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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종료를 통보합니다

계약 종료를 통보합니다

By:  안이슬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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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희는 남편 유명훈의 99번째 내연녀 허나영과의 데이트 현장을 덮쳤다가, 또 한 번 사고로 계단에서 굴렀다. 그 바람에 8개월 동안 품었던 아이를 그 자리에서 잃게 되었다. 사실 그런 사고가 이미 5번째였다. 그런데도 진지희는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다. 혼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고, 끝까지 원망 한마디 하지 않았다. 8년 전 유씨 집안의 어르신인 강현숙이 억지로 서명하게 한 굴욕적인 계약서 때문이었다. 1년 안에 아이를 낳으면 200억 원, 3년 안에 아이를 낳으면 100억 원을 준다고 했다. 그러나 8년이 되도록 자식이 없으면,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일에 더는 관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올해가 딱 8년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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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퇴원하던 날, A시 사람들은 전부 진지희가 웃음거리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선 4번처럼 악다구니를 쓰면서 내연녀 허나영을 찾아가 따지기를 바라면서.

심지어 누군가는 인터넷에 실시간 인기 글까지 올렸다.

[진지희는 이번엔 어떤 방법으로 허나영을 죽일까?]

그 질문 하나에 댓글 창은 이런저런 댓글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진지희가 몇 번 유산한 게 전부 허나영 때문인 거 모르는 사람 있어? 99번째 내연녀가 유 대표 진짜 사랑인가 보네. 애지중지하면서 옆에 끼고 있잖아.]

[진지희는 멍청하고 욕심만 많은 여자야. 돈 때문에 재벌가에 붙어서 오늘 이 꼴이 난 것도 자업자득이지! 진작 이혼을 당했어야 해!]

그런데 뜻밖에도 진지희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하게 그 이혼 찬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고는 본계정으로 답글을 달았다.

[맞는 말씀이에요.]

이 한마디에 온 인터넷이 뒤집혔다.

유명훈의 인플루언서 친구까지 참지 못하고 생중계를 켜고 본인에게 확인을 받으러 갔다.

“명훈아. 너 진짜 대단하구나? 진지희처럼 상대하기 어려운 미친 여자를 어떻게 길들였어? 우리 팬분들한테 그 비결 좀 공유해 줘.”

유명훈은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 대신에 무심하게 휴대폰을 꺼내서 방금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저택 금고방에 가셨어요.]

피식 웃은 유명훈은 생중계 링크를 진지희에게 보내고는 비웃으면서 카메라를 보았다.

“길들이긴 뭘 길들여? 돈 받고 떨어졌을 뿐이야. 천성은 안 변해.”

“나랑 내기할래? 지희가 이 일을 순순히 받아들이게 만드는데 20억으로 될지 안될지? 넌 어떻게 생각해? 지희야?”

그 순간, 생방송 링크를 눌러서 유명훈이 비아냥거리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진지희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가슴을 짓누르는 묵직한 통증이 끊임없이 진지희를 괴롭혔다.

유명훈의 눈에 자신은 영원히 돈을 목숨처럼 여기는 천한 여자로 보일 것이었다.

5번째 유산이었다.

심지어 뱃속에서 이미 사람의 모습을 완전하게 갖춘 자기의 친자식이었는데도, 유명훈은 돈만 주면 자신이 입을 다물고 그 돈을 받아 갈 거라고 생각했다.

진지희는 손을 들어 어느새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냈다.

곧바로 인터넷 생방송을 나온 뒤 저택의 금고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눈앞에는 금괴며 보석이며 골동품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아무거나 하나만 집어도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물건들이었다.

하지만 진지희는 그것들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저 가장 안쪽에 있는 수납장으로 곧장 걸어가서, 서랍 속에서 누렇게 바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사실 8년 전, 진지희가 유씨 집안에 시집올 때 서명한 계약서는 2부였다.

유명훈이 봤던 한 부 외에도, 결혼생활을 끝낼 수 있는 별도의 계약서가 한 부 더 있었다.

[8년이 지나도록 자식이 없을 경우, 부부 양측은 혼인을 계속 이어 나갈지 각자 선택할 수 있다.]

진지희는 계약서에 적힌 문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갑자기 시야가 점점 흐려지더니, 동시에 머릿속 깊이 묻어 두었던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8년 전.

진씨 집안은 원수의 계략에 휘말려 파산했고, 아버지는 중상을 입고 입원했다.

