상처에서도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부러진 손목과 손가락은 모두 붙었다.하지만 치료가 늦어진 탓에 다시는 메스를 잡을 수 없었다.가슴이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그래도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그래서 그림 수업을 신청했다.메스 대신 붓을 잡으면 어떤 기분일지 알고 싶었다.오늘 수업을 마치고 화판 위의 그림을 바라보자 뿌듯함이 가슴 가득 차올랐다.그런데 밖으로 나서는 순간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서연아."그 한마디에 온몸이 순식간에 돌처럼 굳었다.손바닥을 꾹 눌러 쥐고 돌아섰다.한지헌을 바라보며 차갑도록 평온하게 물었다."한 대표님이 여긴 무슨 일이세요?"한지헌은 손에 든 담배를 비벼 끄고 내게 다가왔다."널 데리러 왔어. 집에 가자."너무도 황당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입꼬리에 비웃음이 걸렸다."집이요? 한 대표님과 서민아 씨가 사는 집을 말하는 건가요?""제가 기억하기로는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농담은 그만하시고 앞으로는 제게 가까이 오지 마세요. 다시는 영문도 모른 채 화를 당하고 싶지 않으니까요."한지헌은 여느 때처럼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너와 내가 살던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이야. 혼인신고는 다시 하면 돼.""서민아는 외국으로 보냈어. 앞으로는 다시 만나지 않을 거고,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하게 할게."그의 시선이 내 손목에 닿았다.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서연아, 내가 빚진 건 전부 갚을게."정말 웃음이 나왔다.나는 끝내 소리 내어 웃고 말았다.눈꼬리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비꼬듯 말했다."한지헌, 설마 이 모든 일을 겪고 나서야 날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하려는 거야?"한지헌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망설임 없이 인정했다."그래. 서연아, 널 사랑해."겨우 붙들고 있던 평정심이 그 한마디에 산산이 무너졌다."한지헌, 난 네가 죽도록 미워! 정말 미워 죽겠어!""내가 널 사랑할 때 넌 날 사랑하지 않았어. 서민아가 날 망가뜨리게 내버려 뒀고
Read more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