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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Author: 락희
심서정은 자기도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며 말했다.

“네.”

그러나 온채아는 그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가볍게 대답하며 열린 엘리베이터를 바라보았다.

“선생님, 타시죠.”

일행은 아무 말 없이 곧장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누구 하나 심서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

심서정은 온채아의 여유롭고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고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빌어먹을 X.’

‘임상 실험에 실패하고도 네가 과연 지금처럼 당당할까?’

그 생각을 하니 심서정의 얼굴에 다시 서서히 미소가 번져갔다.

같은 시각 엘리베이터 안의 여승운은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주율천은 도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야? 형수 관리 똑바로 해야지.”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언급되자 온채아는 잠시 흠칫했다.

주율천이 바로 아래층에 이사 온 이후로 사실 꽤 오랜 시간 그와 마주친 적이 없었다.

여승운이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주율천이란 사람을 거의 잊고 있었다.

정다슬은 심서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던 불만을 터뜨리듯 말했다.

“선생님, 요즘 강아지 목줄 안 달고 산책 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죠.”

비록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축하 파티지만 성대한 자리인 만큼 호텔의 한 층을 통째로 예약했고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보안요원이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대화를 주고받으며 여승운 일행은 연회장으로 향했다.

연회장 안은 화려한 조명으로 반짝였고 연구개발팀 동료들 외에도 경성에서 손꼽히는 인물들이 다수 참석했다.

그들 대부분은 한빛 그룹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아무리 바빠도 이런 축하 자리에는 반드시 참석해야만 했다.

여승운 일행이 들어서자 모두 자연스럽게 다가와 환영했다.

“선생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몇 년 만인가요? 몸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 보이시네요.”

사실 여승운은 낯선 사람들과의 교류를 좋아하지 않아 간단히 응답하고는 지나갔다.

법률사무소에서 급하게 온 정다슬은 배가 고파 뷔페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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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305화

    심서정은 자기도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며 말했다.“네.”그러나 온채아는 그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가볍게 대답하며 열린 엘리베이터를 바라보았다.“선생님, 타시죠.”일행은 아무 말 없이 곧장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누구 하나 심서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심서정은 온채아의 여유롭고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고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빌어먹을 X.’‘임상 실험에 실패하고도 네가 과연 지금처럼 당당할까?’그 생각을 하니 심서정의 얼굴에 다시 서서히 미소가 번져갔다.같은 시각 엘리베이터 안의 여승운은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율천은 도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야? 형수 관리 똑바로 해야지.”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언급되자 온채아는 잠시 흠칫했다.주율천이 바로 아래층에 이사 온 이후로 사실 꽤 오랜 시간 그와 마주친 적이 없었다.여승운이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주율천이란 사람을 거의 잊고 있었다.정다슬은 심서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던 불만을 터뜨리듯 말했다.“선생님, 요즘 강아지 목줄 안 달고 산책 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죠.”비록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축하 파티지만 성대한 자리인 만큼 호텔의 한 층을 통째로 예약했고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보안요원이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대화를 주고받으며 여승운 일행은 연회장으로 향했다.연회장 안은 화려한 조명으로 반짝였고 연구개발팀 동료들 외에도 경성에서 손꼽히는 인물들이 다수 참석했다.그들 대부분은 한빛 그룹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아무리 바빠도 이런 축하 자리에는 반드시 참석해야만 했다.여승운 일행이 들어서자 모두 자연스럽게 다가와 환영했다.“선생님, 오랜만에 뵙습니다.”“몇 년 만인가요? 몸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 보이시네요.”사실 여승운은 낯선 사람들과의 교류를 좋아하지 않아 간단히 응답하고는 지나갔다.법률사무소에서 급하게 온 정다슬은 배가 고파 뷔페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304화