결국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혼담이 오가던 유씨 집안에 진지희를 맡겼다.

유명훈은 어릴 때부터 진지희를 유난히 아꼈다.

그래서 결혼 첫해, 두 사람은 누구보다 다정하고 행복하게 지냈다.

봄이면 네팔로 데려가 와인 축제에 함께 갔고, 여름이면 뉴질랜드 리마커블스에서 스키를 타며 더위를 피했다.

가을이면 캐나다에 데려가서 단풍 거리를 걸었으며, 겨울이면 아랍에미리트에 데려가 사막을 걸었다.

그렇게 결혼 후의 두 사람의 생활은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처럼 달콤했다.

한때 세상 사람들은 두 사람을 천생연분이라 불렸다.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벌가의 진짜 사랑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 행복이 산산이 부서진 것은 진지희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날이었다.

진지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명훈에게, 진지희가 강현숙과 맺은 혼전 계약서가 발각된 것이다.

유명훈은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 미친 사람처럼 진지희를 몰아붙였다.

“진지희, 너 나를 한 번도 사랑한 적 없지? 나하고 결혼한 것도 돈 때문이었어?”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유명훈이 실수로 진지희를 밀어 넘어뜨렸다.

두 사람의 첫 아이는 그렇게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채 사라졌다.

퇴원한 뒤 두 사람의 사이는 빙산보다 더 차갑게 변해버렸다.

진지희가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 계약서에 서명한 거라고 수없이 설명했다.

하지만 유명훈은 이미 진지희를 돈에 눈이 먼 진심이라고는 없는 여자로 단정을 내린 뒤였다. 그래서 대놓고 몇 번이고 바람을 피웠다.

내연녀를 별자리 순서로, 혹은 전국의 모든 성씨를 모으듯 갈아 치웠다.

진지희에게 피임 도구를 사 오게 하고 갈아입을 옷을 챙기게 했다.

또한 바닥에 무릎 꿇고서 다른 여자와 즐기는 걸 보게 한 뒤 뒷정리까지 시켰다.

처음에 진지희는 울고 소란을 피우기도 했고 멘탈이 무너지기도 했다.

심지어 유씨 집안의 사모님이라는 신분을 앞세워서, 사람들을 데리고 그 내연녀들을 찾아가서 가만두지 않았다.

그런 드센 행동들을 할 때마다 A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유명훈은 진지희가 무너지는 모습을 짓궂은 눈으로 지켜보다가 돌아서서 또 다음 상대를 찾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괴롭히며 끝없이 싸우고 또 싸웠다.

그러다 3년 전, 99번째 내연녀 허나영이 나타났다.

진지희는 또다시 허나영을 찾아갔다.

그러자 진지희는 경호원들을 시켜서 허나영을 필리핀의 한 지역으로 보내 버렸다.

결국 진지희는 그곳에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

유명훈은 처음으로 총을 진지희의 이마에 겨누더니 따지면서 윽박질렀다.

“말해. 나영이 어디로 보냈어? 걔가 못 돌아오면 너도 같이 묻힐 줄 알아.”

허나영은 돌아온 뒤 의기양양한 얼굴로 진지희를 도발했다.

진지희는 결국 참지 못하고 허나영의 뺨을 한 대 때렸다.

그날 밤, 암흑가의 격투장으로 끌려간 진지희는 샌드백 안에 넣어진 채 99대를 맞았다.

겨우 풀려났을 때, 진지희는 막 생긴 아이를 또다시 유산하고 말았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런 일은 셀 수 없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아이를 잃고 나서야 진지희는 완전히 깨달았다.

유명훈은 정말로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두 사람의 감정은 이미 뿌리까지 썩어 버렸다는 것을.

이제 8년 계약이 만료됐으니, 이 모든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한 진지희는 계약서를 들고 저택을 나와서 곧장 법률사무소로 향했다.

“장 변호사님, 이혼 절차 진행 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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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퇴원하던 날, A시 사람들은 전부 진지희가 웃음거리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선 4번처럼 악다구니를 쓰면서 내연녀 허나영을 찾아가 따지기를 바라면서.심지어 누군가는 인터넷에 실시간 인기 글까지 올렸다.[진지희는 이번엔 어떤 방법으로 허나영을 죽일까?]그 질문 하나에 댓글 창은 이런저런 댓글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진지희가 몇 번 유산한 게 전부 허나영 때문인 거 모르는 사람 있어? 99번째 내연녀가 유 대표 진짜 사랑인가 보네. 애지중지하면서 옆에 끼고 있잖아.][진지희는 멍청하고 욕심만 많은 여자야. 돈 때문에 재벌가에 붙어서 오늘 이 꼴이 난 것도 자업자득이지! 진작 이혼을 당했어야 해!]그런데 뜻밖에도 진지희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하게 그 이혼 찬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고는 본계정으로 답글을 달았다.[맞는 말씀이에요.]이 한마디에 온 인터넷이 뒤집혔다.유명훈의 인플루언서 친구까지 참지 못하고 생중계를 켜고 본인에게 확인을 받으러 갔다.“명훈아. 너 진짜 대단하구나? 진지희처럼 상대하기 어려운 미친 여자를 어떻게 길들였어? 우리 팬분들한테 그 비결 좀 공유해 줘.”유명훈은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 대신에 무심하게 휴대폰을 꺼내서 방금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저택 금고방에 가셨어요.]피식 웃은 유명훈은 생중계 링크를 진지희에게 보내고는 비웃으면서 카메라를 보았다.“길들이긴 뭘 길들여? 돈 받고 떨어졌을 뿐이야. 천성은 안 변해.”“나랑 내기할래? 지희가 이 일을 순순히 받아들이게 만드는데 20억으로 될지 안될지? 넌 어떻게 생각해? 지희야?”그 순간, 생방송 링크를 눌러서 유명훈이 비아냥거리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진지희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가슴을 짓누르는 묵직한 통증이 끊임없이 진지희를 괴롭혔다. 유명훈의 눈에 자신은 영원히 돈을 목숨처럼 여기는 천한 여자로 보일 것이었다.5번째 유산이었다.심지어 뱃속에서 이미 사람의 모습을 완전하게 갖춘 자기의 친자식이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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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법률사무소 건물을 나서자 밖에는 바람이 사납게 불고 있었다.이윽고 콩알만큼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쏟아졌다. 진지희는 길가에 서 있다가 저도 모르게 부르르 몸을 떨었다.그때 유명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악의적인 목소리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물건은 실컷 챙겼어?]진지희는 잠시 말이 없다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무슨 일?]수화기 너머에서 차가운 코웃음이 터져 나왔다.[진지희, 너 정말 천성은 안 변하는구나. 내 돈 챙겼으면 당장 집에 가서 안방 깨끗이 치워. 오늘 밤 나영이랑 같이 잘 거야.]이혼을 결심했는데도 진지희의 심장은 콱 조여들었고 코끝은 시큰해졌다.한참이 지나서야 쓴맛을 억지로 삼키면서 조용히 대답했다.“알았어.”그런데 그런 순종적인 태도는 유명훈을 만족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분노를 자극했다.음침하고 냉랭한 목소리가 독침처럼 수화기 너머에서 날아왔다.[그래, 너 진짜 대단하다. 진지희, 넌 정말 돈만 있으면 양심마저도 다 파는구나?]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뚝 끊겼다.비가 억수로 쏟아졌고 진지희는 빗속에 서서 넋을 놓고 있었다.오래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지희의 어깨를 두드렸다.그제서야 진지희는 곧 정신이 들었는지 아주머니를 쳐다봤다.“아가씨, 왜 그래요? 괜찮아요?”그제야 진지희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손바닥에서 살을 파고드는 통증이 밀려왔다.휴대폰을 움켜쥔 손바닥이 금속 모서리에 눌려서 피가 배어 있었다. 그 주변은 온통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진지희는 자신이 아직도 이렇게 아플 수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온몸이 흠뻑 젖어 있어서, 얼른 뜨거운 물로 샤워부터 하고 안방을 치울 생각이었다.스마트 도어록에 지문을 대자, 무단 침입이라는 안내가 떴다. 진지희는 그 자리에서 우뚝 멈췄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의 출입 권한이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진지희는 쓴웃음을 지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손을 들어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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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뭘 하려는 거야?