    “자신 있다며? 그런데 지금 이게 뭐니?”소원희는 침을 튕기며 심서정을 향해 분노를 쏟아부었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다.“네가 직접 말해봐. 오늘 밤 온채아가 축하 파티를 연다잖아. 어떻게 된 일이야?”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은 성희진이 연구개발팀에서 쫓겨난 후로 철저히 감춰졌다.그런데 축하 파티의 소식이 돌기 시작하면서 한빛 그룹의 모든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알게 됐고 그제야 모든 게 심서정의 귀에 들어왔다.안 그래도 갑작스러운 뺨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심서정은 소원희의 입냄새를 맡는 순간 얼굴을 문지르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으나 애써 차분함을 유지했다.심서정은 긴 숨을 들이쉬더니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듯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어르신, 온채아가 축하 파티를 여는 건 차라리 잘된 일이에요. 신약 개발에 대해 한껏 부풀며 오바해야 나중에 크게 당하거든요. 얼마나 쪽팔리는 상황이 될지 한번 두고 보세요.”소원희는 그런 말을 듣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니?”“저희가 개발한 신약도 임상 실험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축하 파티도 똑같이 운진 호텔에서 열리고요.”소원희는 심서정을 째려보며 말을 이었다.“내가 원하는 건 네가 약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온채아가 성공하는 걸 막는 거야.”만약 온채아가 성공한다면 소원희는 이제 더 이상 그녀를 쉽게 컨트롤하지 못한다.생각할수록 분노가 점점 더 커졌다.솔직히 온채아가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고 신약을 개발해 낼 줄은 아예 몰랐다.너무 방심했나 싶은 생각이 드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걱정이 밀려왔다. 성유준에게 방심한 결과 어느새 천하를 장악한 세력이 될 정도로 성장했기에 온채아도 그렇게 될까 봐 겁났다.심서정은 무릎을 타고 전해지는 고통을 애써 참으며 바닥에서 일어나 다가가서 차를 따랐다.“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이 뭘 원하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온채아는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겁니다.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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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채아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이렇게 세상 무심한 남자가 누군가를 배려할 줄 아는 순간이 있다는 게 조금 의외였다.정신을 차린 온채아는 시계를 훑어보고선 집 안쪽을 향해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하는 성유준을 보았다.“얼른 들어가자.”“응.”온채아는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먼저 걸음을 옮겨 집 안으로 들어갔다.집에 도착하기 전, 온채아는 여승운에게 미리 연락을 해두었고 이를 들은 손정원은 온채아가 점심을 먹으러 온다는 말에 일부러 많은 음식을 준비했다.“어서 들어와.”여승운은 손짓을 하며 온채아를 부르더니 그동안 그녀가 이룬 성과를 떠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렇게 오래 고생하더니 드디어...”감격에 겨워하던 여승운은 점점 목소리가 떨렸다.그는 온채아가 성씨 가문에서 어떤 나날을 보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온채아는 그 시간들을 전부 다 견뎌냈다.처음 약재조차 제대로 구별 못 하던 어린 아이가 이제야 결국 자신의 빛을 찾은 것이다.손정원은 눈시울이 붉어진 여승운을 보더니 역시나 진심으로 기뻐하며 온채아를 소파에 앉혔다.“네가 연구하는 신약이 곧 임상 실험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밤새 기뻐서 한잠도 못 잤어. 그이가 어제 얼마나 신났는지 웃다가 울다가 난리도 아니였어.”손정원은 말을 잠시 멈추고 온채아의 어깨를 다정히 토닥였다.“채아가 좋아하는 요리 몇 가지 더 만들게. 한빛 그룹이 어떻게 축하하든 우리도 나름대로 축하해야지.”“고마워요.”손정원은 곧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온채아는 여승운을 보며 울컥한 나머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마음속에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았으나 결국 제일 먼저 떠오른 건 감사한다는 말뿐이었다.그동안 여승운이 전수해 준 의술과 그들이 쏟아준 관심과 사랑, 그리고 가족처럼 소중하게 여겨준 모든 것에 감사했다.여승운은 코를 훌쩍이며 휴지를 꺼내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고맙긴. 제자가 된 이상 내가 한 모든 건 선생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네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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