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해! 우리 아빠는 건드리지 마!”진지희는 두려움에 눈을 크게 떴다.더는 자존심 따위를 챙길 여유도 없었기에 그대로 무릎을 꿇고 유명훈에게 애원했다.하지만 유명훈은 진지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대신 문밖에 있는 집사를 향해 나지막하게 소리쳤다.“끌어내세요. 더 이상 나영이 눈에 거슬리게 하지 말고요!”집사는 곧장 다가와 거칠게 진지희를 안방 밖으로 끌어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그대로 세게 닫혔다.진지희는 문밖에 무릎을 꿇은 채 울면서 애원했다.“제발 부탁이야. 우리 아빠는 건드리지 마!”“이미 식물인간이잖아. 정말 더는 견디지 못해!”하지만 방 안에서는 격정적인 소리가 흘러나왔다.거센 파도처럼 밀려온 그 소리가 진지희의 마지막 동아줄마저 완전히 끊어버렸다.한 번 밀려온 파도 위로 또다시 더 큰 파도가 덮쳐 온 것 같았다.굴욕보다 먼저 찾아온 감정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과 같은 절망감이었다.진지희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고열에 시달리는 몸도, 온몸을 짓누르는 극심한 통증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그대로 문밖의 사나운 비바람 속으로 뛰어들었다.날씨가 워낙 나빴기에 진지희는 택시조차 잡을 수 없었다.그러나 진지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폭우 속을 10킬로미터는 족히 되는 거리를 미친 듯이 달렸다.몇 번이고 진흙탕에 세차게 넘어졌지만,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나서 계속 달렸다.마침내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 요양병원으로 뛰어 들어갔을 때, 진지희는 지하실 입구에 홀로 누워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는 미약하게 숨을 쉬고 있었고, 몸의 절반은 이미 빗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몸에는 억제대가 묶여 있었고, 사지는 꽉 조인 탓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늙고 창백한 얼굴에는 본능적으로 흘린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본 진지희는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미친 사람처럼 달려 든 진지희는, 온 힘을 다해서 의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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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기억과 현실이 뒤엉키자, 진지희는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만큼 괴로웠다.진지희는 본능적으로 거부하며 죽을힘을 다해 몸을 비틀었다.그러나 억제대는 이미 한계까지 팽팽하게 조여져 있었다. 진지희가 저항할수록 더 피부를 파고들었고, 이내 가로세로로 얽힌 상처가 생겨났다. 피가 전기치료 의자의 가장자리를 타고 흘러내렸다.몇 사람이 달려들어 진지희를 짓누르며 꼼짝도 하지 못하게 억지로 붙잡았다.마치 송곳으로 변한 것처럼 전류가 머리부터 발바닥까지 곧장 파고들더니, 순식간에 온몸을 관통했다.고통을 견디기 위해 진지희가 아랫입술을 꽉 깨물자, 입안 가득 비릿한 쇠 맛이 번졌다.“아악! 아악!”꼬박 24시간이 지나자, 처절한 비명은 점점 가느다란 숨소리로 변해 갔다.전기치료로 기절하면 찬물을 끼얹어 깨우고 또다시 전기치료를 했다. 그렇게 한 차례, 또 한 차례 잔혹한 고통이 반복됐다.마침내 전기 치료실이 핏빛으로 물들고 나서야 진지희는 아버지의 병실로 내던져졌다.그런 뒤 휴대폰을 진지희의 얼굴에 내던졌다. 강렬한 통증에 여자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힘겹게 고개를 들어 보니, 병상에 누워 있던 아버지는 이미 평소와 같은 상태로 돌아와 있었고, 각종 의료 장비도 다시 연결되어 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진지희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휴대폰이 울리면서 화면에 허나영의 메시지가 떠 있었다.누렇게 바랜 일기장 사진이었다.그 일기장은 진지희의 일기장이었고 아래에는 이런 글이 덧붙어 있었다.[오빠가 이걸 쓰레기인 줄 알고 태울 뻔했는데, 내가 아주 친절하게 남겨 뒀어.][원래 네가 제일 기대했던 게 오빠랑 남극에 가서 오로라를 보는 거였구나? 정말 공교롭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맞혀 볼래?]그러고는 수십 장의 사진이 쏟아져 들어왔다.사진 속에는 하나같이 유명훈과 허나영이 오로라 아래에서 서로 기댄 채 다정하게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유명훈은 심지어 소행성 하나를 사서 ‘유애나’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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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진지희의 머릿속은 온통 멍했다.“나 아무것도 안 했어!”그런데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허나영이 뛰쳐나오더니, 진지희를 가리키며 목이 쉬도록 몰아세웠다.“사모님, 저도 참을 만큼 참았어요. 왜 몇 번이고 저를 망가뜨리지 못해 안달이세요!”말을 마치고 옷섶을 풀어 헤치면서, 쇄골 주변에 크게 번진 시퍼런 멍과 수상한 붉은 자국을 드러냈다.“이게 아무것도 안 한 거예요? 오빠가 제때 오지 않았으면 저는 완전히 끝장났어요...”유명훈은 그 자국들을 보자 안색이 더욱 험해졌다.“진지희, 네가 감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내가 말했잖아. 또 나영이를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왜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려?”진지희는 죽을힘을 다해 해명했다.“내가 한 거 아니야! 당신이 조사해 봐도 돼. 진짜 내가 한 게 아니라고!”“아직도 발뺌하는 거야?”유명훈이 눈가를 붉히며 진지희의 목을 움켜쥐었다.“진지희, 나는 정말 네가 이제 신경 안 쓰는 줄 알고, 그 물건들을 태운 줄 알았어. 알고 보니 내 경계심을 풀어 놓고 나영이를 노리려던 거였구나?”“잊었어? 네가 가진 모든 건 다 내가 준 거야. 내가 돈을 주는 건 나한테 맞서라고 준 게 아니라고!”“밖에 누구 없어요? 지희를 지하 업소로 보내세요. 돈줄한테 어떻게 비위를 맞춰야 하는지 제대로 가르쳐 주라고 하고요!”그 말을 들은 진지희의 귓가에서 순식간에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만 같았다.목구멍이 시멘트로 꽉 막힌 듯 숨조차 멎었다.온몸을 떨던 진지희는 이내 헛웃음을 흘렸다.“당신 진짜 나를 그런 데로 보내겠다고?”유명훈은 음침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나영이를 다치게 한 순간부터 값을 치러야 한다는 걸 알았어야지!”그 말에 진지희는 가슴이 칼로 저미는 듯 아팠다.지하 업소는 소문이 자자한 인간 지옥이었다. 들어간 여자는 열에 아홉이 죽거나 미쳐 나왔고, 멀쩡한 몸으로 걸어 나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그런데 유명훈이 정말로 허나영을 위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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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짝하는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채찍이 허공을 갈랐다.채찍은 곧바로 진지희의 등을 후려치자, 살이 처참하게 터지며 피가 흥건하게 흘러나왔다.그러나 입은 걸레 조각으로 틀어막혀 있어서 고통스러운 신음조차 내뱉을 수 없었다.고통을 쏟아낼 곳이 없으니 오히려 온몸으로 더욱 아프게 퍼져 나갔다.그 고통을 미처 견뎌 내기도 전에 채찍이 다시 내리쳤다.짝! 짝! 짝!한 번, 또 한 번, 닫힌 방 안에서 채찍 소리가 끝없이 울려 퍼졌다.죽을 만큼 고통스러워서 진지희는 몸을 웅크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힘겹게 고개를 들어 갈라진 목소리를 겨우 짜냈다.“나한테 이러면 안 돼!”그러나 아무도 진지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피와 오물은이 바닥에 번져 갔고, 업소 특유의 냄새까지 뒤섞여 괴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끝없는 구타 속에서 진지희의 의식은 점점 흐려졌다.하지만 정신을 잃을 때마다 누군가가 고농도의 술을 끼얹어서 진지희를 다시 깨웠다.진지희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꼬박 999대였다.진지희는 한 대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세었다.절망감이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버틸 수밖에 없었다.아버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이윽고 그 사람들이 마침내 손을 멈추고는 달팽이처럼 웅크린 진지희를 농락하듯 발로 툭툭 차며 웃음을 터뜨렸다.“유 대표님 말이 정말 맞네요.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고생이든 다 하는 걸 보면요!”“그러니까 사모님, 앞으로는 정신 좀 차리고 얌전히 계세요. 뭐든 시키는 대로 잘 따르시고요!”그 말들에 진지희는 소리 없이 눈을 감았다.이제 이 고통도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에 대문이 다시 열렸다.험악한 인상의 중년 여자 몇 명이 줄지어 들어와 진지희를 빙 둘러쌌다.“사모님, 대표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일부러 일을 벌이고 그딴 식으로 성질을 부리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제대로 알려 드리라고요.”“그럼 실례 좀 할게요.”험상궂은 중년 여자들은 진지희를 다리미로 지지고, 굵은 바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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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유명훈은 병원 VIP 병실에서 일주일 동안 허나영의 곁을 지켰다.허나영의 상처는 마침내 거의 다 나았다.“오빠, 이번 일을 겪고도 정말 이혼할 생각 없어?”“나랑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영원은커녕, 어느 날 내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데?”유명훈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말투도 점점 차가워졌다.“나영아, 너와 처음 만난 날 내가 말했잖아. 내 아내는 지희뿐이라고. 너도 명분은 바라지 않는다고 했고.”“또 그런 말을 한다면 너와 나 사이도 여기서 끝내야겠어.”그 말에 허나영의 심장은 순식간에 커다란 손으로 꽉 움켜쥔 듯했다.허나영의 손가락이 서서히 주먹을 말았고, 눈빛에는 순간적으로 독기가 스쳤다.그러나 허나영은 곧바로 눈물을 글썽이며 유명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그러지 마, 오빠. 내가 이러는 건 그 자리를 탐내서가 아니야.”“오빠도 알잖아. 나는 그런 거 정말 신경 쓰지 않아. 그냥 영원히 오빠와 함께 있고 싶은 것뿐이야.”“게다가 오빠는 이미 사모님을 사랑하지 않잖아. 그런데 왜 자신을 괴롭혀? 나는 무서워. 정말 무서워. 사모님이 앞으로 나한테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어...”유명훈이 눈을 내리깔고 허나영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러나 그 얼굴을 본 첫 느낌은 애틋함이 아니라 이유 모를 짜증이었다.순간 몇 년 전, 진지희에게 프러포즈를 해서 승낙을 받았던 그날이 스쳤다. 진지희는 장미꽃 바다 한가운데 서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토록 마음에 품고 집으로 데려오고 싶었던 여자였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사랑일 뿐만 아니라 한때는 진지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 깊이 사랑했다.진지희가 유명훈의 삶에 들어온 그날부터, 남자는 온 세상을 진지희의 앞에 가져다 바치고 싶었다.그랬기에 진지희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유씨 집안의 재산을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더욱 지독하게 미워했던 것이었다.이 소중한 감정을 더럽힌 것이 미웠고 양심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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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퇴원했다고?’유명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아직도 화가 나 있는 모양이네. 퇴원하면서 말 한마디 없다니...’유명훈은 한숨을 쉬고 휴대폰을 꺼내 진지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다시 걸어도 마찬가지였다.연달아 열댓 번을 걸어도 결과는 같자, 유명훈은 화가 치밀다 못해 헛웃음이 나왔다.“잘하는 짓이네, 진지희. 이제 제법 머리를 쓰는구나?”이렇게 순순히 말을 들었던 것도 전부 연기였던 모양이다.그렇다면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 한번 겨뤄 보자는 것으로 받아들였다.유명훈은 다시 휴대폰을 켜고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준비하세요. 내 이름으로 모든 언론에 알리세요. 나영이를 위해 기념일 파티를 열겠다고요!”전화를 끊고 나서야 요동치던 마음이 겨우 가라앉았다.진지희가 그토록 자신을 사랑하는데, 이 소식을 듣고도 태연하게 있을 리가 없었다.파티 현장에는 각계 명사들이 초청에 응해 참석했다.허나영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두는 사람은 없었지만, LS그룹에 줄을 댈 기회를 놓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었다.유명훈은 한껏 차려입은 허나영을 데리고 파티장으로 들어섰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허나영을 조심스럽게 부축하며 다정하게 웃자, 사람들은 곧바로 맞으러 나오면서 아첨하기 시작했다.“대표님께서 나영 씨를 정말 세심하게 챙기시네요. 진지희 그 여자가 사리를 몰라서 나영 씨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거죠.”“그러게 말이에요. 그런 여자는 대표님께서 버리셔도 아깝지 않아요. 차라리 일찌감치 이혼하시는 게 낫죠.”그런데 뜻밖에도 유명훈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여전히 수줍은 얼굴로 자신에게 기대어 있던 허나영을 돌아볼 새도 없이, 한 걸음 나아가 앞장서서 말한 남자의 옷깃을 움켜쥐었다.“당신이 뭔데 지희를 평가하세요? 지희가 어떻든 우리 유씨 집안 안주인인 건 변함이 없어요. 죽고 싶어 환장했어요?”그러자 남자의 안색이 확 변하더니 곧바로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죄송해요, 대표님. 제가 말실수를 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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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유명훈의 미간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누군가에게 세게 한 방 얻어맞은 것 같았다.그런데 잠시 뒤 유명훈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무슨 시시한 농담이라도 들은 듯했다.“진지희가 시킨 거죠? 연기가 너무 어설프잖아요.”“그대로 전하세요. 내가 오늘 밤 파티를 계속하는 게 싫으면 직접 나를 찾아오라고요. 이런 수준 낮은 수작은 그만 부리라고요!”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고는 그 번호까지 차단해 버렸다.그런데도 유명훈의 기분은 오히려 한결 나아졌다.다시 파티장 밖으로 시선을 돌린 유명훈의 기대감은 점점 커졌다.허나영이 다가와 유명훈의 팔짱을 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사모님이 또 성질을 부리는 거야? 미안해. 다 나 때문에 오빠가 신경 쓰게 된 거야.”그런데 유명훈은 허나영을 가볍게 밀어냈다. 여자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곧장 파티장 입구로 걸어갔다.밤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유명훈은 계단에 서서 드나드는 차 한 대 한 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본인 자신조차 지금 자신이 얼마나 간절하게 진지희가 그중 한 대에서 뛰쳐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설령 진지희가 자신의 코앞까지 달려와 한바탕 욕을 퍼붓는다고 해도,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이때, 유명훈은 문득 뭔가가 생각났다진지희와 막 결혼했던 그해, 진지희는 아무리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도 소파에 웅크린 채 자신이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그 모습을 몇 번이나 본 유명훈은 안쓰러운 마음에 물었다.“내가 오늘 접대 때문에 늦는다고 했잖아. 먼저 자라고 하지 않았어?”그럴 때마다 진지희는 웃으며 유명훈의 목덜미에 바싹 기대어 다정하게 말했다.“그럼 안 되지. 당신 안고 있어야 마음 놓고 잠들 수 있는데?”그 생각에 유명훈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살짝 올라가더니 시선은 점점 깊어졌다.어쩌면 진지희의 마음속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을지도 몰랐다.어쩌면 두 사람이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오랫동안 쌓인 응어리를 풀어낸다면, 다시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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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뭐라고요? 그럴 리가?”유명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뜨고는 비서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비서는 안색이 새하얗게 질린 채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목소리를 짜냈다.“구체적인 건 저도 잘 모릅니다. 법원 직원의 말로는 사모님께서 합법적인 계약서를 가지고 이혼을 신청하셨다고만...”“합법적이라뇨? 나도 모르는 일이 어떻게 합법적일 수가 있죠?”유명훈은 더 이상 비서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머리가 터질 듯 윙윙 울리면서, 그저 한시라도 빨리 진지희를 만나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곧 유명훈은 비서의 손에서 차 열쇠를 낚아채더니 그대로 차를 몰고 질주했다.신호를 열댓 개나 연달아 무시하며 내달린 끝에, 유명훈은 마침내 유씨 본가 앞에 도착했다.차가 채 멈추기도 전에 뛰어내려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집 안은 텅 비어 있었다.위아래층을 샅샅이 뒤지며 모든 방을 꼼꼼하게 확인했지만 진지희는 어디에도 없었다.소란스러운 인기척을 들은 도우미들이 허둥지둥 달려 나왔다.그리고 무언가를 잃은 사람처럼 거실을 이리저리 오가는 유명훈을 발견했다.“대표님, 오셨어요?”유명훈이 전화를 걸었지만, 이번에도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만 흘러나왔다.그 말을 들은 유명훈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우미를 바라보았다.두 눈은 피처럼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지희는 어디 갔어요?”도우미는 그런 유명훈의 모습에 겁을 먹고 더듬더듬 대답했다.“사모님은 벌써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는데요?”유명훈은 그 자리에 얼어붙더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진지희는 A시에 머물 곳이라고는 없었다. 가족은 물론 친구도 없었다.‘병원에도 없고 집에도 돌아오지 않았다면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이야?’이유 모를 공포심이 밀려오자 유명훈은 버럭 소리쳤다.“뭘 멍하니 있어요? 가서 찾아요! A시를 샅샅이 뒤져서라도 찾아내라고요!”그 명령에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거실에는 다시 적막이 내려앉았다.유명훈은 자신의 가슴속에서 미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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